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여자아이고 현재 7살입니다.
작년(6살) 3월에 지금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는데요 모든게 마음에 드는 곳이었어요.
상담할때 원장선생님 교육마인드도 너무 좋았고 (영어교육 걱정하는 저를 이해해주시고 본인경험담과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담임선생님도 참 좋아서 아이가 무척 따랐습니다.
그 뒤 4월부터 제가 직장을 다니게 되었는데요 (9시출근 6시퇴근)
다행히 유치원에서 4시 정규수업후 6시반까지 종일반을 운영해서 맞벌이가정 아이들을
잘 돌봐 주셨고 별 문제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종일반에서는 5,6,7세 아이들이 다같이 모여있었는데요
한살많은 언니랑 친해져서 아이가 항상 그언니 좋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그 언니는 어느 초등학교 다니게 된다는데 자기도 그 학교에 가고 싶다,
그 언니가 오늘 어떤 게임을 가르쳐줬다, 정말 좋다 등등
아이를 데리러 갈떄 그 아이 엄마와 마주친적 있었는데 인상이 좋으셨고요
7살 누나와 5살 남동생이 같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서 누나가 있으니 든든하고 좋아보였어요
겨울쯤 어느날부턴가 저희애가 종일반에 가기 싫다고 얘기를 하곤 했어요
그래서 요새 조금 재미가 덜한가보다 생각만 하고 넘겼습니다
저희 아이는 유치원 일을 시시콜콜 얘기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제가 궁금해서 물어봐도 얘기를 잘 안해줘요 저닮아 그런 면에서는 좀 무뚝뚝한것 같아요
2월이 되어 7세는 졸업을 하게되고 저희 아이가 7세가 되는 시기가 왔습니다.
그쯤 얘기하더라고요 그 한살 많은 언니가 계속 힘들게 했다고요
저희애랑 친구랑 누가 눈 오래 뜨고 있나를 대결시키고,
멋진자세(양반다리에 주먹을 살짝 쥐어 양 무릎에 올려놓고 꼿꼿이 앉는 자세)를 계속 시키고
자기가 자리를 비울떄는 자기가 놀고 있던 블럭을 저희 애한테 지키고 있으라하고
팀을 지어 게임을 할떄는 잘 못하는 애들하고 저희애랑 팀 짜고
자기 남동생은 잘하는 애들하고 팀 짜줘서 저희애팀이 질수 밖에 없게 만들고
어느 날 저희애가 그애 가방을 치게 되어서 미안하다 사과했는데 대답안하더니
다음날 엉덩이로 이름쓰라고 시켜서 결국 저희애가 울고 안하고..
그 어린 애들 수준에서 할수 있는 괴롭힘을 계속 받아왔더라고요
저 일들을 한번에 다 알려준게 아니고 며칠에 하나씩 말해줬어요
저녁먹다 생각나면 "엄마 그때 언니가 이래이래 했었어" 하는 식으로요
처음에 몇번 들을때는 크게 생각 안했어요
그런애도 있나보다 그래서 좀 힘들었나보다 했는데
계속 듣다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매일마다 괴롭힘을 받고 있었는데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 삭히고 있었구나
제가 그럼 그 언니랑 놀지말고 다른 친구하고 놀면 안돼? 했더니
그러면 언니가 뭐라고 할까봐, 계속 같이 놀다가 갑자기 안논다 하면 화낼까봐
차마 그렇게 말 못했다고 하는데..
미리 알아채주지 못해서 아이한테 정말 미안했어요
종일반 싫다, 옛날처럼 차타고 집으로 하원하고 싶다는 등의 얘기를 했을때
더 자세히 들여다봐주지 못한게 어찌나 한이 되는지..
