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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안] 달달해서 쓰다가 이불 걷어찬 팬픽 | 인스티즈            

             

타쿠야X장위안 달달해서 쓰다가 이불 걷어찬 팬픽         

    

             

             

             

보드랍게 몸을 감아오는 극세사 이불이 좋다. 눈부시게 밝지는 않지만 오히려 분위기 있게 만들어주는 오래된 전등이 참 좋다. 위안이 침대에 누워 생각한 것들이었다. 잠에서 깨어난지 꽤 됐다고 생각했지만 일어나긴 싫었다. 겨울은 사람을 굼뜨게 했다. 날씨가 추워지니 침대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위안의 몸이 빨래 행거에 걸어놓은 덜 마른 양말마냥 축 늘어졌다. 20분만 더 누워있다가 일어나야지, 하고 위안은 생각했다.             

             

             

             

[니가 없는 거리에는~ 내가 할 일이 없어서~]             

             

"여보세요?"             

"형 지금 밖에 눈 엄청 많이 쌓인거 알아요? 우리 오늘 만나요. 예쁘게 하고 와요."             

             

             

             

             

뭐야. 오늘은 좀 쉬고 싶었는데. 위안이 떡진 머리를 긁적거리며 입을 쩍 벌렸다. 3일은 밤새운 듯한 사람의 하품 소리가 나왔다. 집에 저혼자 있는데도 괜히 멋쩍은듯 큼큼 거렸다. 발개진 볼을 매만지며 위안은 화장실로 향했다.             

             

             

사실 위안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폼클렌징을 짜다가 갑자기 볼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커피에 휘핑크림을 올리듯 한 손바닥 가득 거품을 짜낸 그의 표정이 가관이였다. 에이씽, 이 양이면 이틀은 더 쓸 수 있었을텐데. 말라 비틀어진 폼클렌징 튜브를 보며 위안이 중얼거렸다. 아직 화장품가게 세일하려면 멀었단 말이야.             

             

             

칫솔을 입에 집어넣은 그의 허리가 수직으로 꺾였다. 그 바람에 세면대에 머리를 박았다. 위안의 눈꼬리에 방울방울 눈물이 맺혔다. 머리도 아프고 볼도 아프고 짜증이 감각세포 구석구석까지 헤집고 다녀 옆에 있던 변기통을 폭파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니 아까보다 더 발개진 볼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퉁퉁 부은 것 같다.              

             

             

             

"오늘 예쁘게 하고 나가기는 글렀다."             

             

             

             

울상 죽을상을 하고 거리를 걷는 위안의 모습은 알록달록한 꼬마전구가 나무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고 밤새 내린 눈이 밍크 카펫처럼 거리를 반짝이는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이 거리에 있으면 안돼는 사람처럼. 본드라도 뿌리고 왔는지 찰싹붙어 서로의 온기를 붙잡는 커플들의 모습도 눈꼴시려웠다. 오늘따라 바람이 더 찬 것 같은 기분에 위안은 몸을 움츠렸다. 차가운 칼바람이 위안의 볼을 날카롭게 스쳐갔다. 위안은 목도리를 눈 밑까지 둘둘 말아 쓰고는 좀 더 세차게 걸었다.             

             

             

             

"오는 길 안 추웠어요? 이렇게 추울줄 알았으면 내가 집 앞까지 데리러 갈껄."             

"차도 없으면서 무슨. 말만 잘해요."             

             

             

             

내내 맞고 온 칼바람처럼 뾰족한 말투에 타쿠야는 흠칫했다. 목도리에 가려 눈만 빼꼼 내놓았지만 그 눈빛이 매서웠다. 위안도 툭툭 찌르듯 뱉어낸 제 말투가 의아했지만 자신의 온갖 짜증과 화를 부풀어오른 볼에 책임을 돌렸다.             

             

             

             

"춥다. 우리 어디 들어가서 얘기해요. 뭐 먹고 싶은거 있어요?"             

"몰라하.. 나 배 안 고파."             

             

             

             

결국 둘은 말 없이 거리를 걸었다. 20분째 정적이 흐르자 타쿠야는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타쿠야가 장위안을 내려다 보았다. 위안의 동그란 머리통에 머리카락이 심술난 듯 꼬불꼬불 말려있었다. 머리카락 주제에 지 주인 닮았네. 주머니에서 잘 데워진 제 손을 꺼내 그 동그란 머리통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내 몸에 손대지마."             

             

             

또 다시 돌아온 매서운 말에 타쿠야는 더 이상 좋게 넘어갈 기분이 아니었다. 심술부리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이건 뭐 이유도 없어. 그는 이유 없이 빽빽 울어대는 5살짜리 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유치원 선생님 정도의 인내심은 갖지 못했다. 서로를 쿡쿡 건드리는 험한 말들이 오고갔다. 잔뜩 날을 세운 가시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날아갔다. 그리고 서로에게도 날아갔다. 두꺼운 니트는 가시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쥐색 코트가 듣기 싫다는 듯 귀를 틀어막고는 몸을 세차게 흔들었다. 머리에 얹어진 비니는 나 좀 여기서 내려달라며 제 꼬리를 까 뒤집었다. 바람이 싸움을 말리려 둘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웠다. 그리고는 위안의 볼을 툭 건들였다.              

             

             

             

"아야!"             

"지금 소리지른거에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소리를 질러요. 길거리에서 창피하지도 않아요?"             

"아니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면 왜 그러는지 말을 해. 애도 아니고 툴툴거리기만 하잖아요. 아까부터 대답도 건성건성 하고. 무슨 일 있어요?"             

