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독회) 집착
다니엘 린데만, 그는 심한 나르시시스트이다. 다른 자는 사랑해 본 적도,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는…. 그러던 그가 처음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사람이 아닌, 하지만 그에겐 사람 이상의 존재인 회색 바지였다.
다니엘은 처음에 바지를 그저 자신을 꾸며주는 소품으로 백화점에서 샀다. 그러나 그 바지를 부드러운 감촉, 딱 맞는 핏, 다리를 감싸는 온기. 바지를 입은 그 날, 다니엘은 처음으로 자신의 나체가 아닌 다른 것에 설레는 감정을 느꼈고, 바지를 사랑하게 되었다.
"우리 예쁜이, 잘잤어?"
"너가 사람이었으면, 너랑 결혼했을 텐데."
"너는 내 인생의 최고의 바지야."
그가 바지를 만나기 전에는 잠이 들기 전, 거울의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며 잠이 들었다면. 바지를 만나고 나서는 바지용 배게, 이불을 사 자신의 옆에서 바지를 재웠다. 그는 웬만하면 외출 시 그 바지와 함께했지만, 그게 한계가 있어 결국 다니엘은 같은 회색 바지를 구매했다. 이렇게 그의 바지는 2개, 3개, 5개로 점점 늘어났다. 결국, 나중에는 바지에 대한 사랑이 식었고, 그의 바지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고 한다.