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태브이  T홈ll조회 92l현재 l 0

[단편] 돌림판 | 인스티즈

지구를 점령한 것치곤, 외계인의 요구는 간단했다.


[ 우리 별에 심을 동물을 하나 가져가겠다- ]


지구를 단번에 정복한 외계인의 초능력이란 것은, 이번에도 전인류의 머릿속에 직접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인류는 외계인의 요구를 한 번에 이해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무수한 동물들 중, 한가지 동물을 통째로 자기별로 옮기겠다는 뜻이었다. 한데 그것을 정하는 방식이란게-


" 돌림판?? "


도시 한가운데 대관람차 만한 크기의 거대한 돌림판 하나가 세워졌다. 누가 보면 마치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찍을 것 같은 그 돌림판엔, 한가지 이름만이 적혀 있었다.


[ 인간 ]


인류는 황당했지만, 상황은 간단하지가 않았다. 만약 저대로 돌림판을 돌린다면 무조건 인간이 당첨될 판이었다. 다행히도, 외계인은 시간을 주었다.


[ 1시간 후에 돌림판을 돌려 선택된 종을 우리 별로 가져가겠다. 그때까지 돌림판을 완성하라- ]


인류는 바빠졌다.


" 어, 어서! 어서 돌림판에 다른 동물을 추가해야 합니다! 인간을 대신할 동물들을 추가합시다! "


그러자, 돌림판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소리쳤다!


" 쥐! 쥐를 추가합시다! 쥐! "
" 맞아! 쥐를 외계인에게 주자고! "


돌림판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이 다같이 동의를 표하자-, 돌림판이 빛에 휩쌓이며 '쥐'라는 칸이 저절로 추가되었다!


" 아! "


이제 인간과 쥐가 정확히 반반의 칸을 가지게 되었고, 이대로 돌린다면 50% 확률로 둘 중 하나가 당첨될 판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인류는 당연한 말을 떠들었다!


" 경우의 수를 최대한 늘려야 합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들을 최대한 많이 올려놔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이 삽니다! "


그때부터 사람들은 급히 동물들을 추가하려 했지만, 신중론을 펼치는 이들이 있었다.


" 잠깐! 그렇게 막 올리면 안 됩니다! 쥐만 해도 지구에 얼마나 중요한 동물인데! 만약 지구에서 쥐가 사라진다면 얼마나 큰 혼란이 벌어질지 아십니까?! "


하지만 금방 그들의 말은 무시당하고, 뒤로 쫓겨나야만 했다.


" 지금 인간이 끌려가게 생겼는데, 그깟 걸 신경 쓸 때요?! 시간도 없구만! "


그들을 대신해 돌림판에 몰려든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칸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초반에 불려진 동물들은 사람들이 쉽게 동의가 가능한 동물들이었다.


" 뱀! 박쥐! 스컹크! 개구리! 도마뱀! 두더지!. . . "


빠른 속도로 많은 동물들이 돌림판에 추가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불안했다.


" 시간이 없습니다! 인간이 뽑힐 확률을 현저히 줄여놔야 합니다! 더더 많은 동물을 추가해야 합니다! "


이제 사람들은 아예 생각나는 대로, 막 부르기 시작했다.


" 코끼리! 하이에나! 토끼! 원숭이! 악어! 캥거루!. . . "


인간들은 살기 위해서 무슨 동물이든지 다 불러댔다. 어떤 동물이 지구 상에서 사라지게 되는지는 상관없었다. 그냥 인간만 아니면 됐다.
그렇게 불려진 이름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동의를 얻으며- 빠른 속도로 돌림판이 채워져나갔다.


한데 한참 돌림판이 채워지다가- 처음으로, 한가지 동물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 개를 추가하지 않았소! 어서 개를 추가 합시다! "
" 개? 자, 잠깐! 잠깐만, 개는...! "


돌림판에 몰려든 모든 사람들이 동의해야만 돌림판은 빛을 발했기 때문에, 몇몇의 사람들이 애매하게 망설이자 돌림판 채워지기 작업이 멈춰지고 말았다. 그들의 주장은 그러했다.


