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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준혁] 크리스마스스페셜: 어린왕자 (w.리연) | 인스티즈

 

[iKON/준혁] 크리스마스스페셜: 어린왕자 (w.리연) | 인스티즈

 

어린왕자

W.리연

 

 

 

 

 

 

 

6년전,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추락했을때, 나는 어린왕자를 만났다.

 

 

 

 

 

 

*

 

 

 

 

 

 

그건 사고였다.

일어났더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하게도, 피곤해서 목이 잠긴줄 알았다. 아니면 감기에 걸린 줄 알았다. 목이 칼칼하니까 물 한잔만 줘. 라고 말하고싶었는데, 내 목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눈을 뜬 나를 보고 주저앉으셨고, 누나는 나를 보고 눈물만 흘렸다. 나는 가족들의 반응이 의아했다. 왜 나를 보고 슬퍼하는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게 되었다.

 

 

교통사고였다. 진환이 형은 도로 위에 있었고, 트럭은 빠른 속도로 진환이 형을 덮쳤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멀어지는 풍경을 잡으려는 노력도 하지 못한 채 정신을 잃었다. 진환이형은 내 사촌형 이였으며, 4살정도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꽤나 가까운 사이였다. 둘 다 남자 형제가 없는 탓에 우리는 친형제처럼 지냈다. 형은 내게 친형이나 마찬가지였고, 형에게도 나는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 형의 죽음을, 끔찍한 사고를 눈앞에서 바라봤다. 그건 내게도 사고가 일어 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받은 충격은 컸고, 그건 열여덟 살의 내가 극복하기엔 힘에 부쳤다. 담당 의사는 정확한 진단명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나를 실어증 환자쯤으로 판단한 듯 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병이 내게도 생긴 점이 조금쯤 웃겼다. 원체 말을 잘 하지도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고 가볍게 생각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었다.

 

 

Music is my life 라고 말하던 어느 외국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음악 없이는 못사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지만, 내게 음악은 꽤 커다란 의미를 지녔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춤과 노래였다. 또래 아이들이 생일선물로 조립식 장난감 따위를 받을 때 나는 마이클 잭슨의 CD를 받았고, 조금 더 커서는 직접 여러 오디션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운이 좋게도 우리나라의 3대 기획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때 어머니를 붙잡고 엄마 아들 성공했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TV에 나온다며 의기양양하게 말하면서 웃었다.

그건 조금 미뤘어야 했다.

나는 데뷔가 임박한 팀에 소속되어있었고, 안타깝게도 말을 못하는 연습생을 데뷔 시켜주는 소속사는 없었다.

나는 잠정적으로 팀을 탈퇴했고-혹은 탈퇴 되었고-아무것도 얻어갈 것이 없는 병원에서 퇴원했다.

그 후 며칠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안에 있었다. 이젠 거의 기계적으로 하던 발성연습을 하려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누나 집에 있어? 라고 누나를 부르려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전화가 와서 받으려니 여보세요 라는 네 글자를 말할 수 없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고, 배고파서 무언가를 시켜먹으려 해도 그럴 수 없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건 너무나도 절망적인 일이였다. 3~4분 남짓한 데뷔곡에서 꽤 비중이 있던 내 파트가 아직도 귓가에서 맴돌았다. 목 언저리에서도 그게 맴돌아서 나는 꽤 고생했다. 당장이라도 부를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목을 쥐어짜도 나오는 소리는 이상한 쇳소리 뿐이었다. 그것마저도 5초 정도 나오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가 온 것이 여기였다.

어릴때 부터 친분이 있던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일종의 기숙학교였다. 학비와 더불어 치료비, 기숙사 비용등 돈이 제법 들지만 신체에 이상이 있는 10대 학생들이 요양 겸 치료를 하면서도 학업에 열중할 수 있게끔 조성해놓은 곳이였다. 우리나라의 내로라 하는 전문 의료진들이 가득하고, 산의 맑은 공기는 분명 요양에 도움을 줄것이다....

라고 엄마가 열심히 설명했다.

'준회야. 금방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거야.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먹으렴.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면...'

엄마는 그 학교로 나를 데려다주면서 쉴 새 없이 말을 이었다. 사실 엄마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싶었다. 왜 내가 이런 학교에 가야하는지 모르겠다. 목소리를 빨리 찾는 건 시급한 일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정상적인 사람'의 범주를 벗어난 것만 같은 느낌은 결코 달가운게 아니었다. 내가 가진 재능을 믿고 남을 깔봤던 과거의 내가,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의 내가 생각났다. 나는 잘난 사람이었다. 다른 연습생들이 죽어라고 연습해도 안 되는 노래를 나는 타고난 성량과 목소리로 한 시간도 안돼서 완벽하게 부를 수 있었고,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목소리 톤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불릴 만큼 매력적이었다.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을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게 잘못된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람이 늘 옳은 일만 하고는 살 수 없지. 라며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나는 이만큼 잘났으니까, 조금 덜 잘난 사람들을 무시해도 된다고 싱각했었다. 확실히, 그건 정말로 안일한 생각이였다. 내 재능을 빼앗길줄은 몰랐다. 그건 영원할거라고 생각했고, 나만이 가진 것 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니면 메인보컬을 누가 하겠어. 다 내가 있어서지.

내가 무시했던 그들은 지금 나를 무시하고 있을까?

그렇게 자기 잘난 줄 알고 나서더니, 사람 무시하더니 꼴 좋다며 내 욕을 하고 있을까. 아마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새로운 메인보컬이 들어왔을까. 내 자리는 금새 매워졌을 것이다. 다시 새 녹음을 하고, 뮤직비디오에 내가 출현하는 부분을 잘라내고. 구준회 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내가 준비했던 것은 모두 사라지고. 말 그대로 흔적도 없이

 

 

 

마치 진환이 형이 내 곁에서 사라진 것처럼.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차는 어느 새 산속 깊숙한 곳으로 들어서 있었다. 숲이 울창했고, 차 유리 너머로 새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깊은 산 속은 학교는 커녕 오두막도 없겠지 싶었지만. 잠시 후 제법 큰 건물이 몇개 나왔다. 누나가 옆에서 기숙사 건물이네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큰 건물들의 정체가 내가 앞으로 생활할 학교와 기숙사, 병원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연습생이 된 후 부터는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 두 달 정도 뒤에는 아예 자퇴서를 내고서는 남들이 학교에 갈 때 회사 연습실로 향했다.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또래 학생들을 보면 내심 부러울 때가 있었다. 사람이 간사한게, 학교에 다닐 땐 일부러 늦게 자서 늦잠을 자고 지각을 하는 등 학교에 가기 싫어했는데, 막상 학교를 가지 않을 때는 맛없는 급식이라도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밥을 먹고 싶었다.

