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랜기다림, 그리고 지침 - 한상혁!!!!
늘,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랬는데.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살아간다는건 더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하다.
요근래 너무나도 많은일이 순식간에 일어나서, 너무나도 정신이없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스케줄. 점점 잊혀져 가는듯한 우리. 그리고 기다려주는 팬들.
형들이야 워낙 안고가려고 하는 마음이 커서 내가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이전에 무너지려하는
학연이 형을 구제해준게 재환이 형이고 그로인해 학연이 형이 정신차리고 돌아온것쯤이야 대충짐작은 하고있었다.
옥상에서 어떠한 대화들이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로 택운이형은 온 힘을 다해 재활을 하고있었고, 학연이형도 조금씩 스케줄을 소화해내기 시작했다.
"다시, 잘되겠죠?"
옆에있던 원식이 형에게 툭 내뱉듯이 말했다.
그러자 웃으며 제 손을 내 머리위로 터억 걸쳐놓더니 웃으며 말한다.
"걱정마. 형들이잖아, 잘할거고 우리도 잘해야지. 다시 다 돌려놔야지.."
조그맣게 말끝을 흐리는 형을 쳐다보다 고개를 돌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다 형에게 잠깐 나갔다 오겠노라 하고
택운이 형이 있는 병원으로 갔다. 분명 지금쯤 학연이 형과 함께 병실을 지키고 있겠지,
바쁜 걸음으로 도착한 병실안에서 무언가 심각한 소리가 들려온다.
'정택운ㅡ!'
빛이 조금 세어나오는 문틈으로 확인하자 학연이 형이 택운이형 앞에 서있고 택운이형은 침대에 앉은채 왼손으로 머리를 감싸고있다.
'그만..그만좀해, 차학연! 나 가망없어. 재활? 개나주라그래! 재활안돼, 안된다고..아무리 해도 움직이질 않아!!!그냥 헛된 희망 심어준거라고!!!'
'..택운아...'
택운이 형이 다소 거친숨을 몰아쉬는듯 하더니 고개를 들고 학연이 형에게 직설적인 말을 날려버린다.
'짜증나니까, 좀 나가..'
학연이 형도 꽤나 충격이었는지 고개를 떨구곤 문을향해 걸어나온다.
그러다 문밖에 있는 나와 부딪혀 뒤로 넘어져 엉덩이를 바닥에 부딪히자 택운이 형도 다소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다시 고개를 돌린다.
"..괜찮아요?"
"아, 혁이구나 왜왔어 여기"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해오는 학연이 형에게 택운이형 보러.. 라며 얼버무리자 내손을 잡고 가자며 일어선다.
"..어딜?"
"숙소"
"저 택운이형 보러왔다니까,"
"..저런놈 더 이상 볼 이유도, 상관할 이유도 없어. 가자"
학연이 형의 단호한말에 문너머로 택운이 형이 움찔한게 보였지만, 어쩔수없이 학연이 형을 따라 나가게 되었다.
한참을 나를 앞질러 가다가 갑자기 우뚝 서버린다.
"왜요?"
"짜증나.."
"뭐가요"
"그냥..다.. 너먼저들어가, 뒤따라 금방들어갈게"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축쳐진 어깨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형의 뒤를 밟았다.
편의점에 들려서 뭘 사는가 싶더니 공원 벤치로 가 앉는 형의 주변에 숨어 지켜봤다.
술을 잘 못마시기도 하고 싫어하는 형이 맥주 캔을 따서 마시고있었다.
마냥 지켜보기만 할수가 없어 형에게 다가가 맥주캔을 뺏어서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한상혁!!"
"크으, 쓰다. 추워요 들어가요"
"너 먼저 가라고 했잖아"
"형이 이럴거 뻔히 아는데 어떻게 가요"
"..괜찮으니까 가.."
"형, 고집좀 그만부려요. 힘든거 있으면 터놓고 말좀하라구요, 독심술사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형마음을 다 알겠어요, 그쵸?"
"..혁아, 상혁아."
"네, 형."
"택운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가 다시 무대에 설수는 있을것같아?"
가장 막내인 나에게 이런말을 할정도면 학연이 형은 얼마나 지쳐있다는 것일까,
"제가 할수있는말은 하나에요"
"....뭔데?"
"그냥, 믿어요. 모두를"
그렇게 말을하곤 일어나 형이 산 맥주 봉지를 들고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솔직히 민망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그냥 무작정 걷자 뒤에서 형이 소리를 치며 뛰어온다.
"야! 한상혁! 같이가!!"
오랜만에 해사하게 웃으며 뛰어오는 형을 피하며 장난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얼마만이지, 이렇게 장난을 쳐보는게.
일상이 특별함이 되어버렸을때, 어쩌면 조금 서운함을 느껴버린것 같다.
ㅡ우리에게 중요한 건, "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