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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종의 개 ll조회 252l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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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라져줘야 할 차례다 | 인스티즈


최세라, 장마

그날이 우르르 몰려온다

한쪽으로 쏠리며 질주하는 천장의 쥐떼들처럼

그날로부터 하루

그날로부터 일 주일

한 달, 일 년과 16일째 되거나

내가 죽은 지 289일째 되는 어느 날

아니면 하루살이의 전생인 어제로부터 뒷걸음질 쳐

한 번 꺾인 필름처럼

영사기에 걸린 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지 않는

나에게 보내는 메일함이 넘쳐

거센소리들 쏟아지고 튀어 오르던 그 날

물처럼 금 밖으로 물러나 쏟아지는 불빛 속을 대책 없이 걷다 보면

후렴처럼 들려오는 목소리

너는 스치는 역이야 그냥 지나치는 역이야

잠깐 내려 어묵을 먹다가 구둣발로 플랫폼을 문질러 보는

숱한 날들 가운데 하루야

빗물에 무너지는 절개지처럼 그날이 젖어서 쏟아져 내리고

먼 빗줄기에 걸터앉아 오늘이 느린 템포로 시작되었다







 내가 사라져줘야 할 차례다 | 인스티즈


이윤학, 저수지

하루 종일

내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그 저수지가 나오네

내 눈 속엔 오리떼가 헤매고 있네

내 머릿속엔 손바닥만 한 고기들이

바닥에서 무겁게 헤엄치고 있네

물결들만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

한없이 깊은 거울인 줄 알았을 거네

세상에, 속까지 다 보여주는 거울이 있다고

믿었을 거네

거꾸로 박혀 있는 어두운 산들이

돌을 받아먹고 괴로워하는 저녁의 저수지

바닥까지 간 돌은 상처와 같아

곧 진흙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섞이게 되네







 내가 사라져줘야 할 차례다 | 인스티즈


이승희, 종점들

이제 그만

여기서 살까

늙은 버드나무 아래

이름표도 없이

당신과 앉아서

북해의 별이 될 먼지들과

여기와 아무데나를 양 손처럼 매달고

웃었다

세상의 폐허 말고

당신의 폐허

그 둘레를 되짚어 가면서 말이죠

폐허의 옷을 지어 입으면

등은 따뜻할까요

머뭇대다가 지나친 정거장들이

오늘 별로 뜨면

이제 어떤 먼 곳도 그립지 않을 테죠

모든 것의 뒤만 볼 수 있는 세상

갑자기 당신이 이해돼 버렸어요

지하계단을 밝은 색으로 칠해볼까요

거기 막 떠난 물방울을 그려 넣기로 해요

켜켜이 폐허의 지층을 닮은 물방울들이

물그릇에 담겨

무엇으로든 막 자라나는 동안

끝에 기대어

당신에 기대어

함께 지워질 수 있다면







 내가 사라져줘야 할 차례다 | 인스티즈


나태주, 하늘의 서쪽

하늘이 개짐을 풀어헤쳤나

비린내 두어 마지기

질펀하게 깔고 앉아

속눈썹 깜짝여 곁눈질이나 하고 있는

하늘의 서쪽

은근짜로 아주

은근짜로

새끼 밴 검정염소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절름발이 소금장수 다리 절며 돌아오던

구불텅한 논둑길이 사라지고

이젠 네가 사라져야 하고

내가 사라져줘야 할 차례다

지금은 하늘과 땅이

살을 섞으며 진저리 칠 때







 내가 사라져줘야 할 차례다 | 인스티즈


조오현, 내가 죽어보는 날

부음을 받는 날은

내가 죽어보는 날이다

널 하나 짜서 그 속에 들어가 눈을 감고 죽은 이를

잠시 생각하다가

이날 평생 걸어왔던 그 길을

돌아보고 그 길에서 만났던 그 많은 사람

그 길에서 헤어졌던 그 많은 사람

나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

나에게 꽃을 던지는 사람

아직도 나를 따라다니는 사람

아직도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는 사람

그 많은 얼굴들을 바라보다가

화장장 아궁이와 푸른 연길

뼛가루도 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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