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네가 꽃이 되었으면 해ll조회 454l
이 글은 4년 전 (2020/2/24) 게시물이에요

https://unsplash.com/

style="text-align: center">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나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인스티즈


이정록, 갈대꽃

 

 

 

하늘을 자꾸 올려다보니께

하늘 좀 그만 쳐다보라고 허리가 꼬부라지는 거여

하느님도 주름살 보기가 민망할 거 아니냐

요즘엔 양말이 핑핑 돌아가야

고무줄 팽팽한 놈으로 몇 족 사와야겄다

양말 바닥이 발등에 올라타서는

반들반들 하늘을 우러른다는 건

세상길 그만 하직하고 하늘 길 걸으란 뜻 아니겄냐

갈 때 되면, 입 꼬리에도 발바닥에도

저승길인 양 갈대꽃이 허옇게 피야







 나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인스티즈


박용하, 낮 그림자

 

 

 

내 맘대로 안 되고

내 뜻대로 안 된다

 

그건 서글픈 일

조금 고요한 일

 

내 그림자조차

내 맘대로 안 된다

 

그건 서러운 일

조금 호젓한 일

 

도대체 내 몸대로

할 수 있는 게 뭐람

 

비빌 언덕이

자기 자신밖에 없고

 

나하고 놀 사람이

나밖에 없는 사람

 

그건 쓸쓸한 일

조금 꿈같은 일

 

아무리 둘러봐도

내가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고

 

내가 손볼 수 있는 사람도

나밖에 없다

 

그것조차 쉽지 않다

 

나는 나한테도

수없이 당한 사람이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인스티즈


정숙자, 무인도

 

 

 

서푼짜리 친구로 있어줄게

서푼짜리 한 친구로서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거리에 서 있어줄게

동글동글 수너리진 잎새 사이로

가끔은 삐친 꽃도 보여줄게

유리창 밖 후박나무

그 투박한 층층 그늘에

까지 소리도 양떼구름도 가시 돋친 풋별들도

바구니껏 멍석껏 널어놓을게

눈보라 사나운 날도

넉 섬 닷 섬 햇살 긴 웃음

 

껄껄거리며 서 있어줄게

지금 이 시간이 내 생애에 가장 젊은 날

아껴아껴 살아도 금세 타 내릴

우리는 가녀린 촛불

서푼짜리 한 친구로

멀리 혹은 가까이서 나부껴줄게

산이라도 뿌리 깊은 산

태평양이 밀려와도 끄떡없는 산

맑고 깨끗하고 때로는 외로움 많은

너에게 무인도로 서 있어줄게







 나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인스티즈


공재동, 초록 풀물

 

 

 

풀밭에서

무심코

풀을 깔고 앉았다

 

바지에

배인

초록 풀물

 

초록 풀물은

풀들의

피다

 

빨아도 지지 않는

풀들의

아픔

 

오늘은

온종일

가슴이 아프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인스티즈


정희경, 도마뱀으로 살아가렴

 

 

 

귓바퀴에 묻어 두었던 은어들이

새벽녘 호숫가에 번지던 물안개가

솟아오르는 태양에 자취를 감추듯

소속감을 상실한 채 떠돌아다닌다

진실의 무게를 가벼움에 두고

허공에 흩어지는 구름의 흔적처럼

사랑쯤 아무렇지 않게 뚝 떼어놓고 달아나는

도마뱀으로 살아가렴

 

어둡고 칙칙한 곳에 배를 깔고 누워

눈만 굴리고 있을

아픔의 감각도 상실한 채

약속의 무게를 잃어버린 넌

도마뱀으로 살아가렴

 

남들이 밟지 않은 좁은 통로를

꼬리도 없이 눈치 빠르게 빠져 다니며

세상에서 눈 돌린 어두운 곳에서

바위의 무게를 등에 느끼며

고독의 무게를 가슴에 담고

도마뱀으로 살아가렴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성폭행 당한 사연자에 대한 법륜스님 즉문즉설487 218023_return05.14 17:23112706 43
정보·기타 인간이 개량해서 대박난 식물군 원탑644 담한별05.14 18:04107514
유머·감동 일렉갤에 올라온 qwer가 불쾌한 골짜기인 이유196 패딩조끼05.14 20:1185385 33
유머·감동 해외에서 조롱한다는 한국 헤어스타일.jpg101 세훈이를업어05.14 17:31106324 4
유머·감동 배 타투 했다가 친오빠한테 혼남..133 WD4005.14 23:1375536 11
여자들 사이에서 50 대 50으로 갈린다는 난제 비탐갇 11:18 80 0
남자가 여자 마음 잘 알고 잘해줘도 전여친 작품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담한별 11:04 964 0
제가 방금 선생님 차 긁었는데요...gif 311103_return 11:00 1784 1
지양했으면 하는 말투 말해보는 달글 뇌잘린 10:58 763 0
남자가 여자 마음 잘 알고 잘해줘도 전여친 작품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누눈나난 10:48 1535 0
슬픔) 제가 .. 부랄 두짝이 다 없었답니다 하하 ...6 세기말 10:02 6683 0
줄서서 사간다는 나주 사라다 빵집4 성종타임 10:01 7908 1
나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을 지켜줄려다가 굴욕당한 사연 게임을시작하 10:01 5729 0
섭섭함의 고리 끊기 950107 10:01 2259 0
내향적인 사람에겐 지옥같다는 순간3 이등병의설움 10:01 3899 0
유퀴즈 차은우는 어떻게든 나왔을거라고 일반인으로 상황극 하는거 개웃김.x8 마유 9:59 5132 1
이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음? 공개매수 9:58 663 0
[네이트판] 밖에서는 암말못하고 집에서 짜증내는 남편(베플U) 사정있는남자 9:57 2116 0
회사에 문의했다가 박제당함1 이등병의설움 9:49 5808 1
홍진경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었던 홍진경 글1 따온 9:45 2724 0
햄스터 때문에 이혼하게 생겼어요...........12 ♡김태형♡ 9:42 12636 2
요즘 충격적인 국내힙합 가사 수준….jpg24 마법소녀메리 9:19 10930 0
게 탈피과정1 episodes 9:01 4182 0
상사로 만나면 ㄹㅇ 개빡셀 것 같은 배우 원탑은?1 백챠 9:00 2501 0
돌판에 정병 많은 이유1 qksxks ghtjr 9:00 4415 0
전체 인기글 l 안내
5/15 11:18 ~ 5/15 11:2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