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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가시방석 전체글ll조회 1270l 3










-딸랑... 딸랑....









계속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가게 문 앞에 한 사내가 서있다.
문이 열릴 때마다 안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음악소리가 은근히 크게 귓가에 쿵쿵 박힌다.
아마 그 비트가 지금 사내의 심장이 뛰는 속도와 비슷했기 때문일테다.



군대 2년 공백을 빼고는 매년 오던 동창회지만, 오늘만큼은 문앞에 선 기분이 남다르다.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며 문을 노려보고 있는 사내를 힐끔거린다.
남자들은 "문 앞에서 뭐하고 있는거야?" 하며 욕을 하고
여자들은 "그래도 잘 생겼는데?" 하고 얼굴을 붉힌다.








"후, 떨지말자. 박찬열."







크게 한숨을 들이셨다 내쉰 사내는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은 채 드디어 문을 밀었다.







"아, 당기시오...네?"







금세 머쓱한 웃음으로 문을 고쳐당겨야 했지만.








~2








"헉... 헉.... 헉......"








숨을 거칠게 몰아 쉰 후 시계를 확인했다
일찍 도착하긴 커녕 오히려 훨씬 지나버린 시계바늘에 한숨을 푹 쉬었다








"그냥... 돌아갈 걸 그랬나봐..."









30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자 아까보다 더 깊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아직도 제일 위에 남겨져있는 나를 도와준 남자의 번호.






그렇다. 내가 15분이나 늦을 때 같은 동창 중 나를 찾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꼭 오라며 달달 볶고 막무가내로 약속을 잡았던 주최자마저도 말이다
하긴 이미 애들은 다 모여 실컷 웃고 떠드느라 나같은건 신경도 안쓰겠지



그냥 조용히 들어가 구석에 앉아야겠단 생각으로 조심히 문을 열었지만







-딸랑







"엄마야!"

"... 어서오세요..?"

"..."







생각지도 않은 종소리에 깜짝 놀랐다

마침 문앞을 대걸레로 닦고 있던 알바생과 눈이 마주쳤다

나때문에 알바생은 더 놀랐는지 당황해하다가 나를 향해 인사를 한다
인사성 참 밝은 친구네.. ㅎㅎ







두리번거리며 테이블을 둘러보니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시끌벅적하다
그 중에서 무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워낙 시끄러운 애들이었으니까







"어머! ㅇㅇ이 왔네?"

"아, 응.. 안녕...?"







조용히 다가가 가장 끝에 남은 자리를 발견하고 앉으려고 하는데
이 눈도 밝고 귀도 밝은 주최자, 최세희는 나를 발견하고 콕 집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마치 그 눈빛이 어디 한번 당해봐라 같았다면 내가 예민한걸까?




순식간에 모여든 수십개의 눈에 갑자기 하늘이 핑 도는 것 같았다






"얘, 나는 너 또 안오는 줄 알았잖아~"

"아.. 늦어서 미안. 오다가 사정이 생겨서..."

"사정? 무슨 사정???"






나왔다. 최세희 전매특허 꼬리물고 늘어지기
이거 피하려고 조용히 들어왔는데 최세희는 절대 놓치지 않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그냥.. 좀.. ㅎㅎ 무슨 얘기 중이었어?"








제발 그냥 넘어가줬으면 하고 운을 떼었다
계속 운이 안좋으란 법은 없는지 최세희는 아, 맞다 하고는 다시 주변에 앉은 여자아이들과 수다를 떨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알바생을 불러 맥주 500 한잔을 시키고 턱을 괸 채 길게 늘린 테이블을 쭉 둘러보았다







오, 쟤도 왔네?

어머, 쟤는 코세웠나봐 ㅋㅋㅋ

우와~ 쟤도 엄청 멋있어졌구나~

쟤 봐라? 명품 자랑하려고 애를 쓰네 ㅋㅋㅋ







맥주가 나오기 전에 속으로 아이들을 안주삼아 구경하고 있는데
꽤 재밌다
제각기 살길을 찾아 학교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앉아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그때의 모습이 그대로 떠오른다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알바생이 가져다 준 맥주를 쭉 들이켰다







"크~ 시원하다"







오랜만에 목을 타고 들어가는 술이 꽤나 달다


내색은 안했지만 꽤나 스트레스가 쌓인 모양이다
일 자체는 너무나도 재밌지만
그와 연관된 사건사고가 참 많았으니까...



...



