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강준
간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내 온몸이 폭삭 젖은 걸 보니
그대여, 멀리서 으르렁대는 구름이 되지 말고
가까이서 나를 적시는 비가 되십시오
이정하, 밤새 내린 비
2. 조진웅
누가 그렇게 하염없이
어여뻐도 된답니까.
서덕준, 능소화
3. 유아인
형,나 지금 산벚꽃이 환장하고
미치게 피어나는 산 아래 서 있거든.
형 그런데, 저렇게 꽃 피는 산 아래 앉아 밥 먹자고 하면
밥 먹고, 놀자고 하면 놀고, 자자고 하면 자고,
핸드폰 꺼놓고 확 죽어버리자고 하면
같이 홀딱 벗고
죽어버릴 년
어디 없을까.
김용택, 우화등선
4. 이동건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를 안을 수 있나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 사랑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나
유안진,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5. 여진구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문정희, 목숨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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