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여러분 내가 브금을 까먹다니 미친게 분명하네요.. 링크가 저 모양이라 죄송합니다ㅠㅠ 다들 플레이 리스트에 악몽 있으시죠? 당장 플레이 해주세요!!!
태일은 깊숙히 넣어둔 파일을 꺼냈다. 비밀유지계약서, 신원보장각서를 비롯해서 구김 하나 없는 깨끗한 A4용지가 줄줄이 나왔다. 밑에는 모두 태일의 빨간 인감이 찍혀있었다. 태일은 00의 힘을 믿지 않았다. 지금 뭐 어떻게 당장 레떼 네브르를 잡고 있는거라고 생각했다. 만약 대표가 다시 회복되면? 과연 00는 무사할 수 있을까? 이 상황이 왔을 때 00의 쪽에 넘어가있는 저를 보곤 모든 계약을 파기 시킬 게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무기징역으로 감옥에서 썩어가는 건 시간 문제였다. 지금까지 숨을 끊어놓은 사람만 몇 명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뭐 하여튼 많이 죽였다. 이렇게 사람을 많이 죽인만큼 그에 따라오는 대가도 커서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다. 뭐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았다. 내가 왜 의사게. 다 약물로 조지는거지. 레떼 네브르에서 타겟을 적절한 사고로 위장시켜서 병원으로 이송해오면 타겟의 링거줄에 맹독을 섞어주곤 했다. 태일의 역할을 딱 거기까지. 이 다음 후처리는 모두 레떼 네브르에서 알아서 할 몫이었다. 그래서 태일이 죄책감을 훨씬 더 적게 느끼고 있는 걸지도. 한번도 죽인 다음을 보지 못했으니 그냥 약을 넣어준다는 마음으로 링거를 처방하면 끝. 여기까지는 레떼 네브르 공식 문서에 있는 문태일의 역할.
지금부터는 레떼 네브르 비공식 문서에 있는 문태일의 역할. 태일은 레떼 네브르에서 붙여준 똘마니 두어명과 팀을 이뤄서 건물 위를 걸어다녔다. 사람의 몸에 대해 일반인들보다 훨씬 심층적으로 배우면서 인간의 혈점을 정확하게 알았다. 여기를 때리면 한 번에 바로 끝, 여기를 때리면 그냥 기절. 똘마니들이 길을 열면 태일은 닦아놓은 길을 따라 우아하게 걸어 타겟을 데리고 놀다 처리했다. 보자마자 칼을 넣었는지, 일주일을 데리고 놀다 찔렀는지는 태일이 꼴리는데로 했다. 맘에 안들면 한 달씩도 데리고 놀았다. 그냥 별 볼일 없으면 편안하게 한 번에 보내주고. 태일이 해야 하는 일은 그저 타겟을 죽이는 일이었으니까 이 길바닥에 살아서 기어다니지만 않게 만들면 됐다. 나중에 00의 자리를 다시 뺏게 될 대표에 망설이고 있을 때 00가 기가 막히게 메일을 하나 보냈다. 레떼 네브르의 문서를 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읽지 못하는 대표의 모습. 그저 너털웃음을 지으며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 태일은 그날 저녁 종이에 도장을 찍곤 다른 도장을, 00의 키스를 받았다. 설마 그 키스 한 번에 태일이 아직까지 00의 입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건 동혁이 밖에 없지 않을까. 00의 입술에 진득히 달라붙는 립밤만큼이나 진득하게 달라붙는 태일을.
가끔 입이 심심하면 00는 태일을 옆에 뒀다.
동혁은 날마다 초췌해지는 쟈니가 이젠 안쓰러운 맘이 들기 시작했다. 진짜 누나도 독하다. 밤늦게 잠을 자다말고 밖에 나와서 관자놀이를 누르는 쟈니를 가만히 지켜보던 동혁은 넌지시 말을 흘렸다.
누나 요즘 병문안 많이 가던데.
그걸 쟈니가 못 들었을리가.
잠깐 편의점에 내려온 00의 앞을 쟈니가 가로막았다. 00는 당황한 기색없이 오히려 쟈니가 좋아하는 예쁜 미소를 지어주며 태연하게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랜만이야. 보고싶었어."
여전히 죽어나가는 건 키 큰 쪽이었고.