다시 원하던 학교로 오게 됐네. 자조적으로 웃었다. 엄마가 옆에서 의아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살폈다. 그냥 어색하게 웃어주고는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합숙하던 아파트에 두고온 여러 가지 것들이 생각났다. 칫솔이 라던가, 배게라던가 하는 사소한 것들. 앞으로 내가 지내게 될 저 건물에도 다 있겠지. 어릴 때 해리포터라는 영화를 보면서, 기숙사 생활이 꽤나 재밌겠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밤 늦게도록 룸메이트가 된 친구와 얘기를 하고, 담력테스트랍시고 새벽에 기숙사를 돌아다니다가 사감 선생님께 걸리는 계집애 같은 상상을. 그때는 내가 정말로 기숙사에, 그것도 이런 꼴로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준회야 다 왔어. 여기가 본 건물인가봐

많은 생각은 시간을 빠르게 가게 해 주었다. 벌써 차에서 내린 엄마와 누나가 손짓했다. 어서 내려.

둘은 들뜬 표정이였다. 이 곳이 나를 낫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은 표정.

내가 다시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

 

진환이형, 어떻게 생각해?

 

 

 

 

*

 

 

 

시간이 꽤 오래 걸릴것이라고 생각했던 입학수속따위는 빨리 끝났다. 나의 담당 주치의가 될 의사를 만나고, 약간의 상담과 받아야할 책들을 받고서 나에게 배정된 기숙사로 향했다. 헤어지기 전에 나를 안고 처음 내가 눈을 뜬 날처럼 펑펑 우는 누나와 엄마를 대충 배웅했다. 가기 전에 엄마는 여러가지를 당부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하루에 한번씩 문자와 메일을 할것. 룸메이트 친구와 사이 좋게 지낼것.

아.

룸메이트.

잊고있었던 룸메이트의 존재가 떠올랐다.

2인 1실인 기숙사 체제에 따라 내게도 룸메이트가 생겼다. 동갑인 열여덟살 나이에 남자라는걸 빼면 아는게 아무것도 없다. 친해지고 싶다던가 우정같은걸 나눈다던가..그럴 마음은 없지만 여기서 얼마나 지낼지 모르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모난 성격은 아니였으면 좋겠고. 시끄럽기보다는 조용했으면 좋겠는데. 차분한 성격의. 이왕이면 음악에 조예가 깊었으면 싶기도 하고. 어떤 애일까 생각하며 방문을 열었다.

"...아하하...안녕!"

...안타깝게도 나는 안녕하지 못했다. 룸메이트와의 첫 대면에서, 내 룸메이트가 내게 처음 건낸 인사는 물감 세례였다.

공교롭게도 오늘 입은 옷은 내가 가진 옷중 가장 비싼 생 로랑의 하얀 셔츠였고, 바지는 하늘색 면바지였으며, 코를 찌르는 기름냄새로 추측컨데 아마 이 물감은 유화물감일것이다. 그말은. 옷 세탁이 잘 되지 않는다는것을 의미했다.

"새로 온다는 애가 너구나..?"

첫인사가 이렇게 되어버려서 매우 미안한걸..?

내 셔츠를 버려놓은 뻔뻔한 애-이제는 내 룸메이트인-가 말했다. 제 이름은 김동혁이란다. 이름도 참 좆같다는 생각을했다. 생김새도 좆같...

지는 않았다. 솔직히 꽤나 봐줄만 하게 생겼다. 연습생이 되고 회사 사옥에서 마주쳤던 여러 배우들, 아이돌 혹은 모델들급의 생김새까지는 아니더라도 바가지를 엎어놓은듯한 헤어스타일과 웃을때 반달가슴곰의 반달무늬처럼 휘어지는 눈은 김동혁을 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줬다. 안타깝게도 나는 외적인 미의 기준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사람이였고. 김동혁은 내게 역대 최고의 첫인상 점수를-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받은게 분명했다.

"너는 이름이 뭐야?"

나는 구준회야.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일부러 나오지도 않는 헛기침을했다. 김동혁은 그런 나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아이패드를 꺼내서 구준회라는 세글자를 빠르게 쳤다.

내 이름을 알게되었지만 김동혁은 더 의아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았다. 무슨 일 있냐는듯이 턱짓하자 김동혁은 너 말 못해? 라고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못했어?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김동혁은 대수롭지 않다는듯 내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캔버스로 향했다. 아까 내게 물감을 부었던 이유가 설명이 되는듯 했다. 김동혁은 유화를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동혁의 그림 실력은 꽤나 수준급인것 같았다. 김동혁의 손이 바쁘게 오가는 캔버스에는 돔 모양으로 되어있는 유리관 속의 장미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장미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처럼 생생했지만. 무언가가 이상했다. 색이 제멋대로였던 것이다. 이파리는 보라색이였고 줄기는 주황색이였으며 가시는 빨간색이였고 꽃은 하얀색이였다. 김동혁은 중얼거렸다.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아.

안그래 준회야? 김동혁은 그림을 그리다 말고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 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어깨를 으쓱하자, 김동혁은 붓을 놓고 씩 웃으면서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김동혁은 종종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을 하곤 했는데, 나는 그것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너무나도 멀고 오랜 시간 뒤였다.

 

 

 

*

 

 

 

 

“네가 착하게만 하면, 양을 매 놓을 수 있는 고삐를 줄게.”

그 제안은 어린왕자를 몹시 놀라게 한듯 했다.

‘매 놓다니! 참 이상한 생각이네.’

“하지만 매 놓지 않으면 아무데나 가서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을텐데...”

그러자 내 어린 친구는 다시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가긴 어디로 가?’

“어디든지 곧장 앞으로...”

그랬더니 어린왕자는 진지한 빛으로 말했다.

‘괜찮아,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작으니까!’

그리고는 조금 서글픈 기분이 들었는지 다시 덧붙였다.

‘앞으로 곧장 가도 멀리 갈 수가 없는걸.’

