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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덜컹-. 차가 흔들렸다. 뒷자석에 곤히 잠들어있던 줄리안은 잠에서 깨어나 차창 너머로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과 검은 빛으로 보이는 소나무들이 보였다. 덜컹-. 차가 계속해서 흔들려왔고, 산속으로 가는 듯, 계속해서 나무를 지나쳤다. 아직 달이 밝게 뜨지 않은, 좀 어두운 빛의 하늘. 줄리안은 뒷자석에 쓰러진 몸을 일으켜 바르게 앉으려고 버둥거렸다. 계속해서 덜컹거리는 차에 멀미가 나기 일보직전인데다가, 묶인 팔때문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도 없어 꽤나 불편한 상황이었다. 몇 번의 허우적거림 끝에, 줄리안은 간신히 차 문에 기대어 일어나 앉았다. 그런 와중에도 로빈은 후드를 뒤집어쓴채, 조용히 운전 중이었다. 로빈이 운전하는 앞, 헤드라이트 사이로 보이는 길은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흙길이었다. 


"갑자기 어디가는 거야?"


줄리안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일으켜 앉았지만, 자세가 여전히 좀 불편한 탓도 있고,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실려온지라 머리가 띵했다. 로빈은 백미러로 줄리안을 힐끗 보곤, 운전에 집중하며 대답했다.


"내가, 예전에 구해둔 곳."


"그게 어딘데?"


"도착하면 알거야."


더이상 말하기를 꺼려하는 듯 보이는 로빈의 모습에 줄리안은 더이상 캐묻지않았다. 어딜가든, 내가 모르는 곳임이 분명했고 길은 점점 더 험해지고있었다. 덜컹덜컹-. 창밖에 보이는 나무들이 점점 더 빼곡해져가고있었다. 산 속 깊은 곳으로 가는 걸까. 창 밖에는 아직 옅게 빛나고 있는 보름달이 산중턱에 걸려있었다. 로빈은, 어두컴컴한 길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에만 의지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빠르게 달리지는 않았지만, 덜컹거림은 심했다.

줄리안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덜컹-. 차가 다시 흔들렸다. 덜컹거리는 느낌, 기차 타는 걸 꽤 좋아했었는데. 어렸을 때 해리포터 영화를 보고, 영화 속에 나온 호그와트 기차를 타고싶어서 엄마를 졸라 영국에 놀러간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탄 기차도 아마 이렇게 덜컹거렸지. 비록 호그와트로 갈 수는 없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그 곳을 가보고싶었다. 지나가는 풍경을 구경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와플 하나를 손에 쥐고, 역에서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면,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기차 여행 특유의, 그 분위기가 좋았다. 바쁘면서도 여유있는, 그리고 마음이 안정되는,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기차소리. 우연히 마주앉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하고, 인연을 만나기도하고, 지쳐 힘든 몸을 싣고 집으로 이끌어주는 장소이기도한 기차를, 나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로빈과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시험도 끝나고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더욱 설렜었다. 무작정 오는 열차를 타고, 프랑스를 지나서 내 고향인 벨기에까지 갔었다. 오랜만에 고향에 온 나는 기뻐서, 로빈을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그때 같이 먹은 와플은, 돌아다니느라 지친 로빈과 나에게 그 무엇보다 맛있는 간식이 되주었다. 달콤하고, 바삭한 와플. 평소보다 몇배는 맛이 더 좋았었다. 

 

-이게 벨기에 와플이구나, 말로만 들었고 처음 먹어봐. 괜히 벨기에, 벨기에 하는게 아니었어.

-이 집이 제일 맛있어. 사실 좀 비싸게 팔고 맛은 별로인 곳도 많단말야? 이 집은 믿어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와플집이야.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고, 여기 이 설탕! 이게 최고지. 앞으로 벨기에 여행갈때는 나한테 먼저 물어봐. 제일 싸고 좋은 곳으로 소개해줄테니까.

-그래, 너만 있으면 어딜가도 좋아.

