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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3일 

 

 

 

 

 

오늘 존나 열받는 일이 있었다. 점심시간에 치즈불닭 나와서 오랜만에 김동혁 데리고 급식실 가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교실로 와서 양치하고 자리에 앉아서 김동혁이랑 얘기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옆 반에 김지원이라는 눈 존나 작은 새끼가 와서 김동혁한테 말을 걸었다. 나는 안 보이는 걸까? 씨발 존나 어이없어서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김지원이 지 핸드폰을 꺼내더니 김동혁한테 번호 찍으라고 내밀었다. 짜증 나서 김지원을 쳐다보니까 김지원이 나니? 하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날 쳐다보고 있길래 다시 고개를 돌렸다. 설마 김동혁이 번호를 주겠어? 하고 김동혁만 쳐다보는데 김동혁은 내 기대를 씨발 아주 완벽히 져버렸다.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김동혁 병신아... 씨발 김지원은 김동혁이 뭐가 그렇게 예..... 쁘긴 예쁘지.. 아니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그렇지 버젓이 남자친구 있는 애 번호를 따가다니 이런 파렴치한 새끼 이건 다 우리가 비밀연애를 해서 그런 거다. 이제부턴 티를 뽝 내고 다녀야겠다. 근데 김동혁은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선생님 귀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나 뭐라나 존나 병신. 김동혁은 지금 내 아래 침대에서 자고 있다. 코를 존나 크게 골고 이를 빠득빠득 갈아댄다. 근데 그것마저도 귀엽다. 자는 데 뽀뽀하는 건 너무 변태 같겠지? 나도 이만 자야겠다. 일기장아 안녕 너도 잘 자♡ 

 

 

 

 

 

 

 

 

 

 

 

 

 

 

 

드디어 오늘의 일기를 다 썼다. 일기장을 베개 밑에 넣어두고 자리에 누워 이불을 덮었다. 아까 김동혁이 내 이불을 몸에 칭칭 감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불에선 김동혁의 냄새가 났다. 달큼한 냄새. 이불을 목 끝까지 올려 덮고 천장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눈을 깜빡였다. 시야를 메우는 까만 천장에 야광으로 노랗게 빛 나는 별 모양 스티커. 같은 방을 배정받았을 때 김동혁이 같은 방을 쓰게 되어 신 난다며 붙인 스티커였다. 지 얼굴처럼 조막만 한 스티커에 뭘 그렇게 써넣나 했더니 '준회♡동혁'을 써놨더랬지. 나는 아직도 그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작은 손에 네임펜을 쥐고 꾹꾹 눌러 쓴 글씨. 집중한 탓에 헤- 벌려진 입과 내리깐 눈. 눈을 깜빡일 때마다 따라 움직이는 긴 속눈썹. 스티커를 천장에 붙이려는 데 손이 닿지 않아 내게 부탁하던 그 얼굴. 예쁘고 귀엽고 섹시하고 아주 지 혼자 다 해 먹는다. 

 

 

 

 

 

어느새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린 김동혁에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잠 귀가 밝은 김동혁이 혹시라도 잠에서 깰까 숨을 죽여 베개에 얼굴을 묻고 끅끅대며 웃었다. 아래 침대에선 김동혁이 뒤척이는 소리가 났다. 침대에서 일어나 상체만 쭉 빼 김동혁을 쳐다보려 애썼다. 두 손은 몸을 지탱하느라 잡은 이불 탓에 부들부들 떨렸다. 어두운 방 안 탓에 김동혁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실루엣은 보였다. 쟨 왜 맨날 새우잠을 잘까? 김동혁은 오늘도 역시 벽 쪽으로 몸을 틀고 한껏 웅크려 자고 있었다. 한숨을 푹 쉬고 사다리를 이용해 아래로 내려갔다. 김동혁이 누워있는 침대 바로 옆 바닥에 앉아 잠을 자는 김동혁의 뒷모습만 쳐다봤다. 규칙 적으로 들리는 숨소리에 따라 움직이는 등이 왜소했다. 김동혁은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하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병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안에서 지낸 세월이 길어서 그런지 면역력이 약하다고 했다. 덕분에 감기는 물론 유행성 질병은 당연하다는 듯 걸리기 일수였다. 또 빈혈로 쓰러지는 일도 자주는 아니지만 더러 있었다. 

 

 

 

 

 

어느 날은 감기 몸살에 걸려 학교도 나오지 못 하고 집에만 있는 김동혁을 간호하러 학교가 끝나자마자 김동혁의 집으로 달려갔었다. 요리를 원체 못 하는 탓에 본죽에 들려 김동혁이 좋아하는 참치죽을 사 갔었다. 아 물론 약도. 죽을 먹이고 옆에 앉아 저를 쳐다보는 내게 김동혁은 이렇게 말했었다. 

 

 

 

 

 

 

 

 

 

"준회야." 

 

 

"왜." 

 

 

"내가 많이 아파서 싫지?" 

 

 

"무슨 뜻이야?" 

 

 

"방금 말 한 그대로야. 내가 많이 아파서 귀찮지? 나 간호해주는 것도 지치지?" 

 

 

"또 쓸데없는 소리 한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이 너 간호해주는 건데 무슨 소리야. 하나도 안 귀찮아." 

 

 

"뻥 치지 마. 나도 매일 아픈 내가 싫은데 너라고 내가 좋겠어?" 

 

 

"오빠 말 못 믿냐?" 

 

 

"믿지. 그냥 미안해서 그래. 내가 너 시간 잡아먹는 것 같아서." 

 

 

"괜찮아. 나는 너 잡아먹으면 되니까." 

 

 

"구준회 변태." 

 

 

 

 

 

 

 

 

 

저를 간호하는 게 귀찮고 지치냐고 물어오는 김동혁에게 뭐라고 답해줘야 했을까. 표현을 잘 하는 성격이 아니었던 나는 전혀 귀찮지 않다고 말했었다. 내 대답이 김동혁의 마음에 들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때 이후로 김동혁은 내게 그런 질문을 다시는 하지 않았으니 확실한 대답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런 질문을 들을 때면 김동혁과 연애한 삼 년이란 시간 동안 김동혁에게 믿음을 주지 못 한 건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든다. 나는 언제나 김동혁에게 있어서 믿음직한 애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김동혁은 매사에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 지 우리가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지도 모른다며 나와 단둘이 있는 자리를 피하는 일도 잦았다. 나는 그런 김동혁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보다는 김동혁을 이해해 주는 쪽이었다. 김동혁과 싸울만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을 아주 오래전에 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김동혁과의 옛 추억을 떠올렸다. 김동혁은 여전히 내게 등을 돌린 자세로 잠을 자는 중이었다. 김동혁의 등이 규칙적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남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김동혁이 잠을 자고 있는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김동혁을 껴안았다. 김동혁이 웅얼거리며 뒤척인다. 두 팔을 벌려 김동혁을 꼭 껴안고 놓지 않는다. 김동혁은 잠시 뒤척이더니 이내 다시 잠에 든다.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려온다. 김동혁의 온기가 온몸으로 퍼지는 것 같다. 곱게 감긴 눈이 예뻐 그 눈꺼풀에 한 번. 오똑한 코가 예뻐 그 코에 한 번. 붉은 입술이 예뻐 그 입술에 한 번. 여러 차례 뽀뽀를 하고 나니 잠이 쏟아져 온다. 김동혁을 안은 팔을 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눈을 감았다. 내일 아침 저를 안고 있는 팔에 놀랄 김동혁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웃음이 났다. 김동혁이 걷어 차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주워 덮고 잠에 들었다, 김동혁 꿈꿨으면 좋겠다. 

 

 

 

 

 

 

 

 

 

 

 

비밀 일기장 

 

 

 

 

준회x동혁 

 

 

 

 

 

 

 

 

 

作 팔남매 

 

 

 

 

 

 

 

 

 

 

 

 

 

 

 

준회야 일어나! 준회야 일어나! 귀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대체 이 시끄러운 목소리는 누구야? 하며 인상을 찌푸리곤 고개를 돌리니, 

 

 

 

 

 

 

 

 

 

"어, 일어났다. 준회야 잘 잤어?" 

 

 

 

 

 

 

 

 

 

김동혁이 웃으며 내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김동혁의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김동혁도 뭐가 그리 좋은지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손을 뻗어 김동혁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막 머리를 감고 나온건지 촉촉히 젖어 있었다. 

 

 

 

 

"왜 머리 안 말려." 

 

"지금 말리려고 했어! 드라이기 소리 때문에 너 깰 까봐 깨우고 말리려고 했지." 

 

 

 

 

왜 머리를 안 말리냐는 내 질문에 김동혁이 웅얼거리며 대답 해 왔다. 정말 지금 말리려고 했던 건지 손에 드라이기가 들려 있었다. 김동혁의 머리를 말려주기 위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김동혁은 일어났으면 얼른 씻기나 하라며 화장실을 가리켰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김동혁의 손에 들린 드라이기를 뺏어 들었다. 갑자기 제 손에 있던 드라이기가 사라지자 놀란 건지 김동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바닥에 않아 김동혁에게 얼른 앉으라며 바닥을 툭툭 쳤다. 김동혁은 뭐가 그리 불만인 지 입술을 쭉 내밀고 내 앞에 털썩 앉았다. 

