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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5/8/02)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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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말들이 달라졌으리라

봄은 떠난 자들의 환생으로 자리바꿈하고

제비꽃은 자주색이 의미하는 모든 것으로

하루는 영원의 동의어로

인간은 가슴에 불을 지닌 존재로

얼굴은 그 불을 감추는 가면으로

새는 비상을 위해 뼛속까지 비우는 실존으로

과거는 창백하게 타들어 간 하루들의 재로

광부는 땅속에 묻힌 별을 찾는 사람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가슴 안의 시를 듣는 것

그 시를 자신의 시처럼 외우는 것

그래서 그가 그 시를 잊었을 때

그에게 그 시를 들려주는 것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더라면

세상의 단어들이 바뀌었으리라

눈동자는 별을 잡는 그물로

상처는 세월이 지나서야 열어 보게 되는 선물로

목련의 잎은 꽃의 소멸로

죽음은 먼 공간을 건너와 내미는 손으로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더라면/ 류시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눈을 다 감고도

갈 수 있느냐고

비탈길이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답했다

두 발 없이도

아니, 길이 없어도

나 그대에게 갈 수 있다고


- 첫사랑/ 김현태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것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낮은곳으로/ 이정하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모든 소망을 열람하였으나 꿈은 여태 싱싱한 상처를 낸다

나는 회전 목마를 탄 아이처럼 자꾸 뒤를 돌아본다.

너와 함께 행복해지는 법은 알지 못하나

너 없이 삶을 버티는 법도 배우지 못하였으니.

순간은 파도로 몰아치고 봄은 꽃으로 뚝뚝 떨어진다.

언젠가 네 가까운 자리에 놓고 온 심장 자꾸만 뒤척이고 꿈틀거리는데.

오월을 나는 어찌 견디나. 사랑, 너를 어찌 견디나.


- 오월에 나는/ 황경신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 인연서설 中/ 문병란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금방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다.

내 자신이 충분히 소중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고서는

어떻게 타인이 나를 사랑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겠는가.



- 감정수업 中/ 강신주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우리는 서로의 몽타주다

나는 세계를 지우는 일을 했고

너는 세계를 구성하는 구멍에 빠졌던 가난

 

내가 없었던 세상을 가장 근처에서 만지는 일

네가 없는 꿈을 꾼 적이 없다

 

예쁜 예감이 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손을 잡고 있게 될 것이다

 


- 연인 中/ 이이체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보면
우리들이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속으로
더 깊은 눈물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 더 깊은 눈물 속으로 中/ 이외수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내가 첫 사랑의

아름다움을 깨달은 때는

그것을 모두 비워내고 난 뒤였다


찻잔을 비워낸 후

그 후에는 찻잔에 다시 입을 가져다 댈 수가 없었다


그저 오롯이

아쉬움만 남았다



- 찻잔/ 아라가키 유이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 비 /윤보영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추억은 늘 뒷걸음 치고 기다림은 언제나 앞질러 갔다

지금 이 시간도 1분 후면 추억이 되리라

아, 그때 나는 왜 네 가슴에 별을 심지 못했을까 


- 활자 생애 中/ 이기철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 눈 사람 여관/ 이병률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먼저 와 서성이던 바람이 책장을 넘긴다

그 사이 

늦게 도착한 바람이 때를 놓치고, 책은 덮힌다

 

다시 읽혀지는 순간까지

덮여진 책장의 일이란

바람의 지문 사이로 피어오르는 종이 냄새를 맡는 것

혹은 다음 장의 문장들을 희미하게 읽는 것

 

언젠가 당신에게 빌려줬던 책을 들춰보다

보이지 않는 당신의 지문 위에

가만히, 뺨을 대본 적이 있었다

어쩌면 당신의 지문은

바람이 수놓은 투명의 꽃무늬가 아닐까 생각했다

 

때로 어떤 지문은 기억의 나이테

그 사이사이에 숨어든 바람의 뜻을 나는 알지 못하겠다

어느 날 책장을 넘기던 당신의 손길과

허공에 이는 바람의 습기가 만나 새겨졌을 지문

 

그 때의 바람은 어디에 있나

생의 무늬를 남기지 않은 채

이제는 없는 당신이라는 바람의 행방을 묻는다

지문에 새겨진

그 바람의 뜻을 읽어낼 수 있을 때

그때가 멀리 있을까,

멀리 와 있을까

- 바람의 지문/ 이은규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 인스티즈




청춘의 가지 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에

낡은 거문고 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지는데

애증의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몰려오는 이별을

이렇듯 앞에 놓고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를 안을 수 있나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 사랑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나



-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유안진


















악토버 - Platonic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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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ㅜㅜ멋있네요슼할게용
8년 전
슼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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슼슼해요 ㅠ_ㅠ
8년 전
XㅣUMIN  엑소는 건재합니다.
스윽스윽~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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