 

 

 

 

 

*

 

 

 

 

 

나와 김동혁은 빠른 시간내에 친해졌다. 철벽같은 내 성을 허문것은 김동혁이였다.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있는 여러가지 특성중 나는 자기방어력이 지나치게 높았는데, 김동혁의 친화력이 내 자기방어력보다 더 큰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나 보다. 며칠간 김동혁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 애에 대해 알게된 점이 많았다. 그건 내가 원한게 결코 아니였지만, 어쩌다 보니 김동혁은 내 일상 생활 안에 들어와 있었다.

김동혁은 좋게 말하면 친화력이 좋은 애였고, 내 방식대로 말하면 오지랖이 넓은 애였다. 전교에서 학생들은 물론 교과목 선생님부터 의사, 간호사 까지 김동혁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 애는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다정했다. 숲속에 다람쥐나 청솔모에게조차 친절했다. 산짐승들은 사람을 경계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자연의 섭리도 김동혁에게는 예외였는지, 김동혁이 도토리라도 줍고있으면 다람쥐같은 산짐승들은 옆에서 졸졸졸 김동혁을 따라다녔다. 내가 다람쥐들을 쫓아내기라도 하면 김동혁은 안 그래도 작고 가는눈을 더 가늘게 만들며 나를 흘겨보고는 주운 도토리들을 다람쥐에게 나누어 주었다.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 준회야 다음에는 너도 도토리 챙겨줄게 하면서 내 어깨를 두드리고는 했다. 그러나 김동혁은 매일 그렇게 말해놓고서는 정작 내게 도토리는 커녕 급식에 나오는 도토리묵 반모도 준적이 없다. 참다못한 내가 아이패드에 내가 다람쥐보다 못하냐고 써놓으면 김동혁은 '우리 준회 그것때문에 삐졌어요? 다람쥐만 도토리 줘서 삐진거에요?'하며 나를 애 취급했다. 답답해서 가슴을 팍팍 치면 그렇게 자기 몸을 때리면 어떡하냐며 차라리 자기를 때리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 난 또 바보처럼 실없이 웃었다. 진환이형이 살아있으면 김동혁과 죽이 잘 맞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둘 다 예쁘게 생겨서 하는 짓마저 꼭 닮았다.

김동혁은 잘 넘어지는 것 조차도 진환이형을 빼다 박았다. 앞에 있는 기둥 같은 것에 하루에 한번은 꼭 머리를 박는 듯 했다. 김동혁에 이마는 늘 상처투성이였다. 덜렁거리는 성격 탓이라며 부딪힐 때마다 김동혁은 내게 변명하듯 말했다. 김동혁이 다치고 나서 쫑알쫑알 말하는 모습이, 빨갛게 물든 이마의 상처처럼 상기된 얼굴이 조금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김동혁의 이마를 후후 불어주었다. 이마를 불어주는 내 얼굴도 김동혁의 상처처럼 붉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내가 그럴때마다 눈을 꼭 감고있는 김동혁의 모습은 조금...귀여웠다.

비록 그 애와 처음 만났을 때의 상황은 매우 거지같았고. 입었었던 생 로랑 셔츠는 이제 걸레로도 못 쓸 정도가 되었지만(김동혁이 그 셔츠를 살려보겠다며 표백제에 담궈 보았지만 셔츠에 구멍만 난 것이었다. 그날 하루 종일 김동혁은 나를 따라다니며 미안하다고 노래를 불렀다.)김동혁이 굳게 닫힌 내 마음에 들어온 몇안되는, 그것도 한 달이 채 안된 빠른 시간에 이렇게까지 친해진것은 마음의 주인인 나도 신기했다. 내가 이렇게 사람과 빨리 가까워진 건 김동혁이 처음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김동혁과 음악을 하는-정확히는 음악을 했었던-나는 예술이라는 허울 좋은 공통점 외에는 거의 일치 하는게 없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었다. 마치 다른 별에서 온 사람 같았다. 낭만적인 면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나와는 달리 김동혁은 낭만에 살고 낭만에 죽다 시피 하는 사람이였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나와는 달리 김동혁은 아주 감성적인 사람이였다. 유행하는 드라마를 같이 보자며 김동혁은 제 노트북에 몇편을 다운받아 온적이 있었다. 할 일도 딱히 없는지라 알겠다고 하고 같이 보게 되었는데, 그건 30분 만에 중단되었다. 드라마는 한 고등학생의 애환을 담은 슬픈 내용의 드라마였고, 감수성이 풍부하다 못해 흘러 넘치는 김동혁이 그 드라마를 보고 눈물 콧물을 다 쏟아 낸건 안봐도 비디오였다. 나는 김동혁이 몸 안에있는 모든 수분을 쏟아 낼까봐 걱정했다. 김동혁은 나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라며 욕을 했다. 피와 눈물이 없으면 사람이 죽지 않을까 라고 아이패드에 써서 김동혁을 보여주고 나서야 김동혁이 눈물을 그쳤다.

 

 

“구구...저걸 보고도 울지 않다니...안과 좀 가봐...”

 

눈물샘이 잘못 된거 아니야?

아니, 눈물샘이 잘못된 건 너같은데.

 

김동혁은 내게 구구라는 말도 안 되는 애칭을 붙여주었는데, 내가 비둘기를 닮았다는 이유에서 나온 애칭이었다. 멍청함과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와 내가 닮았다는 말은 참 웃겼다.

“구구. 저 애가 너무 불쌍해.”

드라마 속의 주인공은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안타까운 상황이였다. 그걸 보다가 김동혁은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김동혁은 뭔가를 생각하는듯 싶더니 말을 이었다.

“저 애가 슬퍼하는 건, 저 애가 길들여졌기 때문이야.”

길들여졌다?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 김동혁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만약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되는거야, 너는 나에게 있어서 단 하나의 유일한 존재가 될거고, 나 역시 너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될거야.

주인공은 친구에게 길들여져 버렸는데, 친구가 그 애를 떠나가서 주인공은 너무 슬퍼서 견딜 수가 없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길들인거에 책임이 있다는걸 알아야해.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러니까, 너는 나한테, 나는 너한테 책임이 있다는 뜻이야.

 

말을 마친 김동혁은 노트북을 덮은 채 다시 자신의 캔버스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졸지에 침대 위에 홀로 남겨진 나는 이불을 어깨 위로 폭 덮었다. 방금 전 김동혁이 한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김동혁은 내가 김동혁에게 길들여 졌다고 말했고. 김동혁 역시 나에게 길들여 졌다고 말했다. 그건 진환이형과 함께 했던 시간들과 비슷한걸까? 김동혁에 말에 진환이형과 나를 대입해보면, 나도 진환이형에게 길들여졌고, 진환이형은 나를 길들인 책임이 있었으며, 안타깝게도 형은 나를 길들인것에 대한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앞-불과 5m도 떨어져 있지 않은-김동혁이 갑자기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것만 같았다. 두려운 마음이 드는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뭔가에 홀린것 처럼 걸어가서 김동혁에게로 향했다. 김동혁은 동그란 어깨를 들썩이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 어깨를 꽉 안아버렸다.

