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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납신다는 말씀은 없으셨느냐?
소인은 모르옵니다
오라버니마마!
강녕하셨습니까?
어마마마께 분명 강녕해지셨다 들었사온데 어찌 용안이 굳어계십니까?
민화야
예 오라버니마마
허문학이 그리도 탐이 나더냐
예?
해서 그런 잔인한 짓을 저지른 것이냐
잔인한 짓이라니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허문학의 누이
예?
저는 무슨 말씀인지 하나도
왜, 왜그랬느냐
왜 니가 세자빈 죽음에 관여
하였느냐 왜!!
서방님에게만은 비밀로 하여 주시옵소서
저를 벌하시는 것은 좋사옵니다 하지만 서방님에게만은 제발 제발
고개를.. 들어라
고개를 들라!
니가, 니가 한 짓이 무슨 짓인지는 아느냐?
똑같은 눈빛과 똑같은 목소리로
똑같은 말씀을 아바마마께서도 제게 하셨사옵니다
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아느냐!!
몰랐사옵니다 소녀는 정녕 몰랐사옵니다
할마마마께오서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된다 하시기에
그러면 허문학과 맺어질 수 있다 하시기에
연우가 정말 죽을 줄은 몰랐사옵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듣거라
이 일은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
죽는 날까지 입을 다물어야 할 것이야
내 말 알아 듣겠느냐?
그 때의 저는 모른다고만 답하였사옵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몰랐으니까요
나중에야 누이가 가고 없는 별당에 홀로 앉아
피눈물을 흘리시는 서방님을 보고나서야
제가 무슨 짓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아바마마껜 더한 죄를 지었다
전 대제학에게는 죽을 죄를 지었다
내게도, 연우낭자에게도!
그 죄를 어찌 다 갚을 셈이냐
그 죄를 무엇으로 다 갚을 셈이야!!
그 때로 돌아간다 하여도 저는 서방님을 선택할것이옵니다
나중에 천벌을 받게된다 할지언정
죽어 지옥불에 떨어질지 언정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사옵니다
너를 벌할 것이다
너를 벌하지 않으면 그 일에 가담한 외척들의 벌을 물을 수 없다
허니 내 너를
저를 벌하시는 것은 달게 받겠사옵니다
하지만 서방님과 제 뱃속에 있는 서방님의 씨를
벌하지는 말아주시옵소서
방금 뭐라하였느냐?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서방님께서 기다릴 것이옵니다
“그대는 오라비만 가엽고
나는 가엾지 않은것이오
그대가 중전이 아니면
다른 여인을 안아야만 하는데
그런 나는 가엽지 않은것이오
그런 그대는 가엽지 않은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