 

 

 

 

 

 

 

 

 

"왜 입술 내밀어. 뽀뽀하고 싶게." 

 

 

 

"아 진짜 아침부터 그러기야?" 

 

 

 

"뽀뽀하는 데 아침 저녁이 뭐가 중요하냐? 조용히 하고 앞이나 봐." 

 

 

 

"내가 말리면 안 돼?" 

 

 

 

"오빠가 말려준다고 하면 고맙다고 뽀뽀나 해 주면 될 것이지 꼭 이렇게 말이 많아요." 

 

 

 

"알겠어……." 

 

 

 

 

 

 

 

 

 

김동혁은 계속 되는 내 고집에 마지 못해 고개를 돌렸다. 드라이기의 코드를 꼽고 전원을 켰다. 위잉 하는 바람 소리가 유난히 시끄러웠다. 바람의 세기를 약으로 조절 한 뒤 김동혁의 머리로 가져다 대었다. 전에도 김동혁의 머리를 말려 준 적이 있었는데, 내 머리 말리듯이 뜨거운 바람으로 말렸다가 욕을 된통 먹었었다.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면 머리카락이 상한다나 뭐라나. 그러고 보면 김동혁은 계집애같은 구석이 많았다. 씻고 나면 몸이나 얼굴에 로션 같은 걸 챙겨 바른다거나, 얼굴에 뾰루지 같은 게 생기면 하루 종일 신경 쓴다거나 하는 것들. 그건 그거대로 김동혁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손에 닿는 머리칼이 뽀송했다. 다 마른 듯 싶었다. 드라이기의 전원을 끄고 코드를 뽑았다. 그 사이 김동혁은 작은 빗을 들어 머리를 빗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 새 등교 시간이 가까워 지고 있었다. 머리 감을 시간은 부족할 것 같아 세수만 하기로 마음을 먹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는데, 헐 시발. 얼굴이 존나 부었다. 왜 부었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어제 밤에 라면을 먹은 것도 아니고, 잠을 얕게 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아 설마 내가 눈을 떴을 때 김동혁이 날 보며 웃고 있던 이유가 내 얼굴 때문인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물을 가장 차갑게 틀어두고 얼굴에 물을 뿌리듯이 세수를 했다. 얼음장 같은 물이 턱선을 타고 밑으로 흘러 옷 속으로 들어갔다. 으악! 소리를 지르고 티셔츠를 펄럭였다. 세안을 마치고 수건으로 얼굴을 벅벅 문지른 뒤 화장실을 빠져나오니 김동혁은 그 새 교복을 멀끔히 차려입은 채였다. 

 

 

 

 

 

김동혁은 내게 얼른 준비하라며 교복을 던졌다. 줄 거면 곱게 줄 것이지 던질 건 또 뭐야, 하여튼 귀엽긴 더럽게 귀여워요. 나는 김동혁이 건네 준 교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김동혁은 시계를 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그 노래는 김동혁이 좋아하는 픽시 로트의 노래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했다. 셔츠부터 마이까지 단정히 차려입고 가방을 맸다. 김동혁은 그런 나를 보며 위에 패딩이라도 하나 걸치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김동혁은 많이 추운 지 교복 위에 져지를 입고 그 위에 패딩을 하나 더 입은 상태였다. 나는 김동혁에게 됐다고 말해준 뒤 신발을 신기 위해 신발장으로 향했다. 김동혁에게 얼른 나오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동혁 역시 쪼르르 달려 와 신발을 신었다. 문을 열고 나가며 시계를 보니 시간은 어느 덧 8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우리는 걸음을 재촉했다. 

 

 

 

 

 

 

 

 

 

 

 

비밀 일기장 

 

 

 

 

 

 

 

 

 

作 팔남매 

 

 

 

 

 

 

 

 

 

 

 

지루한 수업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번 한 시간만 버티면 점심 시간이었지만 4교시가 가장 버티기 힘들다고, 나와 김동혁은 서로의 옆 자리에 앉아 배고픔에 끙끙대고 있었다. 무료함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 하고 결국 책상에 고개를 쳐박았다. 차가운 공기에 얼어붙은 책상의 온도가 고스란히 이마로 전달되었다. 고개를 돌려 왼 쪽 볼을 책상에 댄 채 김동혁을 바라보았다. 김동혁은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책상에다가 무언가를 끼적이고 있었다. 나는 팔을 뻗어 김동혁의 허벅지에 내 손을 올려놨다. 김동혁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쥐고 있던 펜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악! 하는 소리와 함께 반 아이들의 이목이 우리에게로 집중 되었다. 그 와중에 김동혁이 던진 펜이 마침 자고 있던 애의 뒤통수에 맞은 건지 엎드려 있던 애가 일어나 누구 짓이냐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나는 숨을 죽여 웃었다. 김동혁은 얼굴이 벌개져 있었다. 

 

 

 

 

 

 

 

 

 

"동혁아. 세상에 불만 있니?" 

 

 

 

"아니요……." 

 

 

 

"너 기분 안 좋다고 남한테 볼펜 던지고 그러면 안 돼." 

 

 

 

"네……." 

 

 

 

 

 

 

 

 

 

말을 마친 수학 선생님은 다시 뒤를 돌아 수업을 이어갔다. 김동혁은 선생님의 말에 꽤나 당황한 건지 동공 지진을 일으키고 있었다. 나는 책상에 붙이고 있던 얼굴을 떼고 김동혁을 쳐다보며 큭큭, 웃었다. 김동혁은 새빨개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찌푸려진 미간에 검지 손가락을 가져다대어 살살 문질렀다. 

 

 

 

 

 

 

 

 

 

"너 때문이잖아!"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니가 너무 예뻐서 그렇지." 

 

 

 

"뭐래 진짜. 갑자기 다리에 손은 왜 올리는데?" 

 

 

 

"만지고 싶어서 그랬지. 삐졌어?" 

 

 

 

"응 나 삐졌어. 말 걸지마!" 

 

 

 

 

 

 

 

 

 

김동혁은 삐졌으니 말 걸지 말라며 내게서 등을 돌렸다. 삐졌다고 말하는 그 모습도, 내게 보인 왜소한 등도 전부 귀여워서 웃음을 흘렸다. 내 웃음소리에 김동혁이 흘깃 뒤를 돌아보더니 흥! 하곤 다시 앞을 본다. 가만히 김동혁의 동그란 뒤통수를 쳐다보다가 김동혁의 등을 콕콕, 찔렀다. 김동혁의 등이 움찔하는게 보였지만 모르는 척 계속해서 등을 찔렀다. 여기 저기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니 참다 못 한 김동혁이 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아 진짜! 그만 좀 해!" 

 

 

 

"니 등이 너무 귀여워서 그래. 그만 좀 귀여워라." 

 

 

 

"등이 귀여운 건 또 뭐야. 진짜 그만 좀 해라. 가뜩이나 배 고파서 짜증나 죽겠는데, 씨……." 

 

 

 

 

 

 

 

 

 

김동혁은 가뜩이나 배고파서 짜증나는데 왜 그러냐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배가 고프다. 아, 아까 까지만 해도 배고파서 책상에 얼굴을 쳐박았었지. 배고파 라는 단어를 들으니 다시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얼굴을 책상에 쳐박았다. 김동혁도 나를 따라 책상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나는 왼쪽 볼을 책상에 댄 채 김동혁과 눈을 마주치고 있었고, 김동혁은 오른쪽 볼을 책상에 댄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책상 아래로 눈을 돌리니 김동혁의 손이 보였다. 나는 손을 뻗어 김동혁의 손을 꼭 잡았다. 김동혁이 베시시 웃으며 내 손을 잡아왔다. 김동혁의 볼이 책상에 눌린 탓에 입술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매일 립밤을 챙겨 바르는 입술이 유난히 빨갛고 예뻤다. 김동혁은 눈웃음을 지으며 내 눈을 요리조리 따라 다녔다. 

 

 

 

 

 

 

 

 

 

"뭘 봐." 

 

 

 

"잘 생겨서." 

 

 

 

"니 꺼다. 많이 봐 둬." 

 

 

 

"그럼 니가 내 꺼지 누구꺼야. 나 말고 너 탐내는 사람도 없거든!" 

 

 

 

"뭔 소리야. 내 인기 몰라? 이 오빠 지나가면 여자애들이 뒤를 졸졸 따른다." 

 

 

 

"치, 그래도 너한텐 나밖에 없잖아. 그치?" 

 

 

 

"그래. 난 너 밖에 없지." 

 

 

 

"그럼 됐어. 나도 너 밖에 없으니까." 