다들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 얘기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지 잘 알고있다
그런 사람 만나기가 어려우니 문제지만
그래도 저렇게 웃고 떠들다보면 혼자 사는 세상보단 분명 괜찮은 삶이겠지







스무명 가까이 되는 사람 중에서도 조금 눈에 띄는 인물이 두 명.
워낙 말도 많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최세희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한 남자






어라? 쟤는 누구더라?


훤칠해보이는 키에 인상도 호감가는 인상이었다
아니, 저정도면 웬만한 연예인 씹어먹을 얼굴이지





그래서 누구지?
내 기억 속에는 저런 키에 저런 외모를 가진 아이는 없었다








다른 애들이 데려온 친구인가?






멋있긴 한데 여자들의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식은 땀을 흘리는 모습이 남자도 그 상황을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밀어내지도 않는 모습은 오히려 더욱 소심하게 느껴진다

가만보니 최세희도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콧대높은 여왕님도 저 얼굴에는 관심이 가는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알바는 아니지
나는 금세 흥미를 잃고 고개를 돌렸다








꿀꺽꿀꺽 맥주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데 언제 또 바꿔앉았는지 내 앞에는 최세희가 앉아있었다
싱글싱글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데 확실히 남자라면 뿅 갈만한 미소였다
나에겐 그저 꼬리를 숨긴 구미호의 웃음처럼 보이는데









“ㅇㅇ야. 얼굴 보기 힘들다~ 그동안 왜 안나왔어?”

“... 그냥.. 바쁘기도 하고...”

“얘는~ 여기에 안바쁜사람이 어딨다고~”









최세희, 그래도 너 텅빈머리는 아니었잖아



내 의중을 단번에 알아들을 정도의 잔머리는 굴러가면서 모른 척 비아냥거리는 최세희가 얄미웠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떠올랐다며 하는 말에 마시던 맥주를 그 얼굴에 뿜을 뻔 했다








“ㅇㅇ아, 너 애는 몇살이니?

“?!






-푸하압!!!







저 미친년이 지금 뭐라는거야?

간신히 턱에 주르륵 흐르는 술을 닦고 최세희를 어이없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런데 난데없이 옆에서 터지는 소리에 돌아보니 아까 그 훤칠한 남자였다
주변에 있던 한 여자에게 술을 멋지게 뿜어내고는 뚝뚝 떨어지는 술은 신경도 안쓰고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참 튀는 법도 가지가지다
나도 간신히 참았고만 왜 네가 터뜨리고 그러세요?
뚱한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다가 금세 아이들에게 둘러싸이는 바람에 시야가 막혀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 눌렀다






“뭐야뭐야? ㅇㅇ이 애가 있었어?

“어머, 세상에~ 우리 몰래 결혼이라도 했나봐~

“그래서 여태 못나온거니??







나참, 들어주고 있으려니 진짜 어이가 없어서...
최세희의 말도 안되는 소리에 점점 주위로 아이들이 몰려들어 나한테 이것저것 묻는다

기가막혀서 대답도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최세희를 바라보고있으니
최세희가 나를 보며 웃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때 아이 주려고 장난감 사러 간거지? 들고 있던 장난감 보니까 남자앤가봐?

“...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세희의 뒷말을 듣고나서야 나는 마냥 웃는다
그냥 미친년처럼 웃는다

그렇게 웃는 나를 애들이 이상한 눈치로 보았지만 그저 배꼽만 부여잡고 한동안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야?

“ㅋㅋㅋㄲㄲ끄끄윽... 야 최세희 너 진짜 웃긴다 ㅋㅋㅋㅋㅋ

“뭐?







숨을 몰아쉬며 웃는 내가 기분이 나빴나보다
최세희가 인상을 찡그리며 나를 노려본다
모두가 내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리며 귀를 기울였고 나는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야, 마트에서 장난감 사면 다 애엄마냐?

“...

“이거 무서워서 조카선물도 못사겠네 ㅋㅋㅋㅋㅋ

“뭐? 그럼 그건 조카..

“아닌데?

“뭐야! 그럼 역시..!!

