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들 둘 있는 집 작은 며느리고
남편 위로 나이차 있는 형님 내외분 계셨어요
3년전에 교통사고로 두분 다 돌아가시고
조카 둘만 구사일생해서
지금은 큰 조카 중1 작은 조카 3학년인데
시댁에서 돌보고 계세요
근데 애들이 점점 커갈수록 시부모님들도 힘에 부쳐하시고
요즘 학교 커리큘럼 같은 걸 잘 이해 못하시니
뭐 문제 있거나 하면
학교 선생님들도 저희쪽으로 연락을 주세요
애들도 부모 참관수업이나 행사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보단 저희가 와주길 바라고
무엇보다 큰 조카가 어릴때부터 조용한 스타일이였는데
부쩍 반장 회장 이런걸 맡거나
부모들이 좀 들여다봐줘야 하고
꼭 도움 줘야하는 것들 그런걸 도맡아와요
조별 숙제도 꼭 인솔자 있어야 하는 탐사 이런 것들이요
다른 엄마들이 해도 될법한데
꼭 큰 조카가 우리차 타고 가자 이런식으로
잡아서 오는데 아버님이나 어머님이 한두번 하시더니
못따가라셔서 큰조카가 창피하다고 그랬나봐요
그래놓고 애가 계속 그런식으로 맡아오니 결국 저희쪽으로 sos오고
작년에는 체육대회라고 조카가 반장이라
맘스에서 햄버거랑 해서 갔는데
애들있는데서 저한테 엄마라고 그러는거에요
작은 엄마도 엄마긴 한데 너무 놀래서
당황해했는데 그게 또 소문이 이상하게 나서
제가 새엄마라고... 젊은 여자가 남편차고 앉아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애들을 챙긴다
이런식으로 났더라구요
그래서 학부모 모임때 남편이랑 가서
작은아빠 작은엄마고 사정이 이렇다 얘기해서
겨우 잠재웠어요
그 뒤로 조카들이 너무 부담스럽고
전 되도록 거리를 두려하는데
그것도 잘 안되더라구요
저는 애 낳는 것도 무섭고 잘 기를 자신도 없어서
딩크로 사는건데
아무리 조카래도 남의 자식을 어떻게 감당해요
저 이제 서른 중반에 저도 일하고 제 생활도 있는건데
일하다 학교 뛰쳐가는것도 못하겠고
남편한테 미루는 것도 어느정도여야죠..
저는 꾹꾹 참다가 한번 얘기 하는 건데 남편은
그럼 어쩌냐고 그러고
자기도 마냥 좋아서 그런줄 아냐고
다 부모님이 떠 안고 힘들어하시는데
자식이 그걸 어떻게 모른척하냐 하고
저만 완전 매정한 여자 됐어요
저라고 부모 여읜 조카들 왜 안스럽지 않겠어요
근데 저로서도 한계가 오는데 어떻게 해요..
서로의 입장차이가 있으니 짜증나고 화가나도
별다른 방법 없으니 무슨 수가 생기겠거니 하고 버티는건데
이러다간 진짜 엄마하게 생기겠고
저한테 앵기는 작은 조카 보면 내가 모진년이다 싶고
이럴거 미친척 하고 그냥 우리도 애 하나 낳아서
다 끌어안고 살아볼까 했다가
남편이 갑자기 우리도 더 늦기전에 우리애 갖자하는 말에
정신이 번쩍들고
명절에 시작은아버님네서 지나가는 말로 저희 아이 얘기 나왔다가
시부모님이 그럼 쟤네는 어쩌고...
더 찬밥되지 하시길래
그냥 괜히 섭섭하고
저 어떻게 해야하죠..??
그냥 이대로 살아야할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뭐가 있을까요..
전 그냥 전처럼 남편하고만 알콩달콩 살고 싶고
어쩌다한번 조카들보면 용돈주고 예뻐할 수 있는
딱 거기까지만을 원해요 정말
저도 미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