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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해왔던 일이지만 오늘따라 편의점 일은 힘들었다. 아이를 봐달라, 가격을 깎아 달라며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진상 손님이 한 차례 들이닥쳤고, 내 심신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그나마 쉬는 시간이 생겨 바로 앞의 밤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내가 한참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에 빠져있을 때 들어선 편의점. 이곳에서 붉은 노을이 넘실대며 해가 지는 모습에 빠져 시작하게 된 알바였다. 이제와서 너무 충동적인 선택이었나 하며 나를 자책하고 있을 때, 지이잉- 하며 울리는 핸드폰에 놀라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에요."     

     

너였다. 능글맞기는. 오늘따라 더 멋있어 보이는 목소리를 들으며 살짝 미소지었다. 조금 있으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으로 바뀔 바다가 눈에 가득 담겼다. 이 상황 하나로 오늘 있었던 일들이 봄을 기다리는 눈처럼 녹아내렸다. 밤이 되면 다시 사람들이 그득해질 편의점이겠지만 아직은, 이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뭐하고 있었어?"     

"나는.... 바다 보고 있지."     

     

너도 나의 이런 고상한 취미를 알고 있었다. 오늘은 출장이 있다며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섭섭한 마음이 슬슬 비집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남자친구 일하는 것도 이해 못하는 여자는 아니었는데. 오늘따라 힘든 일이 겹쳐 자꾸 투정을 부리고 싶다. 갑자기 밀려오는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잠깐 눈을 감고 그냥 입이 말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뒀다.     

     

"너랑 보고 싶다. 여기 너랑 걷고 싶어."     

"....."     

     

괜한 투정을 부렸나보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머쓱해진 나는 급하게 사과하고 손님이 들어왔다는 핑계를 대며 끊었다. 저질렀구나, 하며 한숨을 푹- 쉬고 올지도 모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바다를 보던 몸을 돌리고 괜히 옷 매무새를 점검했다. 애꿎은 카카오톡을 들어왔다 나갔다 해봤지만 그뒤로 너에겐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괜히 그런 말은 해가지고... 주말에 같이 데이트라도 해야겠다 하며 편의점 안으로 퍼지는 붉은 기운을 느꼈다. 다시 바라 본 바다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오늘꺼 진짜 예쁜데. 혼자 중얼거리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뭐에 그렇게 집중하길래 나도 못 봐. 바다야 나야?"     

     

뛸듯이 기뻤다. 정말 좋아하며 너에게 폭- 안기니 너는 부끄러워 하며 웃었다. 당연히 너지. 진짜 보고싶어 했던 얼굴에 내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편의점을 나와 네가 내미는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이미 어둑어둑해진 저녁이지만 나름대로 좋았다. 하늘에 빛나는 별도, 곳곳에 켜진 가로등도,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다도. 문득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너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네가 있어서 좋은 거구나.     

     

     

     

     

     

     

     

     

     

     

     

     

     

     

+비담 방에 올라왔던 작품 약간 수정 글입니다. 제 문체가 약간 딱딱해서 빙의글을 쓰는건 즐기지 않지만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가 너무 좋아 글을 써봤어요 :)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영감 많이 받으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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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ㄹ..좋다....와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멤버는 내맘대로 상상인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진짜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amante
아 네! 멤버미정을 깜빡하고 못적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저 버스커가 제 본진이에여ㅠㅠㅠㅜ
좋아요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9년 전
amante
버스커노래가 너무 좋아요ㅜㅜ 요즘 푹 빠졌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저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amante
네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9년 전
독자4
저랑 문제가 비슷해요 딱딱하고 되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보다 더 잘 쓰시고..잘 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amante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저랑 문체가 비슷하시다니...ㅠㅠ 우리 같이 힘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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