"......"             

             

             

             

타쿠야가 위안의 목도리를 거칠게 걷어냈다. 부드러운 줄만 알았던 털실 목도리가 위안의 얼굴을 따갑게 스쳐지나가고 그 바람에 위안은 다시 한번 큰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머리가 찌르르 울렸다. 뺨을 맞은 듯 볼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위안의 표정이 구겨졌다. 타쿠야가 놀란 눈으로 위안을 쳐다봤다.             

             

             

             

"...나 아파."             

"....."             

"나 정말 아파 죽겠다구.. 너 한테 짜증낸거, 읏. 정말 미안해. 근데 오늘은 진짜..후."             

             

             

             

위안이 고통스러운듯 말하다가도 연신 짧게 신음을 했다. 손으로 퉁퉁 부은 볼을 감쌌다.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눈꼬리에 눈물을 달고는 촛점 없는 눈을 뜨고 타쿠야를 올려다 봤다. 사람이 아프면 약해진다고 했다. 서러운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방울방울지던 눈물이 배가 되어 두 뺨을 적셨다. 뺨을 적신 눈물이 아릿했다. 난로를 얼굴에 가져다가 댄듯 콧망울이 화악 달아올랐다. 적셔진 눈물이 뺨을 후벼파는 듯 했다. 위안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타쿠야의 코트 깃을 부여잡고 끙끙 앓았다.          

             

          

 ***          

          

          

"언제부터 아프기 시작했어요?"             

"한 이주일쯤 된 것 같아요."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네. 이 썩은거 그냥 놔두면 신경세포까지 같이 썩어요. 젊은 나이에 틀니 하고 싶지 않으면 집에서 끙끙 앓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와서 치료 받으세요."             

"네에..."             

             

             

             

위안은 터덜터덜 진료실을 빠져나왔다. 저를 걱정함에 안절부절 못해 보이는 타쿠야의 얼굴이 제 눈 가득 담겼다. 그 모습이 귀여워 위안의 입꼬리가 호선을 띄었다. 자신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마이 기다려써?"             

"말 하기 힘들면 하지말아요. 진짜 속상하다.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갔어야지 미련하게 그걸 버틴거에요?"             

"치과 오며능 돈 마이 내야대니까 그래찌이..."             

             

             

             

위안이 치료가 끝난 볼을 손으로 감싸며 웅얼웅얼 말하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타쿠야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막 말을 시작해 옹알거리는 제 자식을 보는 부모의 표정이 딱 이럴까. 이렇게 귀여워서 누가 훔쳐가면 어쩌지. 타쿠야는 귀여운 제 연인을 걱정스러운 눈을 하고 내려다보았다. 사실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여름 장마때만 되면 지하방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고생을 했고, 겨울엔 난방비가 아깝다며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추위에 떨다가 결국 감기에 심하게 걸려 꽤 애를 먹었다. 이럴때 마다 호출된 위안의 집 사정을 타쿠야가 모를리가 없었다. 타쿠야는 돈이 없어 고생하는 제 연인을 눈뜨고 방관할 그런 사람이 아니였다. 잠시 정적이 흐르며 입술을 축이는 타쿠야를 위안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너.. 나항테 화 마이 나꾸나. 타쿠야가 화 푸러면 내가 어떠케 할까. 지쨔 미안해에."             

             

             

             

두손을 덥석 잡힌 위안이 깜짝 놀라 타쿠야를 올려다봤다. 긴 고민이 끝났는지 후련한 모습을 하고 타쿠야가 활짝 웃었다. 진작 이러면 되는 거였어. 정색했다가 웃다가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위안은 공포를 느꼈다.             

             

             

             

"진짜 못봐주겠네요."             

"미앙해에.. 다 내 잘못이야. 구니까 화 푸러, 응?"             

"큼큼, 형이 지하방에서 사는거 진짜 못봐주겠으니까, 나랑 살아요. 우리집에서 같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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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왜 걷어찬거죠 왜죠??너므 좋은데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으 진짜 달달ㅠㅠㅜㅜㅜㅜ 달달물 좋아욥ㅠㅠ 이제 2편은 슈슈가 타쿠야네 집에 들어가서 사는 얘기부터 시작인거에여?ㅎㅎ 기다릴게여~~~
9년 전
콩팟
다음편..ㅎㅎㅎ헣ㅎㅎㅎㅎㅎ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9년 전
독자3
달달해ㅠㅠㅜ달달한거보고싶었는데 마침 달달한게딱 좋요ㅡㅜㅠㅠ 다음편있는거죠?
9년 전
콩팟
크리스말스인데 현실의 저도 달달하고 싶네여ㅠㅠㅠ 다음편 노력하는 중입니당
9년 전
독자4
아벨아~그애요 같이 사는게 현명한 답인것같아요...그러니 그 다음편은 언제???
9년 전
콩팟
같이 사는게 현명한 선택이길 바라면서!! 다음편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에여
9년 전
독자5
ㅜㅜ지금에서야 봤어요ㅜㅜ으 달달함에 질식사 할꺼같네요ㅜㅜ타쿠야가 자상한거 진짜 넘 설레는거 같아요ㅜㅜ진짜 제 머리속에 타쿠안이랑 넘 똑같아요ㅜㅜ좋은 글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6
위안의 동그란 머리통에 머리카락이 심술난 듯 꼬불꼬불 말려있었다<-이 문장 정말 좋네요. 무엇보다도 대사가 정말 감정이입이 잘되서 좋아요. 혹시 실화?(소금소금)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9년 전
독자7
같이 살고 그담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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