 

그렇게 즉흥적으로 떠났던 여행의 마지막에는, 기차를 탈 돈이 없어서 하룻밤 노숙했지만, 꽤 괜찮았었다. 다음날 겨우, 프랑스로 돌아갔을때, 부모님에게 엄청 혼나긴했어도.

줄리안은 눈을 떴다. 눈 앞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로빈은, 더이상 와플을 같이 먹던 기억 속의 로빈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없이 다정다감했던 로빈은, 이제 없어져버렸다. 줄리안이 보기에 로빈은, 무언가가 망가진 듯 보였다. 내가 다치고 난 그 몇년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로빈은 더욱 부서지고, 망가져서 도저히 손쓸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로빈은, 로빈은 그렇지 않았는데. 돌아와줘, 로빈. 나의 진실한 친구였던때로.

 

 

로빈은 이를 악물고있었다. 이런일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로빈은 사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강원도 깊은 산속에 집을 하나 구해뒀었다. 노부부가 이사 갈때 집을 허물지않고, 외진 곳이라 살 사람도 없어서 버려진, 그런 집이었다. 말이 버려졌지만, 상태는 좋은 편이었다. 침대나 소파같은 가구들도 있었고, 겨울에는 조금 춥겠지만 거실에 놓인 벽난로를 잘 쓰면 따뜻할 것이었고, 부서진 창문이나 망가진 곳도 없어서 당장 들어가서 살아도 괜찮았다. 단지 사람이 없어서, 삭막해보인다는 것만 제외하면 줄리안과 같이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집이었다.

 

로빈은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경찰에게 쫓기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두렵고, 힘든 일이었다. 심장이 미칠듯이 뛰고, 머릿 속이 거의 백지장이 되어 자신이 어디로 뛰는 지도 모른채 로빈은 달렸다. 기회가 왔을때 도망치는데 성공했지만, 만약에 잡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기도 싫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일단, 도망갈 곳이 한 곳 밖에 없어서 그곳으로 가고는 있지만 그 이후를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서지 않았다. 그곳에서 살아야할까? 그 곳마저 들키면 어떻게 해야하지. 로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될대로 되라. 일단 도착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 이 차도 외딴 곳에 버리고, 경찰이 추적할 길을 완전히 끊어놓아야했다. 로빈은 힘껏 엑셀을 밟았다.

 

 

 

 

 

 

 

 

 


"세상에…."


샘은 말을 잇지 못했다. 수색 끝에, 로빈이 살았던 집을 발견했다. 샘이 있는 곳은 지하실이었다. 지하실에 도착했을 때 처음 보인 것은 잔뜩 흐트러진 침대와 이리저리 찍힌 발자국이었다. 급히 나간듯 발자국은 어수선하게 찍혀있었고, 모양으로 봤을때 한 사람은 신발을 신었고, 다른 한 사람은 맨발이었다. 범인은 급히, 피해자를 끌고 도주한듯 보였다. 지하실의 한쪽 벽면에 줄줄이 세워진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그것들은 인형처럼 보이는 시체들이었다. 한구도 아닌, 여러 구. 샘은 완벽하게 보존된 마지막 밀랍인형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범인은 완벽하게 시체를 보존하고자 실험을 한 것 같았다. 완전, 사이코아냐? 샘은 고개를 저으며 수첩에 기록했다.

 

