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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위에ll조회 5589l 6

[편집자주] 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 시내를 다녀 봤습니다. 세상이 처음 불편해졌지요. 직접 체험해 알리는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체험과 저널리즘을 합친 말입니다. 사서 고생하며 깊숙한 이면을 알리고, 가장자리가 보이도록 힘쓰려합니다.

40년 동안 남성으로 살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여성'으로 집을 나서보기로 했다. 생물학적으론 불가능하다. 여성이라면 어떨까 짐작해보는 거다. 이유는 이렇다. 가정폭력 가해자 83.8%는 남성(대검찰청, 2019년). 여성 38.6%가 평생 한 번 이상 성폭력 피해 경험(여성가족부, 2022년). 보복 범죄 91.6%가 남성(경찰청, 2017~2021년).

가는 곳마다, 여성에게 실제 일어난 사건을 찾아보기로 했다. 예컨대, 버스를 탄다면 '시내버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검색하는 식이다. 그와 관련해 벌어진 사건 기사가 떴다.

아래는 그리 다니며, 사실에 근거해 피해 여성의 주어를 '나'로 바꿔 남겨본 기록이다. 남성으로 살며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괄호 안은 실제 벌어진 사건 날짜와 장소다.

-

집에서 나왔다. 평범하게 길거리를 걸었다. 처음 보는 남성이 휴대전화로 내 다리를 부각해서 불법 촬영을 했다. 혐의를 부인하던 남성. 그의 휴대전화 사진첩에선 불법 촬영물 300장이 나왔다.(2023년 5월, 서울 양천구)

이하 기사 원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009489?type=journalists&fbclid=PAAaYHdttj99L_SQaWSGlZmGLIWm3rdDS4rylP7WObOJTs9FDI2nYuUiM9pbc_aem_AdI8orDozmm2oC7qEDU6C1euGo4bVCkP5xAnyivz8bB6iLbMiMxpnRAdPCmQmT7VXTU

"혐오라는 건, 여성들이 자기 자리에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입니다. 남성 욕구를 그대로 수용할 것, 순응할 것, 이런 걸 여성 역할이라고 보는 거예요. 젠더 질서를 위반한 자를 내가 처벌하겠다, 그게 여성 혐오 범죄의 배경입니다. 남녀가 평등한 위치라면 이렇지 않죠. 평등해지는 것에 대한 극렬한 거부 반응, 종속 관계를 유지해야 한단 것. 그러니 '젠더 불평등'이 크게, 전반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혐오 범죄'로,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시스템 문제로 보자는 것. 그걸 계속 간과한다면 해법 마련도 어렵다고.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쓴 박정훈 기자는 저서에서 이리 말했다.

'남성이 여성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 구조가 존재하는 이상,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다. 장혜영 국회의원이 던진 "그토록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란 질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에필로그(epilogue).

취재하다 2014년에 노르웨이 홀터(Holter) 교수가 했던 연구를 봤다. 내용이 이랬다.

'성평등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건강과 삶의 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한 지역의 여성과 남성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더 큰 행복감을 느끼며, 우울감을 덜 경험하고,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았다. 특히 성평등한 사회에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보다 낮게 나타났다.'

왜 그럴까. 허민숙 조사관은 이리 설명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들이라고 두 다리 쭉 뻗고 자는 게 아니니까요. 무겁고, 남자다움에 질리고, 성공하지 못한 남자란 압박감과 좌절감이 있고요. 평등해지면 남성들이 비탄에 빠질 거란 건 큰 오해인 거지요. 공격하고 미워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가족을 이루며 살겠어요. 서로 보듬고 위하며 잘 살아야 저출산도 극복되고요."

세계적인 영화배우 엠마 왓슨은 2017년 UN 연설장에서 이리 말했다.

"이제 우리는 성을 두 개의 다른 것으로 보는 대신,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봐야 합니다.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남성과 여성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어 덧붙였다.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룰 수 있을까요."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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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동생  내가누구게
기사 전문을 읽으니 훌륭한 기사네요
댓글에 덧붙인 기자님의 코멘트까지...

3개월 전
남형도 기자님 늘 기사 잘 보고 있어요
3개월 전
👍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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