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김남길 엑소 온앤오프 성찬
에기벨 전체글ll조회 828l 2

 

 

 

 

꿈을 꾸었다.

그가 멋진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정, 기분이 어때요?"

"괜찮은 것… 같기도…"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꿈이란게 이런거라면. 현실은 모두 잊고, 딱 이 순간만 영원하다면, 나쁘지 않다고, 괜찮다고 생각했다.

 

 

 

 

첫 꿈에 네가 나와줘서, 정말로 기뻐!

 

 

 

 

 

 

 

 

 

 

 

 

 

"정, 오늘도 열심히네요?"

그가 커피를 건네며 물어왔다.매일 하는 아침인사처럼 나도 자연스럽게 그의 커피를 받아들고 웃으며 답했다. 그렇죠, 뭐.

"여전히 꿈은 꾸지않아요?"

"…네."

그는 슬프다는 눈길로 나를 쳐다봤다. 그 모습이 퍽이나 강아지같아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달래주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눌러야했다. 꿈을 꾸지 못했다는 나의 대답에 그가 슬퍼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내가 꿈을 꾸고 싶어도 꾸지 못해서였다. 남들은 일평생 살면서 한번쯤은 꼭 꾸고, 심지어 지겹다고도 하는 꿈을 내가 바라는 이유는, 나는 말하자면 일종의 꿈을 꾸지 못하는 병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병이라고 할수있냐고 묻는다면, 뭐 정상은 아니니까 병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은 매일 꾸는 꿈을 나는 지금껏, 한번도 꿔본 적이 없다. 혹시, 이게 몸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 건지 병원에서 검사를 해본 결과, 의사는 내가 아주 특이한 경우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의 수면 단계는 렘수면(꿈을 꾸는 단계) -> 비 렘수면(깊은 수면 또는 얕은 수면) -> 렘수면의 형태로 반복되면서 꿈을 꾼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달랐다. 나는 렘 수면 상태를 거치지않는, 바로 비 렘수면에 빠져버리는 희귀한 경우였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개운치않고, 밤 사이의 시간이 뚝 잘려 사라져버린 느낌이 든다. 그저 눈을 감고, 뜨면 아침인 그런 식이다. 혹자는, 깊은 수면을 자면 더 몸이 개운하지않겠느냐고 물을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렘 수면, 깊은 수면, 렘 수면의 형태로 끝나야, 개운하게 잠을 잘잤다는 느낌을 받는다.

 

친구들이 가끔씩 꿈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나는, 그게 무슨 느낌인지 알 수 없어서 항상 살짝 미소를 짓고, 가만히 듣기만 했다. 그러고 있으면, 친구들은 한참 나누던 꿈 이야기를 멈추고, 으레하는 것처럼 미안해, 정. 이제 다른 얘기할까? 하면서 다른 주제로 넘어가곤 했다.

 

꿈-. 그게 무엇이길래 그토록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공포에 떨기도하고, 웃음 짓기도하는 걸까? 꿈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은 말이 안되면서도 재미있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악몽을 꿀 때는 괴롭고 무서웠으며, 일상적인 꿈 속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등장해서 뜬끔없는 말을 건네기도 하고, 인상깊게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태껏,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번도 '꿈'을 꿔보고 싶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어느 한 친구의 꿈 이야기를 듣고 나서 처음으로 꿈을 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의 꿈은 이러했다.

그 친구가 평소에 사랑하던 연인이 꿈에 나왔다. 친구에게 너만을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며 사랑을 노래했다. 그를 안았을 때, 붕 떠오르면서 그의 얼굴만 눈에 담았다. 그가 웃으며 프러포즈를 건넸다.

"정이, 결혼해줘, 너만을 사랑할게."

친구는 키스로 답했고, 친구는 행복감에 젖어 꿈에서 깼다. 그런데 그날, 그 남자가 자신에게 결혼해달라고 고백했다는 거였다. 일종의 예지몽같은 거라고, 친구가 설명해줬다. 꿈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도 하고, 자신의 미래를 보기도, 자신의 과거 속을 뒤돌아보기도 했다.

 

꿈….  만약, 그가 내 꿈에 나와준다면… 행복을 느낄 수…있을까?

 

그 날 이후, 나는 꿈을 꾸기 위해 노력했다. 방법을 찾고자 인터넷에 검색하자 나온 것은 꿈에 나오길 희망하는 사람의 이름을 세 번 외치고 자면 꿈에서 나온다, 몸을 피곤하게하고 자면 꿈을 꾼다, 일찍자고 오래자면 꿈을 꾼다, 자기 전 생각을 많이하면 꿈을 꾼다……. 하지만 다 부질없는 노력이었다. 내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꿈을 꿀 수 없었다. 몸은 점점 상해갔고, 안그래도 일어날 때 개운치 않던 아침이 더욱 힘들어져버려서, 한 날은 알람소리도 듣지 못한채 푹 자버렸다.

