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느정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고 한빈이가 생각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시라도 한빈이의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문득 문득 생각나는 한빈이의 부재가 그렇게 슬플 수 는 없다. 한빈이를 생각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다, 갑자기 한빈이가 보고 싶어질 때면, 한빈이는 마치 나를 나락으로 이끄는 듯 하다. 감히 네가 어떻게 나를 잊어버릴 수 있냐고. 그러면 나는 또 가슴에 죄책감이라는 큰 못이 박힌 듯 상처가 나, 곪아 버리겠지. 왜, 사람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 상처가 아물어질 때 즈음, 나는 웃으면서 한빈이를 기억할 수 있을까.. 〈4.상처> 요즘따라 준회는 걱정이 많은가보다. 매일 아침마다 집에 찾아와 아침을 챙겨주기도 하고, 잠시 외출을 하게 되면 옆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못미더워서겠지. -이렇게 까지 안해도 된다니까 그러네? -알았어. 이번만 이렇게 가자. 능청스럽게 어깨동무를 해오는 준회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근데 어디가? -아까전에 경찰서에서 전화왔었거든, 잠깐 와줄 수 있냐고. -……왜? 뭐 단서 발견하기라도 했데?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 지금 가서 물어볼려고.
-전화 안해줬으면 좋겠다. -무슨소리야. 난 한빈이 그렇게 만든 사람 꼭 찾을 거야. -아니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 너 아직 힘들잖아. -…… 준회가 날 걱정하는 건 무척이나 고마웠지만 뺑소니 범을 찾는 일이 한시라도 급했기때문에 그 걱정을 배려하지 못한 채 준회에게 버럭 화를 내버렸다. 가라앉은 분위기에 억지로 분위기를 풀어보려하는 준회였다. -어.. 잠깐만 여기있어봐. -…… 어디 가려고? -나 잠깐 저기 좀 다녀올게. 기다려.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준회가 뛰어가는 목적지는 건너편 작은 카페였다.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준회가 카페에서 나와서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많이 본듯한 이 상황에 겁이 나기 시작했다. 건너편. 나를 위해 사러갔다. 웃어보인다. 한빈이.. 온몸이 벌벌떨려 주저앉아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한빈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봐. -왜그래, 무슨일이야! 어디 아픈거야? -한빈아.. 빈아... 주저앉아 떨고 있는 나의 얼굴을 들어올려 눈을 마주치는 준회의 모습에 안정을 느낀 나머지 온몸에 힘이 풀려서 준회에게 기대버렸다. -많이 아파? 병원갈까? -…아니야 괜찮아 -정말 괜찮은거야? -응.. 정신을 차리고 보니 뛰어오느라 커피를 온몸에 뒤집어 쓴 준회가 보였다. -너… 괜찮아? -그건 내가 해야 할말이야! 갑자기 왜그랬어. 걱정했잖아! -아니 너 지금… 다 부어올랐잖아! -아… -바보야, 내 걱정 좀 하지마. 나 때문에 이게 뭐야.. 울먹거리는 나를 보고 자기는 괜찮다며 웃어보이는 준회의 모습에 결국에는 엉엉 소리내어 울어버렸다.
-어...울지마. 왜 울고 그러냐. 나 이제 저 카페 안갈게! 커피들고 뛰지도 않을게. 다치지도 않을게. 그러니까… 울지마… 어설프게 달래는 준회에게 안겨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4교시 체육시간. 다음시간이 점심시간인 지금, 우리는 짝피구를 하고 있다.
-아, 왜 넌데에에! -꼬우면 번호가 빠르던가. -00이 잘지켜라. 공에 살짝만 스쳐도 넌 죽을줄 알아!
-너가 안그래도 난 너보다는 잘 해 나와 짝이 되지 않은 한빈이가 불평불만을 내뱉으며 준회랑 싸우고 있다. 나역시도 약간의 불만은 있었지만.. 짝피구가 시작하고,
-구준회 잘 막아! 우리 00이 위험하잖아! 너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아, 좀! 조용히 좀 해! -그래… 한빈아. 내가 준회 뒤에 붙어서 잘 피할께! -뭐? 뒤에 붙어? 00아, 너 까지 그러면 안 되지.. -존나 팔불출새끼.. 날 신경 쓰느라 제대로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는 한빈이를 보면서 그런 한빈이가 귀엽다가도 질투를 느끼게 하고 싶어, 준회의 허리를 꽉 감싸안았다. -……00아.. -어..야... 이것.. 좀 놓지 그래? 나 쟤한테 얻어 맞기 싫거든? -어떻게 나를 두고 그.. 퍽- 소리와 함께 아웃당하는 한빈이를 보고 실실웃자 -00아 오빠가 지켜보고 있다. 적당히 하자.. 이건 부탁이야. -지랄하고 있네. 고등학생 시절의 우리는 마치 계절이 변하지 않는 곳에 있는 꽃과 같았다. 서로가 다치지않는, 평화로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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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촤누가 없다.....ㅎ 합성할 수 도 없곻 그나저나 글쓰면서 저격왕 주네에게 무려 취향저격씩이나 당하네요ㅠㅜㅜㅜㅜ 저런 남자 어디 없을까요... '사실 너 보다는 잘해. '는 노림수ㅎㅎ 수능이 내일 모레네요. 고3인 저는 수능 날에는 오지 못 할것 같아요! 대신 여분 한개분을 써두었으니 오늘 늦은 밤에 오거나 내일 두편이 연달아 쓰이게 될 것 같습니다. 수능보시는 독자님들도 화이팅 하시고 저도 화이팅! 암호닉 신청 해주신 분들! 신알신 해주시는 분들! 정성스레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암호닉은 가장 최신글에 신청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나 어디든 달아주셔도 귀신같이 찾아내겠어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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