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이 넘는 간편결제 금융 앱 '페이코'의 서명키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인증에서 일종의 인감도장 역할을 하는 서명키가 도난당한 것이어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유출된 서명키를 악용하면 보이스피싱 앱이 정상 앱인 것처럼 위장하고 고객 개인정보를 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고객 휴대폰에 수천 개 악성 앱이 위장 설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현재 그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안솔루션 기업 에버스핀은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고객사 30여 곳에 '페이코 서명키가 유출됐고, 이를 악용해 악성 앱이 제작, 유포됐다'며 주의하라는 긴급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이미 지난 8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유출된 서명키를 통해 제작된 악성 앱 5144건이 탐지됐다며 고객사들에 "서명키 관리와 보이스피싱 등 각종 금융사고 대응에 유념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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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서명키가 유출되면 해커가 개발한 앱을 정상적인 앱으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버스핀은 유출 경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계정 유출, 관리자 PC의 해킹, 기타 관리자 부주의 등을 추정했다. 에버스핀 관계자는 "구글 계정이 유출되거나 관리자 PC가 해킹당했을 경우 해커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을 바꿔치기 해 금융정보 유출 등 더 큰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며 "보안상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페이코는 "금주 중 신규 서명키를 활용한 앱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며 "제작된 악성 앱의 작동을 무효화할 수 있는 방안을 현재 강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