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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4년 전 (2019/12/10) 게시물이에요

부산 배산 여대생 살인사건

2001년 2월 4일 오후 5시 30분쯤 부산 연제구 배산 중턱을 오르던 등산객은 기겁했다.

등산로 30m 안쪽 수풀에 옆으로 누운 자세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20대 여성의 변사체가 목격됐기 때문이다.

잠옷 대용으로 입는 헐렁한 티에 무릎이 다 헤져서 구멍이 난 바지에 겨울 코트를 걸친 시신은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 상태였으며 단화를 신고 있었다.

등산객은 정신을 가다듬고 휴대전화를 꺼내 112에 신고했다.

“여기 배산 중턱 등산로인데 여자의 시체가 있어요.”

‘부산 배산 여대생 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변사자의 신원파악에 나섰고, 사건 발생 현장에서 150m쯤(걸어서 10분) 떨어진 주택에 사는 김씨(22)로 확인됐다. 김씨는 부경대 통계학과(98학번)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김씨의 시신에는 목에 한 군데, 복부에 한 군데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7~8cm 깊이의 복부 상처로 인한 과다출혈로 나왔다.

범죄 전문가들은 2개의 칼자국 외에는 방어흔이 전혀 없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가 복부를 찔려 출혈이 심한 상태에서 범인이 다시 한 번 목을 찌른 것으로 분석했다.

사망시각은 시신 발견 당일인 2월4일 오전으로 추정됐다.

시신에는 성폭행 흔적은 없었다.

현장에 대한 정밀 감식에서도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만약 피해자가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왔거나 시신이 옮겨졌다면 현장에 끌림이나 쓸림 등의 흔적이 남아야 하는데 비슷한 것이 없었다.

몸싸움 등 반항 흔적도 없었다.

사건 발생 하루 뒤 경찰은 시신발견 지점으로부터 약 1.5m 떨어진 곳에서 피가 묻어 있는 과도를 발견했다.

경찰은 과도에 범인의 지문이나 혈흔 등 유력단서가 있을 것으로 보고 감식을 의뢰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피해자의 혈흔 외에 다른 사람의 지문이나 유전자는 검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범행 당시 범인의 손에 장갑을 끼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경찰은 피해자 김씨의 행적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회사원, 어머니는 주부였다. 사건 당일 아버지는 전일 야간근무 때문에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 어머니는 고향인 경주에서 열리는 용왕제에 참여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

당시 김씨는 안방에서 중학교 3학년인 남동생과 함께 자고 있었다. 남동생은 오전 7시30분에 잠에서 깼는데, 자고 있던 누나가 어디론가 나가고 없었다.

이걸 토대로 김씨가 집을 나간 시간을 추정해보면 오전 5시~7시30분 사이로 볼 수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 김씨가 누군가와 통화했는지 통신 기록을 조회했다. 하지만 김씨가 전화를 걸거나 받은 기록이 없었다.

만약 집에 괴한이 침입해 김씨가 밖으로 끌려 나갔다면 한 방에 있던 남동생이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다.

이를 토대로 보면 김씨는 누군가가 집에 찾아와 밖으로 불려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가 잠옷 차림에 코트를 걸치고 양말도 신지 않고 나간 것은 범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 즉 ‘면식범’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김씨가 휴대전화를 챙기지 않고 나간 것을 보면 집 밖에서 잠시 대화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철저히 준비된 계획 살인

이 사건은 ‘우발적’이라기보다는 ‘계획 살인’에 가깝다. 범인이 흉기를 소지하고 김씨를 불러낸 것을 보면 이미 살인을 계획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는 계절로 보면 겨울이고 시간으로 보면 동이 트지 않은 깜깜한 새벽이었다.

범인이 김씨를 다른 곳에서 살해한 후 옮긴 것이 아니라면 사건 현장까지는 흉기로 위협해서 갔을 확률이 높다. 김씨의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선희는 바람 쐬러 간다거나 해도 산엔 잘 안 갔어요. 얘는 운동하는 걸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라고 말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경찰은 시신이 옮겨졌을 수 있다고 보고 김씨의 집에서 루미놀 시약을 뿌려 혈흔 반응 검사를 실시했으나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김씨의 신발에 묻어 있는 흙과 솔잎 두 개를 채취해 학교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흙과 비교해 보려고 성분 검사를 의뢰했으나 “증거품이 너무 작아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도 범인이 면식범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김씨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 이성관계 등으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김씨의 학교생활은 평범했다. 교우관계도 원만했고, 원한을 살 만한 일도 없었다.

김씨의 친구, 전 남자친구, 동아리 회원, 학교 선후배 등을 용의선상에 놓고 알리바이를 확인했으나 특이점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

수사 범위를 동일 수법의 전과자나 동네 불량배 등으로 확대했으나 의심을 살 만한 인물은 없었다.

김씨가 자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다. 확률은 낮았다. 일단 자살할 동기가 없었고 유서나 메모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더욱이 자살로 볼 수 없는 것은 시신에 난 상처다. 보통 흉기 자살의 경우 한 번에 급소를 찔러 고통을 줄이려고 한다.

이에 반해 김씨의 경우 복부와 목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김씨의 시신에는 장갑을 끼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김씨가 자살을 했다면 흉기 손잡이에는 지문이 남아 있어야 하지만 아무 것도 묻어있지 않았다.

김씨의 집이나 사건 현장 인근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새벽 시간이다 보니 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사건 당일 김씨 집을 찾은 ‘방문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경찰 수사는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미궁으로 빠지고 말았다.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수사본부까지 해체되면서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범인은 여자일 가능성 높다

그러다 사건 발생 16년만인 2017년 5월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사건을 재조명했다. 이때 김씨의 남동생을 상대로 최면수사를 벌였다.

남동생은 사건 당일 누나가 나간 상황을 기억해냈다.

동생에 따르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문이 열리면서 찬바람이 불어와 순간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그는 "밖의 누군가 누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목소리는 누나가 아닌 다른 여자인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검사자가 ‘혹시 누나 목소리를 착각한 거 아니냐’고 묻자 "누나 목소리가 확실히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것을 근거로, 시신에 난 상처(자상)의 위치와 살해 장소의 지형을 대조한 시뮬레이션 결과범인의 신장은 150cm 초반에서 160cm 중반 사이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걸 근거로 범인이 남성보다는 ‘여성’일 확률이 높게 나왔다.

지금까지 경찰은 범인이 남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해 왔으나 이와는 다른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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