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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가락 전체글ll조회 1330l 2
 

 

태양 아래 눈부신 나의 어린 생쥐.  

 

 

 

설탕결정보다 달고, 우유보다 하얀 나의 아가씨. 

 

 

 

"사탕!" 

 

 

 

내뱉는 모든 말은 보석과 같고, 반짝이는 눈빛은 결정이 되어 쏟아진다. 비온 뒤의 너는 무지개. 하얀 원피스를 입은 너는 나의 사랑. 재잘거리는 목소리는 멜로디, 곧게 뻗은 너의 종아리, 움푹 파인 복사뼈, 분홍빛 무릎. 

 

 

 

내 귓가로 속삭이는 네 목소리. 물가를 첨벙거리던 너의 하얀 두 발. 바람을 매만지는 너의 두 팔. 바람으로 흩어진 너의 머리카락, 가늘게 접혀오는 너의 두 눈. 속삭이는 목소리 너머의 하얀 치아. 동그란 너의 손톱. 너의 이마, 너의 눈썹까지. 

 

 

 

너는 나를 기다리게 한다. 늘. 

 

 

 

하루가 다르게 너는 자란다. 어제는 이만큼. 오늘은 이만큼. 이렇게만. 어서. 한시라도 빨리. 

 

 

 

어린 네가 무릎을 모아 얼굴을 묻는다. 창문너머의 석양이 너의 얼굴울 붉게 물들일때까지. 순진하게 눈을 깜빡이며, 브라운관너머를 응시한다. 문가에 기대어 너를 봐야 했다. 석양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얼굴을 드리운다. 느리게 깜빡이는 눈동자, 완만한 곡선의 어깨. 드러나는 하얀 목덜미. 

 

 

 

너는 지켜보는 것이 벅찰만큼 아름다웠다. 느린만큼 아름답게, 눈부시게 꽃핀다. 양말 안의 발가락이 살짝 움츠린다. 빨개진 얼굴은, 이제보니 석양 아닌 울음기로 가득하다. 붉어진 눈매가, 훌쩍이는 작은 코가. 

 

 

 

 

 

안쓰러워 다가가니 네가 안겨온다. 

 

 

 

"나 어떡해요..." 

 

 

 

너는 때 아닌 열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랑은 순식간에 소녀를 여인으로 만들었다. 벅차기만 하던 아름다움에 일순 동한다. 금세 가라앉지만 쉽사리 마음의 동요가 가라앉지 않는다. 

 

너는 망울망울 눈물 맺힌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안겨오는 너를 보고 나는 가슴이 아렸다. 

 

 

 

 

 

이름도, 얼굴도 모를 한 남자에게 나는 너를 빼앗겼다. 

 

 

단 한순간. 너에게서 눈을 떼었을 뿐인데. 앞으로도 너는 나와 있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나와의 대화보다,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길어지고, 오늘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나는 또 다시 너를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이다. 

 

 

 

 

 

나 이외에 없던 너가 얼룩덜룩 해질 것이다. 

 

 


 

입맛이, 쓰다. 

 

 

 

 

 

 

아주 어린 날의 일이다. 아마, 내가 네 나이였을 것이다. 옆집의 부부가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들렸을때, 침대에 누워 있던 어린 아기는 잠에 들어 있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이상하게 떨리는 마음으로 방에 들어갔던 순간에. 

 

 

 

 

 

침대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던 그 순간에. 

 

 

 

 

 

숨결에 깨어날까, 숨죽이고 눈을 크게 떠보던 순간이었을지도 몰랐다. 

 

 

 

 

 

 

 

나의 어린 생쥐. 

 

 

 

 

 

 

 

 

속삭이듯 튀어나온 말에 옆의 부부는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오빠처럼, 챙겨주렴. 다니엘. 

 

 

 

 

 

 

 

 

나는, 그 순간. 붉어진 얼굴. 채 뜨지 못한 두눈, 곱게 잠을 자는 너를 보며, 사랑에 빠졌던 것 같다. 

 

 

 

 

 

 

 

 

 

 

 

의미는 어느 순간 변질되어 있었다. 

 

 

 

 

 

학교가 끝나면 네 집에 들렸다. 학교 다녀온 세에 더 자란 것 같아보였다. 깨끗이 손을 닦고 난 후면 너의 손을 만져볼 수 도 있었다. 너가 더 자랐을때 나는 너에게 사과즙을 먹여보도 하였다. 

 

 

 

 

 

 

 

 

그렇게, 너와 나는 자랐다. 

