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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고려 공민왕의 동성애 스캔들을 배경으로 한 글이며, 글 중 공민왕과 홍륜을 장옥안과 타쿠야라는 인물로 바꾸어 표현한 것 이외 주변 인물들은 실명을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하였지만 픽션적 요소가 가미된 팩션이므로, 정확한 사실과는 거리가 멀 수 있습니다.









" 나를 사랑하시오? "




또 시작이다.

퀘퀘한 내가 나고 구더기들이 들끓는 옥에 있으면서, 타쿠야는 눈길이 마주친 이마다 저리 물음을 던졌다.

물음이라 할 것도 무색한 것이 원래 그것의 의도가 답을 얻고자 하는 것임에도 그는 회답은 듣지도 않고 제 말만 뱉어놓고 실성한 듯 웃어 제꼈다.

그리해서 문을 지키는 문사들조차 그와 눈을 맞추지 않기 위해 바빴다.












그 날, 그 어둑한 칠흑의 유성이 하나 더 떨구어 진 날.

모반의 소식을 듣고 별궁이 온통 군인들로 뒤덮였었다.

본 궁궐에서 추가로 병사들이 소집된지라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다행히도 대부분의 실범들은 궐 내에서 모두 체포되었다.

한안, 권진, 홍관, 최만생 그리고 타쿠야.

전자의 넷이 추악한 죄를 저지르고 아등바등 살아보겠다 칼을 부려댈 때, 후자의 한 이는 현장에서 사체를 꼭 안고 통곡하고 있었다.

고래 소리치며 이제 되었느냐, 하며 욕지거리를 하다가도 잔뜩 금이 간 목소리로 사랑한다, 죽은 이의 귀에 속삭이었다.

그의 눈, 코와 입에서 떨어진 것들이 바닥에 대해(大海)를 이루었으며 핏대가 선 모가지와 얼굴은 핏빛이 돌았다.

제 손으로 죽인 자를 제가 저리 격하게도 추모하다니, 앞서 그때부터 주변인들은 그가 미쳐버렸다고 결론을 지어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 심판이 이어졌다.

붉게 달군 인두로 넓적다리를 지지고 모질게 채찍질을 해 얻어낸 진술을 사관들이 기록했고, 각 처소들을 군관들이 샅샅이 뒤져냈다.

한안과 권진, 홍관에게선 역모의 탄원서들이, 타쿠야에게선 깨어진 잡동사니 부스러기와 사금파리 따위들이 발견되었고 만생의 그곳에선 오직 한 거주지로 보내는 수십 통의 서찰들이 밀려나왔다.

죄의 무게는 실로 무거워 결국 전원 참형의 형벌이 내려졌다.

그들이 선택한 갈림길은 오른편도 왼편도, 모두 절벽이 그 끝이었다. 그에 따르는 경치에만 차이가 있었을 뿐.
















' 미쳐버린 것. 그래 그럴 수도. '



타쿠야도 자신이 진정 돌아버린 것인지 몰랐다.

그저 이렇다면 이런 것이고, 저렇다면 저런 것이다.

무슨 소용이랴, 본인이 지금 어떻든.

이태껏 그의 상념은 자기 자신에게 틈을 조금도 보이지않고 오직 옥안에게만 향해있었다.

제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프던, 혹은 죽던 이제 미련은 없었다.

어디를 가던지 가솔들이 반겨주기를 할 것인가, 옥안이 반겨주기를 할 것인가.

차라리 어서 이 나락의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의 목을 쳐주었으면 했다.

그것은 자신의 짐을 빨리 벗어 던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오히려 죗값을 한시라도 먼저 받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가까웠다.

 

 

 

처음 심문을 받을 때 걸치었던 백의는 비린내가 밴 홍의로 변색하였고 뽀얗던 피부도 피딱지가 들러붙었다.

모양새도 영락없는 죄수인것이, 살려 달라 빌지도 않고 구석에 처박혀 공중만 빤히 응시하니 뵈기 을씨년스러웠다.

겉이 속을 내보인다고, 그의 속내도 그리했다.

 

 

 

사랑하느냐 묻던 말소리가 아직도 귓구멍을 간지럽혔고 입은 그의 입술 모양을 담고 있었으며 눈은 이제 까지의 모든 것을 품고 있었다.

손발을 주체할 수 없이 보고 싶은 것, 그것을 타쿠야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숨 쉬는 그를 마주하고 싶어 가슴이 옥죄어들었고 목구멍이 좁혀지는 기분이었다.

지금 궤에 편히 누여 얼음과 소금과 살을 부대끼고 있을 옥안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비록 자신은 사후에 그와는 반대로 아무곳이나 던지어 버려질 것이지만, 그와 같이 이승을 벗어나야 하는 것이 이치같았다.

 

 

 

***

 

 

 

개성의 벽에 온통 벽보가 붙었다.

금일 오전 왕을 시해한 역도들을 공개적으로 참한다는 것.

온통 사람들이 수군댔다.

