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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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때 부터 보이던 귀신이였지만
항상 봐도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밖을 나가지 않고
대인 기피증에 시달렸다.
누가 귀신인지 사람인지도 구분이 안갔으니까.
내옆에서 혼자 과자를먹는 아이도
바닥에 돈을 달라고 구걸하는 노숙자도
귀신인지 사람인지 알수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빛이 되어준 남자가있었다.
김진환
그의 이름이 그렇다고했다.
그는 귀신을 보는 걸 듣고
미친년이라고 안했고
믿는'척'도안했고
동정해주는 '척'도 안했다.
무서워하지않고 진심으로걱정해줬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싶었다.
그와 처음만난건 공원이였다.
그남자는 내가 산책할때 공원벤츠에 앉아있었다.
매일같이 멍때리고 앉아있어서 나는 당연히 귀신인줄알고
그에게 가까이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날라가는 비둘기에 놀라 넘어졌을때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나에게 놀란표정으로 다가왔고
괜찮냐고 한마디를 하고 나를보더니
다짜고짜 울기시작했다.
너무 서럽게 울어서 등을 토닥거려주며
괜찮냐고 무슨일있냐고 물어봤다.
그는 귀신인것처럼 보였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왜울어요 괜찮으세요?"
"...네?.."
"그만울어요 왜그러세요"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다시 벤츠로 돌아가 앉았다.
나는 같이 벤츠로 따라 옆에 앉았다.
처음으로 낯선사람과의 대화였다.
아니
처음으로 한 대화였다.
"무슨일있어요?"
"아니..그냥 내 죽은 여자친구를 닮아서"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한테 말을 놓았다.
여친처럼 친근해서인가
그래도 반말을 하니 그가 편해졌다.
"아 그러시구나 울지마요
분명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있을꺼에요."
"아니.. 날원망할꺼야",
"...왜요?"
"나는 걔한테 받기만했거든"
"서로 사랑했잖아요 후회 없잖아요"
그는 내 말한마디에 빤히 쳐다보더니 피식웃었다.
나도 그에게 경계심이 풀어져
마음속에 담아두던 고민을 풀고싶었다.
처음 대화를 나눈 사람이라 잃고 싶지 않았지만
미친년 들을 용기를 내고 말을해봤다.
"ㅇㅇ이는 귀신이 보인다고?"
"네..
안믿기죠? 안믿어도 상관없어요.
저도 안믿었을꺼에요"
"응? 아니ㅎㅎ전혀
엄청 힘들었겠다"
"네?"
"귀신보이면 얼마나 힘들까
그동안 사람들이 널 외계인 보듯이 쳐다보고
널 무서워하고
너한테 정신병이라고 욕하거나
너는 그러고싶지 않았을텐데
괜찮아?"
"...네..고마워요.."
그 남자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그는 내 등을 토닥여주며 괜찮다고 연신 말해줬다.
"울지마 내가 도와줄일은 없고?"
"저만 보이는 걸 어떻게 도와줘요.. 마음만받을게요
정말고마워요"
"진짜 도와주고싶다.."
"이렇게 진심으로 들어준 분은
오빠밖에 없었어요 정말고마워요
저는 이것만으로 행복했어요"
"그럼 내가 귀신하고 사람하고 구별해줄까?"
"네?"
"너가 구별이 안가서 항상 모든 사람을 피한다고했잖아.
내가 너옆에 있어주면서
구별해주면 이제 너도 사람들이랑 어울릴수있잖아"
"그래줄수있어요?"
"....나 어차피 방학해서 할것두 없고
.....그리고 나도 사실 왕따야ㅎ"
"오빠같이 좋은사람이 왜.."
"그냥 내가 만만한가봐 날 자꾸 괴롭혀서
뿌요를 괴롭히자나 뭐라나
그래서 그냥 내가 걔네를 왕따시키고있어"
"오빠가 너무 착해서그래요ㅎㅎ"
"나아~?ㅎㅎㅎㅎㅎ"
그 뒤로 김진환은 항상 나와 같이있어주고
내 옆에서 사람인지 귀신인지도 구별해주었다.
행복해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을했다.
항상 나는 시간이 빨리가서 내가 늙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분은 처음이였다.