“...너 지금 뭐하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도 진환이형처럼 가버릴 것만 같아서. 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이패드에 글을 써서 김동혁에게 보여주면 그만이였지만, 때로는 내 목소리로 직접 전달하는게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김동혁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가슴 위로 교차된 내 손을 꼭 잡았다.

뭔가를 불안해 하고 있구나. 구구.

김동혁을 더 꽉 끌어안았다. 기분이 묘했지만 왠지 그러고 싶어졌다. 기숙사 안은 따뜻했지만, 나는 무언가 더 따뜻한 온기를 원했다. 김동혁은 내 손을 풀더니 뒤를 돌아서서 나를 마주안아줬다. 어디 안도망가는데, 구구가 왜 이러지? 김동혁이 살짝 웃었다. 나도 지금의 내 행동이 어리석어보일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 같아 보이는건 알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진환이형 앞에서면 늘 열 살짜리 초등학생처럼 행동했던 내가 떠올랐다. 그건 진환이형이 나를 그렇게 길들여 놔서 어쩔 수가 없는 것이였다.

다시는 무언가에 길들여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김동혁이 있을 줄은 몰랐다.

김동혁은 꼭 책임을 다 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길들인거에 대한 책임을.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 돈을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 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

 

 

 

 

 

내가 김동혁에게 길들여졌다는걸 자각(했다고 말하지만 실은 김동혁이 말하고 나서야 알아차렸던)한 이후로 나에게는, 정확히는 김동혁과 나 사이에는 묘한 변화가 생겼다. 이 전에도 이 학교의 사람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다시피 했던 나는 갓 태어난 병아리새끼 마냥  김동혁만 졸졸 쫓아다녔다. 밥을 먹을때도, 얼마 안되는 정규 수업을 들을때도, 일주일에 두번 교수님과 상담을 하러 갈 때를 제외하고는 김동혁과 계속해서 붙어있었다. 김동혁이 그림을 그릴때면 나는 옆에 앉아서 기타를 치곤 했다. 김동혁이 그림을 그릴때도 내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소리를 내고 싶었다. 예전같으면 노래를 부른다거나 말을 시켰을텐데. 현실은 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게 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게 이제는 좀 짜증스럽기 까지 했다. 아이패드나 공책에 말고, 내가 내 목소리로 김동혁에게 내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김동혁은 내가 과거에 연습생이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전에 노래하는 영상을 연습실에서 찍어둔 것을 한번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쪽팔려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김동혁이 내 아이패드를 뒤지다가 발견한 모양이였다. 그 영상을 보는 내내 김동혁은 입을 벌리고 멍한 표정으로 영상 속의 나를 바라봤다. 그때 김동혁의 얼굴은 빨갛게 잘 익은 사과같아서 볼을 콕 찌르니 김동혁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네 목소리가 이런 목소리구나... 김동혁은 나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뭔가 머쓱해져서 뒤통수를 긁적이자 김동혁은 하마터면 나를 여기서가 아니라 TV에서 먼저 볼뻔 했다며 웃었다. 만약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 어쩌면 김동혁이 내 팬클럽 사이에 껴서 공개방송을 다니고 있을지도. 이 생각을 김동혁한테 전하니 김동혁은 내가 너무 확신하는거 아니냐며 내 어깨를 툭 쳤다.

 

이렇게 얼굴도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는데 춤도 쩔게 잘춰. 안좋아 할 수 있어?

김동혁의 코앞에 내 얼굴을 들이밀었다. 김동혁은 또 얼굴이 빨개져서는 하지말라며 내 얼굴을 밀었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니까!!

김동혁이 잊고 있던게 있는게, 우리는 이미 한시간전에 밥을 먹었다.

그걸 노트에 써서 김동혁에게 알려주자. 김동혁은 정말 얼굴이 터질것처럼 타오르는 빨간색으로 변했다.

더 이상 김동혁을 놀렸다가는 김동혁의 얼굴이 정말 터질것만 같아서. 이쯤 하기로 했다. 김동혁이 손부채질을 하면서 말했다.

"구구 너는 이번 크리스마스때 뭐할거야?"

 

아. 크리스마스.

작년 크리스마스때는 연습실에서 보냈고, 재작년 크리스마스때는 가족들과 함께 교회에 갔던 기억이 났다. 저번주에 이미 가족들이 학교에 왔다 갔으니, 이번 크리스마스때 내가 굳이 집에 가야 할 이유는 없을것이다. 어차피 집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고.

남들에게 크리스마스는 특별한 의미를 가질 지 모르지만. 내게 있어서는 그냥 12월 25일. 빨간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5일정도 남았구나. 기숙사에 온지도 어느덧 한 학기가 다 지나고있는 시점이였다. 김동혁은 나를 보면서 눈을 빛냈다. 요즘 김동혁은 제 얼굴처럼 동글동글한 안경을 쓰고 다녔는데. 척 보기에도 꽤나 어지러워보였다. 김동혁은 너무 늦게까지 게임을 해서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했지만, 내가 본 김동혁은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였으며 밤 늦게까지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력이 나빠지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것이므로 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안경을 쓴 김동혁의 모습도 나쁘지 않고 말이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

 

아이패드 대신 가까이 있는 핸드폰에 손을 뻗어 메모장을 켜서 김동혁에게 보여주었다. 김동혁은 잘됐다는듯이 웃었다.

 

"그럼 나랑 데이트 하자!"

 

 

...김동혁은 데이트라는 말 뜻을 알긴 아는걸까?

