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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전체글ll조회 872l

브금과 함께!

 

 

 

며칠째 아저씨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처음엔 일 때문에 바쁜거겠지 그런거겠지. 그렇게 되네이며 하루를, 일주일을, 한달을 훌쩍 보냈으나 아저씨에게서는 아무런 소식이 오지 않았다. 초조하게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입술 상한다며 입술깨무는 버릇을 고치라던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 하도 깨물어서 부은 듯한 아랫입술을 놓고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렇다고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두 손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아저씨는 문명과는 약간 동떨어진 사람인지라 카톡보다 더 자주 확인하는 문자를 열 몇통을 보내고, 전화만 수십 통을 했으나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간다는 여자의 목소리 밖에 듣지 못했다. 혹시 내가 싫어진걸까, 그래서 일부러 나에게서 떠나기위해 그런걸까. 처음엔 그런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확실하게 시작하고 확실하게 끝내는 아저씨가 설마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나를 떠날리는 없을거란 생각이 들자 불안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걱정만이 오롯이 남았다. 무슨 일이 생긴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연속되는 하루들을 트여진 길을 따라 흐르는 시내마냥 허송세월로 보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저씨는 내 옆에 없었다.

 


"...."

 


멍하게 앉아 아저씨 생각만 하며 나에 대해서는 소홀해지자 영문을 알리 없는 룸메이트 형이 점점 수척해져가는 내가 걱정되는지 나가서 산책도 좀 하고 생각을 정리해보고 오는건 어떻겠냐며 막무가내로 등을 떠밀어 어쩔 수 없이 발길을 자주가던 공원으로 돌렸다. 오늘 하루도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금새 어둑해진 하늘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걷다가를 계속 반복하며 느릿하게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불과 한달 전 형과 함께 걸었던 근처 공원이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와 가까워 야근을 마친 아저씨와 야자를 마친 내가 잠시라도 만나 손을 잡고 함께 걷던 단풍길은 어느새 바싹 말라 떨어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느라 바스러진 낙엽들만 남아있었다. 그나마 나무에 매달려있던 낙엽들도 쌀쌀하고 살을 에어버릴 듯 날카로워진 바람을 맞자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이 붙어 흔들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저씨?"

 

 

그 때 멀리서 휘청거리며 갈피를 잡질 못하는 한 남자가 보였다. 오늘은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원래 이 근처 공원에선 회식을 마치고 술에 취한 채 집 주위를 거니는 아저씨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남자를 무심코 지나쳐 버리려던 그 때 실성한 듯 웃는 그 남자의 목소리가, 한달동안 내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아저씨의 목소리와 겹쳐서 멈칫하고 발길을 멈춰세우고 뒤를 돌았다. 설마설마하며 고개를 뻣뻣하게 돌리자 언제 넘어진건지 바닥에 철퍽 쓰러져 실성한 듯 하하 웃고 있는 아저씨가 눈에 담겨 황급히 아저씨에게로 달려갔다.

 

 

"아저씨!"
"어어..? 이게 누구야아... 타쿠야.... 타쿠야다..."
"지금 장난해요? 일어나요."
"싫어! 너, 너... 저리가."

 

 

술에 떡이되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면서 용케 나를 알아보고는 내 이름을 계속 중얼대는 아저씨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우려하자 힘이 풀려 헤-하던 눈을 부릅뜨며 뿌리리며 저리가라고 말했다. 당황해서 그 자리에 멈춰 아저씨? 하고 반문하자 고개를 푹 숙이고 저리가라는 말만 번복하는 모습에 왠지 맥이 탁 풀렸다. 한달동안 나를 피한 이유를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술에 취한 이 와중에도 나를 필사적으로 밀어내는 모습이 이유를 대변해주는 것만 같아서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정말, 정말로 그냥 갈까요?"
"그래. 제발 넌... 넌 그냥 가.."
"...."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때문에 후회하지도 말고. 그냥... 빨리 가."
"...알았어요."

 

 

낮고 잔잔하게 말하는 그 말이 술에 취해 평소보다도 살짝 더 어눌한데도 너무 단호하고 결연해보여서 무어라 입을 떼지 못하고 그냥 일어섰다. 그렇구나, 한달동안 아저씨는 나를 정리했던거였구나. 그런거였구나. 아닐거라고 아예 제껴두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경우의 수가 사실이었던 것, 그리고 그 경우의 수가 아저씨는 나를 정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란 사실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빨리 가라고 나를 내치던 손과 목소리만 머릿속에서 어른거렸다.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취한 것마냥 일어서려는 몸이 비틀거렸고 어지러웠다. 한참을 쓰러져 있는 아저씨를 내려다 보았으나 아저씨도 나도, 그 누구도 입을 열지않았다. 정말, 가도되는거죠? 붙잡아 달라고, 아니라고 해달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쓰게 삼키고 힘겹게 먼저 입을 열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반응도 없는 모습이 긍정인 것만 같아서 천천히 몸을 뒤로 돌리고 한걸음 한걸음. 아저씨에게서 떠났다.