처음으로 큰 길거리로 나와서 산책도하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도했다.
세상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도 몰랐다.
내가 저여자 예쁘다 이럴때
"ㄱ..귀..귀신인가 난안보여.."
"아....예쁜데 아쉽네요 예쁜여자도 못보고"
(환무룩)
"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진짜ㅋㅋㅋㅋ"
"뭐어~~"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 저기서 밥이나 먹을래요?
저 알밥 먹구싶어요~~"
"우리그냥 공원에서 도시락 까먹을까?"
"헐 오빠 도시락 싸왔어요?"
"내 음식 솜씨를 보라고~~"
공원에서 깐 진환의 도시락은
서툴지만 정성이 들어간 듯했다.
맛은 소금을 아예 안쓰는 웰빙인가 의심될정도로
싱거웠지만 정성이 느껴졌다.
"어디 가고싶은데 없었어?"
"가고싶은데요?"
"응 뭐 바다라던가 산이라던가"
"전..한강이요"
"?한강? 걸어가면 바로 보는데 뭘"
"한강에 귀신이 짱많아요..ㅎ"
"아.. 그래ㅎㅎ같이가줄게 근데 좀 무섭다"
"꼬꼬고~~담력테스트"
우리는 한강에가서 같이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김진환은 얘기할수록 나와 맞는게 많았고
그와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뒤에서 지나가는 회사원 아저씨 귀신도
벤츠에 누워있는 노숙자 귀신도
엄마찾아 울고있는 애기 귀신도
아이를 찾고있는 엄마 귀신도
나를 아무리 놀래켜도 그와 함께있으면
귀신도 쫒아버릴 용기가생겼다.
이별은 없었으면.
"우와 해진다"
"그러게요 엄청예뻐요
한강에 이렇게 오래있어본적도 처음이에요
우리 여기 자주와요"
"응? 자주?..알겠어ㅎㅎ
우리 좀만 걸을까?"
"음 좋아요 밤공기도 좋고"
일어나고 엉덩이를 털고있었을때 자전거 한대가
나를 향해 달려왔다.
놀란 나는 움직일수없었고 오빠는 나를 감싸 안았다.
눈을 감고 일어나는 순간
자전거는 우릴 통과하고 멈춰서
친구들에게 따라오라고 외치고있었다.
우리가 안보이는건지
자전거 부대는 우리를 쳐다보지도않고
또다시 우릴 통과했다.
"..괜찮아?"
"......오...오빠 저...저 자전거가 귀신인거죠?"
"....ㅇㅇ아"
혼란스러움에 진환을 쳐다봤고
진환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내 손목을 잡고
아까 앉았던 그 곳에 다시 앉으며
눈을 마주치고 내려온 옆머리를 넘겨주며 말했다.
"이 할망구야 올거면 제대로 와야지 왜 길을잃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기나하오?"
진환은 갑자기 할아버지가 변해갔고
나는 더 혼란스러워졌다.
"......"
"이제 기억났나?
그래도 내 도시락하고
한강보고 날좀 기억할줄알았는데
그것도 기억못하다니 조금 서운하구만"
나는 늙어버린 진환의 말을 듣고
머리속에서 퍼즐조각이 맞춰지듯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공원벤츠에서 처음만났던 첫사랑
첫데이트때 수줍었던 싱거운 도시락
집안 사정이 안좋아져 돈이없을때
나를 잡고 위로해주며 돌았던 한강
내가 그를붙잡고 미안하고 할때
내 손가락에 금반지를 끼워주며
"사랑했잖아 후회없잖아"
라며 나를 안아주던 젊은 날의 김진환
모든 기억이 한번에 돌아오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도 나와 같이 눈물을 몇방울 흘리더니
늙어져버린 내손을 꼭 붙잡으며 말했다.
"처음 당신을 봤을때 당신 처녀시절
그 아름다운 모습이라 다시 반했다오
그래도 당신 아직도 아름다워
자 이제 내손 꼭잡고 길잃지말고"
"...."
"자 이제 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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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얘기가 빨리 진행됬죠..
이건진짜 장편으로 만들려했는데
아무래도 반전이 있는 얘기라
장편으로하면 앞부분이 너무 재미없어질까봐:(
긴글 읽어줘서 항상 고마워요 독자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