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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신인 전체글ll조회 1902l 1

 

 

 

 

봄이 되니 가슴 시리도록 당신이 그립습니다. 

 

 

 

저 은향을 유일하게 알아주었던 당신, 

 

 

 

 

어디에 계신 것이옵니까? 

 

 

 

 

지금, 당신이...너무... 

 

 

 

 

보고 싶습니다. 

------------------------------------------------------ 

 

 

때는 나라잃은 시기로 매우 어수선한 때였다. 

 

 

 

그 때 난 조선권번에 소속되어 있었고, 은향이란 기명을 가졌던, 나름 유명한 기생이었다. 

 

하지만 나라잃은 시기에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랴.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당장 권번 문 밖을 나서면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도대체 나는 왜 기생이 된 것일까. 

 

 

 

그리고 왜 나는 날고 기는 많은 기생들 사이에서 왜 이리도 쓸데없이 유명해져 버렸을까.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매일 밤 내 손에는 술이 떠나질 않았었다. 

 

 

 

그렇게 술이 떡이 된 채 세상 모르게 자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하늘은 쇠해가는 조선의 국운과 나의 죄책감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었었다. 

 

 

 

그러면 나는 햇살이란 것이 절대 손에 잡히지 않는 물건이란 걸 알면서도, 창문을 조금 열어 부드러운 햇살을 들어오게 한 다음, 

 

 

 

그 햇살을, 손으로 만지는 듯한 시늉을 해 보곤 했다. 

 

 

 

그리고 그 때의 따스한 햇살은, 매번 나의 가슴을 아프게 찔러왔었다. 

 

 

 

그럴 때면, 늘 어김없이 말금이가 끼익- 소리를 내고는 문을 열어오며 늘 잔소리를 해댔었다. 

 

 

 

"또 술을 마시신 겝니까? 이러다가 권번에 손님 다 떨어지겠습니다. 아가씨가 얼마나 이 권번에서 중요한 역할!" 

 

 

 

"알겠다, 알겠어. 잔소리 좀 그만하고 용건이나 말해보거라." 

 

 

 

"아, 맞다. 깜박할 뻔했네! 오늘 아침, 조선 권번으로 황제 폐하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화,황제 폐하라 하였느냐?어서 말해보거라." 

 

 

마음가짐이 자동으로 경건해지기 시작하며 나는 말금이의 말을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 독일 공사 10명이 입국한다 합니다. 그래서 폐하께서 연회를 열고자 하시는데, 독일 공사 중 한 명이 예전에 살풀이라는 춤을 보고 살풀이에 반했다 하니, 살풀이를 가장 잘 추는 무희 다섯 명을 구해놓으라 하셨습니다 " 

 

 

"그,그러하냐? 알겠다. 어서 가보거라." 

 

 

 

살풀이, 살풀이라면... 

 

 

 

문득 내가 10년 전, 그러니까 15세쯤 되었을 때의 일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 때 나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로 인해 병적으로 겁이 많은 어머니를 보고, 집을 떠나 기생이 되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15세는 너무 늦은 나이였다. 어느 권번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거의 풀이 죽어 갈 때 쯤, 내가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린 곳이 바로 조선권번이었다. 

 

 

나는 권번 문이 열리자마자 가장 옷을 화려하게 차려입은 기생의 치맛자락을 붙잡으며 애원했다. 

 

 

"제발... 기생이 되게 해주세요. 허드렛일이라도 다 하겠나이다." 

 

그리고 운 좋게도, 내가 치맛자락을 붙잡았던 기생은 바로 권번에서 가장 높은 행수기생이었다. 

 

 

그 때, 행수기생님은 우선 주변을 둘러보란 말을 했었다. 그리고 내가 주변을 돌아 본 결과, 조선인이 아닌 듯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깔려 있었다. 

 

 

나는 어안이 벙벙했고, 행수기생님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이 곳에 계신 분들은 독일이라는 곳에서 온 사람들이다." 

 

 

"오늘은 독일 공사관 건립 기념 연회가 열리는 날이고." 

 

 

그 다음, 행수기생님은 무릎을 꿇은 나와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 

 

 

"기생이 되고 싶다 하였느나?" 

 

 

"그럼 니가 잘 하는 것을 이 사람들 앞에서 하나 해 보아라." 

 

 

"그래서 단 한 사람이라도 박수 갈채가 나온다면." 

 

 

"너를 조선권번의 기생으로 만들어주마." 

 

 

나는 망설이던 끝에 연회장 중앙으로 나왔다. 그리고, 내 속치마를 부욱- 하고 손으로 찢은 다음, 살풀이를 추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정신병으로 괴로워 할 때마다 췄던 춤, 어머니가 아버지를 만나기 전, 무녀였을 때도 매일같이 추었다던 그 춤. 

 

나는 어머니의 춤사위를 기억하며 춤을 이어나가다가 자연스레 속치마 천을 떨어뜨린 뒤, 곱게 절을 하며 춤을 마쳤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를 동물 보듯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빠져 잠시 시름에 잠겨 있었는데, 

 

 

 

그 연회장에서 가장 젊은 독일인이 일어나 빙그레 웃은 뒤, 

 

 

 

내 눈을 마주치며 박수갈채를 보냈었다. 

 

 

 

내가 조선 권번 기생으로 인정받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그렇게 떠들썩하던 연회가 끝난 뒤, 나는 행수기생님께 연회장에 두고 온 것이 있으니 잠시 갔다오겠단 말을 남긴 다음, 무작정 연회장으로 뛰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나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던 사람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나는 곧장 그 사람에게 다가가 머리를 조아린 채 무릎을 꿇으며 말을 건넸다. 

 

 

 

"가...감사합니다." 

 

 

 

"저는 ㅇㅇㅇ 이라고 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오나, 공사님의 박수 덕에 제가 살 수 있었습니다." 

 

 

 

"보답을 어찌 할 지 몰라... 그저 말로만 이리 하는 점 죄송합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나느은, 다니에-ㄹ 이라고 함니다." 

 

 

 

"한극마를 아직 잘 모태서 당시늬 말 잘은 모르겠지만." 

 

 

 

"그리하여도 당시늬 츠믄 조았읍니다." 

 

 

 

"ㅇㅇ..ㅇ 이라 하셨스니까? 내가 다시 도킬에 돌아가더라도 당시늬 이르믈 꼭 기역하겠읍니다." 

 

 

 

"기생이 된 당시늬... 평화를 빕니다." 

 

 

 

말금이의 살풀이 이야기 하나로 나는 그렇게 생각에 잠기다 다시 정신을 차려보았다. 그리고 난 생각했다. 

 

 

 

 

 

"정말... 정말로 내가 아는 그 사람인 것일까?" 

 

 

 

죽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내 심장이, 다시 가파르게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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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신인
네 오랫만의 컴백인 것 같습니다.
사극물로 컴백하여 부담은 좀 있지만 열심히 연재해 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

9년 전
독자2
헐..ㅜㅜㅠㅠ신알신이요!!
9년 전
독자3
신알신하고가요.. 내 느낌에 대작느낌...
9년 전
독자4
헉..!! 대박대박 사극물이라뇨! 취저탕탕! 큽 여기에 좀 누워야겠네욯..ㅎㅎ 얼른 다음편 보고싶어요! 잘보고갑니당=3
9년 전
독자5
독다라니 ㅠㅠㅠㅜㅠㅜㅠㅜㅡ너무좋아요
9년 전
독자6
헐 너무 좋아요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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