“나 유치원에서 일해. 우리 반 애들 선물 사러간 것 뿐이야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탄식
승냥이들처럼 몰려든 아이들은 제각기 그럼 그렇지, 에이 싱겁게 뭐냐고 아쉬워하면서 자리로 돌아갔다
그 사이에서 벌겋게 피어오른 최세희의 얼굴에 나는 입꼬리를 올린 채 다시 입을 열었다







“최세희, 너 진짜 생각 어리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

“아, 세희야. 너 결혼할 때 됐나보다~ 애 낳고 싶어서 그런거 아니니?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술을 마신다
창피함에 최세희가 부들부들 떨며 눈에 핏줄까지 세우며 나를 노려보는데
어찌나 고소하던지







“ㅇㅇㅇ! 너 그럼 아직 결혼 안한거지?!?! 그렇지?!

“...?








최세희를 골려주고는 여유롭게 앉아있는 내 앞에 갑자기 멀대같이 큰 기둥이 나타나더니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큰 소리로 나에게 묻는다

아까부터 눈에 튀던 그 남자였다


내 이름을 서슴없이 부르는 걸 보니 이 사람도 저와 같은 동창인 듯 하다




주위에서 깜짝 놀라 남자를 향해 외치는 소리를 듣다가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남자를 쳐다봤다







“야, 박찬열 이 개새끼야. 깜짝 놀랐잖아!!

“뭐냐, 박찬열? ㅇㅇ이가 결혼 안했으면 뭐 어쩌려고 ㅋㅋㅋㅋㅋ







박찬열이라고?!

너무도 익숙한 이름에 오늘 가장 크게 뜬 눈으로 남자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내 시선을 눈치챈 남자는 아! 하고 헤헤 웃더니 머리를 긁적거렸다







“오랜만이다. ㅇㅇㅇ

“박찬열...이라고? 네가?

“응. 지금 나 못 알아보는거야...?






말이라고!!!



내 기억 속의 박찬열은
소심하고 키도 나랑 고만고만했고 또.. 무엇보다 여드름쟁이 만만한 박찬열이란 말이야!





경악에 찬 얼굴로 보고있으니 시무룩해진 박찬열은 그럴수도 있지! 하며 금세 활짝 웃는데
벌어진 입술 사이로 훤히 드러나는 하얀 치아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너 이빨부자 그 박찬열이 맞구나...







“그동안 잘 지냈어? 5년만인가? 제대하고 왔는데 너 없어서 깜짝 놀랐잖아. 유치원 선생님이라고? 너 애들 좋아했었어?

“아니.







박찬열은 아주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았던 아이를 쫓아내고 저가 대신 앉아 열심히 입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얘가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보다 하고 조용히 박찬열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해주었다








“나 애들 별로 안좋아해






내 대답에 박찬열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그래, 나같아도 놀랄거야
나도 내가 유치원선생님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으니까

앞에 놓인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내가 어쩌다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더라?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데
박찬열이 내 앞에 제 잔을 내밀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짠!

“... 짠.







그 후로 박찬열하고는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전히 대화가 잘 통해서 좋았다







박찬열과는 고3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이었나? 그 때부터 친해져 졸업할 때까지 같이 다니던 사이였다
그때는 얼굴 전체에 피어오른 여드름과 그것을 감추기 위한 큰 안경에 그닥 눈에 띄는 인물은 아니었다
키도 나보다 조금 큼 170 초반이었는데
말도 별로 없고 공부만 죽어라 열심히 하는 완전 모범생스트라 여자아이들도 눈길 한번 안주는 그런 아이였다

나도 학기 초에는 별 관심없이 다녔는데
어느날 우연히 등록한 독서실에서 마주치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눠보니
얘기가 잘 통하고 다른 애들보다 깊은 생각을 하는 아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후로 나는 학교에서도 박찬열을 챙기기 시작했고
그 때 나와 같이 다니던 애들이 왜 박찬열과 다니냐면서 물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나는 박찬열 험담을 늘어놓는 아이들보다 박찬열을 선택했다
박찬열도 그런 나를 알고 더욱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워낙 공부머리는 있던 박찬열은 누구나 들으면 탄성을 지르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끔씩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박찬열이 군대에 가고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그마저도 완전히 끊겨버렸다






그런데 그런 애가 이렇게 커버릴 줄 누가 알았겠어?
여드름과 안경에 뒤덮여있었던 얼굴은 때빼고 광을 내니 남신 저리가라 할 정도고 말이야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도 힐끔거리는 여자애들이 입맛을 다시는 모습에 헛웃음을 흘렸다


보통 고3이면 크게 변할 것 없이 다컸다고 생각했는데 박찬열은 군대를 기점으로 때아닌 사춘기를 겪은 듯 하다








“나는 여기서 일해







박찬열이 건네는 명함을 받아들었다







“로딘 출판사?