 

 

 

쾅 쾅 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으으, 지끈거려오는 머리. 술을 마시면 꿈을 잘 꾼다고해서 마신게 화근이었다. 이 시간에 누구야, 싶어 시계를 보니 출근시간을 한참 넘긴 10시 48분이었다.

으아, 늦잠, 지각!

 

 

쾅 쾅 쾅-

정, 집에 있으면 대답해요!

 

 

그의 목소리였다. 나는 후다닥 잠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었다. 그는 문이 열리자마자 걱정했잖아요, 라며 나를 안아주었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몸이 살짝 굳었지만, 곧 그의 포옹을 받아 등을 토닥였다. 밖에서 기다리느라 그의 볼은 차갑게 얼어있었다. 나는 그의 볼을 어루만졌다. 그의 볼은 따뜻한 손길에 녹아갔다.

"정, 요새 아팠던거죠? 말을 하지... 얼굴이 말이 아니잖아요."

"나, 아픈거 아니에요."

나는 그에게 꿈을 꾸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이건 그저 피곤해서 그런거라고 설명했다. 꿈을 꾸고자 노력했던 내 이야기를 듣던 그는 어느 새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별 것도 아닌 일에, 그는 잘 운다.

눈물을 글썽이던 그는, 무언가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였다.

 

"꿈을 꾸고 싶어요?"

 

끄덕끄덕.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약봉지를 주방에 내려놓고 와서 나를 소파에 앉혔다.

 

이건, 벨기에에서 꿈을 꾸는 방법이에요.

 

작게, 사랑하는 이라고 얘기하면서 헛기침을 한 그가 말했다.

"…사랑하는 (크흠,) 사람끼리 서로 손을 맞잡고 살짝 머리를 부딪혀요. 그리고 누워서 머리를 맞댄 채 잠을 자면, 서로가 꿈에 나온대요."

해볼래요-? 그는 살짝, 초조한 듯이 말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답했다.

"오늘은 일 안해도 되요?"

"타쿠야 혼자서는 조금 힘들겠지만, 뭐... 잘할거에요."

혼자서 고생할 타쿠야를 생각하니 살짝 웃음이 나왔다. 오늘은 월요일, 생각보다 사람이 많은 날이다. 카페를 이리저리 뛰어다닐 타쿠야를 생각하니 더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는 싱긋 웃더니, 나를 일으켜 주었다.

후욱-끼쳐오는 달달하고 씁쓸한 커피냄새.

그에게서는 막 구운 커피냄새가 났다. 오늘 아침에도 나를 주려고 커피를 만들었을 텐데….

그가 조심스럽게 코트를 벗고, 나를 안아 방에 있는 침대에 앉혔다. 어느 새 따뜻해진 그의 손이 내 손을 마주 잡아왔다.

 

"준비됐어요?"

"물론."

 

그와 살짝 이마가 닿는 듯 하더니, 나는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꿈은,

정말로 느낌이 이상했다.

 

마치, 우주공간에 떠다니는 부유물처럼 나는 갈피를 못잡고 헤매고 있었다. 제어되지 않는 몸이 갑갑해져왔다. 깊은 바다에 빠진 것처럼 나는 숨을 쉴 수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발버둥치는 몸, 어둠고 캄캄한 공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공포감이 나를 뒤덮을때, 누군가 뒤에서 나의 허리를 잡는 것이 느껴졌다.

 

"정, 기분이 어때요?"

그의 목소리였다.

나는 앞전의 공포를 잊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멋진 미소를 짓고 있었다.

"괜찮은 것… 같기도…"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그가 나를 잡아준 순간부터, 나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되어 있었다. 나는 이제 우주를 떠다니는 부유물이 아니라, 화사한 꽃밭 위를 걷고 있었다. 그를 닮은, 밝고 화사한, 노란 꽃 밭에서.

"이건 지구 상에 없는 꽃이에요."

정이, 꿈에서 만들어낸거죠. 그가 꽃 하나를 꺾어 내게 주며 말했다.

꽃을 자세히보니 정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꽃이었다. 보면 볼수록 그의 미소를 닮은, 예쁜 꽃.

"예뻐요."

나는 꽃에 코를 묻고, 향기를 맡았다. 이건 마치…, 그가 아침에 타주던 커피향 같았다.

이거 커피향이 나요, 라고 말하며 고개를 들자, 어느샌가 그가 사라져있었다.

