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오늘은 일찍 가서 쉬렴. 얼굴이 많이 안 좋아보인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너무 울어서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몸이 아파도 웬만해서는 참고 버티던 나였는데 오늘은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담임선생님께 조퇴증을 받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프면 좀 가서 쉬어, 왜 이렇게 힘들어 하면서까지 버티려는 거야, 응?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까? 제발... 아프지 좀 마.” 작년 여름, 감기몸살 때문에 열이 펄펄 났을 때, 반이 달라 오기 번거로울 텐데도 매시간 찾아 와 옆에서 걱정해주던 이은상이 생각났다. 나쁜 놈, 걱정은 왜 해줘. 아프지 말라면서 그렇게 나 생각해 주더니 내가 지금 너 때문에 이렇게 아프단 말이야. 떠오르는 그의 생각에 또 애꿎은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지금 나는 몸도 아팠지만 마음이 더 아팠다. 속상해서 가슴이 아파 찢어질 것만 같은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