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종증조(從曾祖)인 참판공 경양(敬養)이 안렴(按廉)의 명을 받고서 가다가 촌가에 묵게 되었는데, 주인 여자가 밤에 해산을 하였다 공에게 갱반(羹飯)을 해 주기를 요청하므로, 공이 쌀과 미역을 함께 끓였더니 주인 여자가 마구 욕을 하였다 그 남편이 밖에서 들어와 그 까닭을 알고는 공을 찬찬히 보고 나서 엎드려 절하고 죄를 청하며 말하기를, “어사께 무식한 촌여자가 무례를 범하였습니다” 하였다
근래에 하의(荷漪) 임백경(任百經)이 암행어사가 되어 한 여관에 이르렀는데, 어린아이들이 다투어 말하기를, “어사가 왔다” 하였다 공이 그 이유를 묻자 아이가 말하기를, “말에서 방울을 떼었으니 어찌 알지 못하겠습니까” 하였다 대개 역마는 본래 방울을 달지 않기 때문이다 선배 중에 이 임무를 맡아 종적을 잘 감춘 사람으로는 오직 오천(梧川) 이종성(李宗城)과 영성(靈城) 박문수(朴文秀) 몇몇 분일 뿐이었다
임하필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이라면
1. 역마는 방울을 달지 않기에 방울이 없는 말은 마패를 통해 역마를 사용했다는것이 유추가능했다는것
2. 의외로 어사로서 서민 코스프레를 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았던듯.(지방의 촌사람에게 들키고, 아이에게 들키고..)
3. 그와중에 칭찬받는 이종성, 박문수의 존재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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