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그대 지내는 곳 가까이
조그마한 소박한 세탁소 하나를 차리고 싶다
부지런히 아침의 문을 열고
미처 달아나지 못한 잠 탓에 다 뜨지도 못한 눈짓으로 보내는
아침햇살 같은 그대의 인사에 따라 웃으며 미소를 건네고
긴 하루를 채운 채 돌아오는 그대의 시간에 맞춰
가게 앞 작지만 은은한 보름달을 닮은 둥그런 가로등을 밝혀두다
그대와 눈 마주치는 순간, 하루의 막을 내리고
나란한 발걸음으로 그대의 보폭을 따라 속도를 맞춰 걸으며
한껏 나를 올려다보며 재잘거리는
비워내듯 자신의 하루를 세세히 말해주는 그댈 이유로
작은 공간에 머물던 나의 하루를 포근하게 채워주는 가장 큰 위로
별거 아닌 얘기들을 별처럼 수놓는
특별한 평범의 나날들
그대의 모든 구김을 없던 일처럼 만들어주는
그대보다 그대를 더 잘 아는
그대만의 색을 잃지 않게
묵묵히 다려내는 따뜻한 듯, 뜨거운 나의 마음
늘 좋은 것만 전하고픈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
그댄 모르는 나만의 노력, 그댈 향한 나의 반듯한 욕심
그대 보이는 곳 가까이
언제든지 열려있는 그댈 위한
조그마한 소망을 담아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르게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문 세탁소 하나 되어
그대의 일상에 당연하단 듯 박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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