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글은 처음써봐서 사실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를 조심스레 해볼까 해
난 스물 두살 ㅇㅇㅇ이고 나한텐 스무 살 때 부터 사귄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어. 이름은 오세훈인데 되게 차가운 귀공자 같이 잘생겼고 어깨도 넓어서 같은 과 동기 뿐만 아니라 선배들한테도 인기가 좋은 애야 자연히 주위엔 남자들 보다 아는 여자가 더 많이 있지. 그래서 그런지 세훈이랑 사귀면서 여자 관련해서 일이 좀 많이 일어나...ㅎ 불편할 정도는 아닌데 그냥 ...그래.
하루는 강의 끝나고 세훈이랑 밥 먹으려고 돈까스 집 왔었는데 세훈이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핸드폰 진동이 울리는거야. 이러면 안된다는거 잘 알고 있었지만..솔직히 궁금하잖아ㅎ... 누구한테 온 연락일까 하고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쥐어들었어. 훈이는 갑갑하고 막 얽매이는 거 싫어해서 핸드폰 비밀번호 설정을 안 해놓는다는 걸 내가 잘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몰래 문자를 열어봤지...
- 오빠 저녁에 뭐해? 밥 같이 먹음 안 돼?ㅠㅠㅠ
[혜나] pm14:28
혜나.. 이라는 모르는 여자 이름이 뜨길래 1차 당황 그리고 꽤 친근한 사이 같아 보여서 2차 당황했어... 그래 물론 세훈이가 주위에 여자들이 많아서 여자 애들이랑 많이 친한거 이해 못 하는 건 아닌데... 뭐랄까 그냥... 막상 이런거 직접 눈으로 보니까 기분이 이상했어. 마침 세훈이가 물기 찬 손을 슥슥 닦으면서 테이블 가까이로 오길래 급하게 핸드폰을 원상태로 내려놓았지 근데 그걸 또 눈치 챈 모양인지 세훈이 눈빛이 바뀌는거야 좀 도도한 그 특유의 눈빛으로. 그러면서 너 내 핸드폰 봤냐고 약간 따지는 듯이 물어보더라. 양심이 찔려서 차마 거짓말은 못 하겠고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했어. 핸드폰 집어들고 잠깐 뭘 확인하더니 문자 열었냐고 하길래 응 하고 대답했지.
"어떡할까. 같이 못 먹겠다고 전해?"
"..."
"어?"
"아, 아니 먹어! 후배 부탁인데... 거절하면 서운해 할거야..."
"그치?"
솔직히 ...난 저녁도 세훈이랑 같이 먹고 싶었거든 그 때. 근데 세훈이가 후배랑 같이 먹고 싶어 하는 눈치였고, 혜나라는 후배도 세훈이랑 같이 먹고 싶어 하니까 그냥 세훈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려 했어. 내 대답 듣고 곧바로 누군가한테 전화를 거는데 아마 혜나 라는 사람이었나봐. 오늘 저녁에 시간 있다고, 같이 밥 먹자고 하면서 되게 해맑게 웃는데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나도 웃음 나오고... 같이 저녁 못 먹는건 좀 아쉽긴 했지만, 세훈이 웃는거 보니까 그걸로 나름 만족했어.
뭐... 그 다음엔 돈까스 시킨거 묵묵히 먹기만 했어. 세훈이는 밥 먹을 때 이야기 하는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또 내가 먹을 땐 말이 없어지는 것도 한몫 하기도 하고ㅎㅎ 그나마 세훈이랑 나의 공통점 이라고 말할것 같으면.. 밥 먹을 때 말 없어지는거? 되게 별거 아닌 것 같이 보이겠지만.. 세훈이랑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정말 기분 좋았다... ㅎㅎ
그렇게 먹고나서 소화 시킬 겸 길 걷다가.. 무슨 용기가 난 건지 굉장히 수줍게 먼저 세훈이 손을 슬며시 잡았어. 근데 세훈이가 잠시 멈칫하더니 바로 손을 빼버리는 거야... 연애 초엔 먼저 슬쩍 손 잡아주면 되게 좋아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냉정하게 딱 내치는지 모르겠어. 혹시.. 얘가 뒤늦게 쑥스러워서 그러는 건지... 어쨌든 되게 무안+민망했다ㅠㅠ 쪽팔려서 세훈이는 쳐다도 못 보겠고 그래서 그냥 옆에 둘러보는 척 하면서 길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세훈이 이름을 부르는거야. 진짜.. 엄청 예쁘고 얼굴만 봐도 섹시한(?) 여자가 반갑게 손을 흔들더라. 아무리 대학로라고 해도 사람이 많잖아... 그 중에서도 세훈이가 아는 사람이랑 마주치니까 괜히 내가 다 신기한거 있지. 세훈인 아는 사람이 많구나 새삼 느끼기도 했고.