 

 

 

 

 

 

 

 

 

김동혁은 말을 마치곤 웃어보였다. 그 모습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김동혁은 항상 웃는 얼굴로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곱게 접히는 눈과 호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입꼬리 같은 것들을 볼 때면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는 웃는 얼굴의 김동혁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정작 김동혁은 자신의 웃는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찡찡대기 일수였지만 말이다. 문득 시계를 보니 수업이 끝나기 까지 오 분이나 남아있었다. 김동혁과 나 둘 다 배고픔에 말 할 기운도 없는 지 서로의 손만 잡은 채 가만히 숨만 쉬었다. 그러다 김동혁의 눈이 감긴 건 순식간이었다. 마주 하고 있던 김동혁의 얼굴에 힘이 풀리더니 곧바로 눈이 감겼다. 순간 기절한 건가? 싶어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이내 들리는 김동혁의 이 가는 소리에 크게 안도했다. 앞서 말했듯이 김동혁은 쓰러지는 일이 빈번했기에 이렇게 느닷없이 잠을 잘 때면 심장이 철렁했다. 

 

 

 

 

 

잠 든 김동혁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오물거리는 입술이 귀여웠다. 꿈을 꾸는건지 연신 인상을 찌푸렸다가 미소를 지었다가 표정이 시시각각 바뀐다. 잡고 있는 손이 계속해서 움찔거린다. 나는 김동혁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김동혁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 안 좋은 꿈이라도 꾼건가. 김동혁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던 와중에 수업 끝을 알리는 종이 쳤다. 혹시라도 김동혁이 종소리에 잠에서 깰까 김동혁의 귀를 손바닥으로 감쌌다. 종이 침과 동시에 배고팠던 아이들은 급식실로 뛰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남은 건 김동혁과 나 뿐이었다. 교실에는 내가 김동혁의 등을 토닥이는 소리와 김동혁의 숨소리만 들렸다. 아 존나 배고프다. 그치만 자는 김동혁을 내버려두고 혼자 밥을 먹으러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동혁은 꽤나 피곤했던건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쿨쿨 잘도 잤다. 밥을 다 먹은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치만 나는 김동혁이 깰 까 노심초사하며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에게 눈치를 줬다. 잠에 든 지 한 시간이 조금 넘어 갈 때 쯤 김동혁이 눈을 떴다. 눈꺼풀이 무거운 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웅얼거리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으……." 

 

 

"무슨 잠을 이렇게 많이 자. 어제 안 잤어?" 

 

 

"음, 어제는 잤어." 

 

 

"아직도 졸려?" 

 

 

"배고파아……." 

 

 

 

 

 

 

 

 

 

김동혁은 아직도 졸리냐는 내 질문에 배고프다며 동문서답을 해왔다. 졸음이 묻어있는 눈이 느리게 깜빡인다. 그 와중에도 배가 고프다며 한 손으로 배를 쥐는 모양이 어지간히 배가 고픈가보다. 종이 치기까지는 오 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매점까지 가는 데만 오 분이었지만 까짓 거 무단 결과 하지 뭐, 하는 심보로 김동혁을 일으켰다. 왜에? 하며 말꼬리를 늘리는 김동혁의 두 팔을 잡아 일으키니 중심을 못 잡고 휘청인다. 김동혁의 허리 뒤로 손을 넣어 몸을 지탱했다. 금새 중심을 잡은 김동혁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헤헤 웃어 보인다. 그런 김동혁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은 뒤 김동혁의 손을 잡았다. 교실에 있는 몇몇 아이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한 것이 느껴진다. 김동혁도 마찬가지인지 당황하며 잡힌 손을 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김동혁의 손을 더욱 꽉 잡아 놓지 못하게 했다. 쳐다보던 시선들이 교차하고 수근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소음을 무시하며 멍하게 서 있는 김동혁을 끌고 교실을 빠져나왔다. 

 

 

 

 

 

 

 

 

 

"준회야 ……." 

 

 

"왜." 

 

 

"다른 애들이 봤어. 어떡하지?" 

 

 

"걱정 돼?" 

 

 

"음, 조금."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 

 

 

"맞아. 사실 조금 많이 걱정 돼."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널 안 좋게 볼까 봐. 나는 딱히 상관 없거든." 

 

 

"그래? 그럼 대놓고 연애하는 티 내면 되겠네. 나도 딱히 상관 없거든." 

 

 

 

 

 

 

 

 

 

말을 마치고 김동혁을 쳐다보니 김동혁은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김동혁의 눈을 쳐다보며 나 역시 미소 지었다. 호선을 그리며 예쁘게 올라간 김동혁의 입꼬리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김동혁은 제 입 언저리를 만져오는 내 손가락을 쥐어 입 안에 넣고 약하게 깨물었다. 김동혁이 내 손가락을 입에 물고 흐흐, 웃는 게 느껴졌다. 나도 따라 소리내어 웃었다. 김동혁이 제 입 안에 들어가있는 내 손가락을 빼내더니 내게 말을 걸어왔다. 

 

 

 

 

 

 

 

 

 

"준회야." 

 

 

"응." 

 

 

"공개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야?" 

 

 

 

 

 

 

 

 

 

공개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야? 하는 김동혁의 말에 그저 웃어 보였다. 그리곤 말했다. 

 

 

 

 

 

 

 

 

 

"어떻게 하는 거냐면." 

 

 

" ……." 

 

 

"이렇게 하는 거야." 

 

 

 

 

 

 

 

 

 

김동혁과 나의 입술이 맞닿은 건 순식간이었다. 나는 말을 마친 뒤 김동혁의 뒷목을 쥐어 내 쪽으로 가까이 했다. 김동혁이 어어, 거리며 나를 마주한 채 휘청거렸고, 나는 휘청거리는 김동혁의 어깨를 잡고 키스했다. 벌어져 있던 김동혁의 입 속으로 혀를 넣었다. 김동혁의 입 안이 움찔거렸다. 고개를 틀어 움직임이 깊어질 수 있도록 했다. 김동혁은 내 뒷목을 양 팔로 껴안았다. 복도를 지나가던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우리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키스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입맞춤이 끝난 뒤 우리는 맞닿아있던 입술을 떼었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개 중엔 환호성도 있었고, 야유도 있었다. 김동혁은 붉어진 얼굴을 들지 못한 채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우리를 관람하다시피 구경하고 있는 아이들을 쳐다봤다. 핸드폰을 들고 연신 촬영을 하는 애도 있었다. 눈만 굴려 앞에 있는 아이들 전부와 아이컨택을 할 기세로 쳐다보고 있는데, 

 

 

 

 

 

 

 

 

 

"안녕." 

 

 

 

 

 

 

 

 

 

김지원이 등 뒤에서 인사를 해 오고 있었다. 

 

 

 

 

 

 

 

 

 

 

 

비밀 일기장 

 

 

 

 

 

 

 

 

 

作 팔남매 

 

 

 

 

 

 

 

 

 

 

 

 

몇 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가도록 우리 사이엔 정적 뿐이라는 것. 김동혁은 저 멀리서 눈을 만지작대고 있었다. 이 쪽엔 관심도 없어보이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무슨 얘기든 김지원과 하는 얘기라면 김동혁이 들어서 좋을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은 눈 씻고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나는 신발의 앞 코를 덮은 흰 싸리눈을 털어냈다. 김지원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씨발. 지가 불러놓고 뭐하자는 거야. 나는 슬슬 밀려오는 짜증에 입 밖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제서야 먼 산만 보고 있던 김지원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하지? 김동혁 기다리는데." 

 

 

" ……담배 한 대만 피워도 되냐?" 

 

 

 

 

 

 

 

 

 

담배 좀 피워도 되냐는 김지원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낸 김지원의 한 개비를 꺼내 물며 내게 고개짓을 해보였다. 나에게 담배를 권하는 것을 알았기에 고개를 저었다. 담배냄새를 싫어하는 김동혁 탓에 금연을 시작한 지가 꽤 되었다. 앞에서 김지원이 담배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땡기긴 했지만 참아냈다. 김지원은 빠른 속도로 한 개비를 피더니 이내 또 한 개비를 물었다. 저 멀리 뒤에선 김동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회야! 언제 와? 나는 김동혁에게 금방 간다고 소리 쳐 대답해준 뒤 김지원의 입에 물린 담배를 내쳤다. 불조차 붙어보지 못 한 담배가 그대로 눈 위에 떨어졌다. 김지원은 잠시 인상을 찌푸렸지만 곧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김지원에 답답한 마음이 차 올라 고개를 쳐 들고 한숨을 뱉는데 김지원이 입을 열었다. 

 

 

 

 

 

 

 

 

 

"사귀냐?" 

 

 

"뭘." 

 

 

"사귀냐고. 김동혁이랑." 

 

 

"오래 됐어." 

 

 

"사실 알고 있어. 삼 년이랬나?" 

 

 

"맞아." 

 

 

 

 

 

 

 

 

 

부럽네. 김지원의 말이 너무도 진실되어 보여 대꾸를 할 수 없었다. 그저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발 끝으로 쌓인 눈만 툭툭, 찼다. 김지원이 한 숨을 한 번 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김동혁 번호 따 간거." 

 

 

" ……." 