 

너랑 나? 라는 뜻으로 나를 한번 가리키고, 김동혁을 한번 가리키자 김동혁은 응!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제발 준회야... 너 교회 안가잖아...성당도 안갈거잖아..설마 크리스마스인데 절이나 이슬람 사원에 간다고 하지는 않겠지이...? 김동혁이 생글생글 웃었다. 김동혁의 웃음에는 못 당하겠다. 네 마음대로 하라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동혁은 미리 준비해논게 틀림없는 자신의 야심찬 계획을 설명했다. 일단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열한시쯤에 홍대로 간다음에.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는거야....준회야 넌 토마토 소스가좋니 크림소스가 좋니? 아니면 알리오올리오?봉골레? 그다음에는 유명한 케이크집에 가는거야. 나 그거 꼭 먹어보고 싶었어. 그리고나서 상상마당에 전시회를 보러가는거야...날 위해서 그정도는 같이 봐 줄수 있는거지? ....야 그렇게 싫은 표정을 지을것 까지는 없잖아!!! 전시회 라는 대목에서 미간을 찌푸리자 김동혁이 검지손가락을 들더니 내 미간을 쫙 쫙 펴줬다. 같이 가기로 약속한거다? 이미 약속한건 어쩔 수 없어.

김동혁은 옷을 뭐 입고 가야할지 모르겠다며 벌써부터 옷 걱정을 했다. 김동혁이 방을 돌아다니면서 중얼거렸다. 역시 좀 추우려나? 새로 산 코트를 입으려고 했는데...

김동혁은 거울앞에 서서 살짝 웃었다.

 

 

 

 

 

*

 

 

 

 

내가 김동혁에 대해서 더 알게 된게 있다면, 김동혁의 미묘한 감정 차이를 구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울 속에 비친 김동혁의 웃음은 왠지 모르게 서글퍼보였다. 김동혁은 괜히 안경을 만지작 거렸다. 혼자서 무슨 말을 중얼거리는것 같기도 했다. 나에게는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혼잣말이었다. 김동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혼자 감정을 정리하는듯 한 모습이였다. 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김동혁이 아니기에 내게 답을 줄 수 없었다.

 

아 맞아! 구구!

김동혁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어디가! 오늘 내일은 너 혼자 자야겠다!'

그러고보니 현관에 캐리어가 놓여있었다. 쿵쿵쿵, 선생님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동혁아. 갈 시간이야.'

어디가냐고 안물어봐?

마침 물어보려고 했는데...김동혁은 내 마음을 훤히 읽고 있었다.

음. 뭔가 검사를 받으러 가. 잘 끝나기를 빌어줘! 크리스마스때 뭐 하고싶은지 너도 생각해보고!!!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속으로 나는 내가 지금까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학교는 기숙학교이기 전에 치료목적이 우선인 요양병원쪽에 가까웠고, 나 조차만 해도 목소리가 안나온다는 신체적인 문제점이 존재했다.

분명 김동혁이 이곳이 산 좋고 물 좋아서 그림그리러 왔을리는 없었다.  

왜 진작에 그 생각을 못했지?

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김동혁에게도 무슨 문제가, 병이 있을것이다. 그런데 그건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내가 간과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나의 둔함에 치를 떨었다. 이렇게까지 내가 멍청한 사람이였던가?

대충 김동혁의 슬리퍼를 신고 방문 앞을 나섰다. 수업시간 외의, 개인적인 일로는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던 담임선생님을 찾으러 학교 본관으로 향했다. 담임선생님이라면 무언가를 알고 있을 것이였다. 패딩이라도 입고 나올걸 그랬나? 서둘러 나온답시고 기숙사에서 입던 옷 그대로 나와버렸다. 12월에 반팔차림으로 밖에 나오는 일이 이렇게 추울줄은 몰랐다.

 

"어, 구준회."

 

가다가 김한빈을 마주쳤다. 우리 반 부실장 녀석인데, 이 학교에서 나와 조금 안면이 튼 몇 안되는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학교 자리도, 기숙사도 가깝다보니 김동혁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친해졌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그러고보니 김한빈이라면 뭔가 알고있을것 같았다. 나는 교무실로 가려던 걸음을 돌려 김한빈을 붙잡았다.

 

[너. 김동혁이 왜 여기 다니는줄 알아?]

 

핸드폰에 서둘러서 타자를 친 뒤 김한빈에게 보여줬다. 김한빈은 나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동혁이가 말 안했어?"

 

하긴, 김동혁이 그걸 말할까. 김동혁은 은근 그런게 있더라. 자기 병을 남이 알게되는걸 꺼려하는거.

왜 그런지 모르겠어.

김한빈이 고개를 저었다. 김동혁이 너한테 아직 말하지 않은걸로 봐서는, 네가 아는게 싫은건지, 그냥 말을 안한건지... 야 근데 나 지금 좀 바쁘거든

나중에 김동혁한테 직접 물어봐.

김한빈은 나를 스쳐지나갔다. 김한빈을 잡으려다가 너무 바빠보이는 모습에 그냥 놔뒀다. 교무실에 가니 담임은 없었고, 30분 정도를 기다리다가 결국 기숙사로 향했다.

 

그날 밤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김동혁에 대해서 미묘한 감정까지 파악 할 수 있다며 자신감에 차있던 내가, 김동혁의 중요한 부분을 모르는 채로 있었다는게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김동혁은 나에게 숨기려고 했던걸까? 숨기려고 했다면 왜 그런걸까. 김동혁은 어떤 병을 가지고 있는걸까.

 

 

무얼 두려워 하고 있는걸까. 김동혁은

 

 

 

 

 

*

 

 

 

 

김동혁이 기숙사를 비운지 사흘째였다. 그건 어제가 김동혁이 돌아오기로 한 날이였다는걸 의미했다. 시간은 오후 여섯시. 김동혁은 왜 아직까지 오지 않는걸까. 오랫만에 김동혁도 집에 들린걸까?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지만 자꾸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김동혁은 핸드폰도 없었고, 그동안은 그 애와 늘 붙어있느라 그 애가 핸드폰이 없다는 사실조차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왜 오지 않는걸까. 김동혁이 없는동안 나는 잠을 거의 이룰 수 없었다. 그 애가 없는 방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창가에 걸린 김동혁의 그림들을 바라보았다. 유리관 안에 있는 색이 이상한 장미, 흑백의 선인장, 꽃에 색이 없는 나무. 뭔가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게 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데, 뭐더라.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동혁아 들어가렴. 안에 준회가 있을거야. 선생님은 이만 가볼게. 무슨일이 생기면 빨리 호출하고" 라고 말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동혁이 온 모양이였다. 나는 서둘러 현관으로 달려갔다. 김동혁이 환하게 웃었다.

"준회야!!!나 왔어!"

