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하나만으로 호수가 일렁이는 것처럼,
네 손끝 하나만으로 일렁이는 나의 마음을 알아 줘.
<호수에서 인어의 지느러미를 보았니?>
내 맘 속, 작은 너를 손바닥으로 감췄어.
넌 그렇게 내 손 안으로 스며들었고
난 길을 걷다 지나가는 바람에게 너를 내주었지.
내 맘 속, 작은 너의 빈자리가 생겨버린 거야.
<마음 구멍>
어딜 가든 네가 떠오른다는 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내 발 밑의 흙에는 네가 남기고 간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흩어져있고,
내 머리 위 구름들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들이 날아오른
것만 같은 걸까.
<넌 언제나 내 주변에 환각인 채 머물렀으므로>
요근래 밤 중, 나를 떨리게 한 것이 너인 것을 아느냐고.
나의 꿈마다 문을 두드리며 찾아 와
나를 빤히 바라보는 것이 너인 것을 아느냐고.
오늘 너를 마주치면 하고 싶은 말.
<꿈 속의 너에게선 향기가 나질 않아>
나를 담았던 입으로 다신 나를 말하지 말아요. 아무리 길었던 꿈이라 한들 깨어나기 마련인 것, 우리의 사랑 또한 그 꿈을 닮았기 때문에 난 이제서야 두 눈을 부릅 떴습니다.
사랑하고, 사랑했지만서도 결국 사랑했음을 망설이게 되는 사랑 이야기는 누군가의 가슴에 하나쯤 남아있죠.
<나를 담았던 입으로 다신 나를 말하지 말아요>
오른손으로는 밥을 먹고 글을 쓸 수 있으니,
왼손으로는 누군가를 쓰다듬고 손잡아 줄 수 있는
양손잡이가 되어야지.
<왼손의 쓰임>
먹구름 뒤에 숨은 흰구름 사이에 고개 내민 햇살을 쫓아 손을 뻗으면 뜨거워서 타버릴 태양 너머에 그림자 속으로 빠져가는 달 밑에 홀로 반짝이는 별 위로 지나가는 나의 마음을 매단 풍선 하나
<연결 고리>
모든 이의 꿈 속에 밤하늘이 떠있게 해 주세요.
밤하늘 아래서 잠자고 있는 아이의 꿈 속에 밤하늘을 넣어 주세요.
밤하늘 속에서 같이 잠든 별들도 모든 이의 꿈이 외롭지 않게
한 베개를 베고 잘 수 있게 해 주세요.
<연서 3>
가끔은 나의 감정으로 이루어진 글로 절실한 고백을 해 보고 싶어요.
오늘은 사랑하고 싶은 밤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