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박찬열] 연인인듯 연인아닌 친구같은 02

*실제 쓰니의 이야기를 소설화 시켰습니다.

[EXO/박찬열] 연인인듯 연인아닌 친구같은 02 | 인스티즈

2학기가 개강했다. 물론 공강은 목금으로. 기숙사인 박찬열은 5일내내 학교에 나가지만 나는 집이랑 학교가 한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주5파가 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월요일 첫 강의부터 교양이라 박찬열을 찾아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야 저 남자 잘생겼지?"

"또 누구?"

출석도 부르기 전에 강의실 안에 있는 잘생긴 남자의 얼굴을 보고 평가하는 나를 보며 또 누구냐며 타박했다. 너 얼굴론 절대 안된다는 말과 함께. 너도 마찬가지거든.

"저 여자는 어때? 완전 예쁜데"

이번에는 여자다. 물론 내가 여자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여자 번호 하나 못 따는 박찬열이 불쌍해서.

"별론데"

"왜 별로야? 너 게이야? 내가 너 셀카 이상하게 찍을때부터 알아봤다. 나한테 셀카 보낼 시간 있으면 여자 번호나 하나 따."

얘는 심심하면 자기 셀카를 나한테 보낸다. 처음에는 깜짝깜짝 놀라서 얘가 왜이러나 싶었지만 얼마나 심심했으면 그랬겠냐는 생각에 나도 엽사로 답장을 여러번 보내줬다. 여자 번호나 따라는 소리를 몇번째인지. 용기가 없는건지 두려운건지 이렇게 친화력 좋은 애가 예쁜 여자 번호하나 못 건진다는게 말이나 되나싶다.

일주일 전이었다. 개강하기 일주일 전에 시간표를 다 짜고 수강신청을 하기위에 같이 PC방에 갔다. 수강신청 올클을 하고 던킨에 가서 도넛을 먹는데 알바생이 내가 봐도 너무 예쁜거다. 박찬열한테 어떠냐고 또 물어봤지만 반응은 역시 이미 해탈한 듯이 됐다며 손을 저었지만 나는 그래도 그 언니한테 가서 물어봤다. 쟤가 언니 번호가 궁금하다는데 너무 부끄러운가봐요 쟤 어때요? 언니도 부끄러웠는지 한참을 망설이다 내가 들고간 박찬열 핸드폰에 번호를 찍어주었다.

"야 고맙지?"

"고맙긴 무슨"

"꼭 연락해 알겠지?"

"응 그래 꼭 할게"

정말 진짜로 했다. 내 눈앞에서 내가 직접 지켜봤다. 점심때쯤 연락을 했고, 그 언니가 알바가 끝날 시간에 맞춰서 저녁까지 같이 먹기로 했단다. 오 웬일이야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장가보내는 아들의 느낌도 나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심심할 때 그냥 불러냈던 박찬열이 여친이 생기면 바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밥 누구랑 먹지.

그리고 다시 오늘. 첫째 주는 오티다보니 수업도 빨리 끝나서 교내 카페에 앉아 공강의 여유를 조금 즐기고 있었다. 갑자기 저번주에 번호를 따다가 직접 바쳤던 그 던킨 언니가 생각나 박찬열에게 물어봤다.

"그 언니 어땠어? 착해? 예쁘지 솔직히? 우리학교래?"

"착하지 뭐. 우리학교래 13학번"

"오 자취? 기숙사산대? 무슨 과래?"

"기숙사고 무슨과랬더라 행정 뭐였는데"

"왜 이렇게 관심이 없어. 또 언제 만나? 잘 되고있어?"

"몰라. 이 누나가 연락 씹었어 먼저."

"너가 어떻게 했길래 연락을 씹어! 뭐라했는데 좀 보자"

"아 안돼 뭘 봐. 저리가"

"왜 뭔데 뭐가 문젠데. 내가 보고 조언해준다니까?"

"안돼 훠이"

또 이렇게 끝이 났다.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 즉 많이 바빴을 때, 이리저리 다른학교 주점에 돌아다니면서 여자 번호도 두어번정도 땄었는데 또 이번처럼 여자가 먼저 박찬열 카톡을 씹었다는거다.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 카톡을 씹지. 정말 궁금한데 보여주질 않는다. 무슨 얘기를 어떻게 했길래 여자가 답장을 안해. 한 두번도 아니고 벌써 세번짼데, 이러다가 군대가기전에 여자 한 번 못만나보면 박찬열만 불쌍한건데 뭐가 쪽팔리다고 안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야 보여줘 누나 한 번 보여줘봐"

"무슨 누나야 누나는. 너가 잔소리 할까봐 안 보여준다"

"잔소리라니 조언이지 조언"

"잔소리거든 아주머니"

"야 아줌마? 아주머니?"

"됐어 수업이나 가자"

아 진짜 박찬열. 아주머니라니. 다음 강의를 들으러 가자는 말과 함께 박찬열은 장난스레 웃으며 먼저 일어났고 나는 쫒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삐져서 강의때 열심히 오티를 들었다는건 비밀.

점심시간. 맛 없는 학식따위 버리고 밥을 먹자는 박찬열마저 버렸다. 어짜피 나는 이게 마지막 수업이었고 박찬열은 기계공답게 공대수업이 남아있었으니까. 삐졌냐며 카톡이 날라오고있지만 보지않을거다 집에 갈때까지. 내가 삐져서는 아니고 절대 아줌마라고 불러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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