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박무성이 사회의 악이라고나 하나 그를 살해당하도록 설계를 짤 권리가 이창준에게 있는가
김가영이 성매매를 했다고 해서 이제 갓 스무 살 된 여자애를 '사회 이슈시키기용'으로 납치하고 칼로 찌르도록 설계를 짠 것
무고한 수리기사 강진섭을 용의자로 몰아가는 설계를 짜서 강진섭이 억울함에 자살해버린 것
박무성 엄마,경완이,강진섭 부인은 이창준의 설계로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었는데 이창준의 정의구현에 고개를 끄덕여줄까?
자신의 아내 연재를 감옥으로 보내지 않기 위해 자기 스승인 영일재의 검사생활을 끝장내고, 영일재에게 USB를 묻을 것을 부탁해 그 여파로 영은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
극도의 슬픔에 미래를 포기하기로 한 자식 잃은 부모의 살의를 자신의 설계에 이용한 것
그리고 마지막에 결국 이 모든 설계에 뒤따른 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지금까지 자기가 조사했던 사내들의 머리빠진 정수리를 보며 자기도 그런 모습이 될까, 후배검사들에게 추궁을 받을까 자신의 검사로서의 프라이드가 용서치 않아 자살을 택해서 편하게 가버린 것까지.
강진섭은 자신의 설계만 없었다면 안 죽어도 됐을 인물임에도 그에게 애도나 사과의 뜻을 전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이창준은 악역이다. 라고 쓴 글이 아님
문제는 이런 이창준의 설계에 대한 양면성을 둘 다 다뤘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은 하나도 조명하지 않고
반복되는 회상연출과 구구절절한 유서 연출로 다크나이트 쪽으로 기울이게 그려냈다는 것임
정말 이창준을 회색빛의 남자로 그리는 게 목표였다면 황시목의 괴물입니다 대사로만 떼우고 끝낼 것이 아니라,
억울하게 죽은 강진섭 건과 "당신이 그들을 처벌할 권리가 있나요"의 메세지를 이창준 쪽에 둘 다 넣는 편집을 했어야했음
이창준을 설계자라고 부르는건 마땅하지만 다크나이트는 절대 살인을 하지 않는다. 사회의 정의를 위해 다른 이의 죄를 모두 뒤집어쓴 어둠의 기사의 의미를 담고 있으니 창크나이트는 맞지 않는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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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숲갤
구구절절 너무 공감되서 퍼옴
댓글 보면 더 공감가는게 많음
그는 상층부에서 누릴거 다 누리다가 스스로의 허상과 명분에 빠져 힘없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결국 용기가 없어 자살했는데 이창준을 죽음으로써 그의 구질함을 모두 벗게만든 후 그가 시도한 빅픽쳐를 조망하며
시대가 낳은 괴물로 하이라이트화 했다는 지적
그렇게 피를 봐서 대의를 이뤄야하겠다면, 국회의원된 배 전검사장이나 장인의 목을 땄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