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 노개런티도 불사하겠다며 연기열정을 드러냈다.
배우 이정현은 최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안국진/제작 KAFA FILM) 뒷이야기와 함께 연기에 대한 열정 그리고 욕심을 내비쳤다.
이날 이정현은 “지난해 12월에 영화를 먼저 봤었는데 편집을 더 가다듬은 뒤 전주영화제서 또 봤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여배우들의 작품도 흥행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이 흥행에 성공했을 때도 기뻤다”며 “요즘은 여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가 별로 없지 않냐. 여배우들이 1년에 한 두 작품에 출연할까 말까인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그렇고 여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큰 규모의 상업영화도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운을 뗐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순제작비 2억 원이 투입된 작품이다. 여기에 후반작업과 홍보비 등 총 3억 원이 소요됐다. 제작비는 다른 상업영화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영화 퀄리티는 이에 못지않은 덕에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개봉 13일 만에 3만5,000여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다.
이정현은 “그래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흥행 부담이 덜하다. 상업영화면 투자 대비 손실이 클 테니 흥행이 안 되면 힘들 텐데 이번 작품은 그런 부분에서는 마음이 편하다. 워낙 저예산이니 말이다”며 “좋은 시나리오에 좋은 의미로 스태프도 배우들도 재능기부 식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정말 기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물론 한편으로 마음 아팠던 부분도 있었다. 시나리오가 이렇게 좋은데 투자를 더 많이 받았다면 얼마나 더 좋은 작품이 나왔을까 하고 말이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무술팀, 음악감독, 후반작업 등 대부분 좋은 의미로 작품에 힘을 보탰다. 시나리오만 보고 다들 모인 셈이다. 후반작업의 경우 영화 속 등장하는 폭발신 CG는 영화 ‘명량’에 참여한 팀이 도움을 줬다. 음악은 ‘암살’ ‘차이나타운’ 장영규 감독님이 함께 했다. 게다가 배우들도 명계남 서영화 이준혁 이대연 등 모두 연기파 배우들이다. 분량을 떠나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좋다며 서로 출연하겠다고 했을 정도다.”
이렇듯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이정현의 애정은 대단했다. 이정현은 직접 제작비를 대면서까지 영화가 좋은 작품으로 완성되길 바랐다. 현장에서 스태프들을 배불리 먹인 이정현에게 모두가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이정현은 “내 선에선 크게 부담되는 액수는 아니었다. 제작비가 부족해 내 돈을 써야만 해서 쓴 게 아니라 그냥 내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스태프들이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결정한 것이다”며 “간단한 것들이지 않나.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였기에 상관없었다”고 설명했다.
“요즘 상업영화를 보면 남자 투톱에 여배우 한명이 끼어 있는 식이 많다. 여배우들은 잠깐 이용되고 마는 편인데 그래서 더 연기와 작품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개런티를 떠나 돈보다도 우선 의미가 있는 작품에서 배우의 한을 풀어야 속이 시원하다. 그래서 상업영화서 그리 부각되지 않은 역할로 나와 그냥 흘러가는 것보다 많은 관객들이 찾지 않는 저예산 영화라도 여배우로서 연기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 위주로 고르다 보니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출연하게 됐다.”
연기에 대한 이정현의 욕심은 대단했다. 자신만이 아닌 관객에게도 좋은 작품 그리고 좋은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기에 이정현의 욕심이 오히려 반갑고 기쁘게 다가왔다.
이정현은 “작품만 좋다면 노개런티 출연도 상관없다. 난 배우이지 않나.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닌가”라며 “아직 모아둔 돈이 많이 떨어지진 않아서 앞으로 몇 년 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수십년 뒤 생계의 위협을 느끼는 날이 온다면 모를까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는 이정현이었다.
한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저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던 수남(이정현)의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그린 생계밀착형 코믹 잔혹극이다. 억척스러운 생활의 달인 수남으로 돌아온 이정현이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8월13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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