김동혁이 웃었다. 내가 왔다니까? 형님 왔다 구구야.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김동혁의 눈이. 이상했다. 김동혁은 안경을 쓰고있지 않았는데, 그게 한순간에 나아진 시력을 의미할리는 없었다. 사흘만에 시력을 회복하는 사람은 없었다. 김동혁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김동혁의 눈동자는 다가오는 나를 좇고있지 않았다. 초점이 없었다. 눈동자가. 초점없이 뿌옇게 흐려진 눈동자였다.

나는 김동혁에게 달려갔다. 김동혁이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만졌다. 설마. 제발, 그럴리 없었다.

 

"준회야..."

아니 잠깐. 말을 하려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안돼. 내가 지금 예상하고 있는 말을, 너는 해서는 안되었다. 그러면 안됐다.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이미 그리고 있었다. 그건 빠르게 현실이 되어갔다. 김동혁의 입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김동혁이 더 빨랐다.

 

 

 

 

 

나, 눈이 안보여. 

 

 

 

 

 

 

*

 

 

 

 

 

엄마와 누나가 욕하면서 보던 삼류 막장 드라마의 시나리오도 지금 내 상황처럼 기막힐수는 없을거다. 김동혁은 희귀성 망막색소변성증(retinis pigmentosa)를 앓고있었던 것이다. 이 좆같은 병은 망막에 분포하는 광수용체의 기능장애로 발생하는 진행성 망막 변성 질환인데, 김동혁은 그 중에서도 아주 거지같은걸 앓고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야맹증인줄 알았단다. 김동혁은 예술고등학교에서 장학금을 휩쓸던 인재였단다. 특히 색을 예술적으로 쓰는걸로 유명했다고 한다. 깜깜한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불빛이 있으면 크게 문제될것도 없었기에 그냥 방치를 했단다. 시간이 지나자 밤이 아니라 낮에도 종종 앞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고, 색을 볼 수 있는 시간보다 색이 보이지 않고 흑백으로 보이는 색맹 증상이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고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큰 병원으로 옮겼을때는 이미 어느정도 변성증이 진행 된 상태였고, 실명을 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 안과 병원 역시 유명한 이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동혁은 아주 담담하게 말해서, 나는 김동혁이 어제 본 연속극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 뭐야 그런 드라마가 어디있어. 라고 말할 뻔했다.

성장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변성증의 진행 역시 성장이 진행될수록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이제는 손을 쓸 수 가 없다고 했다. 마지막 신경치료에도 실패했다고 한다. 현대 의료 기술로는 그 애의 망가진 망막과 시신경을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말도 안됐다. 정말 말이 안됐다.

 

나는 현재 말을 할 수가 없었고, 김동혁은 눈이 보이지 않았다. 김동혁의 어두컴컴한 세상은 청각에만 의존했고. 나는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목을 쥐어짜봤자 나오는건 고통스러운 신음이였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구글 보이스 기능을 켰다. 딱딱한 여자의 목소리가 내가 하고싶은 말을 김동혁에게 전달했다. 나는 아주 빠르게 글자를 입력했다.

 

어떡해. 너 그림그리는 애잖아. 앞이 안보이면 어떡해? 나는 말을 못해. 너도 알잖아. 내가 말을 언제 다시 하게 될지 몰라. 아마 평생 못할 수도 있어. 내가 곁에 있다는걸 너가 모르게되면 어떡해? 그러니까 내 말은. 내 존재가 지금 너에게. 아니 내가 하고싶은 말은 . 너 내 얼굴은 기억 나? 니가 내 얼굴을 잊으면 어떡해? 나는 너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너는 바로 앞에 있는 나를 찾지 못하고, 나는 바로 앞에있는 너를 부를 수가 없어. 그러니까.,

#$@#^%%$%$%*^!!$^%#^&^@!@!!

결국 구글보이스 기능이 오류가 나버렸다. 씨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김동혁은 웃고있었는데, 김동혁의 눈-이제는 눈이라기보다는 유리구슬 같은-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소리는 나지 않지만, 나 역시 내 볼에 흐르는 물줄기가 눈물이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김동혁이 손을 뻗어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김동혁이 내 눈꺼풀을 만졌다.

"이렇게 깊은 눈을 어떻게 잊어버리겠어."

 

김동혁이 내 코를 만졌다.

 

"이 코는 내가 본 코중에 제일 부러웠던 코야. 나중에 성형을 하게될 일이 생기면 네 사진을 들고 가야겠어."

 

김동혁이 내 입술을 만졌다.

 

"너는 어쩜 입술도 잘생겼냐. 진짜 신기해."

 

조각같은 미남은 아닌데ㅡ계속 돌아보게 되는 얼굴이라니까. 너 연예인으로 데뷔했으면 진짜 난리 났을꺼야. 네 말대로 나도 니 팬클럽 회원이였을걸?

김동혁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준회야. 그만 울어. 네가 울면 나도 속상해. 정말이야.

 

"사실 앞을 못보는건 괜찮아. 내가 처음에 만났을때도 말했잖아.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말 거짓말 아니야. 진짜야, 어 너 지금 안믿긴다는 표정 짓고있지. 거봐 난 안보여도 다 안다니까.

준회야. 내 비밀은 이런거야. 아주 간단한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거야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법이야.

 

나한테는 네가 가장 중요해서, 눈에 보이지 않게 됐나봐.

 

 

내 쓸모없는 입이 할 수 있는 일이 한가지 있었다는것을 나는 방금 깨달았다.

김동혁의 얼굴을 붙잡았다. 가까이서 본 그 애 얼굴은 너무 예뻤다. 초점이 없는 눈동자마저도 말이다.

김동혁에게 키스했다. 쓸모없는 입이 쓸모있어지는 순간이였다.

 

 

 

 

 

 

 

*

 

 

 

 

 

 

 

지금은 슬프겠지만

그 슬픔이 가시고 나면

넌 언제까지나 내 연인으로 있을거고

나와 함께 웃고싶어질거야.

슬픔은 가시는 거니까

 

 

 

 

 

 

 

*

 

 

김동혁과 약속한 크리스마스였다.

우리는 결국 아무곳도 갈 수 없었다. 김동혁은 우겼다. 홍대에 가자-전시회도 보고, 많은걸 할 수 있다니까!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럴 수 없다는걸 잘 알았다. 크리스마스의 홍대는 사람들이 넘칠것이고, 말 못하는 사람과 눈이 안보이는 사람이 가기에는 너무 벅찬곳임에 틀림 없었다.

행여 김동혁이 무언가에 걸려 넘어질까봐 우리의 방은 쓸데없는건 다 치운지 오래였다. 방이 휑 하니 넓어보였다.