자신의 병실 앞, 남녀가 서서 얘기를 하는 걸 산책을 마치고 온 마크가 두 눈으로 똑똑히 담았다. 아 퀸이 웃는다. 남자는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마크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 그 둘을 빤히 바라봤다. 퀸이 동혁이나 저가 아닌 다른 남자와 얘기를 하는 모습은 꽤나 낯선 모습이었다. 저렇게 생긋생긋 웃어주는 얼굴을 보고서도 미묘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는 남자에 이상함을 느끼며 마크가 링겔 스텐드를 끌었다.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대리석을 타고 선명히 들리자 두 사람의 시선이 마크에게 닿았다. 쟈니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누구에요 이 남자?"
"음, 되게 어려운 질문을 하네."
볼을 톡톡 두드리던 00는 쟈니를 슬쩍 눈으로 훑곤 말했다.
"몰라~"
늘 죽어나는 건 키가 큰 쪽이었고.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마크와 00의 뒤를 따라가려는 쟈니를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아는 사이는 맞는 것 같은데 사이가 그닥 좋아보이지 않으니까 병실 안에 무작정 들여보내줬다간 환자랑 VVIP 고객을 한번에 다 날리는 미친 짓을 벌일 순 없었다. 경호원들도 원칙이 있고, 또 먹고 살아야지. 쟈니는 한숨을 쉬면서 병실을 등지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고요한 복도에 쟈니의 구두굽 소리가 또각또각 울렸다. 그리고 쟈니의 한숨에 00의 머리 위로 바람이 일었다. 00는 병실 안에 들어가선 소파로 가려는 걸 마크가 불러세웠다.
"누나"
뜬금없는 누나 소리에도 00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지금껏 단 한번도 누나는 물론이고 어떠한 호칭으로 부르니 않은 애가 갑자기 누나라고 불렀다. 설마 쟈니 때문인가. 00는 터질 것 같은 웃음을 꾹 참았다. 어쩜 이렇게 서로가 서로한테 자극제인지. 마크는 자신말고 어딘가를 빤히 보는 00의 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설마 이게 웃음을 참는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겠지. 마크는 나름대로 엄청 진지했으니까.
"응. 왜?"
마크는 먼저 불러놓고 대답이 없었다. 00는 마크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아직 말할 준비가 안된 마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를 마구 만지다 손은 점점 밑으로 내려왔다. 눈가, 코, 입술을 매만지다 이젠 볼을 한껏 괴롭혔다. 마크는 이런 00를 눈에 넘치게 담아내다 손목을 잡고 제 얼굴을 만지는 부드럽고 작고 하얀 손을 떼어냈다. 제 손보다 한참 아담한 손은 순순히 얼굴에서 떨어졌다. 얼굴을 괴롭히는 손이 없어지자마자 허전하다고 생각했다. 마크는 불러놓고 말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뭐, 00는 상관 없었다. 그냥 부르고 싶었나보지. 00가 이제 다시 소파에 앉을까 생각한 순간 마크가 어깨를 잡았다. 오늘 00는 민소매를 입고 있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민소매라고 하기도 민망한 얇은 끈나시. 병실 앞을 지키는 경호원들도 00가 지나가면 갑자기 헛기침을 하며 눈을 돌렸다. 자칫하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러니까 마크는 00의 맨어깨를 잡았다는 얘기다.
"어..."
마크는 솔직히 좀 당황했다. 늘 이 동그란 어깨를 보면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00의 어깨를 보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제 기억 속에 있는 여자는 전부 나이가 많은 아줌마들이었고, 그마저도 얼마 없었다. 봤다해도 얼굴을 마주한지 1시간 정도면 저 세상으로 건너갔어서 마크에게 여자는 UFO 같았아. 미확인 생명체. 눈으로 확인도 했고 존재도 아는데 그 이상을 파고들기 힘들었다. 말 그대로 미확인.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어 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죽을 고비를 넘기고 제일 먼저 마주한게 여자였느이 당황한 마음에 그냥 00를 밀어붙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때 잡았던 손목의 감촉이 생생했다. 조금만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은 또 처음이었다. 손목뼈가 도드라져 손바닥을 파고드는 것도 전부 기억났다. 손목뼈가 닿았던 부분을 짚으라면 바로 주저없이 짚을 수 있었다. 마크에게 00는 이런 존재였다. 무시할 순 없지만 마냥 약한 존재. 늘 자신의 힘을 최대한 조절해야 하는 상대. 호랑이가 토끼를 대하듯 했다. 발톱 날을 세우며 쓰다듬진 않는지, 송곳니에 살이 찢기진 않을까 햝는 것조차 마음 놓을 수 없는 것처럼. 그리고 지금도 처음 느끼는 얇은 뼈마디에 당황했다. 아 물론 동혁이도 뼈가 얇은 편이었다. 그래도 쉽게 부러지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00는 책상에만 부딪혀도 금이 갈 것 같았다. 어깨도 이렇게 얇은데 팔은 어떨까, 손은? 갈비뼈는 얼마나 작을까, 좁겠지? 허리는 내 손 안에 들어올 것 같은데. 마크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꼬리를 따라 손이 움직였다. 어깨선을 타고 팔을 움직이다 손을 만지고 깍지를 껴보다 손이 다시 가슴 바로 밑까지 올라갔다. 도드라진 갈비뼈를 만지다 허리를 잡았다. 얇았다. 그리곤 00를 당겨 안았다. 조금만 힘을 줘도 으스러질 것 같은 허리를 끌어안고 그렇게 나쁜 생각을 하게 만든 어깨에 온 얼굴을 묻었다. 그에 너도 당해보라는 듯 00의 손이 마크의 환자복 안을 파고들었다. 00의 손끝이 닿을 때마다 작게 진동하는 게 생생히 느껴져 00는 마크의 귀 바로 옆에서 웃었다.
