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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웅 전체글ll조회 969l 2

“저기 남태현 씨 맞으신가요?”
“네…. 제가 남태현인데, 이 번호로 전화하고 계시는,”
“지금 이 폰 주인이 차에 치였거든요? 지금 위험해 보이시는데 응급차에 실려올라가고 있는 중인데 최근 통화목록에 가장 많이 떠있길래 연락ㄱ-”




태현은 그만 수화기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여보세요? 저기요, 태현 씨?’




떨리는 발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태현은 실감이 되지 않는 마음에, 정말 이게 무슨 말을 들은 건가-. 현실인가 구분도 가지 않았다. 화장실의 변기를 부여잡고 토악질을 했다. 먹은 게 없어 나오는 건 목을 쓰라리게만 하는 신 위액뿐이었다. 태현이 찬물로 틀어 얼굴을 씻었다. 말도 안 되는 소식에 아직도 실감이 안 가는 듯했다. 태현이 거울을 보았다. 물이 얼굴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다. 태현은 옷이 젖는지도 모르고 계속 멍하게 있었다. 지원을 봐야 했다, 태현은.




태현이 옷장을 활짝 열었다. 얼굴이 살짝 굳어 있었다. 검정, 하양 체크무늬 셔츠를 꺼내 입었다. 태현은 지원이 가장 좋아하던 향수를 뿌리고 같이 산 양말을 신고, 시계를 찼다. 같이 맞춘 피어싱도 잊지 않고 꼈다. 




태현은 초점 없는 눈으로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기사가 물을 때까지 태현은 창 밖을 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백병원이요. 태현은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우웅 대는 소음이 태현의 귀를 타고 들어왔다. 밖에 어깨동무를 한 커플이 있었다. 찡해오는 코끝이 태현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병원 응급실로 들어선 태현이 무겁지만 다급한 발걸음으로 피가 묻어있는 흰 천이 덮인 한 사람의 근처로 갔다. 의사들과 주변 사람들은 눈에 초점이 없는 태현을 보고 살짝 비켜주었다. 태현이 그 침대 옆에 섰다. 




아직까지도 와 닿지 않는 마음에 태현이 흰 천을 살짝 걷어내렸다. 눈을 뜬 채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자신의 정인, 연인, 사랑하는 사람 지원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태현은 눈을 감은 지원의 굳은 얼굴을 보자마자 그대로 지원 위로 엎어졌다. 아이처럼 울었다. 소리치며, 발악하며 울었다. 중간중간 세상에 대한 원망의 소리도 섞여있었다. 태현은 고개를 살짝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뭘 했다고 벌써 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슬픈 건 저밖에 없는 것 같아 억울했다. 




태현이 다 식은 지원의 손을 잡았다. 지원아, 지원아, 지원아-. 




누군가가 무릎을 꿇고 지원에게 매달려 있는 태현의 어깨를 톡톡 쳤다. 아직도 아이같이 엉엉 울며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태현에 애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남자의 표정도 굉장히 어두웠다. 




“아까 전화 드렸던 사람입니다. 저분이-”
“지원이요. 이름 지원이에요, 김지원.”
“아, 지원 씨가 응급차에 올라가기 전에  제가 전화기에 대고 태현 씨 이름 부르는 거 보고 저를 손짓으로 부르더라고요. 죽을 둥 말 둥 숨을 꺽꺽 내뱉으면서 말했어요.”
"……뭐라고요?"
“태현 씨한테 자기 좀 잊어줄 수 있겠냐고 물어봐달래요. 저보고.”
“…….”
“나 잊어줄 수 있겠냐고 물어봐 줄래요, 태현이한테?”




이렇기 말했어요, 지원 씨가. 태현은 지원의 얼굴과 마지막 유언을 전달해주는 그 남자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남자도 같이 쭈그려앉은 태현을 일으켜 의자에 앉혔다. 태현은 두 손을 모아 얼굴을 파묻고 또 엉엉 울었다. 남자는 태현의 어깨를 두들겨줄 뿐이었다. 




“태현 씨, 지원 씨한테 그 질문 답 주세요. 편히 갈 수 있게. 눈도 감겨주고.”




남자가 태현에게서 비켜주었다. 연인을 보내게 하는 한 사람이 대한 제삼자의 배려였다. 




그대로 지원의 장례식장이 마련되었다. 




아는 사람도 없이 태현과 지원, 서로만 알고 서로의 세계에서 살아왔던 터라 아주 최측근들을 빼고는 그 누구도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휑한 장례식장 안이 꼭 응급실 같았다.

 

 



태현은 지원의 영정사진을 빤히 보았다. 제주도 놀러 간다고 여권 사진 찍는답시고 찍은 사진인데…. 




