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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진ll조회 1299l
이 글은 5년 전 (2018/6/25) 게시물이에요

우리는 무조건 로마의 카라칼라 욕장의 빛나는 대리석이나 파리 클뤼니 박물관의 화려함을 떠올리면서 이것이 위대한 로마 문화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카라칼라 욕장은 로마 문화의 흔적이다. 그토록 장대한 건축물에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러한 장대함과 화려함 뒤에 가려진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즉 목욕탕이 지배계층과 보통사람들에게 사회적 의사소통의 장을 제공했지만, 한편으로 목욕탕의 위생 상태는 충격적일 정도로 위험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목욕탕의 물을 얼마나 자주 갈아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물을 자주 갈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미리 씻고' 욕탕에 들어가는 일도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목욕을 하기 전에 기름으로 거품을 낸 다음 욕탕에 들어가 마치 청소를 하는 것처럼 몸을 문질러 댔다. 그 말은 곧 그들의 때가 다 같이 사용하는 욕조 안으로 그대로 들어갔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또 더러 화장실을 따로 갖춘 곳들이 있었지만 그냥 욕조 안에서 볼 일을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마디로 먼지, 때, 체액, 분비물, 병균 가릴 것 없이 다른 사람들이 욕탕 안에 가지고 들어온 것들을 모든 사람이 물 속에서 공유했다. 특히 온탕의 박테리아는 보나마나 천문학적인 수치를 기록했을 것이다. 당연히 전이 퍼질 위험이 있는데도 그런 위험을 감지한 사람이 있었다는 단서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의사들은 '목욕'을 권장했고, 그 결과 병에 걸린 사람은 실제로 자신의 병을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게 되었으며, 그들을 치료해야 할 물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병을 얻었다. 

들리는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오만가지 소음들! 내가 사는 곳 아래층에는 공중목욕탕이 있다. 당신의 귀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유감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소음을 듣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나는 때때로 보디빌더들이 운동하는 소리를 듣는다. 한번은 그들이 무거운 역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땀을 쏟는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 아닌가? 아무튼 역기를 들어 올릴 때는 기합이나 신음소리를 내뱉고, 숨을 멈출 때마다 씩씩거리거나 가쁜 숨소리를 낸다. 몇몇 게으른 사람들이 내는 소음도 참아내야 한다. 그들은 싸구려 기름을 몸에 문질러 대며 행복해 한다. 그들이 기 몸을 손으로 찰싹찰싹 때리는 소리도 가지각색이다. 평평한 손바닥으로 때릴 때도 있고, 손을 찾잔처럼 둥글게 말아서 때릴 때도 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공을 가지고 욕탕에서 시합하는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큰 소리로 점수를 세면서 난리 법석을 떨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예의라곤 없는 인간들이 서로 상대를 향해 고함을 질러 대고, 도둑은 물건을 훔치다 잡히고,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목욕탕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노래를 불러댄다. 그나마 그 목청이 괜찮은게 불행 중 다행이랄까. 이걸로 끝나면 얼마나 좋겠는가! 무릎을 끌어안고 욕조 안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물과 부딪힐 때 내는 그 시끄럽고 불쾌한 첨벙 소리란! 어디 그 뿐인가, 겨드랑이 털을 뽑으면서 계속 꽥꽥거리며 새된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알리는 사람들, 정말로 겨드랑이를 통째로 확 뽑아버리기라도 하지 않으면 그 짓을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소음 한가운데에서 케이크 행상, 소시지 행상, 과자 장수, 음식 배달부 같은 노점상인들이 음식을 들이밀며 악을 써 댄다. 공동주택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도 있다. 마차가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소리, 인근 작업장에서 쇠붙이들이 부딪치는 소리, 톱날 가는 소리, 설상가상으로 피리와 플루트를 파는 사람이 연주는 할 줄 몰라 무조건 세게 불어대는 소리까지 들린다. - 『세네카 서간집』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로버트 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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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에 목욕탕이 유행했다고 하니까 막연하게 현대의 깔끔한 목욕탕을 생각하면서 

와! 로마! 청결! 하는 환상을 품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던데

저 시대에 목욕탕은 우리가 생각하는 청결과 위생을 위한 그런 개념이 아니었음. 

기록으로 알 수 있다시피 온갖 사람들 다 모여들어서 떠들고 노는 일종의 놀이공간이었고

음식물, 쓰레기도 즐비했고 청소도 제대로 안하고 물도 안 갈고 전에 걸린 사람도 막 들어갔기 때문에

위생적으로는 최악에 가까웠음. 

저런 로마의 목욕탕이 되려 기생충을 퍼트리는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지. 

http://dongascience.donga.com/print.php?idx=9666


“로마의 공중목욕탕이 사람의 체취를 향기롭게 만들었을지 몰라도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고학과 피어스 미쉘 교수 

그리고 로마 시대에는 청결했으니 중세의 흑사병 같은 전도 안 돌았을거라는 환상을 품는 사람도 있던데

기록을 찾아보면 안토니누스 역병, 키프리아누스 역병,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등등 전 잘만 돌았고 

수백만~수천만명이 떼죽음 당했음 

말 나온김에, 중세 유럽인들은 목욕을 안했다는 이상한 편견이 퍼져있는데

서로마 멸망 후에도 로마의 문화를 받아들인 유럽인들은 환경이 허락하는한 목욕 잘만하고 살았음 

중세의 기사도 문학 같은거보면 주인공이 느긋하게 목욕하고 있으면 시녀들이 시중들러 오는 내용이 잘만 나옴 

교회에서도 신앞에서는 청결해야 하니까 씻고 다니라고 맨날 잔소리 했음

 사람들이 흔히 환상을 품는 로마시대 목욕탕의 현실 | 인스티즈

 사람들이 흔히 환상을 품는 로마시대 목욕탕의 현실 | 인스티즈

위 짤방은 중세의 상하수도 유적 



중세에 목욕을 안했다는 이미지가 생긴 이유는 

중세 말기 흑사병이 전 유럽을 휩쓸고 난 이후 "목욕을 통해 병이 전염된다"는 소문이 퍼져서 목욕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근대인들이 이걸 생각없이 중세 전체에 덮어씌워서 중세 = 목욕 안한 시대라고 일반화를 시켰기 때문.

정작 가장 더러웠던 시대는 로마 시대도, 중세 시대도 아니라 바로 근대였음.

인구는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그걸 처리할만한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 

5명 사용하던 화장실을 갑자기 10명이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더러워지는게 당연하지 ㅇㅇ 

근대인들이 더러운걸 괜히 이전 시대인 중세에 다 덮어씌우면서 이상한 이미지가 만들어졌지 

그렇다고 로마인이나 중세인이나 근대인들이 특별히 멍청했거나 더러운걸 좋아해서 저랬던건 아니야

단지 인류 역사에서 현대적인 위생시설, 위생관념이 제대로 정착된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과거에는 그런게 부족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최대한 위생을 위해 노력했을 뿐이지 

그걸 현대의 잣대로 바라보며 "에휴 더럽고 미개했던 놈들" 식의 평을 하는건 삼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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