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정성껏 보살피던 개가 사라졌습니다.
알고보니 학교 용역업체 직원이 잡아먹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깜순아 앉아, 앉아. 옳지." >
학생들의 말귀를 알아듣는 까만 개.
학생들과 캠퍼스를 산책하며 여느 반려견처럼 시간을 보냅니다.
이 개는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의 한 여대 캠퍼스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기르던 깜순이입니다.
유기견으로 떠돌던 깜순이는 학교 경비청소 용역업체 직원이 데려와 키웠는데, 학생들도 간식을 챙겨주며 정성껏 돌봤습니다.
[재학생]
"학생들이 찾아가서 간식도 사주고 빗도 사서 빗겨주고 정말 많이 애정을 쏟았어요.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
하지만 지난달 11일 깜순이가 돌연 사라졌습니다.
대학 측이 민원을 이유로 깜순이를 캠퍼스에서 내보내라고 지시한 겁니다.
하지만 어디론가 입양됐다던 대학 측 설명과 달리, 화물차에 실려가는 깜순이를 본 목격자가 나타나면서 학생들이 깜순이의 행방을 추적했습니다.
학생들의 끈질긴 추궁에 경비청소 용역업체 직원은 깜순이를 잡아먹었다고 실토했습니다.
학교 인근 도축장에서 깜순이를 도살해 농장에서 지인들과 먹었다는 겁니다.
[재학생]
"절망스러웠죠. 다들 지금 울고 있다고 진짜냐고 그러고 손이 떨린다 그러고." >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해당 직원의 해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해당 직원은 학생들에게 상처를 줘 미안하다며 공개사과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학 측은 깜순이를 위한 추모공간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여대 관계자]
"혹여 충격받았을 학생들에 대해 학교 측은 심리상담과 함께 깜순이 추모비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겠습니다." >
하지만 학생들은 정식 수사를 요구하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