" 개는 좀...! 개는 인간의 영원한 친구인데, 개는 그래도 열외 합시다! "


다른 사람들은 답답했다!


" 개라고 뭐 특별할 게 있다고?! 다른 모든 동물들을 다 추가한 마당에 개만 추가하지 말자고?! "
" 그, 그래도... "


개를 사랑하는 그들을 질타하는 이들의 논리는 하나였다.


" 그럼 당신네들 말은, 개가 인간보다 소중하단 말이야?! 인간이 다 죽게 생겼는데! 뭐가 됐든 다 채워 넣어야지! "
" ... "


결국 개도 돌림판에 추가되었다. 개가 추가되자 자연스럽게 고양이도 추가되었다.
한데, 얼마 안 가 또다시 돌림판 채우기가 멈춰지고 말았다.


" 소? "
" 소...? 음... 소는~ "


사람들은 잠깐, 소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봤다. 개 때랑은 달랐다. 소를 돌림판에 추가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이들이 정말 많았다.


" 소는 제외해야 하지 않을까...? "
" 소 하나가 이루고 있는 경제 규모가 얼마나 큰데... 만에 하나 지구 상에서 소가 사라진다면, 심각한 쇼크가 올 거야! "


" 뭐?! 개까지 추가한 마당에 소는 안된다고?! 소도 당연히 추가해야지! 그럼 소는 뭐, 인간보다 중요합니까?! 일단 인간이 살고 봐야지!! 소도 무조건 올립시다! "


" 물론 소가 인간보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미 돌림판도 많이 채웠는데 소 하나 정도는 빼도 되지 않나...? "


개 때랑은 달랐다. 소의 열외를 주장하는 이들은 많았고, 그들은 주장을 굽히지도 않았다.


" 시간이 없습니다! 이럴 시간에 차라리 다른 동물을 추가합시다! "
" 이익...! "


결국 소는 열외 됐다. 소가 열외되자 돼지도 열외 됐고, 닭도 열외 됐다.
누군가는 궁금했다.




" 인간에게 있어 개와 소의 차이가 뭐지? 인간은 왜, 개는 포기 할 수 있고, 소는 포기 할 수 없다는 거지? "




사람들은 그 물음에 답해줄 시간이 없었다. 몇몇 가축들이 제외되고 나자, 그 다음부터는 불려지는 동물은 무엇이 됐든 무조건 동의해 올렸다.
주어진 1시간이 지났을 때, 돌림판은 정말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저 정도라면 돌림판을 돌려도 인간이 걸릴 확률은 정말로 낮아 보였다.


그제야 사람들은 조금 아쉬워했다.


" 아~ 개는 뺄 걸 그랬나? "
" 고양이도 말야. 그리고 말은 또 왜 넣은거지? 말이 사라지면 경마는 어떻게 하라고? "
" 거참~ 칠면조가 사라지면 추수감사절은 어떻게 보내나? "


후회는 늦었고, 어느새 외계인은 하늘 위로 나타났다.


[ . . . ]


목록을 훑어본 외계인이 손을 한번 휘젓자-, 돌림판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 드르르르륵-! '


" 아...! 돈다! "


인류는 긴장한 얼굴로 돌림판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서서히 돌림판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인간'에 가까워지고-!


" 아, 안돼...! "


멈출 듯 말 듯-! , 아슬아슬하게 '인간'을 통과해 넘어갔다!


" 휴우~! "


얼마 안가 바로 멈춰진 돌림판은 한 칸에서 멈춰졌고, 그 칸에 속한 동물은-!


[ 개 ]


" 아! 하필! "


많은 사람들이 탄식했다.
반려견을 안고 있던 이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외계인이 손을 한번 휘젓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가 빛에 휩쌓여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 아아! 안돼! "


수많은 애견인들이 눈물을 흘렸고, 많은 이들이 착잡해 했다.


