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림의 북살롱] 4년 만의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펴낸 공지영
"고정된 이미지가 우릴 불행하게 해…악플 강력히 처벌해야"
(하동=뉴스1) 이기림 기자 = 욕과 악성댓글(악플)에 시달리던 작가가 있었다. 그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를 욕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그냥 보기 싫다는 이유로 비난했다. 결국 떠났다. 서울을. 그리고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 무대가 된 경남 하동군에 터를 잡았다. 앞으로는 섬진강과 지리산이, 뒤로는 매화대나무숲 등이 있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8월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내려놨다.
그러나 여전하다. 아직도 그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 어떤 사람들은 일단 비난하기 바쁘다. 이 비난의 대상은 다름 아닌 33년차 작가 공지영이다. 그런 그가 최근 책을 냈다. 4년 만의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위즈덤하우스)가 그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가 책에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유를 묻기 위해 지난 23일 하동에 있는 자택을 찾았다.
2018년 소설 '해리'를 출간한 이후 처음 언론과 하는 인터뷰라고 말하는 공지영 작가에게 대뜸 물었다. "행복하십니까?" 처음 만난 자리, 무례하게 들릴 수 있는 질문이었음에도 그는 동요치 않고 말한다. "네, 행복해요." 공 작가는 "사람들은 제가 행복하다고 하면 안 믿더라"라며 "최근 영상에서도 '수많이 달린 악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라고 말한 것에 '거짓말 마, 네가 행복할 리 없어'라고 댓글이 달렸더라, 우스웠다"라고 했다.
보통 욕을 먹거나 비난을 받으면 불행할 것이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공지영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공 작가는 "제 양심에 비춰봤을 때 그렇게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라고 했다. 이어 "잘못한 것에는 반성하는 마음이 있다는 점, 그리고 종교에 대한 영향이 크다"고 했다.
공 작가는 "이혼해서 불행한 게 아니고, 죽어서, 가난해서 불행한 게 아니라 그것에 대해 가진 고정된 이미지가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15년이 넘는 기간 연습했다.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이 과정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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