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꿈
w. 감귤뿌요
“구준회.”
짜증난다. 부모님 몰래 댄스부를 하던 것이 덜미가 잡혀버려 이런 외딴 시골에서 두달간 있으라니 정말 짜증이났다.
제 앞에 저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여자의 모습도 상당히 눈에 거슬렸다. 뭐가 좋아서 웃는 지를 알 수가 없어 기분이 나빴다.
“안녕. 난 00야”
너는 꽤나 고사리같이 작은 손을 내게 내밀며 악수를 청해왔지만 눈으로 보아도 까슬해보이는 너의 손을 마냥 잡고 싶지만은 않았다.
이게 단순한 마음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가 싫었다.
*****
“준회야! 밭에 안갈꺼가?”
“안가.”
챙이 넓은 밀집모자를 쓰고는 한 손에 낫인지 호미인지 뭔갈 든 너가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말하였다.
밭에 안갈꺼가? 아직 익숙치 않은 사투리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면 너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런 너의 미소를 바라보면 나를 보던 너가 입을 열었다.
“니 개구리는 잡을 줄 아나?”
“모르지.”
“내가 니한테 안려주까?”
갑작스래 나온 개구리라는 단어에 질색을 하며 인상을 쓰면 그런 나를 보며 여자아이 답지않게 호탕하게 웃는 너였다.
넌 뭐가 그리도 웃긴것일까. 항상 나만 보면 버릇처럼 웃어보이는 너를 보면 너가 목을 큼하고 가다듬더니 내게 말하였다.
내가 니한테 알려주까? 딱히 궁금하지도 잡아보고싶지도 않았다.
“싫어.”
“준회야.”
“니는 내 싫어하나?”
너를 보면 항상 그랬듯 인상을 쓰면 밀집모자 끝을 한번 만지작거리던 너가 고개를 숙였다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니는 내 싫어하나? 처음 보는 표정의 너와 조금 착잡해 보이는 너의 목소리에 아무 말도 않고 있으면 너가 다시 웃으며 말할려고 하였다.
“응. 너 정말 싫어.”
그리고 나의 말에 굳게 닫히고 미소가 거두어지는 너의 모습에 왠지 모를 알싸함이 느껴졌다.
난 단지 항상 웃는 너의 모습이 보기 싫었을 뿐이였다. 그런대 왜 지금 너가 울먹일려는 건지.
너의 표정 하나하나를 스캔하고 있는지도 지금 뒤돌아 없는 너의 자릴보며 내가 했던 말을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였다.
시간이 초침이 이만큼 빠르게 갈 수가 있나 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고 아직도 오지 않는 너에
초조해지는 마음으로 입술을 깨물다 외투를 꺼내어 너를 찾으려 잘 알지도 못하는 시골을 돌아다녔다.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 날도 어둑해지고 개구리들이 소리를 내며 울어대면 너를 따라 많이 나올 걸 후회가 되었다.
그런 생각들에 인상을 쓰며 어느 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너로 보이는 형체가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너였다. 그 미소가
“너는 날이 저물면 들어 왔어야 할꺼아니야!”
“니가 내 싫어한다 아이가.”
너의 발밑엔 낮에 보던 챙이 넓은 밀집모자가 떨어져 있었고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며 웃는 너의 모습에 이유는 모르지만 화가 났다.
너의 팔을 잡아 일으켜 평소와 다르게 화를 내면 너가 놀란 표정을 짓다가 다시끔 씁쓸하게 말하였다.
니가 내 싫어한다 아이가. 그 한마디에 너를 잡던 손을 내리면 너가 내 손을 바라보다 웃었다.
“다 안다. 시골촌년이 무슨 매력이 있겠노. 준회 ,니도 이제 다시 올라가재? 그동안 즐거웠데이.”
그저 아무말없이 너를 바라보면 너는 늘 그래왔듯 웃으며 내게 말하였다.
그리곤 뒤돌아 바삐 걸어가는 넌 왜이리도 작고 외소해보였는지 알았을땐 이미 늦었던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음날 서울로 올라가던 나를 보지도 않은채 새벽 일찍 나갔다는 소식에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너와의 짧고도 긴 두 달간의 여름이 지나갔다.
*****
“안들려! 조금만 크게 말해봐!”
“너 미팅할 생각 없냐고!”
어느덧 세월이 지나 철없던 중학생때의 내가 너가 아닌 대학생의 너를 만난 나는 꽤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여전히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너가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며 지나가는 것에
나도 모르게 내 발걸음이 너의 발걸음을 따라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 너를 잡았을 때
“구준회?”
그때와 똑같이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너였다.
“오랜만이다!”
“더 예뻐졌네.”
“뭐라는거야. 너 나 싫어했잖아.”
나를 보며 반갑다는 듯이 웃으며 인사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 웃어보이면
그런 내 모습을 멍하니 보던 그녀의 모습에 말하였다. 더 예뻐졌네.
그때도 예뻤지만 지금 더 예뻐진 너의 모습에 조마한 심정으로 너를 보면 너는 웃으며 장난하지말라는 듯 말하였다.
“싫어한거 아니였어.”
“어?”
“그냥 초등학생심보였던거 같다.”
당연하다는 듯 내가 너를 싫어했다고 기억하는 너의 모습에 너를 잡은 손에 조금 힘을 주어 잡고 말하였다.
싫어한게 아니였어. 왜 그때는 몰랐던 건지 제 자신이 이해가 되지않지만 나를 보는 너의 눈동자는 기분이 좋았다.
초등학생심보였던거 같다. 그게 아마도 정확한 답이였을 것이다.
“이젠 그렇게 안 할려고. 좋아해.”
이제야 전하는 나의 마음에 너는 그 날과 똑같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뀽 단편이에요 이게 완결이예요 뀽
준회 오오! 준회어빠 ㅠㅠㅠ 왜 어빠가 아니죠?ㅠㅠㅠㅠㅠ
준회어빠로 개명하란 마리야 ㅠㅠㅠ
전 다시 슝하고 가겠습니당 ㅠㅠ
근데 진짜 짧당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