요 즈음 돌던 해괴한 말들을 셀 수 없이 들어왔음에도 그것을 다시 나누었다.

서로 제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떠벌리는 이들 중간에, 한 노숙한 중년 여인이 힘을 잃고 쓰러졌는데 그곳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길바닥 한 가운데, 인파가 몰려들었다.

본디 지나는 이가 많았던 이유도 있었고, 방이 붙은 것을 보고 온 자도 있었다.

그들의 눈 끝에는 지푸라기 망석이 깔리어 망나니의 칼과 술독이 올라 참형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 죄인 대령이오. "

 

 

나졸들이 비참한 몰골의 다섯 사내의 팔짱을 끼고 그들을 이끌어 온다.

하나 같이 표정들이 어두운 것이, 이제서야 죽음이 눈 앞에 왔음을 몸소 느끼는 듯 싶었다.

개 중엔 꿇어 앉아 온통 입으로 눈으로 침과 눈물을 흘리며 두려워하는 자도 있었고, 조용히 눈을 감은 자도 있었으며 연신 땅을 비웃는 듯 코웃음 치는 자도 있었다.

 

 

 

타쿠야는 그 끝에 무릎을 굽히고 있었다.

역시 장본인이었던지, 제 옆의 이들이 모두 모가지가 잘리는 것을 보여주며 두려움에 떨게 한 뒤 죽일 셈이었던 듯 가장 끄트머리에 꿇어 앉혀졌다.

그저 모든 게 의미가 없어 비웃음거리만 되었다.

주위를 둘러싼 이들도 서로 귀를 빌리어 가며 쑥덕들대는 것이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가장 한심한 것을 자신이었는데도 말이다.

 

 

형을 집행하라는 명이 떨어지고, 검무를 추는 망나니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첫번째 이의 목이 날아갔다.

꼭대기를 잃은 목 줄기에서는 피가 마구잡이로 튀어 뿜어져나왔다.

여인네들은 물론 어지간한 사내들조차 눈을 가려버리었지만 타쿠야는 미쳐버렸다는 평판을 배반하지 않은 채 그것을 보고도 마냥 재미있다는듯 웃어넘겼다.

이 흥미로운 결말을 어찌 보지 않는지, 그는 관중들을 둘러보았다.

허나 이내 그것은 그를 내심 후회하게 하였다.

그들에 겹겹히 가려있지만 익숙한 그 얼굴들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몽 중에서만 각인 시킬 수 있었던 어미와 누이의 얼굴이 똑바로 보이었다.

환영을 본 것이라며 넘겨버릴수도 없는 것이 그것의 상에 그림자가 맺히고, 그 주위의 이들도 자신들과는 다르게 슬퍼하는 그들의 모습을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살고 싶다.

처음으로 타쿠야가 이 세상에 더 남아보고 싶어졌다.

살가죽이 광대에 붙어 드러나 보였던 모친의 얼굴은 매끈한 곡선을 찾아 낯빛이 기름져있었다.

떠나올 적만 해도 코흘리개였던 누이도 여염집의 규수처럼 혼기가 다 찬 처녀가 되어버렸다.

또한 꿈에서조차도 생김새를 알리어 주지 않던 막이가 그 얼굴을 내비쳤다.

저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얼굴이 우는 두 여인을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주시하더니 이내 자기도 울어버린다.

안아 올려 달래주고 싶어도 포박된 몸뚱아리가 그것을 허하지 않았다.

 

 

 

울지 말아라, 아가.

목구멍이 차마 그 말을 육성으로 뱉어내지 못하고 입으로 흉내만 내었다.

 

 

 

" 테라다 타쿠야. 그대의 죄악이 실로 험악하다 하지만, 천지에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하도록 하게. "

 

 

 

그의 애통한 심정을 알지 못하는 망나니가 그가 혈육들을 마주할 시간을 조금도 내주지 않고 목에 서슬퍼런 날을 들이 밀었고, 독 안의 술을 한 사발 퍼마시더니 타쿠야의 주위에서 검무를 춘다.

이제껏 두려움을 주지 못했던 죽음이란 것이 이성을 앗아가 몸으로는 가슴과 손끝 발끝을 떨게 했다.

 

 

 

" 살고..싶습니다. "

 

 

 

이전까지의 제가 그랬듯, 주위의 이들이 콧방귀를 쳤다.

후세까지 지고 갈 흉악한 일을 저질로 놓고, 뉘우치기는 커녕 살고 싶다니, 가당찮은 듯 싶다.

 

 

 

그리고 이윽고 지어지는 눈짓과 칼날이 바람과 살갖을 가르는 소리에, 모든 것이 깨어지고 만다.

애처롭던 시절도, 끔찍하던 가족애도 그리고 타오르던 정열도 투기도 사랑도.

그날 그렇게 허망하고 비참하게 많은 것이 붉은 혈을 뿌리며 이 세상 그 누구에도 존재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이렇게 기억한다.

