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은 힘이 세다?'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이 방송 3회만에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백년의 유산'은 지난 12일 방송에서 전국평균시청률 15.5%(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해 SBS '청담동 앨리스'(14.4%)와 KBS1 '대왕의 꿈'(11.7%)을 꺾고, 동시간대 첫 1위를 기록했다. 극본을 맡은 구현숙 작가는 2011년 MBC '불굴의 며느리'를 저녁 일일극 동시간대 1위에 올려놓은데 이어 2연속 흥행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흥행의 비결은 롤러코스터보다 가파르고 파란만장한 스토리 전개 덕분이다. 국숫집 외손녀인 주인공 민채원(유진)이 시어머니 방회장(박원숙)의 서슬퍼런 시집살이와 마마보이 남편 철규(최원영)의 방치로 고난을 겪는가 했더니, 결국 시어머니의 계략에 빠져 정신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병원에서 기지를 발휘해 극적으로 탈출하지만, 그 과정에서 산에서 굴러 기억상실증에 빠지게 된다. 재벌 2세 세윤(이정진)이 채원을 구해주자 이를 안 방회장은 다시 채원과 세윤을 불륜으로 엮기 위해 몰래 둘의 모습을 촬영하는 등 막장 행각을 이어간다.
'백년의 유산'은 삼대째 국숫집을 운영하는 민채원 일가와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 금룡푸드의 방회장 일가가 맛을 놓고 펼치는 경쟁을 다루는 가족 드라마다. 하지만, 양각의 극적인 대립의 원인이 되는 채원-철규 부부의 악연이 상상을 초월하는 고부갈등과 부부폭력 등 막장 일변도로 그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청자게시판에는 "채널 돌리다가 보면 아주 가관이네요. 언제적 구닥다리 스토리로 기억상실에 시어머니를 늘 이런식으로 전개해서 쓰는지 주말극에 불륜에 스토리에 생각없이 막 쓰네요 완전 막장이군", "삼년동안 때리고 시집살이 시킨것도 모자라서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키위 알러지 있는 사람한테 키위 쥬스 먹여서 스캔들까지 휘말리게 하는 건 너무 오버인듯"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온가족이 이렇게 몰입해서 드라마보기는 오랜만인듯. 너무 몰입해서 보다보니 한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헐", "설마 설마 했는데 출생의 비밀 터지고, 막장인데 왠지 재밌다" 등 속도감 있는 전개에 대한 호평도 눈에 띄었다.
박효실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