 

 

"...."
"....흐..흐,하하..하하하...."

 

 

느릿하게 한걸음 한걸음 걷던게 어느덧 꽤 멀찍하게 떨어졌을 즈음 아저씨에게서 느껴졌던 술냄새만큼 흐릿하게 느껴지는 실성한 듯한 웃음소리에 멈칫하고 발이 멈췄다. 그리고 웃음뒤에 작게 이어지는 흐느낌에 나도 모르게 몸을 돌렸다. 아저씨는 고개를 낮게 떨구며 울고 있었다. 나에게 울고 있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는건지 어깨를 들썩거리며 어떻게든 울음소리를 참으려는게 보여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였으나 몸은 나도 모르게 아저씨에게 달려갔다.

 


"아저씨."
"...."
"아저씨. 나 정말로, 정말로.. 가요?"
"...."

 


대답없이 내 옷자락을 꼭 잡는 손을 한번 내려다보고는 소매로 아저씨의 눈을 덮었다. 알았어요, 가지않을게요. 일단 일어서요 우리. 어린 아이 달래듯이 살살 달래며 아저씨의 몸을 일으키자 다리에 힘이 풀린건지 중심을 잡지 못하는 아저씨의 허리를 둘러안아 바람때문인지 흐트러진 머리에 얼굴을 살짝 얹었다. 왜 울어요, 마음 아프게. 작게 그렇게 낮게 웅얼거리자 옷자락을 잡은 손을 놓고는 무어라 말하는 아저씨의 모습에 뭐라고 말한건지 반문했으나 아무런 말없이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모습에 말하기 싫은가보다 하며 넘기려 했다. 난 분명 그러려고 했다.

 

 

"...미안해."
"뭐가 미안해요, 그간 연락없이 잠수탄거?"
"그것도 있고... 그냥, 여러모로..."
"뭐야- 김빠지게-"

 

 

미안해, 미안해. 그렇게 중얼거리는 아저씨의 등을 쓸어내리며 괜찮다고 말하려는 순간, 아저씨가 숨을 고르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네달 뒤에 결혼해. 순간 저리가라는 아저씨의 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큰 충격이 머리를 강타했다. 뭐...라구요? 그렇게 되물었으나 돌아오는건 낮은 흐느낌과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왜, 왜요... 왜 갑자기... 하하... 장난이죠?"
"미안해... 어머니가, 많이 위독해지셨어. 그런데... 그런데..."

 

 

자꾸만, 어머니가 아내랑 손주를 보고싶다고. 좋은 선자리 알아봐뒀다고 그러시는데... 한 평생 남편도 가족도 없이 오로지 나만 보고 살아오신 어머니한테 어떻게 내가 못한다고. 아들은 남자를 좋아한다고 그래. 그래서 어쩔 수 없었어... 미안해 타쿠야. 정말 미안해... 그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말을 하는데 아저씨 입에서 나오는 말이 모두 지독하게 잔인해서, 그런데도 아저씨의 상황이 너무 뼈저린 현실이라.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열살은 거뜬히 넘는 사랑, 그것도 동성 간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저씨와 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너무나도 어렵고도 이루어지기 힘든 일임을 알고 있었지만서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다가올 줄은 몰랐던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찬바람이 아저씨와 나를 갈라놓으려는 듯 거세게 불었으나
우리 둘은 서로를 놓지않으려는 마냥 서로를 꽉 붙들었고
그로인해 서로 다른 두 온도가 맞닿은 가슴에서 섞였다.
아저씨가 내 품에 있는데도 그렇지 않았던 바로 몇시간 전 보다 더 가슴이 시린 것은 왜일까.
어느새 우리의 봄은 지난지 오래였고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

 

Q. 쓰던건 팽겨치고 이딴거나 쓰고 있어여??!?

A. 이것도 보름전쯤 독방에 올린건데 부분부분 수정해서 올리는 겁니당..ㅎ

 

과연 있을까 싶지만 학원물을 기다리는 정들이 있다면 암소쏘리벗알러뷰

근데 언제 다 써질지 저도 모르겠네요. 글쓰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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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 ????대박좋아...
9년 전
독자2
ㅜㅜ슬프다ㅜㅜ장저씨가 나쁜데 욕할수가없어ㅜㅜ타쿠안 둘 다 행복했음 좋겠는데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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