김동혁이 시력을 완전히 잃고 생긴 습관이 있다면, 내 얼굴을 쓰다듬는거였다. 김동혁이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 길밖에 없었다.

나는 김동혁의 손을 꼭 잡는 습관아닌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는 김동혁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낫게해주려고 손을 잡았는데. 알고보니 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내가 손을 잡고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준회야."

 

김동혁이 나를 불렀다. 가만히 김동혁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초점이 없는 눈동자지만, 나는 그 애의 눈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구구야."

 

김동혁이 나를 또 한번 불렀다.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태껏 내 얼굴에 손을 올려놓고 있던 김동혁은 내 미묘한 움직임을 잘 알아들었을 것이다. 김동혁은 예의 그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서 나도 김동혁 얼굴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김동혁은 간지럽다고 말했다.

 

 

"메리크리스마스"

 

 

 

 

 

 

 

*

 

 

 

내가 바라보는 창밖에는 하얀 눈이 쏟아져 내리고있었다. 눈이 펑펑오는게, 제법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마 김동혁은 평생 이런걸 볼 수 없겠지. 우리가 앞으로 함께 보낼 수많은 크리스마스에서. 김동혁은 반짝이는 led 색조명도, 꼭대기에 금색 별을 단 트리도, 길거리에 널려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도. 아무것도. 볼 수 없을것이다.

 

목소리를 다시 찾으면 꼭 말해주리라. 내가 본것들을 그 애에게 다 말해줄것이다. 지금 창밖에는 눈이 오고있는데, 너무 많이와서 벌써 발목까지 눈이 쌓인거같아. 방금 눈에 미끄러져서 사감선생님이 넘어지셨어. 걱정이다. 많이 다치셨을까?

기숙사는 지금 난장판이야. 어찌나 장식이 화려한지. 눈 돌아가게 생겼어. 특히 벽에 달린 간접조명이 진짜 눈부셔. 사실 학교랑 어울리지도 않는데 말이야.

 

아, 겨울이면 진환이형이 생각나네. 너 진환이형 알아? 내 사촌형인데, 진짜 끝내줘. 나중에 만나러가자. 진환이형도 너를 좋아할꺼야. 둘이 꽤 닮았다?

그 형도 내가 좋아했던 형인데. 오늘따라 보고싶네.

 

설마 너 사촌형한테 질투하는건 아니지? 야, 진환이형은 사촌형이라니까. 어휴 이러다 우리엄마한테도 질투하겠어 김동혁.

 

 

 

 

 

아. 그리고 꼭 말해줘야지.

 

 

 

사랑해

 

 

 

 

 

 

 

*

 

 

 

 

 

 

 

 

여러분들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가서 한 어린 왕자를 보거든,

나에게 편지를 보내주길 바란다.

 

어린왕자가 그대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기를, 부디 소망한다.

 

 

 

 

 

 

 

 

 

 