뭐, 뭐지-,

당황한 나에게는 다시 앞전의 공포가 밀려왔고, 벌벌 떨기 시작했다. 세상이 다시 암흑에 휩싸이는 기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는 순간,

어딘가에서 커피를 볶는 향기가 났다. 향기가 나는 곳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드넓은 꽃 밭 사이에 카페가 생겨나있었다.

 

"정, 여기에요!"

 

카페 창문으로 그가 손을 내밀어 흔드는 게 보였다. 꽃밭에는 어느새 길이 생겨나있었고, 나는 그 길을 따라, 맨발로 달렸다. 조심스럽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는 커피를 거의 다 만든 참이었다. 고소하고 향긋한, 커피향이 나를 감싸왔다.

"말없이 사라지면 어떡해요…, 무서웠다구요."

"아, 미…미안해요. 울었어요?"

왈칵 눈물을 쏟자 그가 다가와 토닥여주었다. 입으로는 미안해요, 정, 이라고 계속 중얼거리며.

눈물을 닦고 품에서 살짝 떨어지자 그가 타 놓은 커피 두 잔이 보였다. 옆에 설탕가루가 있는 걸로 보아 에스프레소에 설탕 두 스푼을 넣은 게 분명했다. 항상 아침에 타주는, 내 입맛대로 만들어진 커피.

"아침에 커피 못 타줘서…, 정은 아침에 꼭 한잔 마셔야하잖아요. 오늘은 커피를 못 준게 생각나서, 급하게 만들었어요. 이래뵈도 커피 다 잘 볶아서 만든거에요. 제가 급하게 만들었다고는 했지만 여긴 꿈이라서 뭐든게 다 되거든요, 그래서 10초만에 다 볶아버렸어요. 그래도 잘 볶아졌더라구요. 그런데, 다 만들었는데 설탕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찬장을 뒤지니까 설탕이 조금 남아있길래 그거 넣고…, 생각해보니까 또 잔이 없는 거에요! 그래서 찬장을 다시 뒤지다가 없어서 절망했는데, 눈앞에 컵이 생겼더라구요. 그래서 커피 담고, 설탕 넣고…, 아…아무튼, 아침이라 하기도 뭐하고, 꿈 속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셔요."

그는 꿈속에서조차 말이 많았다. 커피에 침이 튈까봐 살짝 걱정했지만, 꿈 속인데 뭘.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창가쪽에 자리잡고앉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가 타준 커피는 꿈 속에서마저 따뜻하고, 향기롭다. 그는 나의 반대편에 앉아서, 라떼를 마시고 있었다. 반쯤 홀짝이며 마시고 있을 때, 그가 말을 꺼냈다.

"이게, 정말로, 통할 줄은 몰랐어요."

"…그러게요."

"처음, 꾸는 꿈이죠?"

끄덕.

"좋지않아요? 평온하고, 아무 생각도 안나고."

끄덕끄덕.

 

그는 하고싶은 말이 있지만 빙빙 돌려서 얘기하는 듯 했다. 그를 지그시 쳐다보자, 눈이 마주쳤다. 그는 커피를 먹다가 살짝 쏟고는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였다. 마침내 그가 결심한듯, 헛기침을 하더니,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며 말했다.

"그…, 그 방법은… 사랑하는 사이에 통하는 마법이라던데…."

그는 말을 마치고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이리저리 굴렸다. 우리 사랑하는 거…맞죠?, 라며 작게 그가 말했다. 

그 모습이 귀엽고, 순수해서 나는 웃어버렸다. 그는 나를 보고, 왜 웃어요!ㅠ◇ㅠ 라고 울상을 짓긴 했지만.

"귀여워서요, 줄리안."

나는 그의 턱을 잡고 키스했다. 그는 살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곧, 나를 따라 눈을 감았다. 그의 입에서는, 부드러운 라떼맛이 났다.

 

 

 

 

 

 

"사랑해요, 줄리안."

"사랑해요, 정."

 

 

 

 

 

 

 

 

 

 


더보기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 뒤 서로 사랑을 나누고 행쇼했다고 합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귀여워여...♥ 쥬리앙♥
9년 전
에기벨
힣ㅎㅎㅎ줄리안 귀엽죵ㅋㅋㅋㅋ요새 정말 빠져삽니다..헿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2
막 기분이 잔잔해지고 안정되네요
9년 전
에기벨
오옵...감사해요! 처음써본 빙의글이라 많이 서툴지만 다행이에여!!ㅠ
9년 전
독자3
힐링된다ㅎㅎㅎ고마워용쓰니앞으로이런글많이써줘용♥♥
9년 전
에기벨
처음 써본 빙의글이라 행복하게 끝내고싶었어요!! 그 기분이 전해졌다니 기쁩니다♥♥ 빙의글은 앞으로 더 써볼생각이에요!! 댓감사해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전체 인기글 l 안내
5/14 14:40 ~ 5/14 14:4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