" 쩝.. 개는 뺏어야 했는데... "
" 그래도 개가 희생하지 않았다면, 인간이 됐을 수도 있어! "
" 휴~ 고양이가 아니라 다행이네... "


인류 전체가 안타까움과, 허탈함과, 상실감과, 안도감과, 무력감과, 복잡한 감정들로 가라앉아 있을 때-.
외계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 나머진 필요 없다- ]


" ...... "




외계인에게 있어, 자기 별로 이식할 '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필요가 없는 존재였다.
인류는 후회했다. 가장 유리했던 기회를, 스스로 가장 불리하게 만들었을 줄이야.


참 개같다. 오직, 개들만이 살아남았다.









http://todayhumor.com/?panic_89749]

와... 읽으면서도 감탄했는데 마지막 문장 읽고 나니까 머리 속을 8톤트럭이 치고 지나간 기분 모바일
1개월 전  6:51 l 스크랩   답글
첨부에도 이용 규칙 적용 l 목록 l 사진/음성 l 영상/플래시 l   
l 꾸미기 l 맞춤법
번호
  1 / 3 
닉네임날짜조회
생각보다 심하게 반응없는 SM아이돌.jpg 1508Trick or trea02.27 20:578891525
정준하가 한 네티즌에게 보낸 쪽지가 논란인 이유 596너에게가는길02.27 21:16652510
신서유기3 서열정리 477IKON 진환02.27 22:164022022
강동원 얼굴믿고 일 막하는 유니클로 424B1A4신동우02.27 20:56621802
완전 충격적인 다음주 날씨ㄷㄷㄷ.jpg 399정일훔02.27 23:38650871
4427183아들 군대보내는 엄마의 심정.jpg Jeonbuk Hyund21:0880
4427182[썰전]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한 유시민의 생각 죄송한 오르페21:0850
4427181[WWE] 16타임 챔피언 존시나 AJ 스타일스 위상을 위해 양보하다 헬로준면그림21:0810
4427180공포의 초월 번역 하나마키 타케21:07390
4427179특검 "최경희, 최순실과 2015년 9월부터 만나 친분 맺어와"(속보) AU21:0770
4427178이거 시빌워 자막 만든 새끼 누구냐?.jpg 죄송한 오르페21:06930
4427177캥거루국의 카페알바 위너 승윤21:05970
4427176LG 신형 키보드 근황 민윤기미뉸기21:051110
4427175특검 "김영재, 대통령 5회 보톡스 시술…진료기록 미작성"(속보) AU21:05190
4427174특검 "최경희, 최순실과 2015년 9월부터 만나 친분 맺어"(속보) AU21:0550
4427173[고르기] 아이돌 프로듀서 x 아이돌 그룹 콜라보레이션 고르기 2IKON 준회21:04641
4427172JTBC 새 예능 (feat. ㄹ혜) 김지원맘21:04820
4427171비정상회담 오오기 과거사진 1볼빨간21:04700
4427170클럽에서 여자한테 관심받는 방법 창ㅁㄴ21:03950
4427169내가 원했던 그림.. jinaaa21:03420
4427168'박지원, 전두환 찬양하다 의자로 머리 가격당해' 폭로 안쟇21:03100
4427167특검 "삼성 합병으로 이재용 등 대주주 8천500억 이득"(속보) AU21:03140
4427166특검 "국민연금, 삼성 합병 찬성해 최소 1천399억원 손해"(속보) AU21:0370
4427165다양한 형태의 영국 세라믹 찻 주전자 ohhorat21:02390
 처음 
123456789101112다음
이용 규칙
   새 글 (W) 
이슈·유머·정보 통합 게시판
인스티즈 트렌드 l태연안녕하세요더쇼규현아사랑해시간표홍보레벨팔로워달방전문대
아이돌 게임 선수권대회하면 우승할 팀은?(게시글참고) l 141표 참여
투표하기 l 투표 만들기
© 인스티즈 (사이트 소개) l 페이스북 l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