검식팀이 도착해 카메라로 곳곳을 찍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등을 증거로 채집하고있었다. 찰칵찰칵-. 검식팀이 지나간 곳에는 번호가 쓰인 종이가 놓여졌다. 바닥에 발견된 머리카락과 기둥에 묶여있던 쇠사슬에 있던 혈흔을 채취해 비교해본 결과 동일인으로 판명되었고, 아마도, 로빈이 납치한 마지막 피해자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마지막 피해자의 생존여부는 불확실했고, 그 전의 10명의 실종자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애타게, 살아있을거라고 믿었던 실종자의 가족들은 지하실에서 발견된 시체를 보고 오열했다. 저마다 자신의 아들을 부여잡고 우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샘과 린데만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죄책감이 밀려왔고, 그들의 슬픔이 느껴지기에,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더러는 당신들이 도대체 한게 뭐냐며 따져왔다. 그럴때마다 린데만은 더욱 더 고개를 숙였고, 범인을 꼭 잡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제 범인은 연쇄 납치가 아닌 연쇄 살인범이었고, 더이상의 살인을 막아야했다. 줄리안 퀸타르트, 마지막 실종자로 추정되는 피해자, 그 만은 반드시 살려야했다. 린데만은 의지를 불태웠다. 샘은 그런 린데만을 격려하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주었다. 린데만은,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경장님, 사건 브리핑이 준비됬습니다.]

문자를 보고 바로 달려간 린데만은, 샘과 함께 수사본부에 도착했다. 사건 브리핑을 담당한 일리야는 프로파일러로, cctv분석 및 범인의 도주로 예측과 범인의 프로파일링을 맡았다. 회의실에는 몇 명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린데만과 샘이 자리에 앉자, 자료를 나누어 준 일리야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프로파일러 일리야입니다. 이번 연쇄실종…,아니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 로빈 데이아나에 대한 총제적인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로빈 데이아나, 28세 남성으로 11명을 납치 및 살해를 하고 도주하였습니다. 마지막 피해자는 줄리안 퀸타르트, 28세 남성이며 생존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여기서, 말해두고 싶은 것은 범인은, 마지막 피해자인 줄리안과 알던 사이라는 것입니다."

린데만은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여태껏 실종된, 아니 살인된 피해자들은 용의자와 아무 연관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일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지막 피해자인 줄리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렇죠. 나머지 피해자들은 범인과 알던 사이가 아니라, 그들은 '선택'되어진겁니다. 줄리안과 닮은 모습이라는 이유로요."

일리야는 화면을 넘기며 말했다.

"첫번째 피해자인 토니입니다. 토니는, 키 185에 흑발, 녹안(초록눈)을 가졌습니다. 두번째 피해자인 알렉은 키 180에 금발이고, 벽안(푸른눈)을 가졌구요. 이런 식으로, 피해자들을 보다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생깁니다. 바로 줄리안을 닮아있다는 것. 줄리안의 외모는, 금발의 녹안이며 키 181 정도입니다. 첫번째 피해자는 줄리안과 같은 녹안이었고, 두번째 피해자는 금발이었으며,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피해자들 역시, 줄리안과 유사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린데만은 일리야가 나눠주었던 자료를 넘겼다. 정말이었다. 피해자들은, 줄리안과 닮은 구석이 한 군데씩 있었다.

"이런 식으로, 로빈은 줄리안과 닮은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아, 납치 후 살해하였습니다. 물론 목적은 살해가 아니었고, 완벽한 보존을 위한 실험과정에서 생긴 실패작이었지만. 그렇게 무수한 실험 끝에 10번째 피해자, 토마스를 완벽하게 보존하는데 성공하자,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인 줄리안을 납치한 것입니다."

일리야는 화면을 넘겼다.

"줄리안의 가족에게서, 들은 것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로빈은 줄리안의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줄리안을 납치하려했었습니다. 줄리안은 저항했고, 도망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게됩니다. 로빈은 정신병원에 갇혔고요. 우선, 로빈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정신병원에서 자료를 요청하여 받아왔습니다. 제가 나누어준 자료의 4페이지에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네, 자료 보이시죠. 보시면, 로빈은 이중인격, 즉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고있습니다. 인격이 말하자면 두 개인데, 하나는 어렸을 때의 상처로 고통받고 자랐지만, 감정이 풍부한 원래의 인격과 다른 하나는 싸이코패스인, 줄리안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그런 인격입니다. 본래의 인격이 많이 약화되고, 다른 인격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다행히도 이 인격은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단지 원래의 인격이, 고통으로 나오길 싫어해서 두번째 인격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있지만, 아주 잘하면, 본래 인격이 깨어나서 이 끝없는 살인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린데만은 로빈의 자료를 자세히 읽었다.

