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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교직의 극한을 구하시오

01
















교실로 들어서 출석부를 펴고 나서야 애들이 설렁거리며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조회 시작인데도 교실은 소란스럽다. 조용히 하라고 해도 어차피 듣지 않을 테니 굳이 큰소리 내지 않는다. 나는 곧바로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다. "구준회." "네." 떠드는 애들 틈에서도 준회의 대답 소리가 또랑또랑하게 들린다. 나는 출입문 쪽 자리에 위치한 준회를 쳐다봤다. 그리고 눈빛으로 말했다. 네 죄를 네가 알렷다? 그러나 준회는 거만하게 턱을 괴고 시큰둥하게 나를 바라본다. 죄를 모르는 표정이었다. 나는 눈에 힘 주는 걸 그만 두고 이만 출석부로 시선을 돌렸다.


계속 출석 확인을 이러어가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떠드는 소리 통에 동혁이 대답이 연방 들리지 않아서 하마터면 죄 없는 동혁이의 출석란에 오점을 만들 뻔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펜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좀 더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뒷자리에서의 웅장한 목소리가 교실을 휘감았다.




"야, 시끄러!! 닥쳐 쫌!!"




아까까지만 해도 시큰둥히 방관하고 있던 구준회였다. 준회는 미간을 구기며 그리 말한 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교실 분위기가 한층 잠잠해졌다. 나는 조금 갑작스러움에 놀라 다음 출석 번호는 잊어버려 버벅댔다. 어디까지 불렀냐는 내 소심한 물음에 또 준회가 던지듯이 대답해줬다. 김동혁이라고.




"김지원. 안 왔지?"




내 물음에 애들은 아무도 확실한 대답을 않고 제 할 일들만 했다. 그리고 몇몇은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는데, 그런 당연한 걸 왜 굳이 묻냐는 듯한 표정이다. 하긴, 당연할 만도 하다. 지원이가 지각을 하지 않고 오는 날은 한 달에 한두 번꼴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조회 시간에 지원이 얼굴을 만난 날이면 어찌나 기쁘던지. 그래서 매일 희망을 가지면서도 내 손은 이미 지원이를 지각으로 체크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 얼마나 늦게 행차를 하실까 생각했다. 2교시 초반? 3교시 후반?


나는 지원이의 출석란에 지각 체크를 한 후 창가 쪽의 지원이 자리를 찾았다. 설상가상 지원이 짝궁은 책상에 엎드려 주무시는 중이다. 나는 지원이 짝궁을 불러 깨웠다. 부스스 일어난 얼굴이 투덜대며 중얼거린다.




"김지원 안 왔다고요...."


"쌤도 알아. 너 일어나라고 너. 좀 있으면 1교시 수업이잖아."


"알아서 한다고요...."


"지원이 오면 바로 쉬는 시간에 교무실 오라고 전해줘."




짝궁은 힙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시 책상에다 관자놀이를 박았다. 애가 내내 자느라 지원이에게 전해주지 못할까봐서 나는 앞자리의 한빈이에게 다시 당부했다. 아침부터 열심히 오답 노트 필기를 하고 있던 한빈이는 조금 놀란 듯 하더니 흔쾌히 긍정했다.


이내 한빈이는 다시 오답 노트 필기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슬쩍 훔쳐보니 영어 문법인 것 같았다. 영어 문제집과 노트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눈과 손을 바삐 움직인다. 저러다 눈이 빠지거나 손목에 경련이 일어나지 않을까, 뜬금없는 걱정이 됐다. 한빈이는 검정펜과 주황펜 그리고 파랑펜을 현란하게 바꿔가며 필기 스킬을 뽐내었다. 나는 학창 시절 필기에 능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빈이가 더 대단히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한빈이를 엄청히 부러워하는 것도 아니었다. 신은 한빈이에게 필기 능력을 주시고 글씨체를 앗아가셨다. 글씨체가 마치 고대 문자와 흡사하다고, 차마 한빈이 본인에게 말해줄 수가 없었다.