“응.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어

“편집부? 왜? 너 글쓰는 거 좋아했잖아. 작가하지 그랬어

“기억해?

“당연하지. 네 글 꽤 재밌었는데








가끔씩 쉬는 시간에 박찬열의 노트를 훔쳐보곤 했었다
문체도 깔끔하고, 꽤 상상력이 풍부해 소재와 스토리도 꽤 그럴싸하게 진행되어 읽는데 불편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좀 더 보고싶었단 느낌을 받았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칭찬을 해주었더니
박찬열이 쑥쓰러웠는지 볼을 붉히며 아이처럼 웃는다

독서실에서 공부가 안될 때 가끔 우리는 밖에 나와 공원 같은데 앉아 공상과학을 넘나드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아주 짧은 대화로도 박찬열은 스토리를 쭉 뽑아 글을 써오곤 했었다 
그런 박찬열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도 아니고 편집부에 들어갔다는 게 조금 의아했다 


박찬열은 조금 씁쓸한 표정을 띄우며 아직 작가를 포기한 건 아니라고 했다
막상 작가부터 되려니 어려운게 너무 많았나보다

원고도 출판사에 많이 넣어봤지만 항상 거기까지였다고 했다
더이상의 진전이 없어 포기하려고도 해봤다고 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던 거겠지

결국 작가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편집부 직원이 되었다고 했다


짜식,

그래도 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는데?

“정말?

“응. 나중에 나도 책 하나 내주라.








이제야 그때의 눈과 똑같은 초롱초롱한 눈을 발견하고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농담삼아 던진 말에 박찬열은 누구보다 크게, 활짝 웃으며 나보다 더 일찍 유명한 작가가 되는거 아니냐며 되받아쳤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박찬열은 내 옆에 서서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서서 보니 정말 많이 컸다
군대에서 도대체 얼마나 큰거야?
오늘따라 고개가 하늘을 많이 보는구나 생각하면서 나도 박찬열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박찬열은 내 옆에서 떠나질 않았다







“왜?

“데려다줄게!

“아.. 괜찮은데? 우리집 여기서 좀 멀기도 하고...

“그러니까 데려다주는거야. 위험해. 밤길에 여자 혼자 다니면







제 외투를 벗어 나에게 걸쳐주며 단호하게 말하는 박찬열을 빤히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박찬열이 왜 웃어? 하고 묻길래







“그냥, 오랜만에 이런 대접 받으니까 설레기도 하고.. 좋아서?

“거짓말. 사실은 주변에 남자 엄청 많은거 아니야?

“당연하지. 어디보자. 김종대... 변백현... 김민석... 또..

“아아. 그만해 그만!







박찬열이 걸쳐준 외투를 꼭 쥐고서 대답하니 박찬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흘겨보았다
내가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손가락으로 내가 아는 남자들의 이름을 대는데 박찬열이 질린 표정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취기에 붉어진 얼굴로 도리질치는 박찬열이 귀여워 또다시 웃음을 터뜨리니
박찬열은 나를 힐끔거리며 꽤나 조심스럽게 묻는다

내가 볼 땐 여태 대화를 나눴을 때보다 제일 궁금한 표정이었다
뭔가 좀 조바심을 내는 것 같기도 하고.







“... 그래서 애인은 누구야?

“애인? 그런거 없는데

“진짜?






엄마, 깜짝이야

갑자기 훅 얼굴을 들이밀며 눈을 빛내는 박찬열때문에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으,응..
얼떨떨하게 대답을 하자 박찬열의 표정은 더욱 활짝 피어났다







“그럼 결혼도 안하고 애인도 없는 솔로 확실한거네?

“그래







직접 말로 들으니 현타가 오는 것 같아
나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렸을 땐 곧잘 사랑에 빠지고 연애도 잘 했는데...

현재 28살.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박찬열은 확실히 예전보다 말이 많아진 것 같다
집까지 오는 내내 거의 80%는 박찬열이 떠든 것 같다
입도 안아픈지 내가 단답을 던져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주제를 꺼내드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노래를 만드는 녀석이라 그런지 다양한 주제가 쏟아졌다







집 앞에 도착해 고맙고 이제 가보라며 손을 흔드려는데
그 손을 먼저 낚아챈 박찬열은 내 손에 무언가 쥐어주었다
펴보니 딸기우유맛 사탕이었다







“이거...

“예전에 네가 좋아하던 사탕. 나한테도 많이 나눠줬었잖아

“응. 요새는 잘 안나오던데..