태현이 올려져 있는 영정사진을 집어 들어 품에 가두었다. 태현도 모르는 사이에 다 쏟아내 말라 버린 줄로만 알았던 눈물이 또다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태현이 다시 영정사진을 원래 놓는 자리에 놓고 바닥에 털썩 앉았다. 그러다가 괜히 태현은 어딘가에서 지원이 보고 있을 것만 같아 조신하게 무릎을 꿇고 앉았다. 또 혼자 남을 걸 생각하니 먹먹해져 오는 가슴이었다. 이제 다 울었다고 생각했는지 그게 아니었나 보다. 태현은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눈가가 촉촉해져 오고 코끝이 찡해왔다. 눈물이 태현의 얼굴을 타고 뚝뚝 흐르기 시작하고 그것은 곧 오열로 바뀌었다. 태현이 가슴을 세게 치며 울었다. 태현이 지원 앞에 엎드려 울었다. 휑한 장례식장만이 태현을 감싸주었다.




**




지원아아. 너도 나 잊어. 우리 함께 했던 띠 다 잊자. 걱정하지 않을게. 너는 내가 하는 말이면 항상 다 들어주었잖아. 걱정하지 마. 너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너도 나 잊고, 나도 너 잊고. 가끔가다 생각 나도 그냥 지나칠게. 우리 가던 공원도 잊고. 처음 입 맞추었던 집 뒤에 있던 골목도 잊고. 자주 가서 술 마시던 그 포장마차도 잊고. 




미안해. 나라서. 괜히 나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싸우지 말고 더 사랑할 걸 그랬다. 사랑할 시간도 없는데 막 싸우고 그랬네. 잘 있어. 나중에 보러 가면 그때 잘 왔다고, 너 없이 나 고생했다고 안아주면서 반겨줘. 




**




몇 날 며칠이 흐르고 그것은 2년이 되어 흘렀다. 밤이 오기를 수백 번, 낮이 오기를 수백 번. 태현은 나날이 여위어져갔다. 지원과 서로 잊자며 약속하기는 언제고 하루하루 술에 취해 간간이 살아갔다. 지원이 없는 태현은 확실히 망가져 있었다. 흉한 꼴에, 총기라고는 없는 눈과 거칠어진 피부가 태현의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원에게 보여주었던 그 웃음은 잃지 않았다. 




태현은 술에 취해 집으로 겨우 들어와 거실 바닥에 누워 지원과 같이 웃으며 찍은 사진을 보며 실실 웃었다. 




지원아, 나 있잖아 말이야. 너 하나도 못 잊었다? 잊은 줄 알았는데, 잊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솔직히 말하면 하루하루가 힘들어. 잊을 법도 한데, 못 잊고 이러는 거 보면 말이지. 실은 오늘 우리 갔던 그 공원에도 한 번 들렸어. 집 뒤에 있는 골목도 한 번 들렸구. 지금은 포장마차에서 절대 술 마시는 거 안 말리는 아줌마가 말릴 만큼 술도 진탕 마시고 오는 길이야. 못났지? 너 술고래는 참 싫어했는데 말이야. 내가 이런 말하면 그래도 나라서, 그냥 남태현이라서 좋다고 말해주는 너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네. 실은 너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니 생각만 하면 가슴이 쓰리고 막 그래. 아직도 안 믿겨. 니가 내 옆에 없다는 게.




기댈 사람이 필요해, 나.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돼가. 아직까지도 힘든 건 처음과 매한가지야. 너가 입던 옷 스타일 그대로 입은 사람을 보면 눈을 비비고 다시 그 사람을 봐, 혹시 너가 환생한 걸까. 




나쁜 생각도 종종 해봐. 벌써 사둔 수면제 약통이 선반 안에 얼마나 많은지 몰라. 




지금 은빛 날개를 들고, 너에게로 나를 띄워줄 은빛 날개를 들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어. 걷다 보면 우리 추억 있는 곳 도착할 거야. 





여기 기억나? 니가 나한테 고백했던 데다. 너 귀 빨개져 나에게 수줍게 고백했던 그때 그 시절이란. 딱 이 지점이었는데 말이야. 곧 갈게, 곧 가야지. 




지원아, 곧 보자.

 

 



**




태현이 지원과 같이 살던 집 현관문 앞에 섰다. 여러 아파트가 줄 서 있었다. 




태현의 손에 잡힌 그것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 빛났다. 태현은 그것을 몇 차례 손에 익히려 쥐었다. 




“이제 지원이 만나겠다.”




태현이 그것을 손목 위로 올렸다. 그었다. 태현이 활짝 웃었다.




점점 손목이 뻘개졌다. 붉은 선혈이 타고 흘러내렸다. 다시 한 번 태현이 손목을 그었다. 몽글몽글 나오던 피가 어느새 손목을 타고 뚝뚝 떨어져 바닥이 흥건해져 있었다. 태현이 떨어지는 피를 멍하니 보았다. 곧 지원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태현은 광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 




“이제 널 볼 수 있을 거야.”




--



 

왜 제목이 <시노시작> 인지 생각하는 건 독자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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