 

[로빈 데이아나, 28세. 남성.
병명: 이중인격(해리성 인격장애)
증상: 본래 인격은 로빈, 두번째 인격은 통칭, R로 통한다. 로빈은 어렸을때 학대와 무관심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으며, 글이나 그림을 그릴때 상당히 풍부한 감수성을 가진 것으로 보임. R은 반대의 성향으로, 학대와 무관심이 싸이코패스라는 인격이 만들어짐. R은 줄리안의 이야기에 민감하고, 강한 집착증세를 보임. 치료를 받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로빈보다는 R이 더 많이 드러나는 것 같음(일종의 방어기제로 보임). 가끔씩 이 두 인격은 혼합되어 나올 때가 있는데, 로빈과 R 사이의 협력은, 주로 R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듯 함. 밤에는 특히 감수성이 풍부해짐(로빈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듯).

(중략)

……로빈이 주도권을 상실, R이 로빈을 조종함.]

 

린데만은 계속해서 훑어 나갔다.


[……마지막 진료기록: 로빈이 정상적인 자아로 돌아옴. R은 거의 소멸된 것으로 보임.]


"자료의 마지막에는 R이 거의 소멸됬다고 쓰여있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용의주도한 R은, 로빈으로 돌아간 척 한겁니다. 정신병원에서 나가기 위해서죠. 그리고 사라져버린 줄리안을 쫓아 한국에 왔고, 이런 일들을 벌였습니다."


린데만은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야는 화면을 넘겼다.


"자, 이제 범인의 도주로를 예측해보았습니다. 단서가 많이 없었지만, 예상되는 도주로를 간추릴수 있었습니다. 로빈이 도망친 이후에 이태원을 급하게 벗어난 차량은 총 5대 정도입니다. (일리야는 화면을 가리켰다.) 하얀색 소형차, 초록색 소형차, 검은색 중형차, 회색 대형차, 그리고 회색 중형차입니다. cctv를 추적해본 결과, 하얀색 소형차는 식당 앞에서 멈췄고, 초록색 소형차와 검은색 중형차는 시내쪽으로 향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도망치는 차량은 시내로 가지않습니다. 따라서 남은 차는, 회색의 대형차와 중형차입니다. 그리고, 회색 대형차와 중형차는, 톨게이트를 지나쳐 서울을 벗어났구요."


일리야는 화면에 톨게이트를 지나치는 차량 두대를 띄웠다.


"그 이후를 추적해본 결과, 대형차는 충청도로, 중형차는 강원도로 빠졌습니다."


일리야는 화면에서 눈을 떼고 말했다.


"범인은 전라도, 또는 강원도로 도주하였고, 우리는 선택해야합니다. 그 이후의 추적은, 팀을 보내서 확인해야합니다. 상대적으로, 강원도는 추적이 더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범인이 그것까지 알고있을지는 확신할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범인은 외국인이니까요."

 

린데만은 자료를 내려놓았다.

"상당히 많이, 추려냈지만 이걸론 범인을 잡을 수 없어. 자네는, 어디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나?"


"저는 프로파일러입니다.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주지만, 결국 사건을 푸는 것은 경장님입니다. 저는 충청도쪽으로 더 가능성을 걸고싶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경장님이 하시는 겁니다."


린데만은 고민에 빠졌다. 여건 상, 일리야가 말한 것처럼 충청도로 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범인은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고, 도시쪽으로 도주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하지만, 오랜 경력의 느낌, 촉이. 강원도라고 말하고있었다. 어째서인지, 범인은 강원도로 도주했을 것 같았다. 린데만은, 고민했다.

 

그리고 결정을 내렸다.

 

 

 

 

 

 

 

 

 

 

 

 


"줄리안, 내려."


