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을 하는건 쉽지가 않았다.
초음파 사진을 주고 사라졌던 담당의사는
내가 퇴원하겠다고 하자 내 몸이 지금 너무 약한상태라며
이렇게 된다면 산모와 아이 둘다 위험해 진다고 극구 말렸다.
그리고 남편분도 알고 계시냐면서 준회를 찾았다.
준회는 나도 아이도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텐데,
나는 코끝이 발갛게 아려오는것 같아서
대충 둘러대며 정말 괜찮다고 병원 침대가 불편해서 그런다고
아까 링겔도 맞았으니까 더 아파지면 다시 오겠다고
다신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병원을 나섰다.
"...아가야"
집으로 가는길에
아직 한번도 아이에게 말을 걸어본적이 없다는 생각에
문득, 우뚝 멈춰서서 배에 손을 올렸다.
"엄마는...못지워요...아가..."
아까 준회의 말을 묵묵히 듣고있었을 아가를 위해
나는 최대한 눈물을 참아가며 말했다.
엄마는.아가를.포기.안할꺼야.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고해서 말이 뚝뚝 끊겼다.
"엄마는요..절대로..아가..흐..안..지울..꺼에요...절대로..으.."
이배애, 내가 소중하게 감싸고있는 이배애
사랑받지 못할 생명이 깃들어 있음에
나는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준회야 나는 이제 어쩌면 좋은걸까
나는 정말로 너와 이혼하는걸 원했던 걸까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알수가없어서
몸을 둥글게 말고 소매끝만 세게 쥘뿐이였다.
철컥.
힘없이 든 열쇠가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에
나는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아"
"뭐야 퇴원했어?"
"...응"
"꼴에 양심은 있나보다?"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속에 깊게 박혀
나는 대꾸할 힘도없어 그냥 아무말없이 방으로가 캐리어 가방을 꺼냈다.
그리고 옷장에 있던 내옷을 마구잡이로 집어 가방에 넣고
화장대를 열어 통장을 꺼내려는데 준비해놨던 이혼서류봉투가 손에 잡혔다.
몇번이고 찢고 다시 재발급 받아왔던 서류.
"...하.."
나는 떨리는 손으로 도장을 찍었다.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준회 너와 나랑의 끝,
남남의 길
준회야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돌아왔나봐
우리의 끝은 결국 이 길이었을텐데
그랬을 텐데,
통장을 가방에 넣고 서류를 손에쥔채
이제는 마지막을 고하기위해.
방문을 열고 내가 뭘하든 쳐다도 보지않고 티비만 보는
준회앞에 서류를 놓고는 나는 현관으로 갔다.
준회는 내가 놓은 서류를 꺼내보더니 그제서야 상황을 판단한듯
현관에서 신발을 신는 나를 급히 잡아챘다.
"이거뭐야"
"보다싶이 이혼서류야"
"..하...너미쳤어? 뭐가이렇게 당당해?"
"위자료 필요없다고 적혀있고 이집도 니명의로 되어있으니까 나만 나가면되"
"야 이여주!"
"도장찍고 알아서 처리해줘"
"이여주! 돌았어? 씨발.. 어딜가!"
나는 이제 더의상 할게 없었다.
준회가 도장을 찍고 법원에 처리한다면 끝이다.
나는 준회의 말이 들리지않는 양 내말만 하고 나가려는데
준회가 자꾸만 못가게 팔을 놔주지않았다.
"이거 놔줘 준회야"
"그남자 집에가? 어? 씨발 니가 갈때가 어딨어서!"
"숨을꺼야, 널 다시는 안볼수있는곳으로"
"..뭐?"
내팔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쥐고있는 준회의 손을
있는힘껏 뿌리치고 말했다.
"혹시나 하는 말인데 찾을생각마, 나는 다시는 널 안보기로 마음먹었고,
살아서도.죽어서도 니앞에 다시 나타나는일 없을꺼야"
"...이여주.."
정말로
"준회야"
마지막으로
"잘지내"
너는 꼭
"이제,안녕"
너는 꼭 행복하여라
나와 내아이를 대신해서
*
여주시점 마지막 글입니다..헷...
다음편부터는 준회시점으로 시작될꺼에요
아마..준회는 겁나게 후회를 하겠죠..ㅎ...제취향..ㅎ..한결같아...
글이 가면갈수록 이상해지는것 같아서 땀;;;;;;
항상 과분한 사랑 감사합니다 ♥ 봐주신분들도 너무 감사해요 ♥
모두 굿밤들 되세요! 구롬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