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읽고 댓글달아주신분들 모두 감사해요 ㅠㅠㅠㅠ
너무 기분이 좋아서 빨리왔습니다 ! 재밌게 읽어주세요 ~
연애가 제일 쉬웠어요
02
" 이제 가세요. 누가 알아보면 어쩔려고 그래요. "
" 전 여주씨랑 열애설나면 더 좋은데요 ? "
아 네.. 어련하시겠어요. 어떻게든 그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하지만 매번 휘말린다! 그는 아침마다 우리아파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는 내가 알바하는곳까지 데려다준다. 혹시나 알아볼까봐 조마조마 하지만, 정작 자기는 뭐가 그렇게 여유로운지.
" 오늘은 차로 데리러 올께요. "
" 네?! "
" 스케줄이 오후에 끝나거든요. 저녁에 봅시다? "
아침에 데려다 주는것도 부담스러워 죽겠는데, 밤에 데리러 온다니... 이건 뭐 완젼 매니저 수준이잖아? 지가 뭐 매니저 체험기라도 작성할꺼야 뭐야.
" 오늘도 ? "
" 어.. 응. "
" 어지간히 니가 좋은가보다. "
" ..... "
" 그냥 만나주지 그래 ? "
알바하면서 친해진 진환이에게 요즘 고민이 있는 남자가 있다고 상담한적이 있었다. 같은 남자니깐 남자끼리 아는 그런 심리가 있을줄 알고. 근데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그냥 내가 마음에 들어서 애정공세하러 오는거라고.
" 마음에 안드는데 어떡해. "
외투를 벗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내 스타일 아니야. 더욱이나 직업이 너무 부담스럽고.
" 이름이 뭐래 ? "
" 바ㅂ.... "
" 바 뭐 ? "
" 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
하마터면 바비라고 말할뻔했다. 뭐 내가 바비라고 말해도 장난하냐며 그렇게 잘난사람이 네한테 사귀자고 하겠냐고 할께 뻔하다. 나랑 인사라도 했으면 용하다고 할지도 모르지.
" 그래서 그분 이름이 뭔데 ? "
" 나도 몰라. "
" 뭐 ?! "
" .... ㅇ,왜 ! "
귀청떨어지겠다 야 ! 소리는 왜지르는데 ?
" 아우, 야 난 니가 그럴줄은 몰랐다. "
" 내가 뭐? "
" 여태까지 이름도 모르잖아. "
" ..... "
" 맨날 그쪽 이렇게 부르는거. 남자쪽에선... "
" ..... "
" 은근히 자존심 상한다 ? "
니가 틀린것 같은데 진환아.. 그러면 그분은 자존심이 아주 땅을 파고 들어갔겠다? 매번 나한테 거절당하는데도 고백하는거보면 모르겠니.
" 내가 이름까지 알필요는 없잖아. "
" 그렇지! 알필요는 없지! "
" ..... "
" 근데 알아도 문제될건 없잖아 ? "
그래 니놈 말참 잘한다. 난 바비라는 예명을 알지 본명은 이때까지 몰랐다. 내가 따라다닐만큼 관심있는 연예인도 아니었고, 다들 하도 그의 이름을 부르고 다니니깐 매번 검색하다보니 찾아보게된건데, 이름을 알리가 없다.
카페가 마치는 시간이 되갈수록 내 머리속에는 이제 집에 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보다는 그가 또 온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덤으로 아침에 김진환이 한 말 때문에 더욱 신경쓰인다. 이름 정도는 ... 알아도 상관없겠지 ?
- 마무리하고 나와요. 밖에서 기다릴께요.
- 기다릴 시간에 집이나 가세요.
카페를 정리하고 있으면 바지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소리에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역시 그의 문자다. 밖에서 손을 흔드는 그를 보며 가라는 답장을 하니 옅게 웃고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아무렇지않게 넣는다. 이제 자기가 불리하면 대답을 안하는건가.
" 추운데 손 좀 잡죠. "
" 차는 폼이예요? 안에 들어가 있ㅇ... "
" 이게 더 따뜻한거 같은데? "
마주잡은 손을 흔들어보이는 그가 자기 주머니에 손을 가져가 버린다. 정말 막무가내다.
" 손 놔요. "
" 손시렵잖아요. "
" 이게 더 추워요. "
" 이렇게 하면 따뜻할라나. "
이제 손을 놓나 싶었는데 급기야 나를 품에 안아버린다.
" 저 이제 안추우니깐 팔 치워요! "
" 어쩌죠. 이젠 제가 추워서. "
구제불능이다 정말. 품에서 빠져나가려 해도 남자인지라 힘이 장난이 아니다. 그런 힘은 나한테 쓰지말고 다른데다 투자하는건 어때요?