우웅-, 줄리안은 잠에서 깼다. 깜빡 잠이 든 모양이었다. 이제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보름달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앞이 잘보이지않아 줄리안은 문에 이마를 세게 부딪혔다.

"아야야-"

줄리안은 뒤로 밀려났고, 눈을 깜빡였다.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다. 로빈은 어디갔지? 그때, 차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팔을 잡아왔다. 로빈은, 줄리안을 차에서 끌어내렸다. 타앙-. 차문이 닫히고 줄리안은 로빈이 이끌자, 걷기 시작했다. 로빈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아주 쉽게 걷고있었다. 그에 비해 줄리안은 처음 걷는 길인데다가 맨발이어서, 걷는 와중에, 자꾸만 돌부리에 채여서 휘청거렸다. 그런 줄리안을 보던 로빈은, 줄리안을 훌쩍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줄리안을 업었다. 갑자기 들어올려지는 몸에 당황한 줄리안은 몸을 버둥거리다가 이내 멈췄다. 로빈이, 아주 꽉 잡아왔기때문이기도 하고, 높아서 무섭기 때문이기도 했다. 살짝 덜덜 떠는 줄리안이 느껴졌는지, 로빈은 더 힘껏 끌어안았다.


"저기, 로빈."


"…왜?"


줄리안은 말을 할까 말까, 살짝 고민했다. 팔이 묶인 채 업히는 건, 정말 힘든 자세였다. 로빈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고정되지 못한채 몸이 흔들리는 통에 줄리안은 떨어질까봐, 불안했다. 풀어달라고 하면, 풀어줄까?


"이 자세 너무 힘들어서…, 이것 좀… 풀어주면 안될까?"

줄리안은 갈수록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로빈은 피식 웃더니, 걸음을 멈추고 줄리안을 내려놓았다.


"도망가려는 건 아니고?"


"…"


이젠 도망갈 마음도 없어…, 로빈이 줄을 푸는 와중에 줄리안은 작게 얘기했다. 무작정 도망치기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다리도 아직 덜 나아서 뛸 수도 없었다. 뛰면, 곧바로 잡힐게 뻔했다. 로빈은 줄을 다 풀고는 줄리안을 업고 다시 산길을 올랐다. 보이지도 않는데, 참 잘 가네. 줄리안은 로빈의 어깨에 매달렸다. 밤이라서 그런지 작은 소리도 크게 들려왔다. 살짝씩 들려오는 올빼미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소리, 그리고 로빈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조금씩 힘들어지는지 거칠어 지는 숨. 줄리안은 쌀쌀해진 바람에 살짝 몸을 떨었다. 로빈은 춥지도 않나…, 손을 뻗어 뺨을 만져보니, 꽤 차가웠다. 로빈은 갑작스런 손길에 놀란듯 살짝 떨었다. 줄리안은 손을 뗐다.

 

한참 걸었을까, 어느새, 옆에는 작은 물이 흐르고 있었고, 길이 넓어지고 있었다. 조금 더 걷자, 빈 공터에 나무와 어둠에 가려진 통나무집이 보였다. 로빈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통나무집은 썰렁했다. 로빈은 안쪽 방에 있는 침대에 줄리안을 내려놓고, 벽난로에 불을 붙였다. 다행히도, 벽난로 옆에는 나무가 잔뜩 놓여져있었다. 겨우내 때려고 모아놓은 나무. 덕분에 로빈은 밖에서 나무를 구해오는 수고를 덜할수 있었다. 벽난로에서 불을 떼기 시작하자, 방 안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줄리안은 침대에 몸을 웅크리고 이불로 꽁꽁 싸맸다. 덜덜-. 밤이 되가면서 점점 더 추워지고있었다. 추위에 떠는 줄리안을 보다못한 로빈은 벽난로 앞으로 줄리안을 끌고왔다.

 

"오늘은 여기서 자야겠다."

 

"…그…래."