이 일을 심각하게 알기 전에 다른일로 부원장선생님하고 통화한 적이 있었는데요
종일반에 간식을 싸오는 애들이 몇명 있어서 그 아이들만 따로 모아 교무실에서 먹게 했대요
원래는 종일반에 간식을 싸가는게 아닌데 늦게까지 있으니 엄마들이 안타까워 싸 줬나봐요
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우리 아이만 먹을걸 싸가면 다른애들도 먹고 싶어할테니
다같이 먹을만큼 싸주던지, 아니면 안싸줘야한다 생각했고
그렇게 싸온 몇명만 모여서 교무실에서 먹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간식싸온 아이들 교무실로 오세요~ 하면 애들이 교무실에 가면서
간식 안싸온 애들한테 자기 블럭 지키라고 시켰다는 얘기를 듣고
애 아빠가 엄청 화나서 유치원 데려다 줄때 얘기를 했고 그날 부원장선생님한테서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간식을 먹이면 다같이 먹이고 아니면 다같이 안먹어야지
교실에 남아있는 아이들도 먹고 싶었을거 아니냐
간식 싸와도 된다는 공지를 해줬으면 나도 싸줬을텐데 너무 했다며 좋게 얘기하고
부원장 선생님도 신경 못써서 죄송하다 하시고..
그얘기 하다 끝에 제가 여쭤봤어요
저희 애가 한살 언니 때문에 조금 힘들어한다 그랬더니
선생님들도 다 알고 있다고
아마 동생이 자기보다 더 뛰어난것 같아 시기, 질투 하는거 같다며 저를 달래시듯 얘기하셨어요
(저희애가 키가 또래보다 많이 크고 그 언니가 저희애보다 작아요)
찜찜하게 전화를 끊고 괜찮겠지, 곧 좋아지겠지 했는데
저희 아이는 매일마다 고통을 받고 있었더라고요
올해가 되어 괴롭힘 에피소드를 듣다 듣다 하루는 너무 화가나서
원장선생님께 전화했습니다
단순히 어린애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더라 왜 저한테 알려주시지 않았냐
알려주셨으면 종일반 안있게끔 피아노 학원을 보내던지 일찍 데리고 오던지 했을텐데
어떻게 말씀 한마디 안해주셨냐 애가 이렇게 힘들어하는걸 엄마가 몰랐다니 말이되냐 했더니
원장선생님은 가해학생에게 주의주고 가해학생 부모에게는 얘기했었는데
피해학생 부모한테 얘기하는건 미처 생각못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였어요
그리고 원장선생님이 그 언니 엄마한테도 얘기를 했었는데
그 애도 예전 유치원에서 그렇게 당해서 이 유치원으로 온거라고
그 애 엄마는 자기 딸을 세상 불쌍하게 여긴다고
아이가 유치원에서 동생들 괴롭힌다 얘기하면 웃으면서 그럴일 없다고 그러고 말았다네요
아.. 같은 아이 키우는 부모로서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더라고요
원장선생님께 전화하는 것도 저로서는 큰 용기였어요
유난스런 부모가 되지 말자 싶어서 모두 좋게 좋게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이런 일은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희 애는 "엄마 나 6살 정말 좋았는데 그 언니 때문에 6살 생각하기 싫어."
거의 매일 얘기합니다.
아이한테는 이런 일 있으면 엄마한테 꼭 얘기하라 당부하고
엄마가 힘이 못되어줘서 미안하다 달래주고 다음에도 이런 일 있으면
엄마가 선생님하고 얘기해서 잘 해결해주겠다고만 했어요
좋아하는 언니한테 저런일을 겪어서 더 안타깝고
엄마로서 더 세심하게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기만 합니다.
제가 저희 애한테 언니가 그렇게 해서 네가 속상했으니
동생들한테는 잘해주자 멋진 언니가 되자 했더니
싫다고, 자기도 7살되어 마음대로 할거다 얘기할떄는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주위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거냐, 선생님하고 그 애 엄마하고 다같이 만나서
그 애가 저희애한테 사과하게 해야되는거 아니냐 하는데
학교도 아니고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인데 그렇게까지 하는게 맞는건지
그렇게라도 해서 저희 애 마음 상처를 치유해주는게 맞는건지
처음 아이를 키우다 보니 모든게 어렵습니다..
나중에 학교가서 이런일 겪게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두서없고 긴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아이가 괴롭힘 당할때 부모역할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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