"어, 경리 누나"
"안녕하세요"
"이야, 오세훈! 여자친구야?"
"..."
당연히 응 이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세훈이가 아무런 대답이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이 선배님 하고는 별로 그렇게 안 친한건가 하고 내 맘대로 해석해 버렸어. 이름이 경리인가, 어쨌든 이름까지도 예쁜 그 선배님은 자기 생일 때 밥 사주기로 한 약속 잊으면 죽는다고 장난식으로 말 하면서 데이트 열심히 하라고 세훈이 엉덩이 툭툭 쳐주고 갈 길 가셨어. 스킨쉽이 되게 자연스럽더라구. 확실히 안 친한 사이는 아닌듯해 보였지.
그렇게 다시 길을 걷다가도 계속 궁금해서 미치겠는거야. 세훈이는 왜 아무런 대답을 안 한걸까. 하고. 그리고 어느 순간 세훈이가 우뚝 멈춰 서길래 나도 같이 멈춰 서서 힐끗 세훈이 쳐다봤어. 옆에서 세훈이가 빤히 나를 내려다 보는 시선이 느껴지는데.... 괜히 심장이 콩닥거리기도 하고 부담스러워서 혼자 눈길 피하느라 바빴다 ㅠ
"야"
"ㅇ, 응?"
"왠만하면 너도 다른 여자들 처럼 치마 좀 입어 맨날 청바지만 입지 말고."
"아... 그, 그러지 뭐."
"화장도 좀 배워라. 어? 맨날 선크림에 립밤만 바르지 말고"
"화장은.... 노력 해 볼게."
"그리고 파마한 머리도 지저분 해 보여. 깔끔하게 펴"
"응. 근데 세훈아"
"왜."
"혹시 내가 창피해?"
"뭔 소리야."
그냥... 그런 것 같아서... 하고 우물우물 대답 하니까 세훈이가 갑자기 눈살을 팍 찌푸리는거 있지. 그리고 그렇게 먼저 쌩 가버렸어. 진짜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더라. 혹시 내가 무슨 말 실수 라도 한건가 싶어서 순간 엄청 후회했어...ㅠㅠㅠ 그냥 세훈이가 말하는 족족 알았어 하고 대답할 걸.... 괜히 그런 질문을....ㅠㅠ
근데 그 때, 세훈이가 나 지적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드는거 있지. 경리라는 선배 보고나서 나 보니까 괜히 나를 창피하게 여기는 건가 싶기도 하고. 하긴, 그 선배는 정말 누가봐도 예쁘고 섹시해보였어. 반면에 여자친구라는 작자는 청바지에 그냥 간단한 맨투맨 티... 머리는 딱히 문제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데 세훈이가 말한게 생각나서 핸드폰 카메라로 확인 해 보니까 진짜 좀 너저분 하더라고. 아까 그 경리 분은 되게 찰랑 찰랑한 긴 생머리 이시던데... 확실히, 세훈이가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알겠더라. 그러면서 세훈이한테 엄청 미안한 마음이 드는거야...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 앞에서 기도 못 살려주고 .... 곧바로 핸드폰 꺼내들고 훈이한테 [미안해] 하고 문자 보냈어. 보고 바로 씹은건지 답장은 끝내 오지 않았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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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첫글이에요...! 이렇게 쓰는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부족하지만 봐주시는 독자님들한테 정말 감사드릴 것 같아요ㅠㅠ...♡
제목과도 같이 세훈과 ㅇㅇ은 서로 연인사이 인데 세훈은 ㅇㅇ에게 점점 감흥을 잃어가고 ㅇㅇ은 그래도 꿋꿋이 세훈을 사랑..? 좋아하는? 그런 컨셉이 될거 같네요
못 쓰는 주제에 10p는 좀 과분하다 싶어서 5p로 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