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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까ll조회 272l
이 글은 4년 전 (2019/11/22)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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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너희들의 아빠니까, 괜찮아 | 인스티즈


하재연, 폴라리스

 

 

 

혀끝에 남은 말들이 하나씩 공중에 올라

검은 구멍들을 형성한다

이것은

낯익지 않은 어둠

 

나의 귀가

나의 것이기만 했다면

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죽처럼 떠올랐다 사라지는

 

어떤 생들이 겪는

추위의 이상함

서울, 베이징, 나하, 밤거리의 불빛들

복수(複數)로만 환기되는 삶들

보도블록 아래로 흘러가 바깥에 이르는 도시의 이물질들

 

우리 자신의 밝기를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우리는 그것을 증가시킬 수도 없다

 

우리는 우리를 되비추는 종족으로서

잊은 생이 되살아나기를 꿈꾸었으나

하늘에는

0개의 시간 속에 튕겨져 나온 그림자들

 

지구에 뚫린 하나의 구멍 위에

두 다리만 기대고 서서

다음 목적지를 잊고서

다만 빛나고 있음을 알 뿐인







 나는 너희들의 아빠니까, 괜찮아 | 인스티즈


유현서, 견딤의 방식

 

 

 

활어횟집 수족관에 빼곡한 물고기들

죽을 차례만 기다린다

 

뺨들을 비비며

비켜나간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저 견딤

 

죽음과 견딤의 값으로

방부제가 날까 항생제가 날까

뜰채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나의 공복은

또 어떤 살해를 꿈꾸는지

내 몸 곳곳에서 비늘로 돋는 허기

 

나는 누구의 뺨을 만져봐야 하는가







 나는 너희들의 아빠니까, 괜찮아 | 인스티즈


김희정,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너희들이 태어나고, 제일 먼저

그림자를 버렸단다

사람들은 아빠 보고 유령이라 말하지만

너희들이 아빠라고 불러줄 때마다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단다

다음으로 버린 것은 남자라는 단어야

폼 잡았던 남자라는 옷 벗어던지고

너희들이 달아 준 이름

아빠를 달고 세상을 향해 걷고 또 걷는단다

그 순간 아빠라는 이름이 훈장이 되고

슈퍼맨 망토가 된단다

다음은 지갑을 닫았단다

멋진 폼으로 친구들 앞에서

지갑을 열었던 날이 있었지

네가 태어났던 날이야

그날을 끝으로

먼저 지갑을 꺼내 본 적이 없단다

다음으로 버린 것이 자존심이야

너무나 버리기가 힘들어

마음 한구석에 숨겨놓았지

네가 학교에 입학하고

책가방이 무거워져 갈 때

오랜 세월 자리를 잡아

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그 자존심

잘 마시지 못한 소주 꾸역꾸역 넘기며

세상 밖으로 토해냈단다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사람들이 그림자가 없다고 놀려도

남자의 옷을 벗었다고 말해도

지갑이 없다고 수군거려도

배알이 없다는 말로

심장에 비수를 꽂아도

나는 너희들의 아빠니까, 괜찮아

아빠니까 말이야








김정애, 고로쇠 옆구리

 

 

 

뚫어야만 다스려지는 상처가 있다

뭉툭한 옆구리에 핏물을 가두고

거친 호흡으로 살아가던 나무가

잎사귀의 언어로 조용히 말을 걸어올 때

꿈의 밑동에서 올라오는 것이 있었다

세상에 저문 울음들을 끌어안고

복수(腹水)를 다스리는

노모의 시간

 

살갗 밑으로 가는 뿌리가 자라나고

산을 들어 올릴 듯 무거워진 몸으로

때론

내 것의 체취도 조금은 빼내고 살자며 옆구리를 들춘다

콸콸콸 쏟아내는 물속에는

어머니의 깊은 한숨과 불면의 시간들이 우러나 있고

혈관을 따라 울려 퍼지는 피의 음악이 스며 있어

꿀떡 삼킬 순간을 놓치고 숲에 안겨본다

바람을 휘저으며 폭포를 향해 뻗어가던 기상과

쇳물을 다스리는 철의 여인 같던 고집이

명치 한복판을 뚫고 뼈의 무늬로 흐르고 있다

우글거리는 잎사귀를 향하여

응달을 다스리고 있다







 나는 너희들의 아빠니까, 괜찮아 | 인스티즈


손진은, 나의 잘 나오지 않는 볼펜

 

 

 

번지는 이 푸른 수액은

한 번씩 나왔다 안 나왔다 한다

눈두덩이 젖었다 말랐다 한다

비 오다 햇살 쟁쟁 내리붓는 일기처럼

수만 산 것들이 볼볼볼 춤추는 뻘을

때 되면 다시 거둬가는 썰물처럼

나는 후둑후둑 푸른 줄기를 막 사각대다가도

미개지를 그러안는다 제법 나무가 자라고

 

물고기도 몇 마리 키웠다고 생각하면 느닷없이

어찌 네 음성만 내뱉느냐

눈 부릅뜨고 꾸짖는 여백의 음성

새어나오기만 하는 누선(淚腺)들을 어찌 믿겠느냐는 듯

내 몸이 한 번씩 머뭇대는 황홀한 곳간

 

방금 기다리라는 신호가 왔다

물속 담방거리며 가던 내 심장은

눈부신 허공의 배꼽

그 숨소릴 듣느라 두근대기 시작한다

 

걸어보지 않은 길 위에 나는 멈춰서 있다

버릴 수 없는 볼펜이라는 생()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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