“맞아. 찾기 힘들었어, 너처럼

“응?








어렸을 때 나는 달콤한 게 좋아 항상 사탕을 주머니에 가득 넣고 다녔다
그 중 가장 좋아했던 건 딸기우유맛 사탕이었다
입이 심심할 때마다 달고 살았던 사탕이 언제부턴가 찾아보기 힘들게 되면서 다른 사탕들을 먹다가 요새는 그마저도 찾지 않았다

내가 듣기론 이 사탕 이제 안만든다고 그랬는데...
어떻게 찾았대?







사탕을 빤히 바라보다가 바로 까서 입에 집어넣자 입 안 가득 딸기우유맛이 퍼진다
그리운 맛에 미소를 지으며 박찬열을 바라보니 역시나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찬열은 다시 입은 외투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은 채 나를 빤히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래도 확실히 찾았으니까 이젠 내가 너한테 나눠줄게

“?

“사랑까지, 확실하게






뭐?

박찬열은 내가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멀어졌다
뛰어가는 바람에 붙잡지도 못했다


순간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귓가에서는 울리는 메아리에 잠시 멈춰서서 생각했지만 
그 메아리마저도 헷갈린다

사탕? 사랑??






뭘 주겠다고 한거야, 찬열아?







확실한건 입안에는 이미 달콤한 맛이 가득하다는 것이었다








~







“후...







긴 다리로 열심히 걷던 찬열이 우뚝 멈춰서서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자신이 뭐라고 했는지 떠올리자 얼굴이 주전자처럼 끓는 소리를 내며 김을 뿜어냈다.
아직도 쿵쿵쿵 떨리는 심장이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이 엄청 떨었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오늘 동창회에 ㅇㅇㅇ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다렸던가?
또 기껏 풀세팅을 한 채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는데 그 자리에 ㅇㅇㅇ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얼마나 실망했던가?

그리고 조금 뒤에 몰래 조용히 들어오는 ㅇㅇㅇ를 발견하고 온 세상이 멈춘 것만 같았다.

최세희 때문에 절벽에서 떨어지는 기분을 맛보았으나
ㅇㅇㅇ가 아직 혼자라는 것을 확인한 지금, 이보다 더 기쁜 순간이 있을 수가 없다.



아직 제 주머니에 남은 딸기우유맛 사탕을 꺼낸 찬열은 그 손을 다시 꽉 쥐었다.







“이젠 내가 나눠줄 차례야, ㅇㅇ아.








[EXO/오세훈도경수박찬열김준면김종인] 다섯가지 맛 02 | 인스티즈


두번째 味   [단맛]   달콤한 박찬열







*

안녕하세요!

가시방석이에요 ㅎㅎㅎ


댓글이 없어서 조금 충격이긴 하지만

이거슨 내가 즐기기 위해 자급자족하는 글이기에

굴하지 않고 또 왔습니다 ㅋㅋ


여주의 직업은 유치원 선생님!


애들애들 하던건 다 유치원 애들이었던 거시조!!



아무튼..

내 주저리 들어주는 사람도 없으니...

전 또 망상을 펼치러 가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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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ㅏ....열아 대박 ...대박ㅇ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겁나달달해 어떡하ㅐㄴ얾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200.165
대박 헐 쩔어요 짱재밋어요!!!!!!!!!!!! 자주자주와주세요!!!!!!!
9년 전
비회원21.90
허류ㅠㅠㅠㅠㅠㅠ내 취향저겨규ㅠㅠㅠㅠㅠㅠ이런거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짖짜ㅠㅠㅠㅠㅠㅠㅠㅠㅍ
9년 전
독자2
허르르ㅡ르르전에 직업 유치원선생님 같았눈데 아닐꺼 같아서 댓글 안달았눈데 어러ㅓ허허 진짜 유치원 선생님이었다니 재미있어ㅕ여여여여영
9년 전
비회원14.21
헐!!작가님다음편기대되요!!!!!
9년 전
비회원139.27
흐응 찬열아 흐응 달달한 찬열이ㅠㅠㅠㅠㅠㅠ공부도 잘해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와...이런 금글에 왜댓글이없을까여..ㅜㅠㅠㅠㅠㅠㅠ 이런거 너무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열이 완전 순둥숭둥해서 더좋은거같아여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헐취저ㅠㅠㅠㅠㅠㅠㅠㅠ대ㅏㄱ........잘보구갑니다ㅜ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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