어린왕자. FIN.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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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대박..........소름돋았어.............아찌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마설마했는데......하.......한글자한글자정독한거같아요 준회의 답답함 동혁이의 담담함........진짜 이새벽에 이글을 볼수있다는건 크리스마스선물인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린왕자라니......하 구절하나하나가 딱딱맞아떨어져서 소름돋았ㅇ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헉 새벽에 안주무시고 뭐하셨어여!!!!♡ 2run 2run...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셨구나...☆ 처음으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독자님은 l.o.v.e luv... 사랑해여
9년 전
독자2
와씨 이거 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자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ㅠㅠㅠㅠ아침부터 보고 울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신알신하고갈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다른 작가님의 글도 많이 봐주세욧...♡
9년 전
독자4
헐ㄹㄹ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침부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가슴이아프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 ㅜㅜㅜㅜㅜㅜ
9년 전
434
저도 독자 4님이 좋아요...♡
9년 전
독자5
와ㅠㅠㅠ진짜크리스마스선물이네요ㅠㅠㅠ
9년 전
434
감사합니다! 독자5님 메리 크리스마스~~♡
9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찌통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심장을 부여잡고 준혁을 외친닷...! 434!!!
독자님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독자7
와 이거 진짜... 진짜 좋아요.... ㅇ<-<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으로 발렸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정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정도 좋은데 문체도 좋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진짜 너무 좋네요.. 준혁러라 행복합니다...
9년 전
434
저도 준혁러라 행복해요...준혁 만세 ㅅㅅㅅ 434... 제가 이구역의 준혁맘...ㅎㅎㅎ 최대한 준회처럼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8
헐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보지못하는 동혁이와 말못하는준회 정말ㅠㅠㅠㅜㅠㅠㅜㅠㅠ작가님 수고하셨어요 대박 취저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마음에 들어해주신다니...ㅎㅎ기분이 좋아요♡♡♡♡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9
ㅇ와ㅠㅠㅠㅠㅠ진짜 취저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
9년 전
434
감사합니다!!! 독자9님 준혁보시면서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9년 전
독자10
와............ㅠㅜㅜㅠㅜ..........ㅠㅜㅜㅜㅜㅜ아ㅠㅜㅜㅜㅜㅜㅜㅠ대박이에요ㅜㅜㅡㅠㅜㅜㅜㅜㅠㅠ
9년 전
434
울지말아요...☆ 돈크라이...♡
9년 전
독자11
허럻헐ㄹ... !!!! 와 진짜 주제부터 내용 그리고 브금까지!!!!! 진짜 뭐하나 대박이지 않은게 없어요....워..... 진짜 이런내용이 어떻게 나오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칭찬감사드립니다♡♡ ㅎㅎㅎ낲으로 공개될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헤헤
9년 전
독자12
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ㅠㅜㅠㅠ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독자13
와....진짜 소름끼치는 글이다ㅠㅠㅜㅠㅠ 작가님 짱이에요ㅠㅜ
9년 전
434
아니에요ㅠㅠㅠㅠ정말 미흡하고ㅜㅠㅠ 서투른게 티가나는 글인데ㅠㅠㅠ 좋아해주셔서 감사할따름이에요...ㅠㅠ
9년 전
독자14
작가님ㅠㅠㅠㅠ슬프지만좋았어요 금손이세요ㅠㅠ
9년 전
434
어휴 아니에요!!!ㅠㅠㅠ금손이라니ㅠㅠㅠ엄청난 과찬을 ㅠㅠㅠ 현실 준혁은 행복하니까 슬퍼하지마 노노노..☆
9년 전
독자15
헐ㅠㅠ 나는 분명히 청게물일거라고 예상했는데 이게 뭐에요 작가님ㅠㅠㅠㅠ 아 진짜 퀄리티 굿굿.....♡ 포인트가 전혀 아깝지 않군요 Hㅏ.... 싸라해여ㅠㅠ 이렇게 잘 쓰시면 비교되잖아요 힝힝ㅜ^ㅜ 잘 읽고 갑니당♡♡♡
9년 전
434
헐 아니에요ㅠㅠㅠㅠ혹시 또 다른 작가님...? 아직 올리지 않으셨다면 기대를, 이미 올리셨다면 저는 다 봤으니까...제 사랑을 드리고 싶어요ㅠㅠㅠㅠ♡( 으앙 제 글이 제일 이상한거같아요ㅠㅠㅠ) 일주일 후에 꼭 구독료 다시 받아가세욥...♡!!!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독자16
작가님 너무 슬퍼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로 눈물 나요 막 아릿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련하고 먹먹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침부터 저 울게 하시기 있어여? ㅠㅠㅠㅠㅠㅠ 글 너무 잘 쓰세요 막 소름 돋고 그 와중에도 분위기가 뭔가 아름답고ㅠㅠㅠㅠㅠㅠ 설명을 못하겠ㄴㅔ요 진짜ㅠㅠㅠㅠㅠㅠ 분위기도 대박이고 글 내용도 소ㄹ름...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감사합니다! ㅠㅠㅠ
9년 전
434
울지마세요ㅠㅠㅠㅠㅠ현실준혁은 해피청게잖아요ㅠㅠㅠㅠㅠ434 ㅅㅅㅅ ㅠㅠㅠ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준혁 만세!!!!!!!!!
9년 전
독자17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사 하나하나가 다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잘읽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18
와ㅜㅜㅠㅜㅠㅠ이게뭔가요ㅠㅠㅠㅜㅠㅠㅜㅠ이렇게좋은글ㅠㅠㅠㅠ허류ㅠㅠㅜㅠㅠㅠㅠㅜㅠㅜㅠㅠㅜㅠㅜㅜㅠㅜㅜㅠ잘읽고갑니다ㅜㅜㅠㅜㅜㅜㅜㅠㅜㅜㅜ혹시브금ㅈ뭔지알수있을까요ㅠㅜㅠㅠㅡ?
9년 전
434
ㅠㅠㅠㅠ브금제목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받게된거라서...으악 ㅠㅠㅠㅠ 죄송합니다ㅠㅠ나중에 알게되면 꼭 알려드릴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19
아...크리스마스에 글잡에 오라는게 이래서 오라는 거였구나 라는 걸 작가님 글 보고 알았어요...... 자기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두 아이들이 만나서 사랑을 하는데, 제가 왜 아프죠ㅠㅠㅠ
9년 전
434
그렇지만 서로로 소중한거의 빈자리를 채워갔는걸요!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헤헤...
9년 전
독자20
와...진짜 말이 안나오는 대작이에요깜짝놀랐어요;표현력이 딸려서 표현이 안되는데 와 진짜 대박금손이세요ㅠㅠㅜㅠㅠㅜㅠㅠㅠㅜ
9년 전
434
헉 아니에요!!!! 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1
와 진짜... 깜짝 놀랐어요..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와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짱짱짱....!!! 너무 잘 읽었어요... 완전 ...
9년 전
434
♡메리 크리스마스♡ 감사합니다!ㅎㅎㅎ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염 ㅎㅎㅎ
9년 전
독자22
와 너무 찡해요 정말 은은하게 가슴을 울리는 느낌이랄까..ㅜㅜ 진짜 너무 좋아요 이걸 어떡해ㅠㅠㅠ 다들 담담하고 아무렇지 않아서 더 먹먹하고 아려와요 진짜 좋은 글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잘 읽고 가요
9년 전
434
아니에요ㅠㅠㅠㅠ제가 더 감사드려요 부족한글을 읽어주시고 칭찬까지 해주셔서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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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434
으억 제 독자님이시군요♡♡♡누구신진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혁이느낌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그 점도 염두에 두고 쓴거라...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흡...감동이에요...
9년 전
독자24
아ㅠㅜㅜ어떡해ㅠㅜㅠㅠ이런분위기너무좋아요ㅠㅠㅜㅠㅠ좋은글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진짜ㅠㅜㅜㅠ
9년 전
434
아니에여 ㅎㅎㅎㅎ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9년 전
독자25
헐 리연님...........제가 너무 사랑하는 리연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어엉어어어얼니라어 이렇게 아련돋고 슬픈글을 쓰시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네야ㅠㅠㅠㅠ동혁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네야 꼭 말을 다시할수있길 바래ㅠㅠㅠㅠ꼭 동혁이한테 사랑한다고해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꼭 사랑한다고해 준회야ㅜㅠㅠㅠ알겠지이???ㅠㅠㅠㅠ저도 독자25님을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9년 전
독자26
헐ㅜㅠㅠㅠㅠㅠㅠㅠ이거 뭐에요ㅠㅜㅜㅜ진짜ㅠㅠㅠ대박 좋아... 오ㅓ 작가님 사랑해요... 아 진짜 와.. 헐... 와....
9년 전
434
저도 사랑ㅎHyo... 그것도 ㅇr주ㅁrㄴi...♡
9년 전
독자27
헐..ㅠㅠㅠㅠㅠ 진짜 읽으면서 울컥했어요ㅠㅠㅠㅠ 동동아ㅠㅠㅠㅠㅠ 아ㅠㅠㅠㅠ 아련한 분위기ㅠㅠㅠㅠㅠ 진짜 준회랑 동혁이랑 둘 다 너무 좋아요ㅜㅜㅜㅜ 진심 취향저격ㅠㅠㅠㅠㅠ 좋은 글 보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잘 보고가요ㅠㅠㅠ
9년 전
독자28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크리스마스 선물인게 인제야 읽었네요ㅠㅠ아진짜 소중한걸 잃은 두사람 다 짠하고 그래도 서로 의지하면서 그러는것도 보기좋고 브금이랑 진짜 잘어울리는 것 같아요ㅠㅠ동동이가 준회한테 구구라고 하는 것도 좋네요ㅠㅠ
9년 전
독자29
또보러왔어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 진짜 볼때마다 슬프고 막막한데 그게 또 한없이 우울한감정만은아니라서 더 집중해서 읽었던거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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