 

 

초기의 위대한 업적을 뒤로하고 추잡한 여생을 보냈던 고려 말기의 대왕과 정욕을 주체 하지 못한 왕 시해 사건의 주력범 자제위 수장.

 

 

그렇게 그들의 대단한 것만 같았던 감정들과 이야기들이 단 몇 줄의 글씨들로 너무나도 쉽게 능욕되어 그 누구의 기억에도 자리잡지 못했다.

 





 

 

 

 

 

 

 

 

 

 

 

 

 

 

 

 

 

 

 

 

 

 

 

 

 

 

 

 

 

 

 

 

 

 

 

 

네ㅠㅜㅜㅜㅠㅜㅜㅜ드디어 끝났네요 자제위ㅠㅜㅜㅠㅠㅜㅜ

마지막화는 포인트를 받지 않았어요 이런 글에 값을 붙인다는 것이 죄송해서ㅠㅜㅠㅠㅜㅜ

이제 자제위라는 이야기 그 자체는 끝이 났지만, 다음편에서 그 뒷이야기들을 다루어볼까합니다.

정확히는 자제위 에필로그+후속작 프롤로그가 되겠네요.

또한 사담도..엄청 풀 작정입니다ㅋ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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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결국 끝이 오고 말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문체도 마음에 들고 글의 분위기도 진짜 마음에 들어서 매번 챙겨본 유일한 글이에요!ㅠㅠㅠ 진짜 해피앤딩이 아닌 세드앤딩인게 더욱 마음에 와다아서 좋네요 ㅠㅠㅠㅠㅠㅠ 정말 작가님 사랑합니당...♥ 에필로그 + 후족작 프롤로그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수고하셨어요 작가님!!♥♥♥♥
9년 전
필명이뭔가요
부족한 글 하나하나 다 챙겨봐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ㅠㅜㅜㅜㅜ다음작은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짜 감사드려요!!
9년 전
독자2
타쿠야의 그 살고싶다는 말이 왜그렇게 아련한지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작가님 이때까지 고생하셨어요!
9년 전
필명이뭔가요
아니에요ㅠㅜㅜㅠㅠ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둘이 행복하길 바랬는데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언제 올라올까하며 매일 기다렸는데 이렇게 끝이 나네요ㅠㅠㅠㅠㅠ 연재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필명이뭔가요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울지말아ㅠㅠㅠㅠㅠㅠ 하 아홉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한 편도 같이 달릴게요ㅠㅠㅠㅠㅠㅠ 으아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9년 전
필명이뭔가요
아니에요ㅜㅜㅠㅜㅜ정말 감사해요!
9년 전
독자5
그동안 좋은 글 연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9년 전
필명이뭔가요
저야말로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ㅜㅜㅠㅠ
9년 전
독자6
워..우어... 이렇게 끝이나는군요ㅠㅠ 타쿠야.. 마지막 대사가 너무 슬퍼요ㅠㅠ
9년 전
필명이뭔가요
ㅠㅜㅜㅠㅠㅜㅠ정말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7
아.. 드디어 마지막화네요..
좋게 끝날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새드엔딩으로 보다니...
아무튼! 작가님 글 정말 잘 봤습니다!
후속작도 잘 보겠습니다! 좋은 글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9년 전
필명이뭔가요
저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
9년 전
독자8
세상에!!!!맞죠?!역시 죽은게 아니었어요!!!!!죽일리가없죠!!어쩐지 수상하더라니!!거짓말인줄 알았어요ㅠㅠ불쌍한 타쿠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떡한담ㅁ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
9년 전
필명이뭔가요
ㅠㅜㅠㅠㅜ불쌍한 탁구 제가 데리고 살겠습니다ㅠㅜㅜ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9
ㅠㅠㅠㅠㅠㅠㅠ 진짜 타쿠야가 말한 마지막 말이 너무 슬퍼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제 어미와 누이들이 모두 살아있으니ㅠㅠㅠㅠ 진짜 만생 그놈을 어후 ㅠㅠㅠ 진짜 타쿠야가 스스로 살해하고도 얼마나 고통스러워했을지 ㅠㅠㅠ 마음에 너무 와닿았어요 ㅠㅠㅠㅠㅠ 작가님 이렇게 좋은 작품을 써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고 후속작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했어요 :)
9년 전
필명이뭔가요
저도 정말 이때까지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ㅜㅜㅠㅠㅜ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9년 전
독자10
이제야봤네요...자제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쿠야랑 위안이는...ㅜㅜㅜ왜이렇게 엇갈렸을까요ㅜㅜㅜㅜㅜ불쌍해서 마음이 무거워졌어요ㅜㅜㅜㅜㅜ좋은글 잘보고가요!!
9년 전
독자11
하 다 저세상으로 가다니 ㅠㅠㅠ
9년 전
독자12
어머ㅜㅜ끝났오 ㅠㅜㅜㅜ여운이 깊이 남아요 ㅜㅜㅜ 이런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ㅜㅜㅜㅜ
수고하셨고 어서 에필로그 보고싶네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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