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내 마음속에 저 장ll조회 647l 2
이 글은 4년 전 (2019/10/17) 게시물이에요

https://unsplash.com/

style="text-align: center">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휘어진 못 하나 | 인스티즈


신진, 겨울에는 옷을 벗는다

 

 

 

나무는 겨울에

옷을 벗는다

어린 싹이 덮으라고

옷을 벗는다

 

땅은 겨울에

옷을 벗는다

흙더러 덮고 견디라고

옷을 벗는다

 

사람은 겨울에

옷을 벗는다

사랑이여, 추운 네가 덮으라고

서로 옷을 벗는다







 휘어진 못 하나 | 인스티즈


문인수, 설안사

 

 

 

이 거친 산악에

웬 평지가 하나 숨어있다

밤새 내린 눈이 참 편안하게 깔려있다

나는 거기다가 커다랗게 썼다

 

설안사(雪安寺)

 

산이 험할수록 고요의 자리는 깊다

용서하시라, 내 마음 어디

절 지은 적 있다







 휘어진 못 하나 | 인스티즈


송진환, 휘어진 못 하나

 

 

 

휘어진 못 하나

길 잃고 낯선 곳에서 혼자

굴종의 아픔 참아내는 중입니다

보도블록 틈새 비집고 누워 멀거니 하늘 보며

 

한때는 반짝이던 날 있었습니다

제 무게로 온전히 버틸 수 있는 곳 골라

탕 탕

꿈꾸던 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던 삶 한 순간 휘어지고 말아

아득히 잊혀 진 채 변방으로 밀려 오늘은

서럽게 하늘이나 봅니다

이런 날 하늘은 더 차도록 눈이 시려

휘어진 못 하나

자주 돌아눕습니다

 

돌아누워 곰곰 생각했습니다

이만치 밀려오는 동안

굽이진 자리마다 늘 바람 거칠어, 벌겋게

 

풍화되던 삶 흉터로 남은 것을

세월 탓에 이제

굽은 등마저 끊어질 듯 위태로운 것을

 

서러운 가을볕이

저무는 시간을 애써 떠받치고 있습니다







 휘어진 못 하나 | 인스티즈


함민복, 앉은뱅이 저울

 

 

 

물고기 잡는 집에서 버려진 저울 하나를 얻어왔다

 

저울도 자신의 무게를 달아보고 싶지 않았을까

양 옆구리 삭은 저울을 조심 뒤집는다

 

삼 점 칠 킬로그램

무한천공 우주의 무게는

0이더니

거뜬히 저울판에 지구를 담은

네 무게가 지구의 무게냐

뱃장 크다

지구에 대한 이해 담백하다

 

몸집 커 토막 낸 물고기 달 때보다

한 마을 바지락들 단체로 달 때 더 서러웠더냐

목숨의 증발 비린내의 처소

검사필증, 정밀기계 딱지 붙은 기계정밀아

생명을 파는 자와 사는 자

시선의 무게에서도 비린내가 계량되더냐

 

어머, 저 물고기는 물 속에서 부레 속에

공기를 품고 그 공기로 제 무게를 달더니

이제 공기 속에 제 몸을 담고 공기 무게를 달아보네

봐요, 물이 좀 갔잖아요

푸덕거림 버둥댐 오역하던 이도 지금은 없고

옅은 비린내만 녹슨 폐인트 껍질처럼 부러진다

 

저울은 반성인가

 

늘 눌린 준비가 된

바다 것들 반성의 시간 먹고 살아 온

간기에 녹슨 앉은뱅이저울은

바다의 욕망을 저울질해주는

배 한 척과 같은 것이냐

 

닻 같은

바늘을 놓아버릴 때까지 저울은 거울이다







 휘어진 못 하나 | 인스티즈


이송희, 뭉크의 겨울

 

 

 

어디서 흘러왔나

저 붉은 울음은

 

안개 속을 떠돌던 말더듬이 소년의 꿈

 

밤새워 폭설이 덮인

유년의 골목길

 

신음처럼 흐르다 녹아내린 피오르

타인의 침대 위에서 뒤척이다 병든 계절

 

불안한 마음 하나가

훌쩍이며 떠다녔다

 

오도 가도 못하고 얼어붙은 발자국들

상복 입은 겨울이 거울 밖으로 걸어 나온다

 

덧칠한 슬픔 한 폭이

눈 시리게 환한 겨울








추천  2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정보·기타 무조건 잡고잔다vs무시하고 잔다126 김밍굴05.10 19:5856360 0
유머·감동 한국은 남녀혼성모임만 가면 성적긴장감이 너무 강해서 불편했다. twitter179 꾸쭈꾸쭈05.10 23:1356429 31
유머·감동 아이돌로 조회수의 맛을 알아버린 해군 유튜브153 김채원05.10 17:2974659 36
이슈·소식 AI 애널 출시... 5시간 걸릴 걸 5분에 끝내... 충격78 엔톤05.10 19:5059155 6
이슈·소식 오늘 대한민국 라면역사 바꾼 불닭볶음면ㄷㄷㄷ.jpg73 VVVVVV05.10 21:2739552 10
너무 추웠던 고양이.gif1 판콜에이 8:23 439 1
준방 세 얼간이 비비의주인 8:09 386 0
충격 전개로 눈물나는 이번주 동물농장 편의점 고양이 사연.jpg5 남준이는왜이 7:58 2742 12
느슨해진 k-pop 씬에 로투킹 2 등장이란.jpg 토로록 7:46 2311 0
노래에 지역 이름 넣는 걸 참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jpg3 jogumang 7:24 4429 0
정신차리지 않으면 남의 오빠를 보게되는 뮤지컬4 sweetly 5:53 12182 4
역대급으로 반응 안 좋은 아무튼 출근 '종근당건강' 편7 한 편의 너 5:49 11604 1
독서초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흡입력 있고 흥미로운 책을 알려줘📚9 용시대박 5:47 5526 1
배우 변요한 & 골든차일드 봉재현 투샷 더보이즈 상 5:27 2804 1
우울증을 잘 표현했다고 말 나오는 트리플에스 신곡6 성우야♡ 5:26 7312 2
내 눈 앞 고윤정 맠맠잉 5:23 4785 1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1 308624_return 5:07 986 0
효연 많아도 난리 적어도 난리7 311095_return 2:52 10762 1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빈자리가 느껴지는 배역7 사랑을먹고자 2:51 22997 4
아들이 친구를 데려왔는데 얘랑 자꾸 분위기가 이상해짐...jpg9 훈둥이. 2:46 25541 2
17만원 700번 쓰면 1억넘는게 더 믿기지 않는데 twt 태래래래 2:19 2039 0
구라 안 치고 선재업고튀어 10화 엔딩 본 내 반응이랑 똑같음.twt3 패딩조끼 2:07 5877 1
모래폭풍 백구영쌤 2:06 789 0
당시 역대급 충격으로 엔딩이 아직까지 화자되는 영화 탑.jpg10 성종타임 2:06 15497 9
아빠에게 만원을 돌려준 이유.jpg1 다시 태어날 1:51 3374 1
전체 인기글 l 안내
5/11 8:28 ~ 5/11 8:3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유머·감동 인기글 l 안내
5/11 8:28 ~ 5/11 8:3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