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민천재 (23)ll조회 746l
이 글은 4년 전 (2019/6/16) 게시물이에요






모바일에선 재생버튼 눌러주세요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봄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같이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똘망똘망한 새끼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안하겠어요?’ 하고. 그래서 너와 새끼곰은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 거야. 그거 참 멋지지?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시간마저도 그러한 나의 걸음걸이에 맞추어 느리게 뒤뚱뒤뚱 흐르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이미 저만큼 앞장서서 가고 있었으나, 나와 나의 시간만은 진창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상실의 시대 (원제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소년을 따라 호텔로 올라가는 동안 비장한 평정심이 내 심장을 지탱해주었다. 미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올 것이 왔다.’ 발각, 인과응보, 고문, 죽음, 내세, 그 모든 것을 절묘하게 요약하는 불길한 표현이다. 그녀를 별 볼 일 없는 자들의 손에 맡겨놓았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로 고민할 때가 아니다. 나는 당연히 싸우리라. 아, 싸우고말고. 그녀를 빼앗기느니 차라리 만사를 끝장내리라.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나는 지금 들소와 천사를,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물감의 비밀을, 예언적인 소네트를, 그리고 예술이라는 피난처를 떠올린다. 너와 내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이것뿐이구나, 나의 롤리타.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운동화지.

-응.

-하얀색이지.

-그래.

-가방은 긴 끈 달린 갈색.

-어떻게 알아?

-네 거니까 알지.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그 집에서의 하루는 그 우물에서부터 시작되었어. 엄마가 신새벽에 그 물을 길어올리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되었지. 아버지와 나도 그 우물가에서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어. 이제는 그 시골마을도 수돗물을 상용해. 우물은 덮개로 덮여있어. 그 집에 가게되면 덮개를 걷어내고 우물 속을 들여다봐. 아직도 저 깊은 우물속에 물이 찰랑찰랑 고여있어. 그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기뻐. 내가 본 최초의 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는 게 안심이 돼. 그 물을 들여다 볼 때만큼 너를 좋아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흙먼지가 커다란 꽃처럼 피어올랐다. 빵공장에서 트럭들이 쏟아져나왔다. 트럭은 빵공장에서 나갈 때는 보름달 빵처럼 부풀었다가 돌아올 때는 러스크 빵처럼 납작해졌다. 길가로는 흰 머릿수건을 하고 하늘색 제복을 입은 처녀들이 소리 없이 지나다녔다. 정자나무 아래에 노인들이 죽은 듯이 잠을 자고 있었다. 매일이 똑같았다. 빵틀에서 똑같은 빵이 찍혀나오듯이 오늘은 어제와 같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었다. 그리고 네가 따라오고 있었다. 매일 따라오는 네가.

 

 

 


*첫사랑, 성석제*

 

 


인상 깊게 남았던 소설의 구절들 | 인스티즈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이슈·소식 한국 애니업계 사망선고501 아야나미05.11 21:4580205
팁·추천 임산부에 구더기 등 벌레를 넣어 태아를 얼마나 갉아먹는지 보는 실험을 한....463 윤정부05.11 19:2286244
유머·감동 진짜 인생 ㅈ된듯한 피프티피프티 이탈 멤버 3인과 안성일175 마유05.11 18:3685101 36
이슈·소식 "엄마, 할아버지가 만졌어"…CCTV 돌려본 母 경악했다124 따온05.11 17:4970192 21
유머·감동 칼에 안찔리고 안전이별 하는방법좀 알려주라135 하품하는햄스05.11 13:5977787 4
차은우가 직접 뽑은 무일푼 차은우 vs 1000억 부자 조세호1 챠챠원투 7:47 475 0
대기업의 농업 진출 실패 사례2 Tony Stark 7:31 2216 0
라인 日에 뺏기면…동남아 2억명 AI 고객 날아간다 패딩조끼 7:29 478 0
어린이 런치세트 수준..... 더보이즈 영 7:28 2161 0
日총무상, '라인 자본관계 재검토' 논란에 "경영권 관점 아냐" episodes 7:28 178 0
미군 해군 SNS에 게시된 욱일기 한문철 7:25 907 0
유미의 세포들 구웅과 바비 중 어느 쪽 이별이 더 가슴 아팠어?1 이등병의설움 7:22 1023 0
서비스로 받은 순대 때문에 산책을 못하는 댕댕이 윤정부 7:22 1192 0
"쟤(A)가 쟤(B) 좋아하는구나" 눈치챘던 장면 말해보는 달글4 데이비드썸원 7:22 2436 2
정말 치실을 해야한단 말인가? 썬크림도 바르고 치실도 하고 로션도 바르는 삶을 살라.. 윤정부 7:22 890 0
교사의 가슴을 친 미국학생...5 디귿 7:20 2752 2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인 차별2 WD40 7:19 1931 0
"살 빼려다가 근육이 녹았어요"…병원신세 진 20대 '눈물' [건강!톡]5 색지 7:16 3621 2
스쿼트 너무 무리하게 하면 안되는 이유.jpg1 공개매수 7:16 2402 0
스크랩 불가 아린이 한짤.mp4 류준열 강다니 7:10 593 0
[입장비교] "관행, 횡령, 강압, 적법"…하이브vs어도어 311103_return 7:10 127 0
김고은: "제가 좀 한계가 없거든요. 걱정 마시고 일단 한번 줘보시면 잘 해내도록 ..7 굿데이_희진 7:10 3353 7
스압) 해외에서 힙하다고 따라하고 있다는 의외의 한국 연예인4 실리프팅 7:10 3400 0
처음 본 초등생 유인해 도랑서 살해 시도한 20대女 호롤로롤롤 7:08 2118 0
역조공으로 맥북 에어팟 맥스 다이슨 뿌린 그룹.jpg 연어의집 7:02 3157 0
전체 인기글 l 안내
5/12 7:56 ~ 5/12 7:5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