 

줄리안은 달달 떨리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벽난로의 불에 손을 뻗었다. 조금이나마, 따뜻해지는 느낌에 줄리안이 기분이 좋은 듯 눈을 감았고, 로빈이 그 옆에 와서 담요를 대충 펼쳐놓고는 앉았다.


"넌…안…추워…?"


"…난 원래 추위 잘 안타."


그랬다. 로빈은 추위를 잘 안탔다. 그에 비해 줄리안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었고, 항상 덜덜 떨곤 했다. 줄리안은 모자부터 목도리, 장갑까지 잔뜩 끼고 학교를 갔는데, 로빈은 외투 한장 걸친게 다였다. 춥지않냐고 물어오는 줄리안에게, 로빈은 별로-라고 답했다. 그렇게 꽁꽁 싸매고도 추워해서, 로빈은 줄리안을 가끔씩 꼭 안아줬었다. 그렇게하면, 좀 따뜻해지는지 줄리안은 눈을 감았고.


"…옛날 생각 나네."


"…"

줄리안이 그말에 눈을 떴다. 로빈은 말없이 벽난로 불을 바라보고있었다. 어쩐지, 조금 슬퍼보이는 눈빛이었다. 줄리안은 살짝, 머리를 기댔다. 로빈은, 여전히 불을 바라보고있었다.


"…"


"…"


둘은 말없이 불을 바라봤다. 이제 완전히 몸이 녹았고, 슬슬 나른해지고있었다. …배가 고파왔다.


"배고파."

그말을 들은 로빈은 가방에서 초콜릿을 꺼냈다. 줄리안이 좋아하는, 벨기에 초콜릿. 줄리안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가 좋아하던 거네…."


둘은 초콜릿을 나눠먹었다. 으음-. 입안에 감도는 달달한 맛. 부드러우면서도, 혀끝에서 오래 머무는, 달콤한 맛이었다. 줄리안은 초콜릿을 오래, 굴려서 먹었고 로빈은 깨물어서 먹었다. 와작와작-. 줄리안이 마지막 초콜릿을 다 삼킬때쯤, 로빈이 말했다.

 


"…넌, 내가 밉지않아?"


"…"


로빈이 갑작스런 물음에 줄리안은, 살짝 당황했다. 


"어……, 증오했지. 네 얼굴을 보는 것조차 소름끼칠 정도로."


"…그럼 지금은 안그래?"


"…그렇지 않은건 아니야. 나도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줄리안은, 놀랍게도 평온한 '이' 느낌때문에 선뜻 얘기할수 없었다. 어떨때는 로빈이, 정말 공포스럽고 소름이 끼치는데, 어떨때는…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이 그랬다. 지하실에 갇혀있을때, 로빈은 밤마다 의자에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며 울었다. 자신이 자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울었다. 강제로 가졌던 그 날에는, 더 심하게 울었다. 그날은 자기 자신을 때렸던거 같기도 했다. 로빈이 울때마다, 줄리안은 그저 모른척하고 다시 잠들었고, 그 이상한, 모순적인 행동에 줄리안은 의문을 가졌다. 그렇지만 정신이 이상한 사람에 나타나는, 흔한 감정기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내 옆에 있는 로빈은, 단순히 감정기복이라기엔 느낌이 달랐다. 말투도, 행동도, 뭔가 다르다. 무언가, 자신과의 기억을 공유하고있는, 그런 로빈같았다.

"넌 지금…마치 다른 사람인거 같아."

줄리안은 말을 마치고 손에 살짝 묻은 초콜릿을 닦아냈다. 그리고 우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로빈이 울고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검은눈동자에서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다.


"줄리안, 나도 통제가 안돼."

로빈이 꽉 막힌, 목소리로 말했다.

"…? 그게 무슨소리야?"

로빈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내려쳤다. 눈물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나는, 바보같이 지켜보기만 했어. 로빈이 울며, 말했다.


"난 정말 바보같아….

…R이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을때, 나는 무시했어.