 

 

"사심 없었다 병신아." 

 

 

"뭐?" 

 

 

"아니지.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진짜 조금밖에 없었어. 그 마저도 오늘 다 사라졌고." 

 

 

"뭐라는 거야, 씨발." 

 

 

"나 이민 간다." 

 

 

" ……." 

 

 

"얼마 안 남았어.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을 걸? 그동안 김동혁이랑 좀 친해져 볼랬더니 안 되겠네." 

 

 

" ……." 

 

 

"나 김동혁 좋아해. 아니 좋아했어. 그건 알지?" 

 

 

"어."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우리 반 반장이었거든. 너무 예쁜거야. 그냥 전부 다. 공지사항 있을 때 마다 교탁 앞에 나와서 내 말 좀 들으라며 징징대는 것도 귀엽고, 자리 바꿀 때 칠판에다 애들 이름 적는 것도 예쁘고." 

 

 

"근데?" 

 

 

"근데? 근데는 무슨 근데야.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해보고 그냥 그렇게 끝났어. 일 년이. 좋아한다고 고백은 무슨. 걔 앞에만 가면 그렇게 떨려서 수행평가도 하나 못 물어봤다. 다른 애들은 같이 축구도 하고, 피씨방도 가는데 나는 도저히 같이 놀자고 말을 못 하겠는 거야. 꼭 데이트 신청 같아서. 아 오해 하지는 마. 난 그 때 너랑 김동혁이 사귀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오해는 무슨. 계속 말 해." 

 

 

"그래. 아무튼 그렇게 일 년 지나고 2학년이 됐지. 2월 말인가? 2학년 반배정이 떴는데 같은 반이 아닌거야. 존나 실망했지. 이번에 같은 반이면 진짜 제대로 한 번 해 보려고 했는데, 하면서.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게 바로 옆 반이더라고. 그렇게 한 달도 안 되서 바로 새학기 시작하고, 나는 또 김동혁만 찾고. 그랬었어. 근데 거슬리는 애가 하나 있더라고." 

 

 

"설마 나냐?" 

 

 

"그래 너다. 매일 김동혁보러 니네 반 창문 흘깃대면 니가 보이는거야. 그것도 꼭 김동혁 옆에 붙어서. 그걸 보고 내가 무슨 생각했게? 아, 저 새끼도 나랑 같구나. 김동혁한테 빠졌구나. 이 생각 했다. 근데 보면 볼 수록 나랑 같은 처지가 아닌거야. 나는 일 년 내내 말 한 마디 못 붙여봤는데 저 새끼는 이상하게 말만 잘 해. 거기다가 매 쉬는 시간마다 김동혁을 지 옆에 앉혀두고 여기저기 쪼물락 대. 김동혁은 니가 말만 하면 헤벌레- 웃고. 그걸 보는 내가 배알이 꼴려 안 꼴려?" 

 

 

"자신감 없는 니 주둥아리를 탓 해 병신아." 

 

 

"안 그래도 벌 주려고 담배 피는거다 이 새끼야. 하여튼 그래가지고 나는 또 그랬지. 아, 올해도 말 한 마디 못 해보고 일 년이 가려나? 근데 그 때 마침 엄마가 그러더라고. 아빠 사업 때문에 미국을 가야 하는데, 가면 한국에 다신 안 올거라고. 와도 최소 십 년 이상은 지난 뒤에나 올 수 있을 거라고. 어린 나한테 무슨 발언권이 있어. 돈 잘 버는 엄마아빠가 이래라 하면 네, 저래라 하면 네, 해야지.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했어. 사실 하나도 모르면서." 

 

 

" 병신이냐? 싫으면 싫다고 말도 못 하게?" 

 

 

"니가 우리 엄마 앞에 서 봐. 다리가 절로 떨린다. 뭐 그래서 이제 한국도 뜨는데 마지막으로 김동혁한테 말이나 걸어보자, 하고 번호 딴 거야. 목표는 김동혁이랑 친해져서 나 미국 가도 연락하면서 지내는 거였다. 아 물론 아직까지도." 

 

 

"누구 맘대로? 김동혁이 너랑 연락 하기나 할 것 같냐." 

 

 

"그건 그렇더라. 김동혁은 나한테 관심의 관 자도 없어. 너 밖에 모르더라고. 너랑 김동혁 사귀는 것도 김동혁이 알려준거야. 지한테 삼 년 된 애인이 있다고. 얘기 듣자마자 생각난 게 매일 김동혁 옆에 붙어있던 새끼. 너." 

 

 

" ……." 

 

 

"표정 풀어라. 아무리 그래도 내가 어떻게 임자 있는 애를 건들겠냐?" 

 

 

"김동혁하고 아직도 연락하냐?" 

 

 

"아니. 요즘은 내가 일방적으로 피해. 연락 하다보면 미련 생길까봐. 이제 곧 가야 하는데 덜컥 마음 생기면 너나 나나 걔나 피곤해질 것 같아서." 

 

 

"생각 잘 했네. 할 말 다 했냐? 그럼 나 가본다." 

 

 

"야." 

 

 

"왜." 

 

 

" ……김동혁한테 잘 해줘라. 뭐 걔 말만 들으면 지금도 잘 해주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난 영 못미덥거든." 

 

 

"니가 신경 안 써도 충분히 잘 해주고 있어. 남 연애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지?" 

 

 

"걱정 해 준거야. 내 할 말은 다 했다. 갈 거면 가 봐. 김동혁 기다리겠다." 

 

 

 

 

 

 

 

 

 

김지원은 그렇게 말 하며 턱 짓으로 내 뒤를 가리켰다. 아 맞다 김동혁. 김지원의 말에 집중하다보니 김동혁을 잠시 까먹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김동혁을 쳐다보니 체육관으로 향하는 계단에 쪼그려 앉아 몸을 흔들거리고 있었다. 나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김지원을 쳐다봤다. 김지원은 그새 담배를 하나 빼어물고 라이터를 꺼내는 중이었다. 나는 손을 뻗어 김지원의 입에 물린 담배를 내쳤다. 필터를 짓씹었는지 잇 자국이 선명하게 난 담배가 눈 위로 떨어졌다. 김지원은 인상을 구겼다. 그런 김지원에게 나는 한 마디만을 남긴 채 김동혁에게로 달려갔다. 

 

 

 

 

 

 

 

 

 

"잘 다녀와라. 십 년 뒤든 이 십년 뒤든 다시 한국 올 일 생기면 한국으로 오지 말고 네덜란드로 와라. 나 그 땐 아마 김동혁이랑 결혼해서 살고 있을 테니까. 아, 담배도 좀 끊고 병신새끼야." 

 

 

 

 

 

 

 

 

 

 

 

비밀 일기장 

 

 

 

 

 

 

 

 

팔남매 

 

 

 

 

 

 

 

 

 

 

 

무슨 얘기 했어? 응? 아까 걔랑 무슨 얘기 했어어! 옆에서 끈질기게 물어오는 김동혁의 어깨에 팔을 걸친 채 매점으로 향했다. 김지원과 얘기 하는 시간이 꽤 길었던건지 김동혁은 그새를 못 참고 계단에 앉아 잠에 들어 있었다. 나는 계단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동혁을 흔들어 깨웠다. 김동혁은 손을 동그랗게 말아 쥐고 졸린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들었다. 나는 몸을 아래로 숙인 채 김동혁을 보고 있었고, 고개를 든 김동혁 탓에 눈이 마주쳤다. 김동혁은 나를 보자마자 미소를 짓더니 내 손을 잡아왔다. 내 오른손을 제 양 손으로 꼭 잡아 오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 해왔다.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나는 그런 김동혁에게 손이 차가우면 마음이 따뜻한 거라며 헛소리를 늘어놓곤 김동혁을 일으켰다. 김동혁은 내민 내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목에 걸친 시계를 보니 시간은 어느새 5교시가 끝나기 까지 삽 분도 채 남아있지 않았다. 

 

 

 

 

 

 

 

 

 

"배고프냐?" 

 

 

"응, 엄청 배고프다." 

 

 

"매점 갈래?" 

 

 

"우리 수업은 어떻게 해?" 

 

 

"이미 늦었어. 그냥 째자." 

 

 

 

 

 

 

 

 

 

내 말에 김동혁은 안 되는데, 라며 연신 중얼거렸다. 나는 그런 김동혁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김동혁은 나를 따라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왔다. 결국 따라 올 거면서 안 되긴 뭐가 안 돼. 매점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김동혁과 나는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나란히 매점을 향해 걷고 있었다. 맞 잡은 손이 따뜻했다. 둘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였다. 얼마 걷지 않아 매점이 눈에 들어왔다. 김동혁은 배가 고픈건지 추웠던건지 잡고 있던 내 손까지 내팽겨치곤 매점으로 뛰어갔다. 뛰지 마! 다쳐! 미끄러운 길 탓에 뛰던 김동혁이 넘어질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김동혁에게 소리를 질렀건만 김동혁은 들은 체 만 체 하며 계속해서 달렸다. 걱정이 현실이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어어! 소리와 함께 김동혁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러게 뛰지 말라니까. 나는 넘어진 상태로 일어 날 생각도 하지 않는 김동혁에게 달려갔다. 김동혁은 양 무릎과 손바닥을 사람들이 지나다녀 더러워진 빙판길에 대고 있었다. 나는 김동혁에게 들리지 않도록 뒤를 돌아 한숨을 쉬곤 김동혁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김동혁." 

