1. 과거
지름길인 공원을 가로지르며 걷고 있던 중
내 뒤통수로 “저기요!” 라는
꽤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한 남자가 내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덜컥 무서운 생각이 들어 도망치려는 순간,
그 남자는 발이 꼬였는지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금방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는
예상과 다르게 일어날 줄을 몰랐다.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 괜찮으냐고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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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차림새를 나름 티자니 않게 살펴보니
옷차림이 좀 촌스럽긴 하지만
노숙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라며 운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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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 몇 년도, 몇 월 며칠이죠? “
혹시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하고
다시 물어보았지만
그는 똑같은 말을 다시 뱉었다.
갑자기 물어오니 잘 생각나지 않아
휴대전화를 꺼내 날짜를 확인했다.
그에게 원하는 대답을 해주자
만족하기는커녕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리고 이어서 그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자기는 과거에서 왔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겠다는,
안타깝게도 아주 정신 나간 소리였다.
이상한 사람과 엮여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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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요.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죠. “
속으로만 한 생각을 그에게 들킨 것 같았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죄책감이 들었다.
“ 미안하지만, 날 좀 도와줄 수 있나요?
다시 돌아갈 수 있을때 까지만.. “
그의 갑작스러운 부탁에 난 당황하고 말았고
“ 미안해요. “
라고 말하고는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상하게 발걸음이 무거운 기분이었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 나서야
집과는 전혀 반대 방향이라는 걸 깨달았다.
때문에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맞는 방향으로 걸어갔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그 자리에
그는 여전히 서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마주친 그는
아까보다 더 절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지나칠 정도로 파란 눈동자엔
사람의 마음을 약하게 만드는
마법이라도 걸려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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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마저 가버리면 난 어떻게 될지 몰라요.
제발, 부탁이에요. 그냥 가지 말아줘요. “
2. 미래
이 남자와 이러고 있는지가
벌써 몇 분째인지 모르겠다.
얌전히 길을 걷고 있던 내 앞을
다짜고짜 막고 서서 아는 척을 하는 이 남잔
참으로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내 이름을 알고 있는 데다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마구 뱉어댔다.
“ 난 당신이 누군지 모른다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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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당신은 초면이야.
조금 더 나이 먹은 당신이랑만 만나봐서. “
“난 내 또래를 좋아하거든. “ 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미래라느니 뭐니. 공상과학이 떠오르는
말도 안 되는 를 해대는 턱에
무슨 말을 하더라도 결국 제자리였다.
“ 믿기 힘들다는 거 알지만 믿어야 해. “
결국, 난 그에게 두 손 두 발을 들고 말았다.
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더는 상대해 줄 수 없어
그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그를 지나쳤다.
하지만 그 얼굴은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오른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작은 한숨을 뱉어냈다.
“ 내가 얼마나 많은 걸 포기하고 여기에 왔는지,
당신은 상상조차 못 할 거야. “
“ 난 당신에게 그러라고 한 적 없어요.
아마 당신이 말하는 미래의 나도 그랬을 테고. “
그는 처음으로 말문이 막혔는지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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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부터 옳은 말만 하는 여자였군. “
그렇게 말하고는 오늘은 이만 가보겠다며
안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오늘은’ 이라는 말에 반론을 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나에게 등을 보였다.
멀어져가던 그는 갑자기 뒤를 돌더니
구두 소리를 내며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내 손에 쥐여주었다.
그가 내 손에 쥐여준 건 1달러짜리 지폐 한 장이었다.
이게 뭐냐고 묻자
우리 둘이 내기를 했는데 자기가 졌다고 한다.
난 그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우리가 무슨 내기를 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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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예전부터 미인이었다, 아니었다.
난 아니었다에 걸었고, 너는 맞다에 걸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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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ames Mcavoy
2. Robert Downey 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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