무서웠고, 너무 이상했거든. 그는 '나'라고 얘기하면서, R이라고 얘기했어. 

그가 말하는 생각들은, 내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것들이었어.

마음에 안들면 죽여버려, 뭘 고민해, 바보같이 굴지마…,

그는…정말 극단적이었어. 개미를 죽이면서 희열을 느끼고, 불을 지르면서 재미있어했어.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지. 그가 뭘하든. 난…난 너무 무기력했으니까.

그가 나의 형제를 죽여버렸을때, 나는…나는…, 그러면 안되지만, 슬프면서도 좋아했어. 해방됬다는 기쁨이… 들었거든.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도, 그로 인해서 없어졌고,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없어졌거든.

……그래서, 나는 그가 뭘하든 신경쓰지 않기로 해버렸고, 나는 그가 가끔식 내 몸을 가져도 그냥 내버려두었지.

 

그러다가… 네가 전학을 온거야.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다는 기쁨에 나는… R의 존재를 숨겼고, 억눌러왔어.

갑작스럽게 자유를 박탈당한 R은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친구가 누구냐며 물어왔지만, 나는 무시했지.

그런데 네가 괴롭힘당하는 것을 봤을때는…, 솔직히 말할게, R을 불러내기도했어. 나는 상대할 수가 없었으니까.

너를 구해주고나서, 나는 R과 협상을 했어. R은 자유를 원했고, 나를 그에게 최소한의 자유를 허락했어.

제멋대로 굴지는 말것. 험한 짓은 하지말것. 줄리안, 너를… 해치지 말것.

그런데, R의 집착이 심해져갔어. R이 선을 넘기 시작하고, 내 통제를 벗어나려고 했어. 마치 R은,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았어.

나는 최대한, 그를 억누르려고 노력했고.

 

그러다가 일이 터진거야…네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면서…. 그 말을 들은 R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나는 통제력을 잃어버렸어.

그 이후로는 마치 유리상자에 갇힌 것처럼, R이 하는 짓을 보면서도 나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

가끔씩 나도 목소리를 냈지만, 내 몸은 R이…, R이 가지고 있어서 소용이 없었지.

난… R이 한짓을 모두 기억해. 나는… 깨어있었으니까. 넋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으니까….

나는 밤마다 통제력이 조금 더 세졌어. 물론 몸은 아니고, 정신적인 부분만. 그도 잠은 자야했으니까.

그래서 밤마다, 울었어. 너무 힘들어서.

 

대학교때였나, R이 네 여자친구를 죽였을 때, 나는 통제력을 완전히 되찾았을 수 있었어.

R은 네가 다친 것을 보고 겁이나서 도망쳤고, 그틈을 타서 나는 내 몸을 되찾았지.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했어.

그리고 정신병원에 갇혀서 치료를 받았어.

그런데, R이… 너를 너무 그리워하는 거야.

자세히는 기억이 잘 안나. 통제권을 완전히 잃어버려서.

그리고 최근에 다시 깨어났을 때는, R이 사람을 죽이고 있었지.

나는 너무 괴로웠어… 그리고 R이 마침내 너를 찾아내서 가뒀을땐……,


로빈은 계속해서 울었다. 줄리안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너를 강제로 가진 건, 정말 미안해……, 미안해….

나도 나자신을 용서할수 없어서 죽을까도 생각했어…, 그런데 R이, 허락해주지않았어."


로빈은 말을 마치고, 계속해서 울었다. 줄리안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로빈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타닥타닥, 나무가 타는 소리와 로빈이 우는 소리를 제외하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줄리안은 로빈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R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로빈인 것은 분명했다. 줄리안은 로빈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다가, 로빈의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했다.


"R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로빈,"


로빈의 젖은, 검은 눈이 벽난로의 불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줄리안은 로빈의 쓰고 있는 후드를 걷어냈다.

 

"…네 말 믿을게. R을, 이겨내."