 

 

" 응?" 

 

 

"왜 안 일어나. 손 더러워져, 얼른 일어나." 

 

 

"싫어어 ……." 

 

 

"계속 그러고 있게?" 

 

 

"아니 ……." 

 

 

 

 

 

 

 

 

 

나는 고개를 들지 않는 김동혁의 턱을 들어올렸다. 김동혁이 힝, 하며 우는 소리를 냈다. 나는 김동혁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 올렸다. 손에 닿는 김동혁의 얼굴에 열이 잔뜩 올라 있었다. 그러고 보니 김동혁의 얼굴이 조금 빨간 것 같기도 하다. 어디 아픈가? 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인상을 찌푸렸다. 김동혁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 하고 있었다. 많이 아픈가보다. 나는 김동혁의 팔 밑으로 손을 집어 넣어 일으켰다. 김동혁이 왜, 왜? 하며 놀란 표정을 지어온다. 그런 김동혁에게 나는 말했다. 너 바보야? 김동혁의 표정이 어리둥절해진다. 내가 왜 바보야1 

 

 

 

 

 

 

 

 

 

"아프면 말을 해야 될 거 아니야." 

 

 

"아 ……." 

 

 

"약이라도 사다줘?" 

 

 

"아니 뭐 그럴 필요까진 없 ……." 

 

 

"조금만 기다려. 약 사올게. 해열제 사오면 되지?" 

 

 

"뭐?" 

 

 

"너 열 나잖아. 얼굴도 빨갛고, 아까 만져보니까 뜨겁던데?" 

 

 

"……아." 

 

 

 

 

 

 

 

 

 

김동혁은 내 말을 듣곤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웃느라 주름 진 김동혁의 눈가가 시야에 들어왔다. 귓가는 김동혁의 웃음소리가 가득 메웠다. 나는 갑자기 웃음보가 터진 김동혁을 뭐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열 나는 게 아닌가? 

 

 

 

 

 

 

 

 

 

"야 왜 웃어?" 

 

 

"아니, 내가 열이 난다고?" 

 

 

 

 

 

 

 

 

 

김동혁은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띄운 채 내게 되물어왔다. 그렇다니까? 나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김동혁의 얼굴에 퍼지던 열기를 떠올렸다. 김동혁은 진지한 표정의 나를 보며 말 했다. 바보야, 열 나는 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얼굴 빨개진거야! 

 

 

 

 

 

열이 나는 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진거라는 김동혁의 말을 듣자마자 정신이 멍해졌다. 아, 아픈 게 아니라 넘어졌다는 게 쪽팔려서 그런 거였구나. 생각을 마치자 되려 얼굴이 붉어진 건 김동혁이 아닌 내 쪽이었다. 김동혁은 내 앞에서 숨이 넘어갈 듯 웃다가 넘어져 까진 다리를 만지작 대기를 반복했다.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차렸다. 상황을 오해 한 내가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다친 김동혁을 치료해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김동혁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 하며 김동혁에게로 다가갔다. 다리를 들어올려 무릎을 쓰다듬던 김동혁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흘깃 보니 김동혁은 아직도 입가에 웃음을 매단 채였다. 

 

 

 

 

 

 

 

 

 

"괜찮냐?" 

 

 

"그러는 너는? 아 완전 웃겨, 진짜 구준회." 

 

 

"시끄러워. 보건실이나 가자." 

 

 

"나 열 안 난다니까 준회야?" 

 

 

 

 

 

 

 

 

 

보건실에 가자는 내 말에 김동혁은 키득키득 웃으며 나 열 안 난다니까 준회야? 라고 말해왔다. 나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열 말고 너 넘어졌잖아. 치료하러 가야지. 내 말을 들은 김동혁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손가락을 펴 어느 곳을 가리켰다. 고개를 돌려 김동혁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매점이었다. 배고파? 묻자 김동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아침부터 아무 것도 안 먹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나를 바라보는 강아지 같은 눈빛에 곧장 김동혁을 데리고 매점으로 향할 뻔 했지만, 다친 무릎으로 잘 걷지도 못 할 김동혁을 생각하니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일단 김동혁의 다친 무릎을 치료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일단 무릎부터 치료하고 매점 가자. 알겠지?" 

 

 

"지금 배고픈데……." 

 

 

"오 분만 참으면 되잖아. 맛있는거 사줄게." 

 

 

"치, 알겠어." 

 

 

 

 

 

 

 

 

 

나는 김동혁을 데리고 보건실로 향했다. 내 예상과 같이 김동혁은 걷는 모습이 영 불편 해보였다. 나는 김동혁의 한 쪽 팔을 내 어깨에 걸치도록 하고 내 팔을 김동혁의 허리에 감았다. 김동혁이 고맙다며 웃어 보였다. 머지 않아 보건실에 다다랐다. 아무렇지 않게 보건실의 문을 열려 하는데 문이 턱 막혀 열리지가 않았다. 그제서야 문고리를 살피니 자물쇠가 걸려있다. 보건 선생님의 부재를 알리는 메모 역시 문 앞에 붙어있었다. '연수 중' 이라는 글씨가 적힌 노란 포스트잇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밴드라도 하나 붙여줘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고개를 돌려 김동혁을 쳐다보니 김동혁이 아 맞다! 하며 내 어깨에 올려진 제 손을 내렸다. 그리곤 자물쇠로 손을 뻗었다. 비밀번호를 눌러 여는 형식이었기에 열쇠는 필요없었다. 김동혁은 능숙하게 숫자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자물쇠를 잡아당기니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가 열렸다. 

 

 

 

 

 

 

 

 

 

"비밀번호 어떻게 알았어?" 

 

 

"나 보건 도우미잖아! 선생님이 예전에 알려 주셨어." 

 

 

 

 

 

 

 

 

 

아, 그러고 보니 김동혁은 보건 도우미였다. 아마 선생님의 부재와 비상 시가 겹쳤을 때 보건실에 들어올 수 있도록 알려주신 것 같다. 김동혁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보건실로 들어 갈 수 있었다. 나는 보건실의 문을 닫고 김동혁을 비치 된 소파에 앉혔다. 그리곤 소형 트레이에 소독약과 솜, 밴드 같은 것들을 챙겨 김동혁에게로 갔다. 김동혁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김동혁에게 바지를 걷어보라고 하자 김동혁은 순순히 바지를 걷어 올렸다. 훤히 드러난 무릎에 크게 상처가 나 있었다. 그 밑으로도 자잘한 생채기들이 가득했다. 나는 김동혁의 상처투성이인 다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솜과 소독약을 꺼내 들었다. 솜에 소독약을 묻혀 상처가 난 곳에 문지르자 김동혁이 아프다며 다리를 동동 굴렀다. 

 

 

 

 

 

나는 그런 김동혁에게 조금만 참으라고 말한 뒤 마른 솜으로 소독약을 닦아냈다. 연고를 손가락에 짜낸 뒤 상처가 난 곳에 살살 펴 발랐다. 그런 뒤 네모난 반창고를 붙여주니 치료가 끝났다. 김동혁은 여전히 아프다며 징징거렸다. 나는 그런 김동혁의 바지를 내려 정리 해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도 배고프냐? 물으니 김동혁이 빛의 속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알겠다며 뒤를 돌아 보건실의 문 쪽으로 향했다. 저 다리로 걷는 건 무리라고 보고 나 혼자 매점에 다녀오기 위해서였다. 신발을 신자 김동혁이 뒤에서 어디 가는거냐며 물어왔다. 

 

 

 

 

 

 

 

 

 

"뭐 먹고 싶은데." 

 

 

"나? 숏다리랑 원피스 초코롤이랑 우유." 

 

 

"조금만 기다려. 사올 테니까. 누가 맛 있는거 사준다고 불러내도 나가면 안 된다." 

 

 

"내가 무슨 애야? 아 왜 나는 안 데려가!" 

 

 

 

 

 

 

 

 

 

나는 김동혁의 말을 무시하고 보건실을 나섰다. 김동혁의 말에 계속 대꾸해주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보건실을 나와 문이 닫히는 순간 까지도 김동혁이 툴툴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기다릴 김동혁을 떠올리며 발 걸음을 재촉했다. 

