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61021091047842
최근 드라마에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여주인공이 부쩍 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장르의 여주인공은 재벌 실장님만 바라보는 ‘가난한데 씩씩한’ 인물이 절대다수였다.
반면 최근 등장하는 여성은 ‘비자발적 신데렐라와 캔디의 결합’과 같은 독특한 캐릭터로 양산되고 있다.
대중에 가장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이자 방송국 최후의 아이템이 주중 드라마 전체에 깔린 셈이다.
궁중로맨스를 표방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모두의 예상대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역적으로 몰렸던 김유정(홍라온)은 신분을 되찾았고, 왕이 된 박보검(이영)과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여성이 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한다는 설정은 여성의 연약함을 일부 덜어내며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났다.
‘질투의 화신’과 ‘쇼핑왕 루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질투의 화신’은 공효진(표나리)이 드라마에서 주로 보여준 캐릭터에 기상캐스터라는 전문직을 입혀 매력있는 여성임을 어필한다. 당당한 자세로 재벌남과 지상파 방송기자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그녀는 결말에 누구를 선택하든 손해보지 않는 삼각관계의 중심에 서있다.
방송국은 왜 신데렐라 여주인공에 올인할까최근 방송사별 드라마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상파는 안정에 치중하고 케이블은 실험에 집중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루 중 가장 높은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 시간대에 드라마를 방송하는 만큼 시청률 1%의 등락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2012년 이후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성장세가 둔해지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MBC는 2980억원, SBS는 2350억원, KBS는 2030억원의 광고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상파 3사의 실적을 모두 합쳐도 약 1조4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네이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2013년 네이버가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을 앞지른 이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CJ계열 케이블 채널의 독보적인 성장세도 지상파에 대한 공세를 높였다. 신선한 장르물에 집중하고 황금시간대를 피하는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올 상반기 CJ계열사는 ‘또 오해영’, ‘시그널’, ‘기억’, ‘38사기동대’ 등 호평은 물론 지상파 시청률을 뛰어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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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상파 시청률과 광고수익이 동반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각 방송사들은 황금 시간대에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는 소재와 줄거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엔 제작비도 적고 반응도 좋은 ‘로맨스’ 장르가 딱 들어맞는다. 같은 관점에서 보면 불륜도 마찬가지. 이번 주 방송된 지상파 주중 황금시간대 드라마 6편 중 ‘신데렐라’형 은 4편, 불륜 소재는 1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