로빈은 줄리안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푹 쓰러져왔다. 줄리안은 그를 따뜻히 안아주고, 쓰다듬었다. 로빈이 잠들고, 줄리안도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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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엽, 에기벨입니다.

ㅠㅠ 글이 점점 산으로 가는거 같아옄ㅋㅋㅋㅋㅋㅋㅋㅋ

로빈과 줄리안도 산으로 가고, 글도 산으로 가고, 작가도 산으로가고-

 

하아......?!

그래도 열심히 써야지욧..!;

 

응원해주시는 독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답!!♡

몇 부작으로 끝날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곰손으로 여기까지 온것도 참 ..흑흑

 

ㅠㅠ

 

 

졸리답, 다들 수고하세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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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와서 바로 달려왔습니다ㅜㅜ
로빈이랑 줄랸이 뭔가 가까워진 느낌들아러 좋은데 경찰은 ㅎㄷㄷ하네여 일이 잘플리면 좋을련마누

9년 전
에기벨
우왓 진짜 빠르시다!!:D 첫댓 감사해욥ㅠㅠ!! 경찰이 과연 추적에 성공할지.. 저도 해피엔딩을 원하니까 아마 그렇게 갈거에옄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2
로줄 진짜 좋네여 ㅠㅠㅠ 근데 나중에 로빈이 잡혀서 결국 졸련하고 헤어질거같기도 한데 ㅠㅠㅠㅠㅠㅠ로빈이 빨리 정신차려서 줄랸하고 잘됐음 합니다ㅠㅠㅠㅠㅠㅠ(산에가서 작가님을 망태기에 씌어 내려온다)
9년 전
에기벨
ㅠㅠㅠㅠㅠㅠㅠ저도 로빈이 얼른 정신차렸으면!!! ㅠㅠㅠㅠㅠ행쇼해야되는데 말이죱ㅋㅋㅋㅋ앜ㅋㅋ저를 끌어내려주셨군옄ㅋㅋㅋㅋ 센스넘치는 댓글 감사해욬ㅋㅋㅋㅋ
9년 전
독자3
헐 로빈이 이중인격이었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니엘 경장님의 촉이 어마무시하네요 로빈이랑 줄랸이랑 같이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로빈은 잡히면.. 들어가겠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 줄랸이랑 로빈이랑 행복하게 해주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에기벨
ㅠㅠㅠ로빈이 잡히면 안되는데 잡힐련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행쇼하기위해 노력하고있서요!!!(는 무슨 이 작가야!) ㅠㅠㅠ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ㅋㅋㅋㅋ산으로 자꾸가ㅣ서.. 하-..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해옄ㅋㅋㅋ☆★
9년 전
독자4
로빈이 이중인격이였다니....원래는 감수성도 풍부했지만 자신이 못해낼 일들을 다른 인격인 R이 해결하다보니깐 저렇게 인격의 주도권을 뺏기게 된거였네요......ㅠㅠㅠㅜ로빈의 이야기도 너무 슬프고ㅠㅠ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서로의 마음을 깨닫게 된것같아서 좋았던것 같아욥!!
9년 전
에기벨
착한 로빈이 할수없어서 무력감에 빠져있을때 새로운 인격이 생겨버린거져 ㅠㅠㅠㅠ 서로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말예요 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여~ 언제나!!
9년 전
독자5
으어....되게 폭신폭신하고 포근한 화네요ㅠㅠㅠㅠㅡ전 까지는 좀 급박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화는 확 풀어져서 편하게 봤어요ㅠㅠㅠ로빈이 R을 빨리 이겨내길ㅠ
9년 전
에기벨
다행이네여ㅠㅠㅠ편하게 봐주셔서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도 정말 열심히 달아주시고..감사해요 ㅠㅠ
9년 전
독자6
이중인격이라니!!! ㅠㅠ 둘이 행복해야할텐데ㅠ 잡히면ㅠ
9년 전
에기벨
우리 로빈이는 착한것도 어울리고, 나쁜것도 어울려서 이중인격으로 설정했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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