 

 

 

 

 

 

 

 

 

 

 

비밀 일기장 

 

 

 

 

 

 

 

 

 

作 팔남매 

 

 

 

 

 

 

 

 

 

 

 

김동혁이 먹고 싶다 한 숏다리와 초코빵, 그리고 우유를 사 보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막 매점을 나와 본관으로 들어가려는데 비닐봉지를 들고 있는 손 위로 차가운 것이 툭, 떨어졌다. 손등을 보니 아무것도 없기에 어디서 물이라도 떨어졌나, 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엔 여러차례 차가운 것이 몸에 닿았다. 대체 뭐야, 하며 차가운 것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개를 하늘로 쳐 들었다. 그리고 내가 본 것은, 

 

 

 

 

 

흰 눈이었다.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눈은 여기저기 갈피를 못 잡고 휘날리다가 땅으로 솟구치기도 하고, 벽에 달라붙기도 하고, 내 몸에 달라붙어 녹아버리기도 했다. 내리는 눈을 보자 생각난 것은 엄마도 아빠도 누나도 아닌 김동혁이었다. 김동혁도 보건실 안에서 내리는 이 눈을 창을 통해 보고 있을까? 첫 눈이 아니었지만 왠지 벅찬 기분이었다. 이 기분을 김동혁과 나누고 싶었기에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보건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보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김동혁의 뒷 모습이 보였다. 내 예상이 맞았다. 김동혁은 보건실에 나있는 큰 채광창 앞의 소파에 두 무릎을 세우고 올라가 내리는 눈을 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눈을 만지려는 건지 창문을 열고 손을 내민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김동혁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 하고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김동혁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다가가면 깨질까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나는 김동혁의 그 모습을 더욱 오래동안 보고 싶었다. 가능한 한 오래토록. 김동혁은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기도 했고 고개를 흔들거리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김동혁이 부르는 노래는 항상 내가 좋아하는 노래였다. 김동혁의 플레이리스트에도 역시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었던 노래 뿐이었다. 내 귀가 정확하다면 김동혁이 지금 흥얼 거리고 있는 노래는 Jessie J의.personal이었다. 이 역시 아주 예전에 김동혁에게 좋아하는 노래라며 알려준 곡이었다. 

 

 

 

 

 

김동혁의 모습에 집중 하다보니 내가 들고 있는 비닐봉지에서 소리가 나는 것도 모르고 있었나보다. 김동혁은 어느새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김동혁에게 웃어주며 비닐봉지를 들어보였다. 김동혁은 소파에서 내려와 내게 달려왔다. 내가 비닐봉지를 채 내밀기도 전에 김동혁은 내 손을 잡고 창가 쪽으로 이끌었다. 김동혁은 소파에 앉아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쳤다. 나도 김동혁을 따라 소파에 앉았다. 김동혁은 잔뜩 들뜬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준회야 눈이야 눈! 

 

 

 

 

 

 

 

 

 

"좋아?" 

 

 

"응, 완전! 우리 둘이 같이 눈 보는 거 진짜 오랜만이잖아." 

 

 

"그러네. 매일 타이밍이 안 좋아서 쌓인 눈만 봤었는데." 

 

 

 

 

 

 

 

 

 

말을 마치고 김동혁을 쳐다보니 김동혁은 미소를 지은 채 눈에 눈을 담고 있었다. 김동혁의 입술이 연신 벌어졌다 닫혔다 하기를 반복했다. 우와, 하는 김동혁의 탄성이 귓가를 맴돌았다. 나는 김동혁의 입술을 바라봤다. 작은 그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다. 동혁아. 김동혁은 나를 쳐다봤다. 김동혁과 나의 시선이 맞닿았다. 그리고 우리의 입술도 맞닿았다. 나는 김동혁에게 키스했다. 김동혁의 벌어진 입 사이로 숨을 불어 넣었다. 김동혁이 흠칫 떠는 게 느껴졌다. 김동혁의 두 팔이 내 목을 감았다. 나는 고개를 틀어 김동혁의 향기가 더욱 짙어질 수 있도록 했다. 김동혁은 내 아랫입술을 깨물며 짖궂은 장난을 쳤다. 나는 그런 김동혁을 안았다. 김동혁의 코와 내 코가 마주했다. 김동혁의 눈동자에 비친 내 표정이 좋았다. 웃고 있었다. 

 

 

 

 

 

 

 

 

 

"준회야." 

 

 

"응." 

 

 

"행복해?" 

 

 

"니가 있어서 행복해." 

 

 

"내가 없으면 안 돼?" 

 

 

"니가 없으면 불행해질거야." 

 

 

"나도 그래. 니가 내 전부거든." 

 

 

"아,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났어." 

 

 

"실은 나도 방금 기억났어." 

 

 

 

 

 

 

 

 

 

김동혁은 내 목에 두른 팔을 더욱 조이며 나와 가까이 했다. 우리 둘 다 방금 알아챘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매년 챙겼을 만큼 중요한 날은 아니었지만 하나가 아닌 둘이서 맞는 오늘은 항상 특별했기에. 그러니까 오늘은, 

 

 

 

 

 

 

 

 

 

"메리크리스마스, 준회야." 

 

 

"너도 메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눈은 우리를 밝혀주듯 하얗고 세차게 내렸다. 두 눈으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느라 보지 못하지만, 꼭 눈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건 마음으로 느낄 때 그 의미가 진정해지니까. 김동혁과 마주한 얼굴에 열이 오른다. 나는 말한다. 항상 너랑 있을때면 느끼는 건데, 행복이 뭔지 알 게 해줘서 고마워. 동혁아. 김동혁도 말한다. 행복이 뭔지 너에게 알려 줄 수 있어서 기뻐, 준회야. 창 밖으로 보이는 흰 눈보다 마주한 네 눈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너는 알까. 수업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학교가 파 할 시간이었다. 김동혁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곧장 기숙사로 뛰어갔다. 우리 둘만 있을 수 있는 그 곳으로. 

 

 

 

 

 

 

 

 

 

 

 

비밀 일기장 

 

 

 

 

 

 

 

 

 

作 팔남매 

 

 

 

 

 

 

 

 

 

 

 

기숙사로 돌아 와 우리는 숏다리와 초코빵, 그리고 우유를 나눠 먹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얘기했다. 창 밖으로 내리는 눈과 그 흔적들, 그리고 내일의 계획. 시간은 저녁을 지나 밤이 되었고, 김동혁과 나는 잠에 들 준비를 마친 채였다. 김동혁은 막 씻고 나와 촉촉한 채였다. 물에 젖은 머리칼이 흔들릴때마다 물방울이 이리저리 튀었다. 나는 아침과 같이 김동혁의 머리를 말려 주었다. 김동혁은 내 손길에 몸을 맡긴 듯 했다. 김동혁의 까만 머리카락이 금새 말라 드라이기 바람에 흩날렸다. 

 

 

 

 

 

김동혁은 피곤하다며 먼저 침대에 누웠다. 나 역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침대에 누웠다. 잠을 자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오늘도 역시 일기를 쓰기 위해서였다. 나는 어젯밤 베개 밑에 넣어두었던 일기장을 꺼내었다. 검은색의 하드커버로 되어 있는 일기장의 첫 장을 넘기자 여러 장의 사진이 보였다. 모두 김동혁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매 년 크리스마스 날 찍었던 사진. 우리가 사귀어 온 3년 중 첫번 째 크리스마스와 두번 째 크리스마스날 찍은 사진. 그리고 사귀기 전 반 단체사진으로 찍었던 사진. 총 세 장의 사진이었다. 우리가 맞이하게 된 세번 째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사진을 찍어야할텐데. 나는 사진을 늘어놓고 한 장 한 장 감상했다. 김동혁의 현재는 몇 년 전과 다름 없었다. 여전히 예쁘고 귀엽다. 

 

 

 

 

 

나는 사진을 모아 페이지 사이에 끼워놓은 뒤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14년 12월 24일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었다. 나는 사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걸 진짜 까먹고 있었다. 근데 오늘 눈이 와서 기억 났다. 오늘 있었던 일: 김동혁 넘어짐, 김지원이랑 얘기했는데 김지원 유학 간다고 함 (잘 갔다와라 새끼야), 김동혁이ㄹ 

 

 

 

 

 

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 일기장 탓에 샤프는 엉뚱하게도 베개를 푹, 찍어버렸다. 나는 고개를 들어 일기장의 행방을 찾았고, 일기장이 있는 곳에는 김동혁도 있었다. 김동혁은 언제 올라왔는지 침대의 모서리에 슬쩍 앉아 내 일기장을 살피고 있었다. 헐, 진짜 안 되는데! 그러나 손보단 말이 더 빨랐다. 

 

 

 

 

 

 

 

 

 

"이천십사년 십이월 이십사일.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었다. 나는 사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걸 진짜 까먹고 있었다. 근데 오늘 눈이 와서 기억 났다……이게 뭐야!" 

 

 

"아 김동혁!" 

 

 

" 이천십사년 십이월 이십삼일. 오늘 존나 열받는 일이 있었다. 점심시간에 치즈불닭 나와서 김동혁 데리고 급식실 가서 밥을 먹었다. 맞아 어제 밥 진짜 맛있었는데. 근데 그 열받는 일이 뭐야, 준회야?" 

