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제일 쉬웠어요
03
" 이름 알려줬으면 오빠라고 부르지 이제? "
" 제가왜요? 그리고 몇번봤다고 반말이예요! "
" 뭐가. 앞으로 자주 볼껀데. "
그때 이름을 알려준 이후로 계속 나에게 나이가 더 많으니깐 오빠라고 부르라고 계속 명령질이다. 심지어 오늘은 반말까지 해가면서. 하지말라고 안할 사람도 아니고. 그냥 알아서하세요. 하며 쏘아대는 나를 보고는 그가
" 강여주 "
성까지 붙여서 온전한 내이름을 부른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게 뭐라고 긴장되는지 왜 부르냐고 물어볼 찰나에
" 나랑 언제 사귈래? "
긴장한 내가 바보가 되는 순간이었다.
* * *
차에 내려서 카페로 들어가려는 나를 잡아세우고는 또 내이름을 부른다. 아니 안사귈꺼라는데 매번 저말하는것도 질리지 않는지.
" 안사귈꺼라니까ㅇ... "
" 나 이제 못오는데도? "
" ..... "
이제 못온다니? 그러니깐 앞으로 그가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인가? 기분이 날아갈것 같이 좋을줄 알았는데 그것또한 아니였다. 엄청 기뻐야되는건데 그냥 궁금했다. 왜 못오는지.
" .... 왜요? "
" 가까이 있어서 못느꼈겠지만, 나 이래뵈도 슈퍼스타잖아. "
" ..... "
" 하하.. 그냥 외국에 스케줄이 잡혀서. "
슈퍼스타라고 말하는게 아니꼽다는듯이 쳐다보니 뒷목을 글쩍이며 나에게 외국에 나가있어서 못올거 같다고 말한다.
" 안오는게 아니라 못오는거야. 며칠만 참아. "
" 누가 물어봤어요? "
" 나 보고싶을까봐. "
내가 김지원씨를 보고싶을리는 없겠네요. 착각도 정도껏 하셔야지. 웃는 그를 뒤로하고는 바로 카페에 들어섰다. 이제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 사실 내가 보고싶을까봐.
갑자기 온 문자에 멍하니 문자만 바라봤다. 갑자기 궁금한게 생겼다. 몇일동안 거기에 머무른다는거지? 뭘 하길레 해외까지 나가는거지?
" 잘 다녀오라는말은 해줄걸 그랬나.. "
" 뭘 그렇게 봐? "
아까 아무말도 안하고 나온게 좀 걸려서 지금이라도 문자한통 남길까 했는데, 불쑥 김진환이 얼굴을 들이민다. 깜짝이야. 너라도 그렇지. 얼굴을 들이밀면 놀란다고.
" 아무것도 아니야. "
" 흐음-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것 같은데 ? "
" 뭐라는거야. "
" 문자 보내보지 그래. "
너무 놀래서 심장이 다 튀어나올뻔 했다.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하고 물으니 마음속에서 할말이 있지. 대놓고 나 들으세요. 하는건 나보고 들으란거 아닌가~? 하곤 뒤돌아가버린다. 내가...? 니가 독심술이 있는게 아니고...?
- 잘다녀오세요.
- 가서 철도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결국 고민하다가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내 문자를 기다렸다는듯이 곧바로 답장이 왔다.
- 나 군대다녀온지가 언젠데~
허? 내가 지금 그런뜻에서 말한줄 알아요? 철 좀 들어서 그런 시덥지도 않는 고백은 그만 하라는 뜻이었어요. 나한테 사귀자고 말하는것도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간다구요.
- 그런뜻으로 한말 아니거든요!
- 부끄러우니깐 말돌리긴.
상종을 안해야겠다 싶어서 주머니에 폰을 넣고는 카페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맡기 시작했다. 카운터에서 손님들을 맞고, 잠시 쉴려고 의자에 앉았다. 휴 오늘은 왜이렇게 사람들이 많은거야! 하고 투정을 부리고 있으면 카운터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은 여고생 두명이 서로 뭐가 좋은지 핸드폰을 보며 연신 대박이라고 외치고있었다.