나는 출석 확인을 마친 후 오늘의 지각 인원을 세 보았다. 김지원, 김진환, 송윤형. 이 고정 멤버 외 2명. 총 다섯 명이다. 고정 멤버들 중 김지원은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한 점심시간 전에는 반드시 올 것이다. 지원이의 등교 목적은 곧 점심밥이었고, 학교 생활의 낙은 곧 매점 군것질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아무리 늦게 오더라도 반드시 점심시간 전에는 등교하곤 했다. 몇 달 전에는 너무 연락 없이 늦는 것 아닌가 하며 은근히 걱정을 했었는데, 점심 종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가장 먼저 급식실로 달려가는 김지원을 목격하고는 쓸데없은 걱정따위 갖다버렸다.



나는 볼일이 끝난 출석부를 폭- 덮었다. 작은 바람이 일어 머리칼이 흔들렸다. 내가 별다른 말 없이 나갈 채비를 하자 아이들이 다시 서서히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반은 수다, 반은 수면이었다. 그 대조적인 풍경에다 대고 잔소리를 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었다. 잔소리를 해줄 대상은 따로 있었다. 나는 앞문을 열고 교실을 나가기 전에 뒷자리의 준회를 불렀다.




"구준회, 잠깐 선생님 좀 보자."


"예."




준회는 내 말에 무미건조하게 대답하고는 다시 휴대폰에 시선을 내리박고 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먼저 나와서 복도 창틀 옆에 기대어 섰다. 준회가 교실 문을 닫고 교복 마이에 제 팔을 집어넣으며 다가왔다. 나는 준회가 교복 매무새를 정리하는 것을 멍하니 보고있다가 한숨을 쉬었다. 죄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담담한 태도에 오히려 내가 할말을 잊어버릴 뻔했다.




"구준회, 어제 또 무단으로 튀셨더라? 왜 그랬어? 정규 수업은 도망 안 가기로 쌤이랑 약속했잖아?"


"아파서 병원 갔었어요."


"웃기지마. 그럼 병원 이름 대 봐. 전화해보게."


"아- 병원 안 갔어요."




이 새끼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말만 바꾸는 준회를 보니 어이가 없어 피식- 코웃음이 나왔다. 너는 거짓말에 일말의 죄책감도 없느냐. 내가 기가 차서 잠시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준회는 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죄송한 척을 해보인다. 나는 팔짱을 끼고 창가에 더 비스듬이 몸을 기대었다. 상대하는 것 마저도 별 영양가 없이 느껴졌다. 혼낸다고 해서 다음에 안 그럴 애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생님 허락이라도 받던가. 꾀병을 부려서라도 말이야."


"예, 죄송합니다."


"그리고 정규 수업은 진짜 빠지지 말자, 준회야. 쌤 소원이다."


"예에-"




꼬리를 길게 늘려 대답하는 태도에 짜증이 나면서도 굳이 뭐라 하지 않았다. 준회는 이 상황이 지루해 죽겠는지 연방 혀를 낼름 거리며 제 아랫 입술에 침을 묻혔다. 신발코로 복도 바닥을 자꾸 건드려댔다. 너도 지루하니? 그럼 선생님은 어떻겠니, 매일 혼내야 하는 선생님은. 마침내 준회가 입을 가리고 하품까지 하자, 나는 그만 준회를 보내줬다. 얘는 다음에 또 그럴 애다. 도망가는 버릇을 확실히 고치려면 잔소리 말고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복도 벽에 기대어 서서 준회가 뒷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본 후 이만 교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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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기대되네요. 얼른 사랑 받는 선생님이 되기를!
9년 전
비회원76.149
고정멤버가 왜 2명?이게무슨말이예용??ㅠㅠㅠㅜㅜ
9년 전
인상파 거위
지각을 고정적으로 하는 상습범이란 말이에요 죄송해요 제가 표현이 좀 서툴죠!
9년 전
비회원120.125
무단으로 나가도 준회가 학생이면 선생님이 되고 싶네여...ㅎㅎ
9년 전
독자2
기대되요ㅋㅋㅋ학교생활이 어떻게 될지..
9년 전
비회원91.184
위에분이 이해 못하신게 오타때문인것 같아용! 고정멤버 외 2명이라는 소리죠?
9년 전
인상파 거위
ㅋㅋㅋㅋㅋ바본가봐요 저런 오타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고맙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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