 

 

 

 

 

 

 

 

 

오 신이시여. 나는 김동혁의 손에 들린 일기장을 빼앗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동혁은 언제 내려갔는지 침대 밑에서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었다. 나는 망연자실했다. 말이 일기장이지, 그냥 김동혁 찬양 노트나 다름없는데. 오마이 갓. 나는 밀려오는 쪽팔림에 몸 둘 바를 몰랐다. 그저 침대에 앉아 신 나서 내 일기장을 뒤지고 있는 김동혁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일기장을 읽던 김동혁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하더니 이내 김동혁은 웃음을 터뜨렸다. 대체 뭘 보길래? 

 

 

 

 

 

 

 

 

 

"이천십사년 구월 십육일. 오늘 김동혁이랑 처음 키스했다. 김동혁은 첫 키스인 것 같았다. 아니라면 진짜 실망 할 거다. 왜냐면 나는 첫키스였기 때문이다……. 준회야 너 그 때 첫키스였어?" 

 

 

"아……." 

 

 

 

 

 

 

 

 

 

그날 밤 기숙사에는 일기장을 낭독하며 뛰어다니는 김동혁과 그런 김동혁을 잡으러 뛰어다니는 나의 발소리만 울려 퍼졌다는 소문이 있다. 소문의 진상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우리 사이에는 비밀이라는 게 없어졌다. 물론 그 비밀은 나의 일기장 속에 적힌 내용들이다. 김동혁이 내 일기장의 정체를 알게 된 이상 가만히 놔둘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지금의 내 일기장은 더 이상 일기장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내가 일기를 써 놓고 잠에 들면 김동혁은 일기장을 빼내어 그 밑에다 코멘트를 달아 놓는다. 그것도 아주 장문으로. 뭐, 가끔씩 김동혁이 이러이러한 말이 참 감동이다, 라고 적어놓으면 그 말을 자주 해 김동혁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매일 하루의 시작을 웃음이 가득한 김동혁의 얼굴로 시작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준회야! 얼른 나와 늦어!" 

 

 

"어, 알겠어!" 

 

 

 

 

 

 

 

 

 

그리고 오늘은 김지원이 한국을 떠나는 날이다. 사실 배웅하러 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김동혁이 가자고 졸라서 가는 거다. 절대 내가 김지원을 배웅해주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 재촉하는 김동혁 탓에 서둘러 신발을 신고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김동혁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잔뜩 들떠 있었다. 나는 김동혁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섰다. 애초부터 버스를 탈 생각은 없었기에 우리는 보이는 택시 중 아무 택시나 잡아탔다. 인천 공항이요. 택시는 나와 김동혁을 싣고 공항으로 향했다. 김동혁은 한참이나 창밖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지원이가 저번에 나한테 그런 말 했는데." 

 

 

"지원이 말고 김지원." 

 

 

"응. 김지원이 그랬어. 니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못 되게 굴면 바로 연락하라고." 

 

 

"뭐, 미국에서 오기라도 한대?" 

 

 

"몰라. 그냥 그랬어." 

 

 

"김지원이랑 연락하면 죽어. 진짜." 

 

 

"너 하는 거 보고. 연락 할 일 없게 해주라." 

 

 

 

 

 

 

 

 

 

당연하지. 나는 김동혁의 손을 잡았다. 우리가 탄 택시는 어느덧 공항에 다다랐다. 시간은 오후 다섯시가 되기 삼 십분 전이었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택시가 멈춘 뒤 요금을 지불하고 우리는 택시에서 내렸다. 김동혁은 택시에서 내려 머리를 정리하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내 손을 잡아 이끌었다. 나는 김동혁을 따라 공항의 내부로 들어갔다. 공항에 들어가자마자 김동혁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마도 김지원을 찾는 듯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공항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이런 곳에서 맨눈으로 김지원을 찾는다는 것은 실상 불가능이었다. 결국 김지원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드는 순간, 

 

 

 

 

 

 

 

 

 

"웬일이냐? 니가 공항을 다 오고?" 

 

 

 

 

 

 

 

 

 

내 어깨를 잡아오며 눈이 휘어지도록 웃는 김지원이 보였다. 

 

 

 

 

 

김동혁은 어! 하며 김지원에게로 다가갔고, 김지원은 그런 김동혁을 향해 두 팔을 벌려 보였다. 김동혁은 빠른 속도로 걸어가 김지원의 품에 꼭 안겼다. 순간적으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무리 이제 못 볼 새끼라지만 질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김지원은 내 표정을 보더니 인상 풀라며 웃어 보였다. 김동혁은 김지원에게서 벗어 나 내 옆으로 왔다. 김지원은 나란히 서 있는 우리를 보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고 있었다. 그러더니 한다는 말이 부럽다, 였다. 

 

 

 

 

 

 

 

 

 

"부럽긴 뭐가 부러워." 

 

 

"니네 둘 사이가 너무 좋아보여서 부럽다고." 

 

 

"……미국 가서 좋은 여자 만나라." 

 

 

"야 당연하지! 존나 쭉쭉빵빵한 누나 꼬셔서 결혼까지 갈 거다." 

 

 

 

 

 

 

 

 

 

당연히 그래야지 병신아. 나는 김지원에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김지원도 따라 웃으며 나와 똑같은 동작을 취해 보였다. 비행기에 탑승해야 될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김지원은 이제 가 봐야겠다며 양 팔을 번쩍 들어 흔들어 보였다. 김동혁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김지원은 팔을 내리더니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미련한 새끼들이 왜 울고 난리야! 장난스레 말하는 목소리가 떨려왔다. 김동혁의 어깨가 덜덜 떨렸다. 나는 김동혁의 어깨를 한 손으로 감쌌다. 김지원도 감정이 복받치는지 손으로 눈을 가렸다. 김동혁이 기어코 엉엉, 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는 내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싫어했던 상대건 좋아했던 상대건 이별의 가치는 모두 같기 때문에. 김지원을 보내는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김동혁은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김지원에게로 달려가 안겼다. 김지원은 그런 김동혁의 등만 토닥일 뿐 안아주지는 못 했다. 김지원은 고개를 숙여 김동혁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나와는 가깝지 않은 거리였기에 말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그러나 확실한 건 그 말을 마친 뒤 김지원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고, 김동혁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 

 

 

 

 

 

 

 

 

 

"동혁아. 내가 말했었지?" 

 

 

"안, 끕, 들을, 래……." 

 

 

"구준회가 못 되게 굴면 꼭 연락해. 내 번호 아직 가지고 있지?" 

 

 

"흐…… 연락 안, 할 거야." 

 

 

"연락 하지 마. 너한테 연락 오는 날은 구준회 나한테 얻어터지는 날이니까." 

 

 

"으, 안 할 거야…… 흑, 그런데 너무, 보고 싶으면 어떡, 끅, 해?" 

 

 

"나 보고 싶어 하지 마. 나도 너 안 보고 싶어 할거야. 그러니까 내가 방금 한 말만 기억하고, 한국에서 잘 살아. 구준회랑." 

 

 

"지, 원아, 흐어엉……." 

 

 

 

 

 

 

 

 

 

본래 이별은 슬픈 것이라 했다. 상대방이 떠나는 입장이든, 내가 떠나는 입장이든 그 과정은 지독히도 괴로운 것이 사실이다. 김지원은 한때 김동혁을 짝사랑했던 입장으로, 그리고 김동혁은 김지원을 짧은 시간이나마 친했던 소중한 사람으로서 그리워할 것이다. 김지원은 김동혁에게 짧은 말을 마치고 망설임 없이 뒤를 돌았다. 나는 직감했다. 김지원이 한국을 떠날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김동혁은 김지원의 뒷모습을 보다가 주저앉았다. 김지원은 멈칫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김동혁은 내 예상보다 더욱 많이 울고, 더욱 많이 슬퍼했다. 김지원은 계속해서 걸어 나가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김동혁에게로 다가갔다. 김동혁은 숨이 넘어갈 듯 울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나는 김동혁을 자리에서 일으켰다. 아쉽지만 김지원은 이미 비행기를 탔을 것이다. 이제는 정말 볼 수 없을 것이다. 김동혁은 숨이 넘어갈 듯 울며 내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김동혁을 부축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가! 나도 속으로 목소리를 냈다. 너도 잘 가, 김지원! 

 

 

 

 

 

 

 

 

 

 

 

비밀 일기장 

 

 

 

 

 

 

 

 

 

作 팔남매 

 

 

 

 

 

 

 

 

 

 

 

지원이에게 동혁이가 쓰는 편지. 