신경 안쓸려고 해도, 나도 사람인지라 궁금하긴 했다. 아니,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하는데 내가 안 궁금하게 생겼냐고! 괜히 다 치운 테이블을 닦으면서 두 여학생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 야 오늘 대박이야 !! "
" 그러니깐 !! 오늘도 리즈야.... "
서로 핸드폰을 들이밀면서 보고있는게 뭔가 싶어서 봤더니 이거... 바비 아니야 ? 이제 못온다더니 오늘 당장 가는거였어? 나한테 그건 왜 말안한거야? 괜히 심술이나서 씩씩되면서 테이블을 닦던 걸레를 세게 내려치니, 두 여학생이 하던말을 멈추고는 나를 쳐다본다. 멋쩍은듯 웃으며 열심히 닦는척 하니 다시 시선을 돌리고 둘끼리 얘기를 시작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하다!
내가 왜 저들이 대화하는걸 듣고 알아야 되는거지? .... 아니지. 내가 왜 알아야되? 알필요없잖아. 나 왜이러지? 저런거에 내가 화를 왜 내 ?! 2차 빡침에 다시한번 걸레를 내팽겨칠때쯤 두 학생들의 말소리에 던지려던걸 조심히 내려놓았다.
" 야 근데 바비 본명 궁금하지 않아? "
" 맞아! 맨날 안가르쳐줘. "
" 왜 인터뷰에서 말했잖아. "
" ..... "
"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사람을 만나면 알려주고 싶다고. "
.... 혼자 멋있는척 하기는. 짧게 울리는 진동에 휴대폰 액정을 키니 문자 한통이 와있었다.
- 벌써 보고싶다.
바비가 외국에 간지도 벌써 2주째다. 덤으로 내가 알바하러 가는길을 걸어가는것도 2주일째다. 매일 아침마다 나를 차로 데려다주는게 일상이 되버린건지. 아파트앞에 서서 기다린적도 있었다. 이래서 습관이 무서운건가 싶었지만, 이상할정도로 나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수시로 핸드폰을 확인하는 시간도 늘었다.
" 에이씨! "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혼자 소리를 질렀다. 내가 뭔데 그 사람 문자를 기다리고 있는거야... 틈 날때마다 연락을 하겠다는 바비는 바쁜지 소식이 없다. 매일 귀찮게하던 사람이 사라져서 좋아한것도 잠시 왜 연락이 없는걸까하는 생각에 검색창에 바비를 쳐보았다.
외국에서의 스케줄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온통 웃는얼굴이 찍혀있는 사진밖에 뜨지 않는다. 괜한 심술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의 문자를 기다린게 나혼자만의 고민인게 짜증이 났다. 내가 이러고 있는데 너는 거기서 실실 눈웃음 치면서 리즈라는말을 달고 다닌다 이거지?
모든 포스팅을 악플로 도배하겠다는 마음으로 전투적으로 바비를 검색했다. 외국사이트라면 번역기를 돌려서라도 니 이미지를 깎아 내리겠다! 하는 포부로 말이다. 그러면 뭐하나 싶다. 자신있게 들어왔지만 악플은 커녕 스크롤만 올렸다 내렸다만 반복하고 있다.
" 어? "
그냥 꺼야겠다 싶어서 검색창을 닫으려는 그때 내 눈에 들어오는 한 포스팅이 있었다.
- [동영상] 바비 인터뷰/바비 이상형
이상형이라.. 저번에 카페에서 들었던 여고생들의 이야기가 파라노마처럼 지나갔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만 알려주고 싶다라.. 이상형이 나랑 정반대면 화를 내줄 속셈으로 동영상을 틀었다. 그러자 바로 뜨는 바비의 얼굴.
" 요즘 잘나가시는 바비씨 모셨습니다 ~ "
" 안녕하세요. 바비입니다. "
인터뷰라고 지금 폼잡고 말하는거야? 웃겨 정말. 말은 웃기다고는 했지만 웃음이 나왔다. 오래된 인터뷰라고는 하지만 나는 처음보는 영상이고 또.. 오랜만에 마주하는 얼굴이니깐.