" 누구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이래요? "
" 말했잖아요. 전 더 좋다고. "
" ..... "
" 그런김에 사귈까요? "
나를 보며 능글맞게 말하는 그를 뒤로하고 그의 조수석에 바로 탑승했다. 내가 뻔뻔해 보이는지 차앞에서 미친듯이 웃는다. 바비가 태워다준다고 했잖아요? 이어서 차에타 시동을 걸곤 능숙하게 우리집으로 향한다. 이제 일주일째 여기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이런길은 익숙하나보다.
안 익숙해졌으면 했는데, 이렇게 생활한지 벌써 일주일이라니 ..
" 무슨생각해요? 내생각 ? "
" 모두가 바비씨를 생각할거라는 착각은 집어치우시죠. "
이제는 말도 안하고 집에 가겠다라는 심보로 바로 고개를 창문밖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도 별말없이 조용히 차를 운전할 뿐이다. 근데 그러고보니 아직도 신경쓰인다. 그의 이름이.
" 바비씨 "
" 왜요? 이제 연애할 마음이 들었어요? "
" 말 안할래요. "
용기내서 불렀더니, 역시나. 그냥 안물어보는게 낫겠다 싶었는데 그는 내가 삐진줄 알고 옆에서 안절부절이다. 더 소란스러워진 분위기에 그냥 물어보기로 했다.
" 제가 죄인입니다~ 죄ㅇ... "
" 바비씨 이름이 뭐예요? "
" ..... "
" ... 그냥 이때까지 이름도 몰랐으니깐요. "
이름 하나 물어본게 뭐라고 이렇게 부끄러워지는지. 사실 그의 시선때문에 더 부끄러워지는거 같긴하다.
" 이름 궁금해요? "
" 딱히 궁금하기보단... "
" ..... "
" 바비씨만 제이름 아는게 괘씸해서요! "
딱히 둘러댈말이 없어서 그냥 대꾸한다는게... 강여주 오늘따라 왜그러냐 진짜.
" 괘씸할수도 있겠네요. "
" ... 그래서 이름이 뭔데요 "
"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세요. "
뭐? 직접 찾아보라구요? 이거 원 진짜 숨은그림찾기도 아니고!
" 제가요? "
" 네. "
" 그냥 말해주시면 되잖아요. "
" 저도 여주씨 이름 제가 찾았으니, 공평하게 하죠. "
지금 내가 이름 바로 안알려줬다고 복수하시는거예요? 진짜 너무하네. 괜히 심술이나 그대로 고개를 돌리고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내일이면 인기가 바닥을 치라는 저주를 부렸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중얼거리고 있으니, 다왔다는 바비에 말에 문을 소리나게 닫고는 내렸다.
" 안녕히가세요. "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는 바로 뒤돌았다. 자기가 슈퍼스타라고 티내는것도 아니고, 검색창에 바비라고 치면 나오는 본명을 내손으로 찾아서 알아두라는거야 뭐야.
" 진짜 괘씸해서 물어본거 맞아요? "
" 네? "
" 난 또 괜히 기대했네. "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오기를 기다리는데 언제 내옆에 왔는지 괜히 기대를 했다는 바비. 내가 뭐 기대할만한 행동을 한것도 아닌데 대체 뭐가?
" 너한테 관심이 생겨서 "
" ..... "
" 이름이 궁금했던것처럼. "
" ..... "
" 너도 그런줄알고. "
그말을 듣자마자 내 고개는 자연스럽게 그의 얼굴로 향했지만, 그는 나를 쳐다보지않고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옆에서 보는 그는 나에게 알 수 없는 기분이 들게 했다.
" 핸드폰 줘봐. "
" ..... 여기. "
핸드폰을 달라는 그에게 폰을 건네니, 화면을 몇번 터치하고는 나에게 곧장 돌려주었다. 그러고는 나에게 내일보자며 차로 걸어가는 그를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나도 정신차리고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 신발을 벗으려고 하는데, 핸드폰 액정이 반짝거린다.
나중에 확인해야지 싶어 폰을 침대에 던져놓고는 개운하게 씻고 할일을 다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더듬더듬 폰을 찾아 어둠속에서 액정을 키니 문자가 여러개 와있었다.
- 또라이라고 저장한건 너무했어.
- 그래도 저장한거로 만족해야겠지?
아니 이사람은 누구야? 또라이라고 저장한건 그 사람밖에 없는데 ..
- 내이름이야.
- 새로 저장했어. 잘자고 내일보자. "
" .... 김지원. "
당장 노트북을 켜서 초록검색창에 바비를 쳐보았다. 하지만 그의 본명은 그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느낌이 이상했다. 그가 나에게만 이름을 알려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