 

 

안녕 지원아! 네가 미국에 간 지도 벌써 두 달이네. 거긴 지금 몇 시지? 아니지, 날짜는 여기랑 같나? 미안... 내가 미국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ㅠㅠ 거기서 잘 살고 있어? 나는 준회랑 잘 지내고 있어! 여긴 지금 추위가 슬슬 풀리는 것 같아. 이제 3월이 다가오고 있거든. 미국 음식은 입에 맞아? 혹시 김치 먹고 싶으면 말해! 우리 엄마한테 부탁해서 조금 보내 줄 수 있을지도.. ㅋㅋㅋ 음... 보고 싶어 지원아!! 한국에 언제 올진 모르겠지만 되도록이면 빨리 보고 싶다ㅠㅠ 정말 한국에 올 일은 없는 거야? 엄마 몰래 잠시만 입국하면 안 되겠지ㅠㅠㅠㅠ울고 싶다 진짜... 너 가는 날 나 완전 많이 울어서 다음 날 눈 부었었는데... 준회가 놀렸다! 준회가 나한테 못 되게 굴었어 빨리 한국 와서 혼내줘ㅠㅠ!!!!! 지원아 진짜 보고 싶어 준회도 보고 싶대! 그러니까 우리 한국에서 꼭 만나자ㅎㅎ 알겠지? 그럼 이만 줄일게!! 안녕♥ 

 

P.S 준회가 너 오면 치킨 사준댔어 빨리 와! 

 

 

 

 

 

 

 

 

 

김지원에게 구준회가. 

 

 

ㅎㅇ나 구준회임. 잘 지내냐? 너 미국 간 날 김동혁 존나 울어서 다음날 눈 부었다. 다 너 때문이야 책임져 씨발 아니 그 책임이 그 뜻은 아니고.... 아 씨발 몰라 그냥 한국이나 와라. 쭉쭉 빵빵한 누나는 만났음? ㅋㅋㅋ 너한테 가는 여자가 있을까 의문이다ㅋ 아 뭐 한국 좀 오라고... 병신이 안 온다더니 진짜 안 오네 이런 남아 일언 중천금을 지키는 새끼... 너 남아 일언 중천금이 뭔지 아냐?ㅋㅋㅋㅋㅋㅋ 모르지? 내가 이걸 얼마 전에 배워서 써먹는 거임 뜻은 안 알려줌 한국 오면 가르쳐줄 거임 그러니까 빨리 와라 그럼 난 20000 

 

 

 

 

 

 

 

 

동혁이에게 bobby가 

 

 

네가 나를 그렇게 보고 싶어 할 줄은 몰랐다!!!!!!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ㅋㅋㅋㅋ 미국도 살만해 네 말대로 김치가 좀 먹고 싶긴 하다... 뭐 한인 식당 가면 그 정도는 얻어먹을 수 있으니까 괜찮아!!!! ㅋㅋㅋ 나도 빨리 한국 가고 싶다 근데 올해 안으로는 안 될 것 같다... 왜냐면 이 형이 요즘 좀 바쁘거든ㅋㅋ 요즘 할 거 없어서 아는 형한테 랩 배우고 있는데 우연히 대회 한 번 나갔다가 상을 싹~~~~~~~다 휩쓸고 왔어!!! 그래서 이제부터 바빠질 거야 랩에 맛 들여서 제대로 한 번 해보려고~ 세계 최고의 래퍼가 돼서 한국 갈게!!!! 그때 넌 구준회랑 헤어졌거나 결혼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전자면 내가 프러포즈 할 거니까 기대하시라ㅋㅋㅋㅋ 그럼 난 이만 쓸게 나도 너 보고 싶다! 나중엔 꼭 만날 수 있길! 

 

 

 

 

 

 

 

 

구준회한테 bobby가 

 

 

뭐하고 사냐? 똥싸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 ㅋㅋㅋㅋ 아~~~~ 김동혁 존나 보고 싶다 물론 너도 ㅋㅋㅋ 혹시 편지 보면서 bobby가 뭔지 궁금해했냐? 그렇다면 알려줄게ㅋㅋㅋㅋbobby!!!!! 바비는 내 랩네임이다 ㅋㅋㅋ 내가 요즘 아는 형한테 랩을 배우는데 대회를 나가서 상을 싹 휩쓸 정도의 실력이라고 ㅋㅋㅋㅋㅋ 나 한국 가면 랩 배틀 뜨자 콜? 거절은 거절이다 아 그리고 남아 일언 중천금 병신 새끼야 그걸 모르는 새끼가 어딨냐? 남자(男子)는 약속(約束)한 한 마디의 말을 중(重)히 여겨야 한다는 뜻으로, 약속(約束)은 반드시 지켜야 함을 이르는 말이잖아 ㅋㅋㅋㅋㅋ 인터넷에 쳐본 거 아님 오해하지마삼....그럼 이만 쓴다 보고 싶은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한국 가면 꼭 보자!!!! 

 

 

 

 

 

 

 

 

 

비밀 일기장 

 

-END- 

 

 

 

Thank you For Reading! 

 

 

 

 

 

[system] 똥글이(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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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뭐야 뭔데 이렇게 재밌는거죠...... 완전 재밌게 읽었어요ㅠㅠㅠㅠ 분량이 정말...bb네요!!!!! 잘 읽고 갑니다 작가님, 감사해요♥
9년 전
434
독자1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ㅎㅎ
9년 전
독자2
분량 진짜 대박이에요...! 단편소설 읽는 느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주녁을 앓으면서 보내기에 정말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동혁이도 너무 귀엽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주네도 츤츤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434
독자2님 댓글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따뜻하시라고 분량에 힘 좀 써봤어여ㅎㅎ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독자3
아텐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소소하게 행복한 학원물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글써주셔서감사해요 크리스마스선물이네요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434
독자3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기분이네여! 독자님의 댓글이라는 선물...ㅎ
9년 전
독자4
엇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으 지오니도 나오다닝... 아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분량 개쩔어요... 저만 짜게 식어가면 되겠죠 이제ㅠㅠㅠㅠㅠㅠㅠ 주녁이들이 있는 곳이 내가 누울 곳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우니까 전기장판 깔고 누워야게따ㅠㅠㅠㅠㅠㅠㅠㅠ 끙끙 수고많으셨어요~~~~
9년 전
434
독자4님 댓글 감사합니다♡ 전기장판엔 귤이져ㅎㅎㅎ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준혁 만세♡
9년 전
독자5
와ㅠㅠ작가님ㅠㅠㅠ짱이에요ㅠㅠㅠ분량도 짱이고 내용도 짱ㅠㅠㅠㅠㅠㅠ 에브리데이 준혁ㅠㅠ♡ 작가님 메리크리스마스ㅠㅠㅠㅠ
9년 전
434
독자5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 준혁ㅋㅋㅋ준혁은 매일 봐야 제 맛이쟈나여ㅠㅠ
9년 전
독자6
헐 대박 왜 이렇게 달달해요 준혁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끙끙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에 편지도 귀엽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작가님 사랑해요!!!1
9년 전
434
독자6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저도 탸댱해여ㅎㅎㅎ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7
오마이갓ㅠㅠ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ㅠ준혁이들 왜이렇게 귀엽나여ㅠㅠㅠㅠㅠ분량이 아주..bb크리스마스엔 준혁이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 메리크리스마스!♡
9년 전
434
독자7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분량에 신경 좀 썼는데 마음에 드셨는 지 모르겠네여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8
아ㅠㅠㅠㅠ귀엽다ㅠㅠㅠㅠㅠㅠ엄청 잘 읽었어요ㅠㅠㅠㅠ마지막에 래퍼가 되었다는 김지원ㅋㅋㅋㅋ이렇게 개연성을 넣어 주시다닠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434
독자8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ㅎㅎ 후에 래퍼가 된 지원이와 주녁이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후문이..ㅎ..
9년 전
독자9
헐 작가님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동혁이랑 준회랑 꽁냥꽁냥 거리는 것도 비밀일기 쓰다가 들키는 것도 ㅋㅋㅋㅋㅋㅋㅋ 지원이랑 이렇게 저렇게 하는것도 왜 이렇게 귀여운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하트)
9년 전
434
독자9님 댓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여ㅎㅎㅎ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귀여운 주녁이들과 한 해 무사히 마무리 하세여~
9년 전
독자10
헐ㅠㅜㅜㅜㅠㅜㅜㅜㅜ완전재밌게읽었어요ㅠㅜㅜㅠㅜㅠㅠ일기가 텐귀ㅠㅠㅠ
9년 전
434
독자10님 댓글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메리크리스마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11
와 공개연애!! 오래가라 너네ㅠㅠㅠ 잘 어울려 준혁ㅠㅠㅠㅠ 둘 다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 특히 준회 비밀 일기장 진짜 짱귀에요ㅠㅠㅠㅠ 주네야ㅠㅠㅠㅠ엉엉 둘이 케미가 장난이 아니네요ㅠㅠㅠ
9년 전
독자12
크리스마스에 시리즈 모두 정독했지만, 바빠서 댓글을 못달았더군요!
이제서야 달러 달려왔습니다! 늦었다고 미워하지 말아주세요ㅠㅠㅠㅠㅠ!!
저 진짜 너무 설레어요ㅠㅠㅠㅠㅠ!!
준혁 시리즈라니ㅠㅠㅠㅠㅠㅠ!! 제 최애커플링이 준혁인데ㅠㅠㅠㅠㅠㅠ!!!
진짜 팔남매도 잘 읽고 있고, 이번 크리스마스 스페셜도 진짜 취저당하여 잘 봤습니다!
애정해요 정말정말!!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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