 

 

 

 

 

 

 

 

주말이면 나는 너와 함께 하루종일 뒹굴었다. 네가 걸음을 시작하고 나는 너와 함께 동물원을 갔다. 네가 내 이름을 불렀을때, 작은 혀로, 입술로 속삭일때. 나는 벅차 울었던것 같다. 

 

 

 

 

 

나의 어린 생쥐. 귀여운 아가씨. 

 

 

 

 

 

 

 

 

손아귀에 힘을 주면, 죽어버릴테고, 힘을 빼면 날아가버릴 가녀린 나의 생쥐. 

 

 

 

 

 

 

 

 

이제 너도 많이 자랐다. 

 

 

 

 

 

하얀 원피스를 입고 에나멜 구두를 신는 네가 있다. 공단 구두로 또각이던 네가 아니라, 이제는 아가씨가 된 네가 있다. 새하얀 목덜미를, 가녀린 두팔을. 

 

 

 

 

 

 

 

 

너를. 

 

 

 

 

 

 

 

 

 

 

 

조금만, 더. 

 

 

 

 

 

 

 

 

자라줘. 

 

 

 

 

 

빨리. 

 

 

 

 

 

 

 

 

 

 

 

너를 재촉한다. 나와 같은 출발점에 서기를 원했다. 그 커다란 눈망울은 정면으로 보고 싶었다. 빨리 자라줘. 어서, 어른이 되어줘. 

 

 

 

 

 

 

 

 

너의 머리에 손을 얹으면 너는 키득거린다. 새침한 얼굴을 하다가도 나를 보면 하얀 이를 드러낸다. 나의 귀여운 생쥐. 또 다시 속삭인다. 다,니,엘. 

 

 

 

 

 

너의 혀가 속삭이는 내 이름은 달다. 나를 보며 접히는 눈은 곱다. 

 

 

 

 

 

안겨오는 네가, 좋다. 

 

 

 

 

 

 

 

 

"나의 어린 생쥐." 

 

 

 

 

 

 

 

 

볼에 입술을 부볐다. 간지러워 하던 너는 없다. 붉어진 볼이 아닌 굳은 얼굴. 하얗게 질린 얼굴이다. 

 

 

 

 

 

 

 

 

"다니엘."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코트 안의 의미없는 잡동사니가 굴러다닌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었다. 

 

 

 

 

 

 

 

 

나의 생쥐. 

 

 

 

 

 

 

 

 

"나에게, 당신은 뭐죠?" 

 

 

 

 

 

 

 

 

한걸음, 물러선다. 너는 이제 화려하게 핀 꽃이다. 나를 보는 눈이 따듯하다. 간질간질한 기분이 위를 쓸었다. 목구멍 넘어로 솜뭉치가 들어가는 기분이다. 

 

 

 

 

 

간지럽고, 

 

 

 

 

 

목이 말랐다. 

 

 

 

 

 

 

"당신에게, 나는요?" 

 

"..나의 어린 생쥐." 

 

상처받은 얼굴이 나를 향한다. 가까이 다가섰다. 눈물맺히는 너를 본다. 눈가로 입술을 부볐다. 안겨오는 네가 사랑스럽다. 처음으로 뱉어본 단어가 달다. 아름다운 세상이다. 

 

 

 

혀를 굴려 다시금 뱉어본다. 

 

 

 

나의 생쥐. 나의 연인. 

 

 

 

"당신에게 나는..." 

 

 

 

"연인. 나의 연인." 

 

 

 

처음으로 맛본 너의 입술은 환희였다. 

 

 

드디어 손에 넣었다는 지독한 쾌감. 음습한 정복욕과 성취욕이었다. 가슴이 저릴만큼 충족되었다. 채 완성되지 못하고 나온 나였다. 그걸 완성 시킨 너였다. 내가 아담이면 너는 이브였고, 네가 죽으면 나도 죽는 삶이었다. 

 

 

 

 

 

너를 가두어 두고 싶었다.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아. 

 

나의 어린 생쥐야. 

 

** 

독일어로 나의 어린 생쥐는 딸이나 연인을 비유할때 쓴다네요. 

 

작은 쥐? 라는 의미인데 읽기 좋게 생쥐! 

 

Maussy 라고 쓴다는데...마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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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ㅠㅠ 이런거 좋아요! 잘 읽고 가요!
9년 전
독자2
와....대박....이런거좋아요ㅠㅠ헐헐ㅠㅠ
9년 전
독자3
헐 좋아요!!!!
9년 전
독자4
짱 잘쓰세요!!!
9년 전
독자5
우와 좋아여ㅠㅠㅠㅠㅠ재밌어요!!!! 잘 보고 갑니당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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