" 바비씨. 사적인 질문 하나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
" 괜찮습니다. "
" 바비씨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 "
조금은 쑥스러운듯 왜 그런걸 질문하냐며 너스레 웃던 바비는 다시 카메라를 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 저는 절 닮은 여자를 좋아합니다. "
" 여러분 바비씨를 닮은 사람이 이상형이랍니다! "
뭐?! 동영상을 멈추고는 곧바로 거울을 들어 나의 얼굴을 봤다. 그럼 지금 내가 바비랑 닮아서 좋아했다는거야 뭐야?! 허탈함에 젖어서는 침대에 풀썩 앉아서는 마저보던 동영상을 틀었다.
" 당연히 농담이죠. 제 이상형은. "
" ..... "
" 아 이거 좀 부끄러울수 있지만 말할께요. "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저렇게 부끄러워 하는걸까. 통 알수가 없다.
" 첫눈에 반한다는말이 있잖아요. "
" ..... "
" 저는 딱 보고 ' 저 여자가 내여자면 행복하겠다. ' 하는 느낌이 오는 여자요. "
* * *
그로부터 또다시 일주일이 흘렀다. 그가 없는 일상은 옛날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가끔 길거리나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이 들리거나 보인다면 저절로 고개가 간다는것만 빼면. 그가 없는동안 생각해보았다. 내가 왜이렇게 그를 생각하고 있는지. 들이대는 남자는 딱 질색이라는 그가 왜 보고싶은지.
- 집 앞이야. 나와.
매일 싫다고 밀어내기만 한 내가 그를 생각하고 있다는건 싫진 않다는거니깐. 조금은 그가 좋아진걸지도 모르니깐. 오늘 그를 보면 알 수 있을것 같았다. 내려오라는 문자에 외투를 챙겨입고 내려가니 ' 저 연예인이예요 ' 라는 포스를 풍기며 차에 기대어있다.
" 어 여주ㅇ... "
" 이러다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요? "
그의 손목을 잡고 비상구계단으로 끌고왔다. 들키면 어쩌려고 천하태평인지. 이해할려고 해도 이해할수가 없다.
" 들키면 난 좋다니깐? "
" 이상황에 장난이 하고싶어요? "
" 화났어 ? "
화난건 아니지만 뭔가 좀 그랬다. 오랜만에 본 바비는 아무렇지 않았으니깐. 나만 그의 연락을 기다린것 같아서.
" 선물 사왔잖아. "
" ..... "
" 뭐야. 왜이렇게 심술이 났어. "
심술은 그쪽때문에 그런건데요. 연락은 한다면서 왜 안했냐. 선물만 들고오면 그만이냐.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 행복해요 ? "
" 뜬금없이 그게 무슨말이야. "
그때 봤던 동영상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자기가 이상형을 만났을때 저 여자가 내 여자였으면 행복하겠다는 그 말이.
" ..... "
"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알아. "
" 날 보면 행복해요? "
" ..... "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영 감이 안잡히는지 나를 쳐다보는 바비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는 말이다. 일부러 말을 돌리려거나 말을 하지못하면 이제는 나를 찾아오지 말라고 말할꺼다. 첫눈에 반했다는말 함부러 쓰지말라는 말과 함께.
" 지금 묻잖아요. 날 보고 행복하다는 생각ㅇ... "
" 매일 들어. "
" ..... "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듣고싶었던 말이니깐. 바비는 내 앞으로 더 다가와서는 눈높이를 맞추고 웃는다.
" 좋아하는 사람을 보는건 "
" ..... "
" 행복한게 당연하지 않나. "
" ..... "
" 그게 너라면 더더욱. "
- ♡ !
너무 늦게와서 죄송스럽네요 ㅠㅠㅠㅠㅠㅠ 이것저것 한다고 컴퓨터를 킬 여유가 나지 않아서 그랬습니다.ㅜㅜ ( 변명중 )
글 지적이나 오타지적 다 받아요! 하지만 둥글게 둥글게 써주시면 감사해요 ^.^
아! 저 암호닉 신청받아요 !!!!!!!
그분들께는 따로 이글이 완결이 나면 텍파를 보내드릴 예정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