동혁이는 병실에 들어오고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빠질 뻔한 턱을 매만졌다.
"아니..."
마크가 커다란 강아지라도 된 양 00의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딱 달라붙어 있었다. 00는 한 손은 그 커다란 강아지를 쓰다듬고 눈은 컴퓨터에 고정한 채로 바쁘게 마우스를 눌렀다.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00는 동혁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강아지 왔어?"
".....응. 내가 왔네 누나.."
그리고 그날 마크도 종이에 도장을 찍었다. 또 다른 도장은 나중에 주는 걸로.
쟈니는 마크가 도장을 찍은 바로 직후 00를 불러냈다. 아 이번엔 병원 밖으로. 순순히 쟈니가 보내준 장소로 향한 00에게 쟈니는 애원했다.
"Come back"
"No. You come back."
"Yes, your majesty"
다음날, 이 다섯은 한 자리에 모였다. 마크가 퇴원하는 날이기도 했던 이날, 서로를 견재하면서도 서로를 믿기 시작한 때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합을 맞춘 날이기도 했고. 하여튼 역사적인 날이었다. 처음은 좀 삐거덕 거릴테니 일부러 실패 하더라도 리스크가 적은 곳으로 향했다. 사이비 빌리지. 목적은, 5억 다시 찾아와야지. 애초에 00는 영웅 놀이를 할 생각따윈 없었다. 어벤져스 하면 누가 알아준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모두들 말을 아끼다보니 차 안이 고요했다. 차가 서서히 멈추자 00는 트렁크에서 겉으론 에어팟 케이스같아 보이는 걸 하나씩 건넸다. 특수 블루투스 이어폰을 새로 커스텀 해놓은 모양인지 각자 디자인이 달랐다. 아, 이어폰 보다는 인이어 쪽이 더 적합할지 모르겠다. 그중 제일 화려한 건 00의 귀에 있었다. 소형 마이크까지 테스트를 하고 동혁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지까지 확인한 다음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 다들 검정색 정장으로 깔끔하게 차려입었다. 남자의 가운데에 서서 가장 먼저 앞으로 나아가는 00를 동혁이 차 안에서 전부 눈으로 좇았다.
"지금 지나는 파란 대문이 장로집이래요. 이 집이 이 마을의 가장 핵심. 장로 말고 아무도 이 안으로 들어간 적이 없어서 뭐가 있는지 모른다나 뭐라나."
대문은 쉽게 열렸다. 아무런 잠금 장치도 없었고 심지어 기름칠까지 열심히 해놓았던 모양인지 끼익 소리 한 번 나지 않았다. 대문을 지나 현관문 앞에 멈췄다.
"해찬아 비번."
"잠시만요"
해찬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지 단 몇 초만에 현관문이 경쾌한 소리를 재며 잠금장치가 풀렸다. 그리고 철커덕 소리와 함께 누군가 문을 열고 나오려 했다. 쟈니, 태일, 마크가 현관을 향해 총을 겨눴다. 현관문이 열리고 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건
"아, 누나 장로 막내아들이에요."
쭈뼛.. |
올앤만 여러분... 너무 늦어서 할 말이 없네요... 하지만 한 번도 레귤러와 여러분을 잊은 적 없어요...(하트) 댓글 캡쳐해서 배경화면까지 해놓고 있습니다! 댓글은 언제나 너무 힘이 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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